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
제142화
모인결이 봉을 휘두르면서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광견타법!!”
쉬이익!
파파팡!!
모인결의 봉이 미친 듯한 속도로 휘둘러졌다.
그야말로 미친 개 때려잡는 몽둥이처럼 선우를 향해 퍼부어졌다.
선우는 양 손을 휘감는 회오리 기운을 정면으로 발산했다.
“흑풍회천!!”
쑤와악!
퍼펑!!
검은 빛의 회오리가 직선으로 날아가며 모인결의 곤법을 덮쳤다.
모인결의 몸이 빙그르 돌면서 뒤로 밀려났다.
파팟!
다시 몸을 돌려 착지한 모인결이 휘파람을 불었다.
“으와아아!!!”
어디선가 개방 길드원들이 벌떼처럼 나타났다.
“저놈이 도망치지 못하게 철저하게 포위해라.”
“예!”
개방 소속 플레이어들은 엄청난 숫자였다.
하지만 선우는 개의치 않았다.
인벤토리를 열고 흑룡패왕도를 꺼내든 선우.
“자~ 나도 이제 똥강아지들하고 놀아줘볼까?”
“뭐? 똥강아지?”
“이 자식이 뼈다귀에 맞아 죽고 싶냐?”
“모두들 나서지 마라. 방주님께서 놈을 상대하신다.”
모인결이 봉을 들고 내공을 끌어올렸다.
“흐-으읍!!”
쿠콰콰-!
전신의 기운이 봉으로 흘려들어 기감이 펼쳐졌다.
“흑마천 하나 잡았다고 우쭐대지 마라!”
파-앗!
모인결이 바닥을 차고 돌격했다.
촤촤촥!
엄청난 속도의 질주였다.
“나왔다! 방주님의 경공!”
“크으, 저 야견풍랑보(野犬風浪步) 는 언제 봐도 터프하다니까.”
모인결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들고 있던 봉을 휘두르자 곤기(棍氣)가 발사되었다.
쉬이익!
콰쾅!!
선우가 흑룡패왕도로 가볍게 곤기를 튕겨냈다.
옆으로 휘어진 곤기는 코딱충이 전투하는 곳으로 떨어졌다.
“으악! 야! 인마!!! 제대로 안 하냐!! 내가 맞을 뻔했잖아!”
“딱충아. 빨리 똘마니들 해치워서 정리시켜라.”
“으으, 젠장.”
코딱충과 불나방, 왕소륜과 오초백은 개방 소속 플레이어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중이었다.
“죽여! 죽여!”
“이 자식 이리와 너 아까부터 쳐다보는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어!”
“야, 다 패버려!!”
퍽! 퍼퍽! 퍽! 퍽!
쿵! 빡! 빠바박!
와지직!
쨍그랑!
개방 길드원들은 몽둥이와 뼈다귀, 칼, 낫을 들고 마구잡이로 돌격하고 있었다.
“아우! 이 거지 새끼들 진짜 동네 양아치 패싸움도 아니고 뭐냐 이게!”
코딱충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개방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옆으로 빠지면서 치고 박았다.
“야!! 각자 서로 등 뒤를 엄호하자!”
왕소륜과 코딱충이 등을 맞붙였고 불나방과 오초백이 맞붙였다.
“하아…하아… 빌어먹을 김선우 자식. 일을 이따위로 진행시킬 거면 미리 말을 해주던가.”
“야!! 뒤! 뒤!”
“우와아!”
개방 플레이어들이 놋쇠 그릇을 어디서 구해왔는지 돌팔매질 하듯이 던져댔다.
퍽! 퍼억!
“으악! 놋쇠그릇 따위가 뭐 이리 아퍼?”
“그냥 던지는 게 아냐! 저놈들 각자 내공을 실어서 던진다고! 잘못 맞으면 위험하다! 피하는 게 좋아!”
“젠장, 정신이 하나도 없네.”
선우 일행이 개방 길드원들에게 둘러싸여 궁지에 몰렸다.
모인결이 웃으면서 선우에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정파 연맹으로 들어오는 게 어떠냐? 그러면 네놈과 부하들을 살려줄 용의는 있다. 개방의 식구가 되어라. 김선우!”
파-앗!!
모인결이 바닥을 쓸어차듯이 선우의 발목을 노렸다.
후웅!
몸을 회전시키면서 일어난 모인결.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휘둘렀다.
“흐얍!”
빠-아악!!
모인결이 들고 있던 봉으로 막았다.
몸이 바닥에서 뜨더니 옆으로 날아갔다.
휘리릭 하고 몸을 돌려 착지한 모인결.
파앗-!
개방의 독보적인 경공인 야견풍랑보를 펼치며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타구살육(打狗殺肉)!!”
모인결의 눈빛에 광기가 흘렀다.
봉이 마구잡이로 난타를 가해지면서 수십 개의 잔상이 펼쳐졌다.
