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다리면 레벨업-170화 (170/200)

# 170

제170화

선우는 에스키아 던전의 9층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쾅! 콰쾅!!

콰르르-!

“아싸 득템!”

얼음상자를 잔뜩 부숴버린 선우에게 새로운 아이템이 드롭 되었다.

[파이어 해머를 획득하였습니다.]

등급: 유니크

공격 온도: 500도

10층으로 내려가는 입구 직전에 발견한 얼음덩이에서 500도짜리 파이어 해머가 나왔다.

“지금까지 먹은 것 중 온도가 제일 높은 거네. 이거 들고 가야지.”

선우는 파이어 해머를 새로 바꾼 뒤에 10층으로 내려갔다.

에스키아 던전 10층은 1층부터 9층까지 느꼈던 것과 차원이 다른 추위가 몰아치고 있었다.

“으어, 춥다.”

선우는 파이어 해머로 던전 복도의 벽을 후려쳤다.

쾅! 쾅!

치지직!

500도의 열이 전달되면서 얼어붙은 벽이 녹아내리고 무너졌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얼어붙었다.

“빨리 보스 방을 찾아야지.”

선우는 에스키아 던전 10층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스 방을 찾아다녔다.

쾅! 쾅!

의심 가는 곳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파이어 해머를 휘둘러 부숴버렸다.

만약 부순 곳 중에 보스 방이 있다면 어떤 메시지가 들려올 것이다.

쾅! 콰쾅!!

“아우, 젠장. 이 짓도 할 게 못 되는군.”

파이어 해머로 보스 방을 찾아다니던 선우가 열 받은 나머지 바닥을 향해 힘껏 내려쳤다.

콰아앙-!!

폭발하듯이 불이 확 번졌다가 사라졌고 얼음 바닥이 확 녹았다.

그리고 바닥이 금이 가며 갈라지더니 아래로 푹 무너졌다.

“어라?”

선우가 파이어 해머를 내려친 곳을 봤다.

무너진 바닥 쪽으로 돌로 만든 계단이 나타났다.

그리고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보스 방 입구를 발견하였습니다.]

[보스 방으로 입장하시겠습니까? Y/N]

“오예! 드디어 발견했다!”

우연찮게 얻어걸렸다.

설마 보스 방 입구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서 깔려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선우는 파이어 해머를 들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 * *

보스 방은 투명한 얼음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스케이트 부츠를 신고 미끄러지듯 선우가 보스 방으로 들어왔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에스키아 던전 10층 보스 방에 입장 하였습니다.]

보스 방에 들어온 선우 앞에 나타난 것이 있었다.

거대한 얼음 동상이었다.

“오, 여기 이런 게 다 있네. 인테리어 소품인가?”

선우는 파이어 해머를 바닥에 드르륵 끌면서 스케이트 부츠를 신고 내달렸다.

치지직-!

파이어 해머의 열기로 인해 보스 방의 바닥에 뿌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그 순간 얼음 동상이 쩌적 하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잠들어있던 보스가 깨어납니다.]

와르르-

콰지직!

거대한 얼음 동상이 무너져 내리며 안에 갇혀있던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우의 눈앞에 몬스터 정보 화면이 나타났다.

<아이스 랜서>

등급: 보스

속성: 얼음

생명력: 30,000/30,000

공격력: 1,000

정보: 에스키아 던전 10층에 잠들어있는 얼음 기사단장.

전신이 모두 얼음으로 된 몬스터였다.

투명한 얼음으로 된 갑옷과 투구를 뒤집어썼고 한 손엔 얼음 방패, 다른 손엔 얼음으로 된 창을 들고 있었다.

선우를 보며 아이스 랜서가 움직였다.

파-앗!

바닥을 미끄러지듯 내달리며 돌격하는 아이스 랜서.

선우를 향해 창을 찔렀다.

“이얍!”

옆으로 휙 하고 턴을 하며 선우가 몸을 돌렸다.

파이어 해머로 아이스 랜서의 방패를 강타했다.

빠-각!

치지직-!

얼음 방패에서 물이 주르륵 흘렀다.

파이어 해머를 들고 선우가 몸을 낮췄다.

그리고 아이스 랜서의 다리를 노렸다.

후웅-!

파캉-!

얼음 방패를 내리면서 파이어 해머를 막았다.

선우는 계속 파이어 해머를 휘둘렀다.

아이스 랜서는 공격이 생각보다 단순했다.

패턴을 금방 파악한 선우가 아이스 랜서 사냥에 들어갔다.

