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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명가의 마왕님-133화 (133/247)

<검술 명가의 마왕님 133화>

여기 한 존재가 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마나로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마법을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마치 마땅히 그래야만하듯이.

그는 처음 보는 자연 현상에서 마법을 창조한다. 폭발하는 용암에서도, 내려치는 폭풍우에도…… 하다못해 흩날리는 벚꽃에서도.

그에게 학습은 필요 없다. 이 존재에게는 세상 만물이 마법 그 자체이니까.

그에겐 마법 구현에 마땅히 따라야 할 모든 법칙도 필요 없다. 의지만으로 구현 가능하니까.

마법의 종주.

마법의 근원.

마법의 절대자.

우리는 이 존재를 일컬어.

‘드래곤(Dragon)’이라 부른다.

*   *   *

하이 캐슬 정상, ‘드래곤 레어’.

금발 벽안의 미남자가 다리를 꼬고는 옥좌에 앉아 있다.

“…….”

남자의 정체는 레드 드래곤.

미 서부의 절대자이자 수호령인 그다.

그런데 지금 레드 드래곤의 표정은 가히 좋지 않다. 거울에 비친 인간, 박기혁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아.”

감히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음에도 인사조치 하지 않다니.

응당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먼저이거늘.

대체 미국에 온 지가 며칠이 지났는데 코빼기도 안 비추는가.

“아주 별로야.”

뭔가 중요한 일이라도 하고 있다면, 이해라도 한다.

본래 인간이란 불완전한 생명체 아닌가.

무한의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수명을 지녔다. 더군다나 이 짧은 수명을 타인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는 데 낭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생명체는 결코 홀로 설 수 없으니까.

이 얼마나 가여운 일인가.

홀로 완전한 레드 드래곤의 입장에서 보면 불쌍할 정도였다.

그러니 박기혁의 무례를 봐줄 수는 있다. 이곳에 처음 발을 내딛었으니, 궁금하기도 하겠지.

어차피 이곳에서 자신의 ‘제자’로 자리 잡아야 하니, 인연의 고리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레드 드래곤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저 인간은 그런 것도 아니야.”

새로운 인연?

환경에 대한 적응?

그딴 거 없다.

하루 종일 박봄이란 저 유아기 인간과, 진유리라는 불쾌한 냄새가 진동하는 여성체 인간이랑만 놀고 있다.

가끔 인간치곤 유능한 옵티멈의 장사치가 합류하는 정도?

첫날에는 테마 파크에서 셋이 괴상한 옷을 입고 퍼레이드를 하더니, 둘째 날에는 쇼핑이랍시고 백화점에서 살았다.

지금도 봐라, 영상 속 박기혁이 웃는 모습을.

기울어지는 바이킹 위에서 박봄과 진유리와 함께 손을 휘저으며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는 중이다.

인간이 만든 수준 낮은 기구 따위에 행복을 느끼다니.

실망스럽다. 동시에 저런 인간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자신이 비참하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박기혁을 강제로 끌고 오고 싶다. 저 거만한 얼굴을 발아래 두고 묻고 싶다.

대체 기간트가 너의 무엇을 보고 그토록 애절하게 원하느냐고.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아무리 레드 드래곤이라도 위그드라실과 기간트, 두 수호령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간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불쾌하군.”

눈치를 보고 있다.

오만한 레드 드래곤으로서는 이 사실이 몹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쾌한 상황이 계속될수록 박기혁을 향한 악감정은 쌓여만 갔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박기혁은 이쪽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기 싸움.

결국 먼저 손을 든 것은 레드 드래곤이었다.

김연희를 통해 정식으로 초대장을 전달했는데, 이게 박기혁이 LA에 도착한 지 정확히 7일째 일이었다.

마침내 성사된 만남.

단단히 벼르고 있는 레드 드래곤과, 아무 생각도 없던 박기혁이 ‘드래곤 레어’에서 만났는데.

바로 그때.

“여기 있네?”

무슨 말인가?

첫인사가 여기 있네……?

머리를 조아리며 ‘늦어서 죄송합니다.’ 용서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 있네??

빠직.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레드 드래곤의 미간이 구겨졌고.

동시에 다짐했다.

기필코, 이 건방진 인간을 교육하겠다고 말이다.

*   *   *

‘음…… 쟤가 갑자기 왜 저러지?’

