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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레벨업-136화 (136/200)

# 136

제136화

선우의 발차기에 맞고 날아간 플레이어가 간신히 일어날 즈음.

“쳐라!!”

놀라서 잠깐 넋을 놓고 있던 흑룡당 길드원들이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선우가 발을 슬쩍 들었다가 가장 먼저 달려오는 플레이어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아악!”

플레이어의 상체가 숙여지자 뒷목을 잡고 옆으로 빙글 돌려 내팽겨 쳤다.

퍽!!

바닥에 떨어진 플레이어를 공 차듯이 걷어차는 선우.

플레이어가 선우의 발에 채여 한참을 뒹굴었다.

“끄…으….”

선우가 발로 찬 몸통 쪽의 갈비뼈가 모두 부러졌다.

가상현실게임이지만 몸에 들어오는 고통은 현실과 같았으니 플레이어는 신음 외엔 소릴 낼 수 없었다.

선우가 가볍게 발로 차고 있어도 흑천마공의 내력이 실려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산했다.

“이 자식!”

후우웅-!

“죽어랏!”

후웅!

흑룡당원 한 명이 대형 도끼를 휘둘렀다.

선우가 허리를 낮게 숙이면서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몸을 돌리면서 발뒤꿈치로 흑룡당원의 발목을 후려 찼다.

으득-!

“끄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플레이어가 물약을 꺼내 발목에 들이부으려는 순간.

빠-아악!!

선우가 주저앉은 플레이어를 발로 걷어 올렸다.

공중에 높이 솟아올랐다가 바닥에 철푸덕 하고 떨어지는 플레이어.

“하압!”

흑룡당원들이 순서대로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선우는 여전히 흑룡검을 쓰지도 않고 길드원들을 하나씩 처리해나갔다.

퍽! 퍼퍽! 퍽! 퍽!

“끄윽!”

“으악!”

“뜨헉!”

선우의 발길질과 손질에 흑룡당원들은 맥없이 죽었다.

길드원들의 캐릭터가 사라지고 있는 걸 말없이 내려다보는 흑마천.

“형! 저 자식을 그냥 놔둘 거야?”

“누가 놔둔데? 뭘 믿고 저렇게 설쳐댔나 잠깐 지켜보는 거다.”

흑마천이 싸늘한 눈빛으로 선우의 플레이를 관찰했다.

독고현도 마찬가지였다.

“맹주님. 김선우란 놈이 저렇게 강했습니까?”

“그동안 저희들이 파악한 정보로는 근접 전투에는 자신 없어서 뒤에서 이간질로 먹고 살던 놈이라고 했는데… 저건 정보와는 너무 다릅니다.”

“…나도 당황스럽군.”

독고현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선우가 쿤타 대륙에 오기 전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업로드 된 영상 자료들과 스트리밍 방송으로 파악해뒀다.

그런데 지금은?

예상했던 것과 다른 선우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려 사파의 거물급 세력인 흑룡당의 플레이어들을 혼자서 무기도 쓰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고 있었으니까.

“흑룡당 애들이 저렇게 맥없이 무너질 애들이 아닙니다. 김선우라는 놈 혹시 절세무공 비급이라도 본 걸까요?”

선우는 아직 흑천마공의 스킬들을 쓰지 않았다.

그저 기본적인 손발로만 공격하고 있었다.

따라서 선우를 유심히 노려보는 흑두맹의 사람들과 흑마천의 눈에도 딱히 띄는 점은 없었다.

이것 또한 선우의 의도가 어느 정도 깔려 있었다.

‘이제 슬슬 본색을 드러낼 때가 된 거 같은데.’

선우가 흑룡당원들을 결국 모조리 바닥에 눕혀버렸다.

“야, 코딱충, 불나방. 니들은 빨리 저것들 아이템 다 주워버려.”

“알았어.”

파앗-!

코딱충과 불나방이 선우가 시키는 대로 흑룡당원들의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혀, 형! 저 자식들이 우리 애들 템 다 먹고 있어!!”

“시끄러, 흑패. 넌 여기서 촐싹거리지 말고 얌전히 있어라.”

흑마천이 난간에서 일어났다.

“어이, 김선우. 네 실력은 이제 다 파악했다. 보니까 외공을 어디서 익혔나 본데 고작 그 정도로는 안 되지.”

선우가 히죽 웃음을 보였다.

흑룡검을 난간에 서 있는 흑마천에게 겨눴다.

“야, 마천아. 내가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

“흥, 그 흑룡검은 너 같은 놈의 실력으로는 제대로 쓸 수 없을….”

흑마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흑사초격!”

선우가 들고 있던 흑룡검의 끝에서 검은 빛이 일렁거렸다.

구-우우웅!

피-슈웅!!

흑룡검에서 엄청난 검기가 대포알처럼 발사되었다.

흑천마공의 1성 스킬인 흑사초격이 흑룡당 건물을 향해 날아갔다.