“정파 연맹, 그중에서도 개방을 노리는 미친개는 패 죽이는 것이 답이지!”
퍼퍼퍼퍽!!!
선우가 흑룡패왕도로 막았지만 모인결의 타구살육은 엄청난 속도와 난타로 몰려들었다.
흑룡패왕도를 든 선우가 뒤로 밀려날 정도의 위력이었다.
“꽤 하는구나. 거지왕.”
“닥쳐!!! 개방의 방주다!!”
선우가 뒤로 휙 하고 물러났다.
“너도 공격을 보여줬으니 나도 재미있는 걸 보여주마.”
흑룡패왕도를 양손에 든 선우.
이번엔 좀 높은 스킬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자~ 맛들 좀 보라고~”
선우가 씨익 웃으면서 흑룡패왕도를 잡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흑룡난무!!”
흑룡패왕도로 펼칠 수 있는 흑천마공의 5성 스킬 흑룡난무였다.
흑천마공은 흑룡검과 흑룡패왕도로 구사할 수 있는 스킬이 제각각 달랐다.
그리고 맨손으로 쓸 수 있는 스킬도 있었다.
5성 스킬 흑룡난무를 시전하자 갑자기 선우의 몸이 검은 빛으로 일렁거렸다.
부웅! 부웅!
흑룡패왕도를 양손에 붙잡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팽이처럼 돌고 있는 선우.
그의 머리 위로 갑자기 검은 빛이 흑룡의 형상을 띄며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뭐야… 저건?”
물끄러미 바라보던 모인결과 개방의 플레이어들.
선우의 머리 위로 솟구친 흑룡의 형상을 지닌 기공이 갑자기 지상을 향해 돌격하고 있었다.
콰-아아아!!!
“어라? 저, 저거 이리로 오잖아.”
“피해라!!!”
뒤늦게 개방 플레이어들이 외쳤다.
하지만 흑룡의 기공이 이미 플레이어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투콰콰콰!!!
흑룡의 기공은 원을 그리듯이 선우를 포위하고 있던 개방 플레이어들을 빙그르 돌면서 휩쓸고 있었다.
“끄아아!!”
선우는 여전히 제자리에서 흑룡패왕도를 잡고 돌고 있었다.
훙훙훙훙!!!
“으아… 어지럽다.”
선우가 마침내 회전을 멈췄다.
그러자 흑룡의 기공이 사라졌다.
“후우… 저 자식… 이런 광역 스킬도 쓸 줄 알다니.”
모인결은 흑룡의 기공을 방어하면서 뒤로 빠졌다.
하지만 다른 개방의 플레이어들이 많이 죽고 말았다.
선우는 머리를 휘휘 저었다.
“와, 이 스킬은 많이 쓰면 안 되겠네.”
모인결은 봉을 다시 들어올렸다.
“저놈은 속전속결로 해치우는 수밖에 없겠군. 살초를 써야겠어.”
모인결이 양 다리를 조금 넓게 벌린 뒤 봉을 선우에게 겨누고 자세를 낮췄다.
“풍절랑아격(風絶狼牙格)!!!”
그오오오-!!!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이 휘몰아쳤다.
모인결의 전신을 휘감은 바람은 선우를 겨누고 있던 봉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파앗!!!
“죽어라!!!”
모인결이 기합을 터뜨리며 바닥을 차고 돌진했다.
야견풍랑보 경공술을 펼치면서 그의 필살기인 풍절랑아격 스킬이 시전 되었다.
촤촤촥!!!
모인결이 밟고 지나간 자리로 날카로운 바람이 휘몰아쳤다.
땅바닥이 패이고 흙이 사방으로 비산할 정도로 칼날처럼 몰아치는 바람.
그 앞을 모인결이 봉을 앞세워 살기를 뿜어내며 돌진하는 중이었다.
“으이구, 거지왕이 미친개로 진화하고 있네.”
선우가 킬킬거리며 흑룡패왕도를 들어올렸다.
콰콰콰콰-!!
모인결의 머릿결이 뻗치면서 봉을 휘둘렀다.
투콰쾅!!!
곤기가 사방을 날카롭게 베면서 선우를 덮쳤다.
처커컥!!
“으윽! 따가!”
곤기에 베인 선우.
피가 튀었다.
“아직 안 끝났다!!”
모인결이 사납게 외치자 봉이 더욱 거세게 휘둘러졌다.
츠왁! 스걱!
파공음을 내면서 미친 듯한 속도로 휘둘러지는 곤법!
선우의 흑룡패왕도를 묵직하게 강타하며 옆으로 제쳤다.
모인결의 눈빛이 번쩍였다.
“이걸로 끝이다!!”
쓰와악-!!
공기를 파열시키며 모인결의 봉이 엄청난 속도로 쇄도했다.
노리는 곳은 선우의 심장.
일격에 보내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선우가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흑천마공의 기공이 선우의 몸을 감싸며 무형(無形)의 갑옷처럼 두르기 시작했다.
