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
제132화
선우가 알림을 여유롭게 듣는 찰나였다.
예상치 못한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가 녹혈주의 맹독을 해독하고 있습니다.]
[흑천수라가 맹독을 완전히 해독하였습니다.]
“어라?”
선우가 다시 흑룡검을 들고 경계를 하는 순간.
파앗-!
녹혈주의 맹독을 해독한 흑천수라가 번개같이 달려들었다.
휘이익!
차캉!
흑룡검과 흑천수라의 손끝이 충돌했다.
반탄 검기에 의해 뒤로 밀려나는 흑천수라를 선우가 공격했다.
“지진 밟기!”
쿵-!
콰드드드-!
선우가 발을 지면에 내딛자 바닥이 뒤흔들렸다.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가 플레이어의 ‘지진 밟기’ 스킬에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지금이다.’
선우의 눈이 반짝였다.
바닥을 차고 흑천수라에게 달려드는 선우.
흑룡검으로 놈의 몸통을 찔렀다.
푸걱-!
다시 뒤로 밀려나는 흑천수라.
선우는 흑룡검을 거두고 다른 무기를 꺼냈다.
바로 자월륜.
자색 빛이 발광하는 둥근 고리가 선우의 손에 착 하고 감겼다.
“이거나 먹어라!”
휙-
쉬리링-
뒤로 물러나던 흑천수라를 향해 날아가는 자월륜.
흑천수라가 손으로 자월륜을 쳐내려고 뻗었다.
뻐벙!!
폭발이 일어났다.
자월륜이 연기 속을 헤치고 다시 선우에게 날아왔다.
“한 번 더!”
휘리릭!
자월륜이 선우의 손에서 다시 날아갔다.
자색 빛을 발산하며 직선으로 뻗어나가던 자월륜이 흑천수라의 어깨를 베었다.
콰앙!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가 자월륜에 의해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주의! 흑천수라가 점점 흥분하고 있습니다.]
자월륜이 다시 선우의 손에 들어왔다.
흑천수라가 연기를 걷히고 모습을 드러냈다.
붕대가 감고 있는 얼굴에는 그을음이 가득했고 피가 튀었다.
어깨 한쪽은 자월륜의 폭발로 인해 찢어져 있었다.
“자월륜의 폭발력으로도 저 정도 대미지밖에 못 입히다니….”
선우는 흑천마인 사냥을 할 때 자월륜의 위력을 실감했었다.
이름표 색깔을 막론하고 흑천마인들은 자월륜으로 어렵지 않게 처치했다.
흑천수라는 자월륜의 공격을 이미 두 번 당했다.
“생명력이 많아서 그런가? 별 대미지가 안 들어간 거 같네.”
겉으로 봐도 대미지가 크게 먹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죽을 때까지 던져주마!”
선우는 다시 자월륜을 흑천수라를 향해 날렸다.
휘리릭-!
쉬이잉!
부드럽게 날아가는 자월륜.
흑천수라가 바닥을 차고 다른 곳으로 몸을 날렸다.
자월륜이 즉시 방향을 바꿔 쫓아갔다.
“오! 자동으로 추적도 할 줄이야. 생각보다 더 쓸 만한 무기였네.”
흑천수라가 자신을 쫓아오는 자월륜을 묵묵히 보더니 한 손을 뻗었다.
손바닥을 펼치자 흑색 기운이 넘실거렸다.
동시에 선우가 알림을 들었다.
[흑천수라가 흑천마공의 운기조식을 펼치려고 합니다.]
[흑천수라가 운기조식으로 체내의 내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흑천수라가 운기조식을 완료하였습니다.]
[체내의 흑천마공의 내기(內氣)가 활성화되었습니다.]
흑천수라의 손가락 사이로 흑색 기운이 꿈틀거리며 새어나왔다.
흑색 기운이 손끝에서 합쳐지더니 뱀의 형태로 변했다.
쉬리링-
자월륜이 흑천수라의 코앞까지 날아오는 순간이었다.
텁-!
흑천수라가 맨손으로 자월륜을 잡았다.
우우웅-
자월륜에서 자색 빛이 발산되었다.
흑천수라의 손에서 뻗어 나온 검은 뱀의 형체가 자월륜을 물어뜯었다.
선우가 알림을 들었다.
[흑천수라가 펼친 내공으로 인해 자월륜이 손상되었습니다.]
[자월륜의 내구력이 100으로 감소되었습니다.]
흑천수라의 손에서 넘실대는 검은 뱀이 자월륜을 물고 좌우로 흔들더니 벽을 향해 내던졌다.
자월륜이 선우의 손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벽에 처박히더니 폭발해버렸다.
콰콰쾅!!
[자월륜 1개가 손실되었습니다.]
“이런 젠장.”
흑천수라의 손에서 여전히 검은 뱀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사라졌다.