“응?”

“형!! 피해!!”

흑패가 번개같이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흑마천의 동공이 번쩍 뜨이는 순간.

콰-아앙!!!

검은 빛이 사방으로 번쩍 하며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발생했다.

“크읍!”

“맹주님!!”

구경하던 독고현이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쿠-와아-!

폭발로 발생한 바람이 밀어닥쳤다.

눈을 뜨기 힘든 정도의 풍압이 느껴졌다.

“크윽… 저게 대체 무슨…?”

독고현이 당황하며 뒤로 크게 물러났다.

콰콰쾅!!

폭발이 간신히 진정되었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가 사라졌다.

“콜록! 콜록!”

독고현이 기침을 했다.

“이런 미친….”

“말도 안 돼. 흑룡당 건물들이….”

선우가 쓴 흑사초격으로 인해 흑마천이 서 있던 흑룡당 건물 전체가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양 옆으로 지어졌던 건물들까지 공사장 쓰레기 더미처럼 망가져 있었다.

“흑마천은 어디에 있지?”

독고현은 다급하게 흑마천을 찾았다.

퍼컹-!

건축물 잔해 더미 속에서 누군가 튀어나왔다.

“후우….”

흑마천 이었다.

선우가 킬킬거리며 물었다.

“야, 어떠냐? 내가 흑룡검을 못 쓰는 거 같냐?”

흑마천은 충격에 빠진 표정이었다.

“어떻게 흑룡검으로 이런 위력을 낼 수가 있는 거냐?”

독고현 또한 놀란 건 마찬가지.

‘흑룡검으로 저 정도 위력의 검기를 쓸 수 있다고? 흑마천도 저렇게 쓴 적은 없었다. 대체 저놈 뭘 익힌 거지?’

선우가 흑룡검을 들고 흑마천에게 겨눴다.

흑마천이 움찔 하고 뒤로 물러났다.

“케헤헤! 쫄았냐?”

선우가 깔깔거리자 흑마천이 한숨을 뱉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군. 이걸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인벤토리를 열더니 무언가를 꺼내는 흑마천.

“응? 맹주님! 저건..”

“저건 흑룡패왕도. 흑마천이 이곳을 포기할 생각인가?”

흑마천이 꺼낸 무기는 흑룡패왕도(黑龍霸王刀)였다.

흑룡의 앞 다리를 잘라 만든 것처럼 생긴 손잡이 끝에는 흑룡의 대가리 형상이 빚어져 있었다.

흑룡의 대가리 끝에는 검은색의 여의주가 물려 있었고 흑마천의 손에 들어가자 영롱하게 반짝였다.

도신은 마치 대형 도끼날처럼 뭉툭하고 투박했지만 날은 서슬이 시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다른 대륙과 다르게 쿤타 대륙은 스탯보다 아이템과 익힌 무공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흑룡패왕도는 SS급 아이템이다.

“저게 흑룡패왕도로군.”

선우의 눈빛에 흥미가 가득 일어났다.

흑룡검에 이어 흑룡패왕도가 나타났다.

“저것도 내가 먹어야지.”

선우는 입맛을 다시면서 흑룡검을 들었다.

흑마천이 흑룡패왕도를 들고 내력을 끌어올렸다.

손에서 검은 빛이 일렁거리더니 손잡이 끝에 박혀있던 검은색 구슬이 번쩍였다.

도신 전체를 휘감는 검은 빛.

흑마천이 흑룡패왕도를 들고 선우에게 돌격했다.

“넌 끝이다!”

선우는 흑룡검을 흑마천에게 휘둘렀다.

흑룡패왕도가 번쩍이며 날아들었다.

선우의 흑룡검과 흑마천의 흑룡패왕도가 충돌했다.

쿠콰앙!!!

엄청난 굉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흑광(黑光)이 하늘로 치솟았다.

“크읍!”

충격파가 또 발생하며 독고현과 다른 플레이어들을 덮쳤다.

흑룡당의 건축물들이 흔들거렸다.

팡-!!

치르르륵-!

선우가 흑룡검을 들고 뒤로 밀려났다.

흑마천의 흑룡패왕도는 크고 무거운 칼이었다.

한 손으로 들고 쓸 수 있는 흑룡검과 달리 흑룡패왕도는 양손으로 들어야만 했다.

“우와, 저거 파워 하난 살벌하네.”

선우는 흑룡검을 겨누면서 흑룡패왕도를 관찰했다.

스피드는 흑룡검이 앞서지만 파워는 흑룡패왕도가 월등했다.

단점은 양손으로 써야 하고 느리다는 것.

그것 외에는 훌륭한 무기였다.

흑마천은 흑룡패왕도를 들고 선우를 향해 외쳤다.

“흑룡참!!”

스-와앙!!!

흑룡패왕도의 도신이 가로로 휘둘러졌다.

검은 색의 도기(刀氣)가 반월 형태로 날아갔다.