파이어 해머를 휘둘렀다가 빠지고를 반복했다.

선우의 치고 빠지는 공격에 아이스 랜서의 몸이 서서히 녹았다.

아이스 랜서가 창을 들고 맹렬한 돌진을 했다.

쉬이익-!

콰콱!!

선우가 옆으로 피하자 벽과 충돌하는 아이스 랜서.

“공격 패턴도 단순한데 멍청하기까지 하네.”

쩌저적-!

벽에 박혀서 스스로 무너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이스 랜서의 창이 벽에 꽂히자 녹아내렸던 얼음 방패와 갑옷이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저렇게 회복되는구나.”

선우는 아이스 랜서를 다시 공격했다.

놈의 창을 파이어 해머로 걷어내고 몸통을 향해 휘둘렀다.

콰앙-!

아이스 랜서가 얼음 방패를 들어 막았다.

선우가 파이어 해머를 들고 바닥을 내려쳤다.

콰앙! 콰앙!

바닥을 연속으로 내려치자 짙은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열기가 닿자 아이스 랜서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첨벙-! 첨벙-!

선우가 내려친 바닥이 파이어 해머로 인해 녹아내렸다.

조각난 얼음 위에서 아이스 랜서가 휘청거렸다.

“수영이나 해라. 큭큭.”

쾅! 쾅! 쾅! 쾅!

선우는 파이어 해머로 근처 바닥을 계속 잘게 부수어 나갔다.

풍덩-!

열에 녹아내린 얼음바닥.

결국 그 안에 아이스 랜서가 갇혀버렸다.

허리 위로 잠겨버린 물속에서 아이스 랜서가 빠져나오려고 손을 뻗었다.

“이얍!”

퍼엉!

파이어 해머로 아이스 랜서의 손등을 내려찍은 선우.

아이스 랜서의 손등이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선우가 다음으로 노린 것은 놈의 얼음 창.

콰장창!

얼음 창이 유리처럼 산산조각 났다.

파이어 해머로 계속 바닥을 녹여 부수며 범위를 넓히자 아이스 랜서가 허우적거렸다.

물에 닿자 얼음이 녹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얼음 방패가 녹아 흘렀다.

아이스 랜서의 전신을 두르던 얼음 갑옷이 녹고 있었다.

첨벙! 첨벙!

가만히 놔둬도 녹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여기를 온천탕으로 만들어주지.”

선우는 파이어 해머로 바닥을 잘게 다진 뒤에 아이스 랜서가 빠진 물속에 파이어 해머를 넣었다.

치지지직-!

뿌연 수증기가 마구 뿜어져 나온다.

물이 서서히 끓어 넘쳤다.

아이스 랜서가 녹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이제 끝이다.”

다 녹아 흘러내리는 아이스 랜서를 향해 선우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콰지직-!

얼음덩이가 부서지며 아이스 랜서가 박살났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에스키아 던전 10층의 보스 몬스터 아이스 랜서를 처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에스키아 마녀의 잠든 방의 위치 정보를 지급 받았습니다.]

[보상으로 세트 아이템을 지급받았습니다.]

[볼케이노 해머를 지급받았습니다.]

[드래곤 아머를 지급받았습니다.]

[치타 부츠를 지급받았습니다.]

연속적인 알림 메시지가 끝나자 선우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오, 대박.”

새로 생성된 아이템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가장 먼저 선우가 볼케이노 해머를 꺼내들었다.

아이템 정보 화면이 나타났다.

<볼케이노 해머>

등급: 레전드리

공격력: 1,000

내구력: 5,000/5,000

옵션

*물리 타격 시 폭발로 인한 스플래시 데미지를 전달한다.

*연속적인 공격을 펼칠 시 10퍼센트의 확률로 화산 폭발의 데미지를 입힌다.

파이어 해머와는 또 다른 해머가 나왔다.

좀 더 크고 무거운 해머였지만 선우의 현재 스텟으로는 가볍게 휘두르는 게 가능했다.

“세트 아이템이라는 게 이것저것 아이템 모아놓은 거였군.”

선우는 다음 아이템을 순서대로 살펴봤다.

<드래곤 아머>

등급: 레전드리

내구력: 2,500/2,500

옵션

*드래곤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

*가볍고 신축성이 좋다.

*드래곤 브레스 모든 속성 저항력 30퍼센트 증가.

*드래곤의 모든 물리 공격 저항력 50퍼센트 증가.

*드래곤의 모든 마법 공격 저항력 50퍼센트 증가.

