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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레벨업-138화 (138/200)

# 138

제138화

선우는 흑룡패왕도를 각성시켰다.

“오… 나이스 타이밍.”

적절한 타이밍에 흑룡패왕도가 각성을 해버렸다.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들어올렸다.

쿠오오-!

검은 빛이 선우의 주위를 소용돌이치듯 몰아쳤다.

“으응?”

흑마천의 눈빛에 당혹감이 일었다.

‘뭐지? 저건….’

자신은 양손으로 들지 않으면 쓰기 버거운 흑룡패왕도를 선우는 가볍게 한 손으로 들고 있었다.

흑천마공을 익혔기 때문에 가능했다.

게다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운이 흑룡패왕도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투콰콰콰-

흑룡검과는 전혀 다른 기감이 선우의 전신을 휘감았다.

“어디 써볼까?”

선우가 별 생각 없이 흑룡패왕도를 휘둘렀다.

스와앙-!

흑룡패왕도에서 도기가 발산되었다.

“으어엇! 자, 잠깐!”

흑마천이 아직 기를 덜 모았는지 당황했다.

콰쾅-!

거대한 도격이 흑마천을 덮쳤다.

“커헉!”

흑마천이 폭풍에 휩쓸리는 조각배처럼 날아갔다.

“쿨럭! 쿨럭!”

심각한 내상을 입어버린 흑마천.

내력을 거의 다 끌어 모았는데 선우의 공격이 덮쳐서 대미지가 훨씬 심했다.

“끄…으….”

흑마천이 한 손을 겨우 들어 올려 상처 부위를 점혈로 응급처치했다.

하지만 선우가 이걸 두고 볼 리 없었다.

“이얍!”

“잠깐! 기다려!”

선우가 휘두른 흑룡패왕도에서 다시 도기가 뿜어져 나왔다.

흑룡의 형상을 띄고 흑마천을 덮쳤다.

퍼컹!!

콰르르-

“크으윽!”

흑마천이 다시 바닥을 한참 뒹굴었다.

명색이 흑룡당주였는데 이젠 처절하게 느껴졌다.

독고현은 선우를 보며 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흑룡패왕도를 저렇게 쓰는 걸 흑마천도 못했는데 대체 어떻게?’

선우는 흑룡패왕도의 위력에 감탄했다.

“와, 이거 흑룡검보다 스피드는 좀 느려도 파워는 압도적이네. 그냥 휘둘러서 도기만 날려도 폭탄 터지는 거 같잖아.”

마음에 들었다.

흑룡패왕도의 시원시원한 위력이.

“이제 이걸로 좀 볶아봐야지.”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어깨에 걸치고 저벅저벅 걸어갔다.

흑마천이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맹주님. 저걸 그냥 두고 보실 생각이십니까?”

“뭐를?”

“흑마천을 저대로 죽게 내버려 두신다면 흑두맹의 위신이 대폭 깎일 것입니다.”

“자네들 아까 내가 하는 소릴 못 들었나? 나는 이미 김선우를 흑두맹에 가입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선우가 온답니까?”

“그건 아니지. 설득해 봐야지.”

“맹주님. 만약 김선우가 거절 한다면요? 그럴 땐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렇습니다. 흑마천을 지금 돕지 않으면 김선우가 거절했을 때는 더 큰일이 날 겁니다. 흑마천이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요.”

“흑마천 놈이 가만 안 있으면 어쩔 건데?”

“독고현 선배! 지금 흑마천 하고 서로 신경전 벌일 때가 아닙니다! 빨리 흑마천 먼저 도와주는 척이라도 해야 나중에 생색을 내죠.”

“기다려라. 내가 나설 테니까.”

독고현이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들고 걸어오자 흑마천이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인벤토리를 열고 허겁지겁 영약을 꺼내 먹는 흑마천.

“흐얍!”

쉬이잉!

“끄아악!”

퍼어엉!!

선우는 흑마천이 영약을 먹을 때마다 공격을 했다.

이건 철저히 의도된 공격.

스트리밍 방송으로 싸움을 구경하던 시청자들도 알아차리고 있었다.

-와, 방장님 영악한 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흑마천 놈이 다 죽어가는 걸 마무리 안 하고 왜 저렇게 하는 거임?

-딱 보면 모르냐? 흑마천이 영약 까먹을 때마다 공격 날려서 생명력 깎아먹고 있잖아.

-저렇게 하면 흑마천이 가진 영약이나 환약들 다 바닥남 ㅋㅋㅋㅋ

-생명력 회복할 아이템 다 떨어지면 이제 방장한테 흑마천 골로 가는 거지 ㅋㅋㅋㅋ

-오 ㅋㅋㅋㅋ 그런 거였군 ㅋㅋ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독고현도 선우의 행동을 간파하고 있었다.