선우가 흑룡검을 곧게 찌르듯이 외쳤다.

“흑사초격!”

흑천마공의 검기가 발사되었다.

독고현이 외쳤다.

“모두 뒤로 물러나!!!”

“피해라!!”

흑두맹 일행들과 코딱충, 불나방, 왕소륜, 오초백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흑사초격의 검기와 흑룡참의 도기가 공중에서 격돌했다.

콰콰쾅!!

쿠구구궁-!!

흑룡당의 남은 건축물들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연이어 발생한 충격파가 덮치자 건축물들의 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형! 우리 건축물들 다 박살났잖아!”

흑패가 먼지투성이로 건물 잔해 더미 속에서 기어 나왔다.

“시끄러!! 그딴 게 문제냐?”

흑마천은 흑룡패왕도를 들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젠장, 도대체 저놈 검기는 왜 저렇게 센 거야?”

이해 못할 표정을 짓는 흑마천.

흑룡검은 흑룡패왕도와 정면충돌로는 절대로 당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선우는 흑천마공을 익혔기 때문에 흑룡검으로 펼치는 모든 공격에는 흑천마공의 위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흑천마공의 위력으로 흑룡패왕도의 공격을 가볍게 파쇄한 것이다.

“이제 슬슬 끝내주마. 그 칼은 내가 갖도록 하지.”

선우가 흑룡검을 들고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오오-!

검은 빛이 선우의 전신을 뒤덮었다.

한편 선우가 시킨 대로 코딱충과 불나방은 열심히 영상 촬영 중이었다.

선우 역시 스트리밍 방송을 틀어놓고 있었지만 다른 시점에서의 촬영 영상이 필요했다.

전투에서 선우가 바라보는 시점과 다른 사람이 근접 거리에서 보는 시점 두 가지를 각각 판매할 생각이었으니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도 환호했다.

-대박!! 방장님 칼 엄청 세요! ㅋㅋㅋㅋㅋ

-흑룡검 개멋있써!!

-크으… 검기 한 방에 싸그리 초토화 돼버리네 ㅋㅋㅋㅋ

-흑룡당 길드 저 건축물 짓느라 길드 자금 많이 썼을 건데 눈앞에서 녹는다. 녹아.

-건축물을 단방에 아이스크림으로 녹여버리는 방장님의 저 칼은 대체 무엇?

-아~ 흑룡당이 흑설탕 가루로 변해가는 장면을 여러분들은 감상 중이십니다. ㅋㅋㅋㅋㅋ

시청자들만 낄낄거리는 것이 아니었다.

왕소륜도 킬킬거리며 전투를 구경하고 있었다.

“큭큭큭. 흑마천 자식 꼴좋다. 내가 직접 처치하면 더 시원할 텐데 뭐 어쩔 수 없지만 대리만족은 확실하군.”

소룡문의 건축물들을 다 박살내버렸던 흑마천이 선우에게 거꾸로 당하고 있었으니 왕소륜이 느끼는 쾌감은 다른 플레이어 누구보다 압도적이었다.

반면 오초백은 스트리밍 방송 자체에 관심이 없었지만 선우가 보여주는 흑천마공의 위력에는 기겁하는 중이었다.

‘젠장, 저 마공을 내가 익혔더라면 무림 제패는 껌 씹는 수준이었을 건데.’

선우의 흑천마공의 위력은 쿤타 무림의 플레이어라면 누구든 군침 흘릴 수밖에 없었다.

콰쾅!!

콰르르르-

흑사초격의 검기가 연거푸 쏟아졌다.

흑룡패왕도를 들고 휘두르기에는 흑룡검이 발사하는 검기의 스피드가 압도적이었다.

“크윽!”

흑마천이 흑룡패왕도를 들고 뒤로 물러났다.

앞에는 자욱한 먼지가 가득했다.

“허억… 허억….”

흑마천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편 선우 역시 체력이 상당히 고갈되었다.

‘흑사초격이 연사까지는 가능한데 내력 고갈이 좀 있군.’

선우는 인벤토리를 열고 물약을 꺼내 마셨다.

흑마천은 흑룡패왕도를 들고 계속 방어만 했다.

선우처럼 흑룡검을 각성시키지 못했을 확률이 100퍼센트였다.

‘이제 끝장을 내버려야지.’

흑룡검의 1성 스킬인 흑사초격 만으로는 흑마천을 완벽하게 제압하기 어려웠다.

흑마천은 노련한 플레이로 즉각적인 방어 본능을 보여줬으니까.

하지만 그게 고작이었다.

선우는 코딱충이 자신을 근접 거리에서 촬영하는 것을 확인했다.

‘저 촬영 각도면 이 정도 스킬은 확실히 임팩트를 줄 수 있을 거야.’

그오오-!

선우의 흑룡검이 다시 검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아까보다 훨씬 격렬한 움직임이 흑룡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흑마천의 동공이 흔들렸다.

“헉! 저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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