뭘 잘못 먹었나. 표정이 영 별로다.

설마 인사하기 전에 혼잣말 좀 했다고 저러는 건 아니겠지? 에이, 아닐 거다.

솔직히 자기는 계속 날 감시했으면서, 내가 겨우 혼잣말 좀 했다고 빈정이 상한다?

자기가 드래곤이라는 자각이 있으면, 그 정도로 쪼잔하면 안 된다.

어쨌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전에 말했던 마나의 상위 격인 물질. 이걸 찾았으니까.

바로 눈앞에 있네.

드래곤.

이보다 확실한 마나의 상위 물질이 또 있을까.

마법의 지배자라는 수식어답게 드래곤의 육체는 하나하나가 막대한 마나를 품고 있으면서도, 마법에 변질되지 않는다.

‘손톱, 발톱, 비늘. 어느 하나 버릴 게 없지.’

과거 제국 시절, 민간 설화에서 보면 인간으로 유희 중이던 드래곤이 은혜를 입었을 때 발톱이나, 비늘을 주는 이야기가 많다.

이거 농담 아니다.

실제로 고대 학술지를 보면 드래곤은 저런 일이 꽤 빈번했다고 적혀 있다. 오랜 수명에서 오는 권태로움. 쉽게 말해, 심심해서 많이 나돌아 다녔다나 뭐라나.

그렇게 드래곤이 뿌린 손발톱들은 유명 영웅의 손에서 명검이 되어 전설로 남은 것이다.

뭐, 이렇게 나쁘지 않았던 인간과 드래곤의 관계는 내가 있던 시절에는 완전히 깨졌고, 덕분에 ‘악룡’ 같은 무식한 놈들까지 나온 것이지만…… 이건 지금 할 말이 아니니 넘어가자.

‘뼈는 바라지도 않고 손톱이나, 비늘 몇 개만 얻어 갈 수 없을까.’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우선은…… 반갑다. 이 몸은 이 땅의 주인 레드 드래곤이다.”

“반가워. 난 박기혁.”

“반…… 가워?”

“응, 반갑다며. 나도 반가워.”

“이 몸은 레드 드래곤이다.”

“알아. 난 박기혁이라니까.”

“허…….”

반말을 해서 반말로 받아 줬을 뿐인데 ‘하, 하핫…….’ 헛웃음을 터트리는 레드 드래곤.

처음에는 불쾌하게 여기더니, 이제는 서늘한 눈빛으로 무슨 신기한 생명체를 보듯 주시하고 있다.

마치 어디까지 까불 수 있을지 보겠다는 듯한 눈빛.

역시 기간트에게 전해 들은 대로다.

“서쪽의 음흉한 놈은 어어엄청 오만해. 세상의 중심이 자기라고 생각하거든.”

“욕심은 또 얼마나 많게. 지 영역 내에 있는 건 모두 자기 거라 생각해. 땅도 인간도. 그래서 서부가 폐쇄적인 거야. 게이트를 전부 자기가 관리하거든.”

“서부 간다 했지. 웅~ 안 갔으면 좋겠는데. 만약에 간다면 조심해야 돼. 내가 걔 앞에서 네 자랑을 많이 했거든. 알다시피 걔가 나한테 그, 자, 자…… 응! 맞아. 자격지심! 그게 있어. 내가 관심을 보인 너를 뺏고 싶어 할 거야.”

그래도 명색이 드래곤인데 설마 그 정도일까 싶었는데, 진짜였다.

문득 황제가 생각나네.

제국 전부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며, 제국민 전부가 한마음으로 자신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던 놈.

내 눈에는 황제나, 앞에 있는 레드 드래곤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런 놈들은 좋게 좋게 굽히고 들어가면 어느새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 춤을 출 놈들이다.

자존심상, 그 꼴은 못 보지.

“나 보고 싶었다면서. 할 말이 있어서 보자고 했을 거 아니야. 그런데 여기는 사람 불러 놓고 차도 한잔 안 줘?”

“…….”

레드 드래곤이 차가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손을 휘적인다. 곧바로 생성된 것은 와인. 고풍스러운 와인 잔에 담겨 있는 붉은 와인이었다.

알코올은 근손실 난다고 말하려다, 그랬다가는 지금 곧바로 싸움날 것 같아 대충 목을 축였다.

“……좋다. 묻지. 네가 기간트와 함께 무언가를 했다고 들었다. 대체 뭘 했지?”