‘단순무식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치밀한 구석도 있군.’

흑마천이 다시 허겁지겁 영약을 씹어 먹었다.

선우가 히죽 웃으면서 다시 흑룡패왕도를 휘둘렀다.

“이얍!”

스아앙-!

흑룡 형상의 도기가 공중을 비상하듯이 날아올라 흑마천을 향해 덮쳤다.

파파팡!!

갑자기 흑마천 앞쪽에서 도기가 폭발했다.

“으응?”

선우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스스슥-!

자욱한 연기가 사라지자 독고현이 나타났다.

“뭐냐? 방해하지 말고 비켜라.”

“나 흑두맹의 맹주 독고현, 김선우 네게 할 말이 있다.”

“아까 말했잖아. 짜증나게 하지 말고 비켜라.”

선우가 다시 흑룡패왕도를 들어올렸다.

독고현이 검지와 엄지를 맞붙이더니 선우를 향해 튕겼다.

피-슝!

“읏차!”

퍼벅!

선우의 눈앞에 무언가 날아오자 흑룡패왕도로 얼굴을 가렸다.

흑룡패왕도의 도신을 강타하는 충격에 선우가 뒤로 몇 미터 물러났다.

“뭐냐 이거?”

“맹주님이 탄지공을 쓰시다니.”

“굳이 저러실 필요가 없으실 텐데.”

독고현이 탄지공을 날린 것이다.

선우는 흑룡패왕도를 먼저 살펴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어디 손상된 건 아니겠지?”

“김선우. 지금 네게 제안을 하나 하겠다.”

독고현의 말에도 선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흑룡패왕도에만 꽂혀 있었으니까.

흑마천이 다시 영약을 꺼내 먹으면서 독고현에게 물었다.

“야, 쓸데없는 소리 꺼내지 마라.”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쓸데없다는 거냐?”

“네놈 성격상 김선우 같은 놈 보면 튀어나오는 말은 뻔하지.”

“뭔데?”

“저 자식을 흑두맹에 가입시키고 싶어서 끼어들었지?”

“흥, 틀렸다.”

“뭐라고?”

흑마천이 영약을 계속 씹어먹으면서 물었다.

“헛소리 할 생각 꿈도 꾸지 마라. 그랬다간 독고현 넌 내 적이다.”

“영약이나 마저 씹어 먹어라.”

독고현이 선우를 바라봤다.

선우가 흑룡패왕도가 멀쩡한 걸 알고 낄낄거리고 있었다.

“이야~ 이거 아주 튼튼한 칼이네. 완전 들고 다니는 장갑차 같아.”

“김선우, 내 말 듣고 있냐?”

선우가 독고현의 말을 또 무시했다.

지켜보던 왕륜이 나섰다.

“이놈!! 건방지다! 감히 대 흑두맹의 맹주님께서 네게….”

“아 시끄러!”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잡고 왕륜을 향해 몸을 날렸다.

파-앗!

“왕륜!!”

독고현이 바닥을 차고 몸을 날렸다.

“저거 봐라. 저거 봐. 내 저럴 줄 알았지. 저딴 놈을 뭐? 가입을 시킬라고 해? 멍청한 자식. 그러니까 맹주 자리에 오르고도 허수아비 맹주란 소리가 나오는 거다.”

흑마천은 엉망진창인 몸으로 영약을 계속 질겅이며 씹었다.

선우에게 맞은 공격의 피해가 너무 심각했다.

한편 선우는 흑룡패왕도로 쓸 수 있는 흑천마공의 스킬이 다르다는 걸 알아냈다.

독고현의 탄지공에 맞은 흑룡패왕도를 검사하다가 반투명한 화면이 떠올랐던 것이다.

스킬의 정보를 알아낸 선우는 자신만만하게 왕륜을 향해 흑룡패왕도를 휘둘렀다.

“흑룡격참!”

쓰와악-!

파-우웅!

공중으로 솟아오른 선우가 양손으로 흑룡패왕도를 잡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듯 휘두르자 흑룡 형상의 도기가 파도처럼 꿈틀거리며 왕륜을 향해 날아갔다.

“크윽!”

왕륜과 흑두맹의 간부들이 방어할 자세조차 갖추지 못할 찰나였다.

이들의 시야를 흑룡의 도기가 뿜어내는 어둠이 덮었다.

콰콰쾅!!!

검은 빛이 번쩍 하며 사방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쿠쿠쿠쿠-!

검은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와, 이게 1성 스킬의 위력이라니….”

선우가 흑룡패왕도를 보며 놀라워했다.

먼지가 걷혀지자 왕륜이 소매를 가린 채 기침을 했다.

“크윽… 응? 맹주님!!”

독고현이 먼지투성이로 서 있었다.

“쿨럭!”

기침을 하자 피가 토해졌다.

“젠장…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대미지를 먹을 줄이야.”