“저게 흑천마공의 내력인가?”
완전한 무공은 아니지만 바탕을 이루는 기운을 흑천수라가 쓰고 있었다.
선우는 흑룡검을 쥐고 다른 손에는 자월륜 1개를 더 꺼내들었다.
“그러면 이렇게 하는 수밖에.”
휙-!
선우가 자월륜을 먼저 던졌다.
쉬르륵-!
자월륜이 날아가기 시작하자 선우도 같이 돌격했다.
흑천수라가 자월륜을 향해 다시 손을 뻗으려는 찰나.
“반탄 검기!”
선우가 흑룡검으로 흑천수라를 겨눴다.
우우웅-!
피슉! 피슉!
흑룡검 끝에서 검기가 발사되었다.
검은 화살처럼 흑천수라의 몸통에 박힌 반탄 검기.
흑천수라의 몸이 반으로 꺾이면서 뒤로 튕겨나갔다.
쾅! 쾅!
반탄 검기로 인해 흑천수라가 바닥에 충돌했다가 벽 쪽으로 튕겨졌다.
흑천수라가 몸을 돌려 바로섰다.
자월륜이 여전히 날아가고 선우가 다시 돌격했다.
파앗-!
흑천수라는 검은 안개처럼 움직이며 S자 곡선으로 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자월륜이 흑천수라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방향을 틀었다.
“이야압!”
선우의 흑룡검이 흑천수라의 손바닥과 충돌했다.
뻐엉!
“크읏!”
선우가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흑천수라가 불쑥 앞으로 돌진했다.
휘익-!
놈의 주먹이 선우의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딜!”
선우가 몸을 뒤로 젖히며 발로 흑천수라의 몸통을 차버렸다.
퍽!
흑천수라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동굴 벽을 발로 차는 느낌이 들었다.
선우가 몸을 돌려서 왼발을 축으로 오른발을 밀어 찼다.
흑천수라의 갈비뼈에 찍힌 오른발.
텁-!
“으앗!”
흑천수라가 선우의 오른쪽 발목을 한 손으로 붙들고 뒤쪽으로 휙 하고 던졌다.
엄청난 힘이었다.
슈아악!
놈의 손에서 다시 검은 빛이 일렁거렸다.
선우가 알림을 들었다.
[흑천수라가 흑천마공의 내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아까와 같은 공격이었다.
검은 뱀이 공중을 가로질러 선우를 뒤쫓았다.
“으얍!”
선우가 동굴의 벽을 발로 차면서 반탄력으로 다시 점프를 했다.
동시에 검은 뱀이 선우가 없는 벽에 충돌했다.
콰쾅!!
폭발과 함께 벽이 무너졌다.
선우가 흑룡검으로 흑천수라를 겨눴다.
“야! 여기 봐라.”
흑천수라는 선우를 노려보며 저벅저벅 다가오고 있었다.
쉬리링-!
흑천수라가 선우를 노려보는 사이 자월륜이 그의 뒤를 덮쳤다.
뻐버벙!
격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흑천수라가 앞쪽으로 몸을 휘청거리더니 고꾸라질 뻔했다.
파앗-!
슈슈슉-!
선우가 앞쪽으로 비틀거리는 흑천수라를 향해 흑룡검을 찔렀다.
뻐버벙!
반탄 검기에 의해 흑천수라가 뒤로 날아갔다.
콰쾅!
흑천수라의 정보 화면으로 놈의 생명력 수치를 선우가 확인했다.
<흑천수라>
생명력: 2,390/3,580
내공: 1,500/2,000
흑룡검의 반탄 검기와 자월륜의 공격 효과는 상당했다.
“아무래도 이걸 좀 맡아야겠군.”
선우는 공격력을 더 끌어올리기로 했다.
인벤토리에서 광폭향을 2개 꺼냈다.
“흐읍!”
선우가 뚜껑을 열고 광폭향을 빠르게 들이마셨다.
쨍그랑!
들이마신 광폭향의 병을 옆으로 던졌다.
알림이 들려왔다.
[플레이어가 광폭향을 들이마셨습니다.]
[광폭향의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10초 동안 플레이어의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10퍼센트 상승합니다.]
파앗-!
선우가 바닥을 차고 몸을 날렸다.
“이야아압!!”
우렁찬 기합을 터뜨리며 흑룡검을 들고 흑천수라를 향해 돌격했다.
스걱-!
흑룡검으로 전광석화처럼 흑천수라의 손을 베어버린 선우.
옆으로 발을 옮겨 흑천수라의 반격을 회피했다.
몸을 빙글 돌려서 놈의 다리를 걷어찬 선우는 흑룡검을 돌려서 몸통 찌르기를 감행했다.
뻐컹!
반탄 검기가 발산되며 흑천수라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주화입마에 빠진 마인이었기에 본능적인 공격과 방어만 가능할 뿐이었다.
