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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레벨업-114화 (114/200)

# 114

제114화

선우의 등장에 불독상어가 외쳤다.

“야!! 이 개 양아치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들어와! 안 꺼져?”

불독상어의 머릿속이 혼란의 도가니였다.

이미 체력이 바닥나서 다 죽어가는 몸이었지만 그 와중에 선우가 나타났으니 정신마저 혼란스러웠다.

코딱충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저 양아치가 대체 무슨 꿍꿍이로 또 여기를 끼어드는 거지?’

선우가 코 밑을 쓱 닦으면서 대답했다.

“말했잖아. 전쟁 끝내러 왔다니까.”

“닥쳐 인마! 네가 뭔데 전쟁을 끝내라 마라야!”

불독상어가 시끄럽게 재잘거렸다.

선우는 코딱충을 보면서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야, 쟤는 빨리 끝내버려.”

“어? 어라, 야! 잠깐, 잠깐만. 으악!”

코딱충은 먼저 불독상어에게 준비해둔 일격을 날렸다.

“이야압!”

퍼컥!

“커흑….”

불독상어가 죽었다.

그리고 그가 착용했던 모든 아이템들이 바닥에 드롭되었다.

코딱충이 당연한 태도로 불독상어의 아이템을 주워 먹으려는 순간.

“스톱!”

선우가 끼어들었다.

“뭐냐? 이건 내 거야.”

“그게 왜 네 거냐?”

“뭐라고?”

선우가 다가오며 코딱충에게 물었다.

“네가 불독상어를 누구 때문에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

“보고도 헛소리를 하는 거냐? 내 덕에 내가 잡았다고 생각한다. 왜?”

“이거 봐. 내 이럴 줄 알았어.”

선우가 코딱충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불나방과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을 바라봤다.

코딱충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쭈? 손 조심 안 하냐? 누구한테 감히 삿대질이야?”

“야, 딱충아. 나 아니었으면 너 여기서 죽었어. 맞아, 아니야?”

선우의 말에 코딱충이 딱히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건… 네가 아니어도 나 혼자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 고작 되도 안한 귓속말 몇 번 지껄였다고 네가 날 살린 거라 착각 마라.”

코딱충의 말에 선우는 귀를 후비적거리며 대답했다.

“안 되겠다. 나 지금 방송 틀어서 시청자들한테 너의 본색을 폭로해야겠다.”

“야, 김선우. 개 헛소리 까지 마라. 너 여기서 방송 트는 순간 죽는 수가 있다.

선우가 스트리밍 방송을 시작하려고 시늉을 하자 코딱충이 기겁하면서 달려왔다.

“어쭈? 지금 뭐하는 거냐?”

“이 자식이! 내가 끄라고 했지.”

코딱충이 선우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있었다.

“방송 끄라고 새끼야. 이게 어디 감히 또 헛소리를 지껄이려고.”

“뭐가 헛소린데? 증거 다 있어. 내가 너한테 귓말 넣은 거 싹 다 까볼까?”

“뭐라고?”

선우의 말에 코딱충의 눈빛이 흔들거렸다.

“내가 너한테 귓말 넣은 것부터 콜로세움의 전투 영상 촬영한 거 까지 다 대조해보면 너 내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거 사람들이 다 알 건데?”

“이걸 확 그냥!”

“아유~ 이거 완전 막나가네. 나한테 도움은 다 받아놓고 입 싹 닦으시겠다?”

“으그읍~!!”

코딱충이 이를 꽉 깨물고 우들우들 떨었다.

선우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콜로세움에서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선우의 귓속말이 아니었다면 살아남는 건 불가능.

코딱충은 선우의 말이 사실이기에 더욱 화가 났다.

‘젠장, 이 양아치 새끼를 어떻게 없애버려야 되는 거냐.’

선우가 갑자기 나타난 것은 이유가 있다.

‘틀림없이 콜로세움의 주인공이 되려고 작정하고 나온 거다. 이 사기꾼 자식.’

선우는 코딱충의 멱살을 잡힌 채 일부러 목을 축 늘어뜨리고 뒤로 흔들어댔다.

멀리서 보니 마치 코딱충이 선우 멱살을 마구 흔드는 걸로 보였다.

“어? 야, 저거 코딱충이 갑자기 김선우 멱살을 잡았네. 왜 저러냐?”

“뭐냐, 저거. 난데없이 왜 김선우 멱살을 잡고 흔들어?”

콜로세움의 관중들이 웅성거리다가 그중 선우의 팬들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군중심리로 인해 나머지 관중들도 야유에 동참했다.

“우~우!”

“김선우를 놔줘라!”

“코딱지 새끼야!”

콜로세움의 분위기가 갑자기 선우 쪽으로 확 몰리고 있었다.

“야, 김선우. 쇼 하지 마. 내가 너 멱살 잡고 흔들지도 않았잖아.”

“아 몰라. 네가 멱살 잡고 있으니 자꾸 목에 힘이 빠지네.”

선우는 이걸 즐기고 있었다.

