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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니 소환수가 생겼다-139화 (139/240)

각성하니 소환수가 생겼다 (140)

오식이에 의해 휘둘러진 돈 자루가 재력의 방벽을 후려쳤다.

퍼어어어어어어엉!

이전과는 다른 굉음이 울려 퍼졌다.

더불어 재력의 방벽과 돈 자루가 부딪친 지점에서 색다른 폭발이 일었다.

쨍그랑! 쨍그랑!

쨍! 쨍! 쨍….

좌르르르르륵….

흡사, 재력의 방벽을 수리하는 금화의 폭발과 비슷한 모양새.

하지만, 그보다는 화려하고, 번쩍이는 이펙트가 적고, 폭발하듯 터지는 동전의 수는 많으며, 어째 좀 지저분한 느낌의 것이었다.

“크르르….”

만족스럽게 으르렁거리는 오식이의 손에는 처참하게 찢어진 돈 자루가 들려 있었다.

그랬다.

강한 충격에 녀석이 휘두른 돈 자루가 터지며, 안에 들어 있던 동전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줄줄이 쏟아진 것이다.

쨍그랑! 쨍! 쨍….

방벽을 수리하는 금화의 폭발이 이어졌다.

엄청난 양의 금화가 터져 나왔다.

모르긴 몰라도 역대 최고치의 수준이었다.

‘그렇지,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돈 자루에 든 동전들이 터져 나오는 모습에 가려져 조금은 퇴색된 느낌이었지만, 직전의 타격은 지금껏 돈 자루를 이용해 공격한 것 중 가장 강력했다.

방벽의 흔들림이나 굉음은 둘째치고라도 아예 돈 자루가 터질 정도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오식아! 이쪽으로 와!”

오식이를 향해 소리치며 앞으로 내달렸다.

녀석과 자리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었다.

“으라차!”

오식이와 잠시 교차한 뒤, 아수라 스워드를 휘둘렀다.

이제 막 복구를 마친 재력의 방벽에 커다란 흠집이 다시 생겨났다.

쿠우우웅!

쿠우우웅!

나와 오식이에게 차례대로 돈 자루가 떨어져 내렸다.

‘좋았어!’

한 명… 당연히 오식이에게 집중되어야 할 공격이 분산된 것에 쾌재를 불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즉석에서 시도해 본 것이었고, 우연한 결과일 수 있기에 몇 번 더 확인 작업을 해 봐야 할 일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내가 시선을 끌 테니까, 다시 기회를 노려!”

빠르게 계획을 전달하고는 재력의 방벽을 향해 달려들었다.

자박! 자박….

자륵! 자륵….

바닥에 가득히 흩어진 동전 때문에 발을 디딜 때마다 소리가 났다.

움직임에도 약간의 영향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이루어졌다.

“걸리적거리기는!”

발바닥에 걸리는 동전들을 걷어찼다.

몇 개는 사방으로 흩어졌고, 몇 개는 앞으로 튕겨 나가며 재력의 방벽에 부딪쳤다.

땡그랑, 탱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별것도 아닌… 그저, 튕겨 나간 동전이 가볍게 부딪쳤을 뿐인데, 재력의 방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잘한 흠집도 생겨났다.

더불어 복구를 위한 금화의 폭발… 솔직히 폭발까지는 아니고, 소량의 금화가 터져 나왔다.

“엥?”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고개를 갸웃했다.

다시 한 번 바닥의 동전을 걷어찼다.

이어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뭐, 뭐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전개에 혼란이 왔다.

눈을 깜빡이다가 아차 하며 떨어지는 돈 자루를 피했다.

쿠우우웅!

촤라라락!

묵직한 돈 자루의 공격에 동전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일부가 재력의 방벽을 향했다.

하지만, 내가 발로 찼을 때와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윽….

허리를 구부려 바닥의 동전을 몇 개 주웠다.

그러고는 방벽을 향해 집어 던졌다.

발로 찼을 때보다 강하게 날아간 동전이 방벽에 흠집을 내며 그 모습을 드러나게 했다.

직전보다 많은 양의 금화가 터지기도 했다.

“린! 이쪽으로 와 볼래?”

급히 린을 불렀다.

나와 오식이에게 공격이 집중된 상태라 다소 여유로웠던 린이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다가왔다.

떨어지는 돈 자루를 하나 피하고는 린과 접촉했다.