“이야아압!!!”
엄청난 기합을 내지르며 모인결이 자신의 봉을 선우에게 찔렀다.
파-카악!!!
쇠가 깨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터졌다.
선우의 몸이 움찔 하고 뒤로 물러났다.
슈-와악!!
처컥! 처컥!
모인결의 봉을 따라 날카로운 칼바람이 선우를 덮쳤다.
하지만 흑천마공의 기공이 넘실거리면서 칼바람을 모두 막아내고 있었다.
투콰콰콰-!!
“크으으..”
모인결이 내력을 잔뜩 끌어올리며 계속 선우를 찌르고 밀어붙였다.
“으그극… 젠장….”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모인결.
한방에 모든 걸 끝내버리기 위해 승부를 걸었다.
무리하게 내력을 끌어올려 내상을 입어버렸지만 물러나지 않았다.
선우에게 정파 연맹의 장문인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죽어버려!!”
모인결의 눈빛이 광기로 번뜩였다.
퍽! 퍽! 퍼퍽!
선우의 몸을 찌르고 있던 봉을 빼냄과 동시에 좌우로 휘둘러댔다.
‘여기서 확실하게 기를 죽여버려야 한다. 건방진 자식!! 감히 개방의 안방에 들어와서 날 노리겠다고 떠벌려? 주둥이만 산 놈은 개처럼 맞는다는 걸 만 천하에 보여준다!’
풍절랑아격은 연속 스킬이었다.
선우의 심장을 찌르면서 결정타를 먹이고도, 마음만 먹으면 추가 후속타를 내력이 바닥날 때까지 먹일 수 있었다.
퍼퍽! 퍽!
좌우 대각선으로 봉을 난타하는 모인결.
엄청난 스피드로 선우가 미처 반격할 틈도 주지 않는 쾌속난타였다.
하지만 선우는 어째서인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 눈치였다.
모인결도 수상쩍은 낌새를 알아차렸다.
‘응? 뭐지? 이 자식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선우의 몸에서 뿜어 나온 검은 기공이 갑옷처럼 선우의 전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모인결의 봉이 날아오는 곳마다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번져서 막아버리는 중이었다.
‘이게 흑천마공의 맨손 3성 스킬인 흑천마갑(黑天魔鉀) 이로군.’
선우는 스킬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흑천마공의 맨손 스킬 중 3성에 해당하는 흑천마갑.
검은 기공들이 무형의 갑옷처럼 살아 움직이며 선우의 전신을 방어하는 스킬이었다.
모인결의 풍절랑아격이 마침내 끝났다.
“허억… 허억… 쿨럭!”
모인결이 봉을 바닥에 짚고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기침을 하자 핏물이 뱉어졌다.
“빌어먹을… 너무 무리를 했나..”
모인결이 자부심을 가진 살초이자 필살기인 풍절랑아격으로도 선우에게 데미지를 입히지 못했다.
흑천마갑의 방어력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내공만 바닥나버린 모인결이 힘겹게 봉을 들어올렸다.
선우가 모인결이 내상을 입은 것을 알아차렸다.
“야, 거지왕. 너 지금 내상 좀 많이 입은 거 같다?”
“닥쳐!!”
모인결이 소매로 입을 닦았다.
소매가 붉게 물들었지만 눈빛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젠장, 큰일이다. 더는 강력한 스킬을 쓸 만한 내공이 남지 않았어.’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어깨에 걸치고 말문을 열었다.
“거지왕. 잘 지켜봐라. 넌 날 끌어들이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야 했어.”
흑룡패왕도를 모인결에게 겨눈 선우가 내력을 끌어모았다.
“흐읍!”
쿠-우우우!!!
두두두두!!
갑자기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검은 기공이 선우의 몸을 타고 흑룡패왕도를 휘감았다.
“인결이 네가 필살기를 보여줬으니 나도 비슷한 걸 보여주지.”
쿠콰콰-!!
그오오!
엄청난 기공이 흑룡패왕도 끝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우읏… 저게 뭐냐?”
“피해라!!”
코딱충이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외쳤다.
선우 일행들이 개방 플레이어들을 쳐내고 도망을 쳤다.
모인결이 봉을 들고 위태롭게 서 있었다.
“젠장… 아직도 이런 내공을 꺼내 쓸 수 있다고?”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모인결에게 겨누고 외쳤다.
“흑룡포(黑龍砲)!!”
흑룡패왕도의 끝에서 거대한 기공이 대포알처럼 발사되었다.
빠악- 우웅!!
공기가 사방으로 찢어지며 흑룡의 대가리 형상을 띈 기공이 모인결을 향해 날아갔다.
“으…으으….”
모인결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주변을 산산조각 낼 것 같은 엄청난 위세가 흑룡포의 기공에 담겨졌다.
“끄아아아!!!”
모인결의 비명과 함께 흑룡포가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