“수업받았어.”

“무슨 수업.”

“최적화하고 이것저것.”

“최적화? 그 빌어먹을 기술까지 가르쳤단 말인가…… 너, 기간트에게 워 아머를 받았나?”

“그건 아닌데.”

“그럼 네가 워 아머를 갖고 있나?”

“하나 있었는데 이제는 없지?”

“그럼 왜? 최적화는 ‘기간트의 워 아머’를 다루기 위한 기술인데, 왜 워 아머도 없는 네가 배우는 거지?”

“왜긴. 그냥 배우고 싶어서 그런 거지.”

빠직.

레드 드래곤의 무표정에 균열이 생긴다.

“……예의를 갖춰라, 인간. 이 몸이 너를 존중하는 만큼.”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너는 예의를 반말로 하냐? 그것도 초면에? 요즘 유치원생도 그렇게 안 해.”

“지금 너를 보면 이 몸을 계속 긁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들었다면, 미안해. 내가 왜 긁어. 근데 너 계속 자신한테 이 몸, 이 몸, 3인칭으로 붙이는 거 안 하면 안 돼? 손발이 오그라든다.”

“……정신 나갔군.”

헛웃음을 흘리던 레드 드래곤이 와인을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이런 종류의 존재가 포기할 리는 없고, 나중에 나를 손봐 줄 생각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환영이다.

그렇게 서늘한 대치 속에 이야기는 계속됐다.

은근슬쩍 나를 떠보기도 했고.

“기간트 팩토리에서 기간트와 함께 지낸 것으로 안다. 혹시 ‘망토’라는 것을 보았나?”

“응, 보여 주더라. 너는 그걸 날개라 부른다던데.”

“……그건 본래 이 몸 거다. 빌어먹을 기간트 년이 훔쳐 간 거다.”

“글쎄, 내가 보기에 너도 기간트도 그거 주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던데.”

“……무슨 말이지?”

“있는 그대로야. 난 너처럼 잔머리 굴리지 않아. 있는 그대로 말하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후…… 어디까지 건방질 수 있나 보자.”

자신의 최대 성과물인 인공 정령으로 나를 회유하려고도 했다.

“인공 정령을 배우고 싶지 않나?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이 기술은 정령의 혁신과 같다.”

“맞아.”

“인정하는군. 그럴 수밖에. 정령을 만들어 다른 정령을 컨트롤한다는 발상은 인간이 떠올리기에는 다소 어려운 발상이지.”

“아니, 내 말은 네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다는 부분이야.”

“……뭐?”

“너 인공 정령, 그거 네 영향력을 인간 세계에 투사하려고 만든 거잖아. 아니야?”

“기간트가 말해 주던가…… 이 몸이 그랬다고?”

“아니, 그런데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알지. 기간트는 알파 기어를 내보내고, 너는 인공 정령을 내보내서 땅따먹기하는 거.”

“…….”

“설마 내가 네 정령들을 몰라서 넘어간 줄 알아? 그냥 어디까지 하는가 본 거야. 근데, 인간적으로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건 좀 그렇지 않냐? 아니면 혹시 너 나를…….”

“……닥쳐라.”

“하여튼 둘 다 적당히 해. 너희들 ‘신’한테 경고 먹었다며. 내가 보기에 너희 지금, 아슬아슬하거든.”

“오해다. 이 몸의 인공 정령은 겨우 그딴 이유로…….”

“야, 명색이 드래곤이라 불리면, 쪽팔리게 변명은 하지 말자. 차라리 기간트처럼 빠르게 인정해. 그래도 갠 쿨해 보이잖아.”

아무것도 안 통하자 돼도 안 되는 뻥카를 날리기도 했는데.

“네가 사용하는 마법을 봤다. ‘아포칼립스’라 했던가. 인간치곤 훌륭한 마법이었지만 허술한 점이 많이 보였다. 이 몸과 같이 연구를.”

“솔직히 말해. 너 아포칼립스 해석 못 하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네 ‘이름’ 걸고 말할 수 있어?”

“…….”

“귀한 시간이잖아. 영양가 있는 말만 하자. 응?”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레드 드래곤과 나랑은 상성이 좋지 않다.

내가 아니라 레드 드래곤 입장에서.

쟤도 마법이 전문이고, 나도 마법은 어디 가서 빠지지 않잖나.