“무슨 일이시죠?”

“이거….”

손에 든 동전을 건넸다.

내게서 동전을 받아든 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던져 봐!”

“네?”

“일단 던져 봐!”

얼굴에 물음표를 가득히 그린 린이 방벽을 향해 동전을 던졌다.

그리 세게 던진 것도 아닌데, 방벽이 드러났고, 금화도 터졌다.

“앗… 이게 무슨 일이죠?”

린도 벌어진 상황이 뜻밖이라는 듯 놀라며 물어왔다.

대답 대신에 다른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 직접 공격해 봐!”

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방벽을 빗자루로 후려쳤다.

그에, 아까와 같이 방벽이 모습을 드러냈고, 금화도 터졌다.

“헐….”

절로 튀어나온 내 반응은 기막힘과 놀라움이 공존하는 것이었다.

린의 표정도 나와 비슷했다.

“어, 어째서….”

비슷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던 우리는 일단 떨어지는 돈 자루를 한 번 피하고서 다시 모였다.

린이 곧장 방벽을 빗자루로 후려쳤다.

전보다 강한 공격이었다.

촤아아아악!

재력의 방벽에 꽤 깊은 흠집이 생겼다.

십여 개 이상의 금화도 터졌다.

최상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수준… 린이 일반적으로 낼 수 있는 정도의 공격력이었고, 그에 따른 결과였다.

공격을 감행한 린이 재빨리 자리를 이동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들었다.

그 사이, 나는 한 번 더 돈 자루를 피했다.

휘이이익!

린이 손에 쥔 동전을 힘껏 집어 던졌다.

결과는 놀라웠다.

땡그랑!

맑은 금속성 소리와 함께 깊은 흠집의 방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핏 빗자루 공격과 비슷한 수준의 흠집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금화의 폭발은 직전의 배 이상이었다.

쨍그랑! 쨍! 쨍….

“허엇….”

믿을 수 없다는 뉘앙스의 소리를 낸 린이 나를 쳐다봤다.

혹시나 하면서도 살짝이 예상했던 결과였다.

그러니 린을 불러서, 동전을 던져라, 빗자루를 휘둘러라 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 또한 결과에 놀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건 적혀 있지 않았는데….’

머릿속에 각인될 정도로 숙지한 저주받은 저택 3층의 공략법이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말하는 정보는 없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그 누구도 돈 자루나 그 안에 든 동전을 무기로 사용할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돈 자루는 상당히 크고, 엄청나게 무거웠다.

아무리 각성을 한 이들이라 해도 쉽사리 들거나 던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오식이나 되니까… 그것도 하이 오크로 진화하여 전보다 월등해진 힘을 가진 녀석이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돈 자루를 공격에 활용할 사람들은 없을 터였다.

자신의 손에 들린 무기나 소유한 스킬을 쓰면 썼지, 굳이 돈 자루를 휘두르거나 던지겠다고 용을 쓰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돈 자루 속의 동전을 이용하는 것도 그렇다.

우리도 오식이가 휘두르다가 터진 동전을 썼을 뿐이었다.

그것도 어쩌다가… 단지, 거슬린다는 이유에서 걷어찼다가 얻어걸린 결과였을 뿐,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 듯.

애초에 떨어져 내린 돈 자루는 터질 일이 없었다.

그저 장애물이라 여기며 피해 다닐 생각만 하지, 돈 자루를 찢거나 풀어서 그 안에 든 동전을 어찌하겠다는 생각까지 할 일은 없을 게 분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방법… 돈 자루와 동전을 이용한 공격은 획기적이면서도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앞서 확인했다시피, 같은 힘으로 두 배쯤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손에 든 동전을 집어 던지는 심플한 동작과 근거리나 원거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이점까지 고루 갖춘 최고의 공략법이라 할 수 있었다.

‘이것도 최초인가?’

정원에서 다수의 정원사 놈들을 몰살했던 트랩 사냥법도 여전히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주받은 저택 3층의 메인을 상대로 하는 획기적인 사냥법을 또다시 최초로 발견하다니….

정말이지 짜릿함을 동반한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놀라운 발견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몰이 찾아왔다.

“허허허….”

리차드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음을 남기고 사라졌다.

우리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정원으로 튕겨 나갔다.

운이 좋은 날이었는지, 돌바닥 길로 떨어졌고, 서둘러 던전을 빠져나왔다.