<치타 부츠>

등급: 레전드리

옵션

*치타와 맞먹는 속력으로 30초 동안 달릴 수 있다.

선우는 아이템을 확인한 뒤에 에스키아 마녀의 정보를 열었다.

눈앞의 반투명한 화면이 바뀌었다.

[에스키아 마녀는 10층 보스 방에서 북쪽 방향에 설치된 비밀의 낙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스키아 마녀가 잠든 방의 위치가 맵으로 표시되었다.

선우가 현재 있는 위치에서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좋아, 이제 빨리 가봐야지.”

* * *

“실례합니다~”

선우는 혼자 낄낄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곳은 에스키아 마녀가 잠들어 있다던 비밀의 낙원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깥 던전의 날씨와는 달리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고요했다.

대신 숨을 쉴 때마다 폐가 얼어붙을 것처럼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어으… 여기 끝장나게 춥구만.’

선우는 몸을 덜덜 떨면서 약초를 찾기 시작했다.

“오, 여기 있다.”

신비한 약초 ‘멜릭’을 발견한 선우는 재빨리 1뿌리를 캐어냈다.

“이제 퀘스트 끝.”

선우는 이곳을 빨리 나가고 싶었다.

“어우, 춥다. 추워. 여기 더 있다간 땀구멍이 얼어붙어서 죽을 거 같다.”

스케이트 부츠를 타고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선우.

구구궁-!

갑자기 비밀의 낙원 문이 드르륵 하고 닫혀버렸다.

“얼라? 왜 저래?”

동시에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얼음마녀 에스키아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잠을 깨운 침입자에게 에스키아의 분노가 향할 것이니 주의하세요.]

“뭐야? 나 한 뿌리만 캤는데.”

오크 거인들의 말에 의하면 멜릭을 1뿌리만 캐온다면 에스키아가 잠에서 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선우는 1뿌리를 캤는데 갑자기 에스키아가 잠에서 깨어났단다.

“이게 뭐지? 난 분명 한 뿌리만…응?”

선우는 손바닥에 들려 있는 멜릭 약초의 개수를 세어 봤다.

“하나… 둘?”

1뿌리인 줄 알았는데 2뿌리였다.

너무 추운 나머지 가장 크게 자란 약초를 덥석 잡고 뽑았는데 옆에 같이 자라나던 조그마한 멜릭 약초가 딸려 뽑혀 온 거다.

“망할… 2뿌리를 캐버렸군.”

스스스-!

뒤쪽으로 오싹한 한기가 맴돌기 시작한다. 선우가 뒤를 힐끔 돌아봤다.

“히익!”

잠들어 있던 얼음마녀 에스키아가 깨어났다.

전신이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머릿결은 은발이었다.

그런데 허리까지 오는 긴 장발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뻗쳐 나가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 저 마녀 해치워버리고 약초는 싹 다 가져가야지.”

선우는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에스키아는 사방으로 얼음 속성의 마나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쩌저적-!

쩌적-!

비밀의 낙원 방 전체가 얼음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에스키아의 눈빛이 하얀 빛으로 일렁이며 선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촤아악-!

에스키아의 손톱 끝에서 하얀 냉기가 송곳처럼 발사되었다.

“읏차!”

선우가 볼케이노 해머를 휘둘렀다.

퍼컹-!

얼음 송곳이 불에 타 없어졌다.

“속전속결로 끝내주마!”

선우가 에스키아를 향해 돌격했다.

* * *

“휴우… 그래도 3뿌리 정도 건졌구나.”

선우가 스케이트 부츠를 벗은 채로 볼케이노 해머를 들고 서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폭탄이 터진 것처럼 잿더미가 된 에스키아 던전의 잔해들이 펼쳐져 있었다.

“다 태워먹진 않아서 다행이군.”

선우의 손에 들려진 멜릭 약초의 뿌리는 총 3개.

에스키아와의 격돌에서 볼케이노 해머를 휘두르다 보니 10퍼센트의 확률로 화산 폭발의 대미지가 걸려버렸다.

그리고 에스키아와 함께 던전 전체가 폭발해버린 것.

부랴부랴 남은 약초들을 확인했더니 고작 3뿌리가 살아남아 있었다.

“1뿌리만 해도 된다고 했으니 3뿌리 정도면 충분하겠지?”

선우는 던전에서 새로 얻은 치타 부츠를 갈아 신었다.

“오~ 가볍군. 치타의 속도로 뛸 수 있다고 했으니 둔그라드 있는 곳으로 빨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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