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과학의 군림자-130화 (130/241)

130화

강현은 그가 강현의 재산 수준에 기가막혀 하고 있을 때 또 한 가지를 주문했다.

“네바다 주 사막에 땅 좀 살까해요.”

네바다 주. 그 유명한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주요 산업은 역시 관광이다.

“어떤 땅입니까?”

“그냥 아무 땅으로요. 사람이 살 수 없어도 좋으니까 좀 넓은 곳으로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을 왜..”

“무인 공장이라고 들어 보셨어요?”

강현의 말에 킬덤은 대박을 느꼈다.

= = = = =

강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일에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야 자신을 건드는 것이 손해기 때문에 아무도 건드는 사람이 없지만 언제까지 그럴지는 알 수가 없다. 미국 정치권의 힘만 믿을 수도 없었다.

킬덤을 통한 1조 달러 규모의 투자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과 동시에 네바다 주 사막 일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만들 공장은 자신이 가진 힘의 기반이 될 것이었다.

물론 무인 공장은 그가 그린 큰 그림의 일부에 불과했으며 최종적인 모습도 아니었다. 그는 좀 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를 붕괴 시킬 방법을 구상 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제현 투자 회사! 최근 한 달간 총 100억 달러 규모를 투자!]

[거인이 드디어 움직이나?]

[네바다에서 약 10만 헥타르의 황무지를 구입! 과연 반신은 무슨 짓을 벌일려고 하는가?]

10만 헥타르는 제주도의 약 절반 정도 되는 넓이다. 맨해튼 20개가 들어가는 면적이 들어가는 토지가 개인에게 팔렸으니 그 거대한 거래 규모가 기자들과 언론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거기에 제현 투자 회사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지속적으로 우량주를 매입하고 있으니 세상의 눈이 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기겁한 것은 헨델 회장이었다.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자본가의 시작이자 끝이다. 강현이 자본가가 되려고 하는 건가? 그전까지는 그저 돈 많은 학자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돈과 기술을 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기존의 질서에 파문을 던진다.

‘혹시 가자 지구의 일 때문에..’

헨델 회장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현의 갑작스런 행동의 원인이 될만한 이유는 그것 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연구실에서만 처박혀 있던 천재가 영향을 받을 만한 세상사는 헨델이 알기에는 그것 뿐이었다.

좋지 않은 일도 촉발된 변화였기에 강현의 움직임과 제현 투자 회사의 움직임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어떤 영향을 준다고 해도 그 영향이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니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불리한 영향? 그건 혹시 1만 헥타르에 달하는 황무지를 농토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미친,”

그렇다. 절로 미친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그 황무지에 물을 끌어오는 것만 해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정부가 그 황무지를 개간한다고 하면 정부가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다. 미국에는 농지로 만들 수 있는 옥토가 널려있는데 굳이 황무지를 농토로 만들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강현이다. 만일 그가 획기적인 방법으로 황무지를 농토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그리고 이를 실현한다면 그 순간 곡물 카르텔은 아니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에서 벌이는 일을 일제히 중단하고 아프리카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는 강현에게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방법론이 있는가였다. 황무지를 농토로 만드는 기술이 이미 존재하거나 몇 년 안에 완성이 된다면 일이 복잡해진다. 지금하는 일을 뒤로 미루고 일의 우선순위를 교체하는 등 골치 아픈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 기술이 완성될 시기가 헨델 회장이 원하는 시기 이후라면 문제는 싹 사라진다. 아니 더 좋아진다. 강현은 미국인, 그의 기술은 곧 미국의 기술이자 이익이고 미국을 꽉 쥔 유대인 곡물 카르텔의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헨델 회장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강현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적어도 이 정도는 물어볼 정도로 서로에 대한 신뢰관계는 구축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질문을 받은 강현은 유쾌한 듯이 웃었다.

[하하하!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아니었던가?”

[전혀 아니었어요. 하지만 황무지를 농장으로 만든다라.. 좋은 연구소재네요. 일단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연구해 봐야겠네요.]

“하, 하.”

괜한 기우로 오히려 근심거리를 만들게 되자 헨델 회장은 허탈한 듯 웃었다. 그래도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었다. 게다가 강현은 황무지를 농토로 만드는 기술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는 않는 것 같으니 그런 기술이 나오기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했다.

“그럼 왜 그 땅을 산 건가?”

[공장 좀 지으려고요.]

“공장?”

연구소가 아니라 공장? 헨델 회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공장은 플렌테이션 농장보다 더 한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주며 자본가에게는 수익을 가져다 주는 생산수단이다. 흔히들 말하지 않은가? 자본가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부르주아라고.

그래서 헨델 회장이 강현의 말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기어코 강현이 자본가의 대열에 합류하는가?

단기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유대인 중심의 세계 질서를 갈망하는 시오니트스로서 강현이 위치할 만한 자리를 그릴 수가 없었다. 비록 그가 한국과 단절해서 살아가고 있지만 만일 그가 자신들처럼 민족이란 이름 아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들과 연대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 식민지를 겪었던, 나라가 없었던 삶을 살았던 역사적 동질성이 있고 세계 2차 대전 이후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국가의 민족이다. 이미 미국에서도 한인 공동체가 가진 영향력은 그 숫자에 비해 무척이나 높다.