“저녁 먹을 준비하고 있어!”

식사도 하지 않고는 곧장 트럭을 숨겨 놓은 곳으로 향했다.

정말로 내가 발견한 것이 최초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결과는 당연히 내가 생각한 대로였다.

“앗싸!”

* * *

다음 날부터 새로운 사냥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어느 모로 봐도 좋은 걸 아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얍!”

휘익!

파아앗!

쨍그랑! 쨍! 쨍….

그동안 공격과는 거리가 멀었던 린이 제일 적극적이었다.

여전히 파워 면에서는 우리 셋 중에서 가장 약했고, 그만큼 금화의 폭발량도 적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그것을 커버했다.

모르긴 몰라도 나나 오식이보다 두 배는 더 많은 공격을 퍼붓지 싶었다.

나는 아예 엘프의 활을 벗어 놓고 던전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동전을 던지는 동작을 하기에 어깨에 걸친 활은 거추장스러웠으니까.

“투수 나선우, 와인드업! 제1구 던졌습니다.”

휘이익!

파아아악!

“스트라이크!”

여유롭게 야구 놀이를 곁들이며 재력의 방벽을 공략했다.

파탄을 이용할 때보다 확실히 효율적이었고, 공격 이후의 회피도 훨씬 수월했다.

나와 린만 재미를 보는 건 아니었다.

오식이도 기꺼이 동전 집어 던지기에 동참했다.

돈 자루 자체를 들고서 던지는 녀석이기에 동전을 집어 던지는 것도 우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휘이이익!

투카아아아앙!

진심, 날아간 동전이 재력의 방벽에 꽂힐 것만 같은 엄청난 파워였고, 그로 인한 복구 비용은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었다.

아차!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었다.

돈 자루의 파괴(?)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를 노리고 떨어진 돈 자루는 묵직하고, 강렬한 충격에도 전혀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공격에도 찢어지거나 하지 않았다.

아무리 아수라 스워드로 베고, 긁고, 찔러도 멀쩡했다는 소리다.

하물며 오식이가 엄청난 악력으로 힘을 써도 찢을 수가 없었다.

돈 자루를 찢거나 터트려, 그 안에 든 동전을 꺼내는 방법은 딱 하나.

이미 오식이가 선보였던… 재력의 방벽에 휘두르고 맞춰서 터트리는 방법뿐이었다.

‘이건 뭐, 진짜로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이겠네.’

그랬다.

앞서도 말했듯이 굳이 멀쩡하고, 쓰기 편한 자신의 무기나 스킬을 두고서 엄해 보이는 돈 자루를 활용할 사람은 없을 터였다.

더불어 웬만한 이들은 돈 자루 자체를 들 수도 없을 테니,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돈 자루를 터트릴 유일한 방법이 애초부터 막혀 있는 셈.

해서, 동전을 집어 던지는 일은 고사하고, 돈 자루 속의 동전을 보는 것 자체부터도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까웠다.

….

최초인 것도 모자라 유일하다고까지 볼 수 있는 동전 던지기 공략법은 그 효과에서도 엄청난 결과를 선보였다.

같은 레벨에 5시간을 사냥하면서도 보지 못하고, 이루지 못했던 목표.

일정한 수준 이상의 대미지를 받아야만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는 재력의 방벽을 온전히 드러나게 하는 다음 단계에 너무나 쉽게 도달해 버린 것이었다.

“하아, 하아….”

“크르르르….”

린과 오식이가 온전히 드러난 재력의 방벽을 쳐다보며, 거친 호흡을 조절했다.

나 역시, 글과 그림으로만 익혀 머릿속에 떠올렸던 방벽의 모습을 보며 감탄의 신음을 흘렸다.

“와우….”

건너편에 있는 리차드의 모습을 완전히 가린 채, 전면을 빼곡하게 가로막은 금빛의 벽.

우리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재력의 방벽은 진심으로 화려하고, 찬란했으며, 웅장하기까지 했다.

‘저거 하나만 팔아도 엄청나겠는걸?’

벽을 이룬 커다란 황금 벽돌의 값어치도 장난이 아닐 듯싶었다.

뭐, 그래 봤자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기에 군침을 흘린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은 없었다.

당연히 들고 나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가져갈 방법은 정말로 없겠지?’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해 봤지만, 솔직히 가능성은 0%였다.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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