독고현이 운기조식을 했다.

부-우우우!

기감이 신체를 활성화시켰다.

내력으로만 선우에게 당한 대미지를 회복시키는 독고현.

선우가 그런 독고현을 보면서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봤다.

“야,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었냐?”

“후우…”

독고현은 화가 치밀었다.

‘이런 빌어먹을 원숭이 같은 자식이… 그냥 확 죽여버릴까 보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지금 정파 세력들도 선우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방금 독고현을 상대로 거침없이 공격을 퍼붓는 선우의 무공을 봤다면 절대로 가만 두지 않을 터.

어떻게든 선우를 정파 연맹으로 끌어들여 사파를 밀어버릴 게 틀림없었다.

‘저놈을 정파 자식들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사파로 끌어들인 뒤 정파를 없애버리고 마지막엔 저놈을 치워버려야지.’

독고현은 선우를 사냥개로 쓸 생각이었다.

일단 정파를 무너뜨리기 위해 써 먹고 나중엔 사파 연맹의 힘을 모아 선우를 없애버리면 쿤타 대륙은 자신의 소유가 될 것이다.

무림을 제패한 절대지존의 자리에 등극하면 그야말로 쿤타 대륙 전체를 황제처럼 다스릴 수 있는 권능이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독고현은 선우를 사냥개로 써서 무림의 지존이 되고자 했다.

‘참자… 참아… 무조건 참아야 한다. 참을 인!! 세 번이면 나는 지존이 될 수 있어.’

심호흡을 크게 들이킨 다음 독고현이 선우에게 말을 꺼내려는 찰나였다.

“방금 나한테 처 맞고 벙어리가 된 건가? 왜 말을 안 하냐? 사람이 물어보잖아.”

독고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게… 진짜….’

주먹을 부들부들 떨다가 간신히 호흡을 진정시킨 독고현.

“김선우. 나는 너를 나의 측근으로 들이고 싶다.”

독고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왕륜과 간부들은 물론이고 흑마천까지 충격에 빠뜨렸다.

“매, 맹주님! 방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야!! 독고현! 너 미쳤냐!!”

흑두맹의 일원으로 가입시키겠다는 말보다 한 발 더 앞서간 제안이었다.

선우는 흑룡패왕도를 들고 눈빛에 의심을 가득 담아 독고현에게 뿌렸다.

“야, 내가 왜 네 측근이 되어야 하지?”

독고현이 몸을 털고 선우에게 다가왔다.

“일단 나는 너와 싸울 생각이 전혀 없다. 대신 너와 하고 싶은 게 있지.”

“그게 뭔데?”

“먼저 그 칼을 내려놓아주겠나? 서로 대화를 하자는 거다.”

“맹주님! 지금 대체 뭐하시는….”

독고현이 손을 단호하게 올렸다.

왕륜이 더는 입을 열지 못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흑마천은 달랐다.

비틀거리면서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는 흑마천.

“허억… 허억… 독고현! 방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당장 취소해라!!”

“흑마천. 너는 빠져 있어라.”

“너나 빠져 이 자식아!! 감히 나 흑마천의 아우들을 다 눕혀버린 저 원수를 같이 처치하진 못할망정 뭐? 네 측근으로 들어오라고? 이거 맹주가 아니고 미친놈이었네.”

“말 가려서 해라. 흑마천.”

“닥쳐!! 흑두맹의 멤버들도 지금 이걸 다 지켜보고 있을 거다. 김선우 저 자식 패거리들이 실시간으로 영상 촬영하는 건 너도 다 알고 있을 텐데?”

“물론이지. 그리고 그들도 다 알거다. 김선우를 흑두맹에 끌어들이면 우리가 정파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도.”

독고현이 냉정한 눈빛으로 대답하자 흑마천이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헛소리 하지 마! 김선우는 내 원수다. 그리고 난 흑두맹의 멤버고 넌 흑두맹의 맹주야. 그러면 답은 나온 거다. 저 자식을 당장 없애고 쿤타 무림에서 추방시켜야 한다! 모르겠냐?”

“글세? 난 생각이 좀 다른데.”

독고현의 대답을 들은 흑마천의 이마에 핏줄이 불뚝거리며 솟아났다.

“뭐라고? 방금 뭐라고 지껄였냐?”

“흑마천, 친구 이전에 지금 난 흑두맹의 맹주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이라면 더더욱 맹주의 체면을 세워줘야 마땅하지 않겠냐?”

“이게… 감히 날 놀려? 죽고 싶냐?”

“말 가려서 하라고 했다.”

독고현은 흑마천을 무시하고 다시 선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선우가 흥미진진한 눈으로 둘의 싸움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자, 김선우. 이제 내 제안을….”

“독고현! 여기서 맹주 자리를 걸고 나와 결투를 벌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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