기간트의 마도 공학이라는 학문은 나에게 전혀 새로운 분야였다. 그러니 기간트의 지식이나 경험은 내가 몰랐던, 다시 말해 배울 만한 가치가 있던 거다.

하지만 눈앞의 레드 드래곤은?

배울 게 없다.

아니, 정확히 얘와 나는 각자 다른 길로 마법의 끝을 본 존재들이다. 애초에 누가 배우고 누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성취를 나눌 상대란 뜻이다.

만약 레드 드래곤이 좀 더 협조적이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생산적인 토론을 했을 거다. 마치 위그드라실이 나와 친구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럼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었겠지.

한데 쟤 하는 꼴을 봐라.

말의 8할은 자기 성과 자랑에 말끝마다 ‘이 몸이, 이 몸이.’를 붙이는데, 이 재수 없는 자식하고 무슨 생산적인 토론이 논하겠는가?

‘드래곤이면 다 같은 드래곤인 줄 아나.’

혹시 눈앞의 레드 드래곤이 과거 제국 시절 나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악룡 타일루스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악룡 타일루스는 족히 8000살은 넘은, 에인션트 중에서도 에인션트였다.

반면 얘는.

‘겨우 웜급이겠네.’

아무리 봐도 갓 웜급. 겨우 성룡을 벗어나 이제야 드래곤 흉내를 낼 정도의 놈이었다.

용족의 입장에서 볼 때, 20살 겨우 넘은 애가 ‘이 몸이’라고 말하는 거다.

내가 보기에 얼마나 한심하겠나.

“할 말 없는 것 같으니 그만하고 가자.”

“……도저히 못 참겠군.”

“다음부터는 궁금한 거 있으면 네가 밖으로 나와. 기간트는 ‘눈’을 밖에 보내던데, 너도 비슷한 거 할 줄 알잖아.”

“……마지막 기회를 주지. 내 밑에서 일해라.”

“그러면…….”

그 순간, 내 입가에서 미소가 피어오른다.

잔뜩 긁어 몸이 달아오른 레드 드래곤에게, 계획했던 한 방을 날려 볼까.

“나랑 내기할레?”

“내기?”

“내기.”

손가락으로 레드 드래곤을 가리키며.

“네가 이기면 나 네 밑에서 일한다.”

다시 나를 가리키며.

“대신 내가 이기면 네 손톱 좀 주라.”

레드 드래곤도 바보가 아니다. 마법의 진리를 보는 놈답게, 내 의도를 정확히 캐치해 냈다.

“너…… 일부러 이 몸을 적대했군.”

“적대한 건 아닌데, 일부러는 맞아.”

“좋아, 딜을 추가하지.”

녀석이 손가락으로 날 가리킨다.

“네가 이기면 내 손톱 열 개를 다 주마. 대신 내가 이기면 1년, 군말 없이 복종해야 할 거다.”

“그럼 이쪽도 딜을 받고, 1년 더 추가해서 2년. 2년에 비늘 100킬로 추가. 콜?”

“콜. 더해서, 비늘 100킬로에 발톱까지 다 걸고 1년 추가.”

“좋다. 콜. 그럼 총 3년이지? 그러면 통 크게 2년 더 걸고 5년에 날개 허물도 추가.”

그때 레드 드래곤이 부들부들 떨면서 쾅! 테이블을 치더니.

“올인. 드래곤 본도 주마. 대신 내가 이기면 20년은 나의 종이다.”

“호오~.”

나는 가타부타 대답 대신 마법을 일으켰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 주위로 육망성이 그려지더니, 빼곡한 글들이 쓰여 있는 마나의 종이가 떠오른다.

속칭.

계약의 서

Contract of the mana

마법사가 서로의 마나를 걸고 하는 맹세.

이게 떠오른 순간, 녀석의 얼굴에도 균열이 이른다.

분노가 아닌 난감함. 마치 이 마법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난 웃으며 계약의 서에 손바닥을 갖다 올렸다.

“나 박기혁은 레드 드래곤과의 결투에서 패배하면.”

아까 뭐라 했던가…… 20년이라 했던가? 사나이가 쪽팔리게 한번 일단 던졌으면 다 던져야지.

“‘평생’토록 종으로 산다.”

“……!!”

“자, 내 전부를 걸었다. 넌 뭘 걸래?”

쫄리면 뒈지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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