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명가의 마왕님 109화>
아카데미는 이번 지하 조직 소탕을 ‘현장 수업’이라고 못 박았다. 그저 나이트가 뭔지 배워 보라며 학생들을 각 지방으로 보냈다.
이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왜 현장 ‘수업’일까.
엄연히 무력을 지닌 상대랑 부딪치는 거다. 저항이 있을 것이고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그렇다면 ‘지원’ 혹은 ‘파견’이나 최소한 ‘실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수업이다.
평소와 같은 배움의 과정이고, 그냥 앞에 현장이 붙으며 장소가 바뀌었을 뿐이다.
왜?
학생들의 안전을 끔찍이도 챙기는 아카데미인데, 대체 왜 이번 일은 이토록 가볍게 여기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실제로 가벼우니까.
매년 초인 인구는 늘어남에도 아카데미의 정원은 변함없다.
마나를 각성한 사람이라면 전부, 정말 한 명도 빠짐없이 입학시험을 신청하지만 합격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아카데미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재능이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성적이 안 나왔다며 울고 있는 학생이 밖에 나가면 온갖 러브 콜을 받고, 박기혁에게 쫄아서 그를 피해 다녔던 이들도 아카데미를 나서면 유망주로 급부상한다.
여기는 그런 곳이다.
소위 말하는 천상계.
이런 천상계 아카데미생과 저기 지하에 어슬렁거리는 조폭이 싸움이 되겠나?
실전 경험의 유무 따위는 압도적인 스펙과 재능 앞에선 무의미.
이 질문의 답은 결과가 대신한다.
초인 범죄율 27% 감소.
현장 수업 단 한 달 만에 이룬 성과였다.
* * *
“젠장!!”
콰앙!
거구의 사내가 테이블을 내려쳤다. 사내는 두칠. 불곰파의 두목이었다.
“벌써 다섯 곳이야! 다섯 곳! 우리 작업장이 털린 게 다섯 개라니까!”
“맞다. 우리도 네 곳이나 털렸다!”
지금 동조하는 사내는 스컬 락의 깍새.
“‘대부’님, 이거 맞아? 아무리 아카데미가 나섰다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줘 터지는 게 맞는 거야?”
지금 의문을 제시하는 사내는 조디악의 보스였으며.
“조용히 좀 해 봐요, 다들. 대화를 해 봐야 할 거 아니에요. 교양 없이.”
교양을 논하는 이 여자는 나이트 플라워의 보스.
“나는 사업장이 몽땅 털렸어!”
“시X, 내가 도박장에 얼마나 투자했는데, 하루아침에 거지가 됐다고!”
“그냥 칩시다! 왜 우리가 처맞고만 있어야 해!”
“옳소! 칩시다! 아카데미라 쫄았지만, 따지고 보면 전부 햇병아리 자식들 아닙니까. 그냥 담궈 버리면…….”
이 넷을 중심으로 여러 조직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그리고 회의장의 단상 위에서 그 모습을 한심하게 지켜보는 남자.
조언자로서 모두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지하 세계의 부흥을 주도한 자.
모든 조직의 스승, ‘대부’였다.
그리고 이 대부의 또 숨겨진 정체는 삼합회 행동대장, 왕차이였다.
‘아무리 ’제물’ 가격이 올랐다지만 이딴 버러지들까지 이용해야 하다니.’
무슨 이유에서인지 근래에 ‘제물’, 정확히는 혼으로 이뤄진 ‘1등급 제물’의 가격이 폭등했다. 대략적으로 봐도 5배 이상 비싸진 상태.
돈 되는 것은 다 한다는 삼합회가 이런 찬스를 놓칠까.
발 빠르게 ‘제물’을 확보했고, 국내를 넘어 한국 지하 시장까지 노리게 된 것이다.
그래도 설마 이 시궁창에 자신이 빠질 줄이야. 어머니가 한국분이라 어렸을 때 한국에서 보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끌려온 왕차이였다.
얼마나 짜증이 나겠나.
그래도 화를 꾹 참으며 할 일은 한다.
일단 이 시끄러운 상황부터 정리하고.
“조용히 하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는 회의장. 거칠기로 유명한 조폭들이 그의 한마디에 말 잘 듣는 학생이 됐다.
“몇 번을 말해야 하냐. 아카데미는 건드리면 안 된다고. 너희 죽어. 그냥 뒤진다고.”
“시부랄!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
“아냐, 두칠아. 긴 건 누가 봐도 길고, 짧은 건 누가 봐도 짧아.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 봐야 해? 먹여 줄까?”