흑천마공의 1성 흑사초격의 위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지만 문제는 그걸 쓰는 사람이다.
선우를 상대로 흑천수라는 공격을 단조롭게 쓰고 있었다.
그걸 간파한 선우는 광폭향으로 공격과 이동속도를 끌어올린 뒤 대미지를 더 많이 먹이기로 했다.
공격이 단조롭다면 결국 패턴이 있다는 것이고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 순식간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스걱! 스걱!
선우의 흑룡검이 빠르게 휘둘러졌다.
흑천수라의 누더기 옷이 갈가리 베어졌다.
“이것도 한 방 먹으시지!”
선우는 자월륜을 근접 거리에서 던졌다.
쉬리링!
콰쾅!!
흑천수라는 선우의 흑룡검을 회피하다 자월륜을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연기를 헤치고 자월륜이 선우에게 날아왔다.
쉬리릭!
착!
자월륜을 받아든 선우는 다시 공격에 나섰다.
“호흡 좋고!”
자월륜과 모든 공격이 순조롭게 이어졌다.
선우가 다시 자월륜을 날렸다.
그리고 흑룡검으로 반탄 검기를 발사하는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가 심각한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흑천수라의 생명력이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선우는 기세를 몰아 흑천수라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죽어랏!”
퍼퍽!
스걱!
콰앙!
3연타가 흑천수라의 온몸에 작렬했다.
자월륜의 폭발음과 함께 흑룡검의 반탄 검기, 선우의 격타가 쉬지 않고 이어졌다.
광폭향을 틈틈이 맡아주면서 공격속도와 이동속도를 끌어올린 선우.
그 와중에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의 생명력이 100으로 감소하였습니다.]
[경고! 흑천수라가 흑천마공을 펼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익히진 못했으나 그럼에도 흑천마공은 위험하니 주의하세요.]
알림이 끝나자 흑천수라의 전신에 검은 빛이 일렁이며 휘몰아쳤다.
그오오-
투콰콰콰-
엄청난 기운이 흑천수라를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오~ 굉장하군.”
선우가 감탄을 뱉었다.
무림을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흑천마신의 무공!
‘저걸 익히면 이 흑룡검을 각성시킬 수 있어. 제대로 익히지 못한 놈이 저 정도면 만약 저걸 제대로 익힌다면?’
선우는 흑천수라의 생명력이 100밖에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야압!”
파밧-!
선우가 돌격하며 자월륜을 날렸다.
이번엔 2개의 자월륜을 동시에 던졌다.
승부를 걸 셈이었다.
흑천수라의 양손에 검은 빛이 일렁거렸다.
그러자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가 흑천마공의 1성 스킬 ‘흑사초격(黑蛇初格)’을 시전하였습니다.]
쿠와아-!!
흑천수라가 양손을 선우를 향해 뻗었다.
손바닥에서 검은 뱀 형체를 띈 기공이 발사되었다.
뱀이 알을 삼키려는 것처럼 아가리를 벌리는 형상이 선우 앞에 나타났다.
자월륜 2개가 삼켜졌다.
콰앙! 콰앙!
공중에서 두 번의 폭발이 일어났다.
아찔한 충격파가 선우의 머리를 스쳤다.
벽 전체가 우들우들 떨렸고 나한 석상들이 비틀거릴 정도였다.
‘주저하면 끝이다.’
선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광폭향을 마신 뒤 적혈단 까지 꺼내 먹었다.
[플레이어가 광폭향을 5회 연속 맡았습니다.]
[플레이어의 공격속도와 이동속도가 50퍼센트 상승합니다.]
[플레이어가 적혈단을 복용하였습니다.]
[플레이어가 10초 동안 적의 대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선우가 승부를 내기로 결정했다.
흑룡검으로 흑천수라를 향해 찌르기를 날렸다.
흑천수라는 주화입마에 걸린 신체였으므로 무공의 활용도가 극도로 떨어졌다.
생명력은 고작 100 남짓.
여기에 선우는 공격과 이동속도를 끌어올렸고 대미지를 받지 않는 각성 상태.
10초 안에 결판을 낼 생각이었다.
파앗!
쑤거걱-!
흑룡검의 반탄 검기가 흑천수라를 덮쳤다.
서걱! 서걱!
이어서 선우의 흑룡검이 엄청난 속도로 흑천수라를 난도질했다.
마구잡이로 베어댔지만 결국 흑천수라는 반격하지 못했다.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수라를 처치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클리어 하였습니다.]
[보상으로 흑천마공의 비급서의 위치 정보를 획득하였습니다.]
“깼다!!”
선우가 환호했다.
보상으로 얻은 위치 정보를 확인했다.
선우 눈앞에 새로운 화면이 나타나고 알림이 들려왔다.
[흑천마공 비급서가 숨겨진 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