그들과 강현이 만났을 때 생길 시너지 효과는 얼마나 뛰어날까? 세계의 향방에 영향을 끼칠 새로운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로 인해 발생한 진통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리 결심을 해도 막을 수도 없었다. 그는 미국인이며 미국의 보호를 받는다. 또한 그가 연계를 맺을 한인 역시 미국인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미국 정계를 주무르는 유대인이라고 해도 아무런 명분도 없이 강현을 어찌할 수 없다. 또 어찌해야 할지 결정할 수도 없다. 미국 정부에서는 성실한 초 거액 납세자인 강현을 보호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생활도 흠 잡을 것이 없다. 연구실에만 처박혀 있는 인사인데 무슨 말을 더하랴?

그러니 어떤 음해도 강현을 어찌할 수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학문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해보는 것인데 강현의 과학에 대한 유연한 사고과 능력을 감안해 볼 때 그조차도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흐음. 축하하네. 자네도 드디어 세상의 흐름을 깨달았군.”

헨델은 그러나 내심을 감추고 강현에게 덕담을 건넸다. 아직 강현과 척을 지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쭈욱 그러할 것이다. 강현 같은 천재와는 친하게 지내야 한다.

[세상의 흐름이요?]

강현은 그런 헨델 회장의 말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은 서로의 기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학자와 경영자의 시선 차이라고나 할까?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들의 기술을 제품화하고 잘 팔리는 상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지. 아무리 패러다임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기술자가 세상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의 크기는 미미하다네.”

테슬라의 경우를 보자. 그는 에디슨을 뛰어넘는 천재였지고 그가 만들어낸 교류는 세상에서 가장 일반적인 전력의 형태가 되었다. 테슬라가 교류를 발명하기 않았다면 인류의 전기 문명은 한 세대 뒤에서나 꽃을 피웠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그 기술의 과실을 얻지 못하고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그가 개발한 유체 다이오드, 테슬라 헬리콥러라고 불리지만 실상은 수직 이착륙기(VTOL), 그리고 현대 문명에서 빠질 수 없는 레이더와 레이더 이론까지..

당시 제품으로 만들 기술이 없었거나 제품으로 만들 이유가 없어 묻혔던 기술들이 만약 당시에 상업적으로 만들어졌다면 이 시대에 존재하는 카네기 가문처럼 테슬라 가문이 존재했을 것이다.

실제로 빌 게이츠와 스티븐 잡스가 파는 상품에 적용된 기술 중 핵심개념은 이미 십 수년 전에 제안 되었거나 개발된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기술이 으레 그러하듯 오랫동안 천대를 받았다.

그렇게 보자면 강현의 성공은 정말로 특이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것들은 하나 같이 그 시대의 이슈가 되거나 중요한 쟁점을 파고 들었다. 석유는 말할 것도 없고 정보가 중요해진 사회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보호하는 인공지능의 필요성이 대두 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전기 문명에서 값싼 전기에 대한 욕구는 컸고 원자력이란 썩지 않는 똥을 배출하는 애물단지를 똥을 썩게 만들어 애지중지 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었다.

어찌보면 강현 같은 천재가 시대를 앞서가는 발명을 하지 않고 시대에 필요한 발명을 하게 된 건 운이나 다름 없었다. 아니면 기술 문명이 가속화되어가는 현대 사회가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만들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더 많은 기술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군요. 하지만 무인 공장을 운영해서 수익을 낼 생각은 없는데요.]

“자네는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걸세. 상상해 보게. 무인 공장이 있다면 뭘 못 만들겠는가?”

국가에는 기밀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기밀을 보안하기 위해서 보안서약을 물론 기밀을 다루는 이들의 충성심을 확인하고 또 그것을 보완하는 시스템적인 장치까지 마련한다. 특히 세계를 주무르는 미국이니 여기에 들이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지라 크고 작은 정보 유출이 일어나 정부를 골치 아프게 한다.

그런데 정부에게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만들 수 있는 공장이 생긴다. 무엇을 만들고 생산하는지 몇몇 핵심 관련자만 빼고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공장을 운영하고 싶은 국가가 비단 미국 뿐이랴?

미국에서는 싫다는 강현에게 억지로 돈을 안겨 주고서라도 무인 공장을 이용하려고 들 것이다. 일단 무인 공장을 만들기 위한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지 않기 때문에 미국 재정에서 나가는 예산에 구멍이 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미 정부가 무인 공장을 만들기 위한 비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골치아픈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거대한 예산은 언제나 감시 받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가 있군요.]

“문제라니? 그게 왜 문제라는 건가?”

헨델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앉아서 어마어마한 이득을 볼 수 있는데 문제라니?

[무인 공장은 제가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걸 만들려고 하는데 미국이 그렇게 나오면 제가 뭘 만드는지 알려지게 되잖아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도 만들 생각인가?”

NASA 1년 예산이 약 160억 달러니 강현의 재산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액수다.

[못 만들건 없지만 제가 그런 비생산적인 물건을 만들려고 할 리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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