“그래서 대부님은 어쩌자는 거예요. 이대로 계속 당하고 있으라는 거예요?”
“하, 니들 내 얘기를 똥구멍으로 들었어? 당연히 당해야지. 게임이 안 되는데 너희가 뭘 어쩔 건데. 엉?”
왕차이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단상 위 의자를 끌고 와 앉는다. 그리고 담배를 꺼내 물고는.
“후우, 너희도 알잖아. 너희 X밥인 거.”
여기서 미친개처럼 목소리를 높여 대지만, 이들의 현실은 양아치다. 헌터라는 이름조차 쓰는 게 민망한 3류 인생 말이다.
“그런데 뭐? 아카데미를 뭐 어째? 걔들은 완전히 반대라고. 저 하늘 위, 까마득히 높은 천상계 사람들이야. 우리랑 노는 물이 아예 달라.”
쓰는 능력의 개수도, 완성도도, 모든 면에서 비교 불가능하다. 아니,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저들에게는 모욕일 정도다.
“그래, 너희들 말대로 몇 명쯤은 처리할 수도 있어. 걔들도 인간이잖아. 함정 파고, 독 쓰고, 약 쓰고, 추접하게 들러붙으면 못 죽일 거도 없지.”
아카데미생도 인간이고 배때기에 칼이 꽂히면 죽는 건 똑같으니, 죽일 수야 있을 거다.
그래서.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야, 두칠. 너 말해 봐. 어쩔 거야?”
“뭘 어째. 그냥 죽이는 거지.”
“깍새, 넌? 네가 말해 봐.”
“무서워하지 않을까?”
“……내가 이래서 너희를 좋아해. 멍청해서 대가리 굴릴 능력이 없잖아. 사람이 얼마나 진실되냐.”
짜증 섞인 얼굴로 담배꽁초를 버린 왕차이가 다시 담배 한 개비를 물었다. 담배 없이 이 갑갑한 놈들이랑 어울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얘들아, 잘 들어. 명문대 출신들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듯, 아카데미 출신들은 초인 업계의 중추를 맡고 있다. 이해했냐? 이런 상황에 아카데미 후배가 3류 양아치에게 죽었다? 그 순간 우리는 모조리 사냥당한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머리가 있으면 생각할 수 있는 미래.
단지 얘들이 머리를 지독히도 안 쓸 뿐이다.
“그래서요. 대부님 말은, 우리 같은 찌끄래기들은 당하는 게 맞다는 거예요?”
“맞아. 당해야지. 강한 놈이 모든 걸 가지고, 약한 놈은 뺏긴다. 이 바닥의 룰이잖아.”
솔직히 다 뒤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본토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하나, 그렇게 되면 왕차이의 능력이 의심받는다. 상부에서는 더 많은 제물을 기대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적당한 사탕도 쥐야 한다.
“다만…… 당할 때 당하더라도 취할 건 취해야지.”
그 순간.
촤르르륵!
회의장 한쪽 벽이 열리며 산처럼 쌓인 무언가가 보였다.
“솔 드러그?”
“약을, 왜?”
그렇다. 물건의 정체는 마약이었다.
영혼이 날아갈 것 같은 극한의 쾌락을 보여 준다고 해서 이름도 ‘솔 드러그’인 마약. 그리고 박기혁이 ‘영혼 추출제’라고 부르는 약이기도 했다.
“이제부터 제조는 내가 맡는다. 너희는 이 물량, 학생들에게 뿌려라.”
영혼도 추출하고, 덤으로 쓸 만한 놈도 가질 수 있다.
그야말로 콩 먹고 알 먹고 아닌가.
“초인도 인간이잖아. 어릴 때부터 목줄 채워 놓으면 지들이 어쩔 건데.”
믿고 쓰는 한국산 인재들 아닌가. 그들을 내 밑에 둘 수만 있다면.
왕차이는 키득거리며 소름 돋게 웃고 있었다.
* * *
현장 수업을 나간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세상이 얼마나 시끄러운지를 알고, 우리가 누리는 이 평화가 많은 사람들 덕으로 유지된다는 것도 알아 갔다.
다만, 아직도 ‘영혼 추출제’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희한하게도 이걸 사용하는 놈들은 이 약을 ‘솔 드러그’라는 마약으로 알 뿐, 영혼을 추출한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참고로 영혼 추출제의 사용법은 이렇다.
밀폐된 공간에서 영혼 추출제를 태운다.
영혼 추출제가 연소되며 연기가 나오고, 그 연기를 마시면 잠에 든다. 이때 영혼이 추출되며 환각을 보는데, 이게 마약과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대상이 환각에 취해 있는 사이 밖에서는 영혼이 착실히 쌓여 가는데, 추출제가 타들어 갈수록 영혼이 쌓여 추출제 밑에 깔려 간다.
하얀 결정 가루처럼 말이다.
이게 ‘영혼 가루’, 제국에서는 ‘더스트’라고 불렸다.
제물 중에서도 상당히 고급 제물로, 고등급 흑마법을 비롯해 허무 세계의 고위급 소환물을 불러낼 때 쓰이는 물건이었다.
다시 돌아와.
작업장을 털 때마다 이 ‘영혼 가루’가 모여 있었단 말이지?
그때마다 되물었다. 여기 뻔히 추출된 ‘영혼 가루’. 이거 뭐냐고.
그랬더니 대답이 가관이다.
“에? 그거 찌꺼기 아닙니까?”
“약 태우면 나오는 찌꺼기예요.”
“찌꺼기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모아 두기만 하고요. 회수는 다른 사람이…….”
……와, 할 말을 잃었다.
이놈들, 무식이 병이라면 이 녀석들은 불치병이다.
처음에는 나를 놀리는 줄 알고 담당 경찰관 몰래 몇 놈 빼돌려 기억도 빼 봤다.
맞더라. 진짜 아무것도 모르더라.
눈치 빠른 몇몇은 저기에 비밀이 있는 것 같다며 장난을 쳐 보기도 했지만, 결국 사용법을 못 찾아 ‘찌꺼기’로 믿게 된 것 같았다.
그래, 그렇겠지. 저건 흑마법사 아니면 못 쓰니까.
어쨌든 난, 현장 수업 내내 이걸 만든 놈을 찾아 돌아다녔다. 대체 무슨 일을 꾸미기에 이 정도 ‘제물’이 필요한지 궁금해서.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조직들이 몸을 사리더니, 한 달이 조금 넘은 이 시점부터는 약속이나 한 듯 활동을 멈췄다.
덕분에 범죄율은 극감했고 TV, 인터넷 모든 언론에선 이 일을 다루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아카데미는 축제 분위기고.
“찝찝하네.”
누군가 뒤에서 장난질을 치고 있다.
한데 난, 무슨 이유로 장난질을 치는지 모른다.
장난을 치는 ‘누구’도 모른다.
모르는 것투성이다. 심지어 꼬리마저 끊겼다.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황.
이 모든 게 나를 찝찝하게 만들었다.
‘날 잡아서 한번 털어 봐야 하나…….’
* * *
주말 아침. 나는 막 게이트로 들어서고 있었다.
분명히 산이었던 풍경이 순식간에 바다와 백사장으로 바뀌었다.
제대로 왔네.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뒤따라오는 아이들을 기다렸다.
“자자, 들어왔으면 줄 서. 이쪽으로.”
“어지러워요.”
“웩, 메슥거려.”
하나둘 아이들이 내 앞으로 모인다.
“봄이는 여기로 안 와?”
“아냐, 봄이도 오늘은 학생이야. 여기 있어야 돼.”
“알았어.”
흐뭇하게 웃으며 애들을 바라봤다,
모두 낯익은 얼굴. 그래, 행복 보육원 상급생들 중 마나를 깨우친 아이들이었다.
옛날에 한 번 말한 적 있을 거다.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아카데미 시험 전에 게이트에서 훈련한다는 말.
마나도 느끼고, 게이트 환경에도 익숙해지고. 들어오기 복잡해서 그렇지, 올 수만 있다면 여러모로 훈련하기 좋은 장소였다.
이러니 내가 안 나설 수 있나.
나는 박기혁. 명색이 행복 보육원 모두의 형이며, 오빠이고, 공동 삼촌이다.
특히나 얘들은 가능성이 넘치는 원석들.
내 새끼들이 아니라 진짜로 뛰어난 애들이다.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런 아이들은 지원해 줘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예전의 그 사건처럼 무슨 일이 생겨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용준아.”
“다 왔어요, 형.”
“그래, 그럼 수업 시작하기에 앞서. 앞으로 나란히.”
내 말에 애들이 앞으로 손을 펼쳤다.
그리고
“그대로 투명 의자.”
의자에 앉듯 무릎을 굽힌다.
마보 자세. 하체 단련의 기본기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한 게, 육체 단련이다. 항상 육체를 단련하는 데 힘쓰도록.”
“네-!!”
“목소리 좋아. 그럼 오늘의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자.”
오늘의 수업은 ‘호흡’.
“호흡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호흡이란 숨 쉬는 거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숨쉬기. 그런데 전투에서의 호흡은 조금 달라.”
몸이 긴장하며 호흡은 자연스레 빨라진다.
“긴장을 풀라고 하며 후후~ 숨을 길게 내쉬는 것도 이 때문이지. 그런데 목숨이 오가는 전투에서는 어떻게 될까. 말도 못 하게 빨라져.”
헉헉헉. 가쁘게 숨을 쉬어 본다.
“봐봐. 뭔가 보고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히지 않아? 나중에 해 봐. 실제로도 숨이 차니까. 그런데 이런 상태로 전투를 치르게 되면 어떻겠어. 자기 실력의 반의반도 못 발휘하게 되는 거야. 웃차.”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는 봄이를 안아 들었다.
‘으아앙! 내려죠.’ 하며 발버둥 치지만…… 요 콩알만 한 것아. 넌 아직 멀었다고.
“그럼, 본격적으로 호흡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게. 사실 방법이고 뭐고 할 거 없다. 두 가지만 기억해.”
하나.
“자신에게 맞는 호흡으로.”
둘.
“항상 균일하게.”
이게 끝이다.
호흡이 별거인가? 언제 어느 때나 자신의 페이스를 찾으면 그뿐이다.
그런데 이때 손을 드는 아이. 여기 반장이자, 내가 눈여겨보고 있는 권용준이다.
“질문 있습니다. 중국에는 토납법이나, 심법처럼 호흡이 따로 있는데, 그건 지금 배우는 호흡이랑 다른 겁니까?”
“아! 적절한 질문이야. 모두 박수.”
짝짝짝-
앞으로 나란히 한 상태로 박수를 치는 아이들.
“먼저 말하자면 난 네가 말한 심법이나 토납법 같은 건 안 배웠어. 그래도 이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몇 개 구해서 공부해 봤거든.”
소감은.
“별로야. 그거.”
어머니가 구해 준 심법. 이름이 ‘태청심법’이라던가…… 꽤 비싼 거였는데, 딱 한 번 일독하고 다시 반납했다.
“이 심법이나 토납법은 무공에 맞춰서 호흡을 하게 만들어. 그런데 내가 처음에 뭐라고 했지, 장미야?”
“그, 그, 그, 자신에게 맞춰서.”
“맞아. 호흡은 자신에게, 너희 몸에 맞춰야 하는 거야. 그런데 심법이라는 건 무공에 맞춰져 있지.”
마치 몸을 위해 호흡을 하는 게 아니라, 무공을 위해 호흡하는 꼴이 돼 버린 것.
내 입장에서는 주객전도나 다름없다.
“그럼 장미가 답을 맞췄으니까 장미가 선택해. 오른발 들래, 왼발 들래.”
“……안 들면 안 돼요?”
간절한 눈빛에 난 웃으며.
“응, 안 돼.”
이후로도 우리는 마보를 하며 호흡을 깨우쳤다.
40분쯤 되자, 쓰러지는 애들이 나오던데 포션 먹여서 다시 새워 놨다.
그렇게 점심 수업이 끝나고 이후에 있을 저녁 사냥을 위해 쉬는 시간.
모두가 바닥에 퍼져 있을 때, 나는 용준이와 대화를 나눴다.
내년이면 아카데미에 입학할 나이가 되는 아이. 지원서 준비는 잘되는지, 뭐 필요한 건 없는지, 이것저것 묻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오가는 질문 중 어려운 것 없냐는 질문이 나왔다. 당연히 나와야 될 질문.
그런데 용준이의 반응이 이 전과는 달랐다.
“왜, 무슨 일이야? 형한테 말해 봐.”
“……그게, 이상한 사람들이 자꾸 귀찮게 해요.”
“어떻게?”
“저보고 일해 볼 생각 없냐면서요. 제가 싫다고 거절했거든요.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 왜, 뭐라 했는데?”
주저하던 용준이가 힘겹게 말을 꺼낸다.
“……다칠 수 있다고, 좋게 가자면서.”
“그렇구나.”
별다른 말없이 폰을 들어 월요일 스케줄을 본다.
다행히 중요한 일정은 없다.
“용준이, 강백고 다니지?”
“네.”
“월요일에 형이랑 학교 같이 가자.”
한번 봐야겠다.
어떤 간 큰 놈이 내 새끼를 건드렸는지.
그렇게 예정에도 없던 고등학교 탐방이 계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