일부러 코딱충의 손목을 잡고 머리를 앞뒤로 흔들려고 했다.

“야, 잠깐! 알겠다. 놓을게. 놓으면 되잖아. 됐지?”

코딱충이 기겁을 하고 선우의 멱살을 풀었다.

“그러니 이 몸에 손 댈 거면 생각 좀 하라고.”

선우가 킥킥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코딱충이 물었다.

“원하는 게 뭐냐? 빨리 말해라. 내가 들어줄 테니 그거 받고 꺼져.”

선우는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야, 불독상어 템 다 주워라.”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이 불독상어의 아이템을 주으려는 순간.

“어이 잠깐! 이것들이 우릴 무슨 세워놓은 빗자루로 아나. 누구 마음대로 그걸 손 대? 그건 우리들 몫이다.”

불독상어의 뒤에서 칼을 넣었던 딜러들이 가로막았다.

“야, 그게 왜 너희들 꺼냐?”

잠자코 보고만 있던 아누비스 길드원들이 다가왔다.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아누비스 길드원들에게 경고했다.

“야, 이건 우리 길드 마스터가 갖고 있던 템들이다. 당연히 우리 꺼지. 너희가 한 게 뭐 있는데?”

“하하! 이것들 말하는 거 보소. 한 게 뭐 있냐고? 좀 전까지 니들 같은 허접들 힘 빼놓으면서 버텨준 건 우리라고. 불독상어, 걔가 우리들 잡겠다고 설치다가 힘 빠진 거 너희들이 꽁으로 먹은 거 아냐?”

갑자기 살아남은 아누비스 길드원과 레비아탄 길드원들끼리 신경전이 벌어졌다.

선우는 불나방과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에게 귓속말을 넣는 중이었다.

불나방이 선우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 손으로 아누비스 길드원들을 처치하라고?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선우가 대답했다.

-야, 쟤들 척살령 떨어지자마자 너 죽이겠다고 설치던 애들이야. 정신 차려. 이 와중에 웬 쓸데없는 소속감 타령이냐?

-아, 그렇지. 알았다.

불나방이 고분고분 선우의 말을 따랐다.

선우는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은 상태.

‘이제 슬슬 스트리밍 방송을 틀어놔야지.’

코딱충 몰래 방송을 켠 선우.

시치미를 뚝 떼고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길드원들 근처로 다가갔다.

레비아탄 길드원과 아누비스 길드원간의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긴장감이 팽배했고 살기가 가득 차는 순간.

선우가 불을 질렀다.

“야, 그거 그냥 이긴 놈이 다 먹으면 되는 거잖아? 어차피 아누비스 애들 열혈독사 템 잔뜩 집어먹더만.”

선우의 한 마디에 갑자기 레비아탄 길드원들의 눈빛이 변했다.

“야!! 쳐라!! 지금 밀어붙이면 우리가 이긴다! 저 자식들 힐러들도 없어!”

“이런 X발!!”

아누비스 길드원들과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순식간에 뒤엉켰다.

‘일단 이걸로 아누비스는 완전 제거고….’

힐러가 없는 아누비스 길드원들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하아…하아… 야, 이거 봐. 열혈독사의 아이템들이다.”

“아누비스 길드원들 아이템도 널려있어. 하하!”

“우리가 이겼다!! 아누비스 길드는 이제 멸망했다!!”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모두 환호하는 찰나.

쑤걱!

“으억!”

“뭐, 뭐냐!!”

남은 레비아탄 길드원들을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이 급습했다.

“다 죽여버려!”

라비트와 체로키가 앞장서며 레비아탄 플레이어들 청소를 시작했다.

“이 새끼들이! 비겁하게 뒤통수를 치냐!”

“어이, 코딱충. 네가 할 말은 아니잖아?”

“야, 불나방. 너 지금 뭐하는 거냐? 눈앞에서 널 따르던 놈들이 다 죽었는데 그걸 마냥 지켜만 봤냐?”

“알게 뭐냐? 날 죽이려고 척살령에 응했던 놈들이다. 내가 왜 걔들을 도와줘야 되지?”

불나방은 코딱충을 가로막았다.

코딱충은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다.

“야! 코딱충! 개XX야! 또 우릴 뒤통수 친 거냐!!”

“저 코딱지 새끼를 믿는 게 아니었… 크억!”

레비아탄 플레이어들이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에 의해 무참하게 죽어갔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쳤고 물약도 바닥난 놈들을 상대로 어려울 건 없었다.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전멸하자 코딱충은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하하… 하하.”

넋이 나갔는지 헛웃음만 터져 나왔다.

“야, 빨리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 다 주워. 하나도 놓치지 말고.”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이 열심히 아이템들을 줍기 시작했다.

선우가 코딱충에게 다가왔다.

“야, 딱충아. 이거 미안하게 됐네. 하지만 쟤들은 어차피 내 적들이야. 너야 어떨진 모르겠지만.”

“김선우! 네가 사람이냐!! 사람이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 이게 콜로세움의 룰 아니었냐?”

“이게 진짜!!”

선우의 말에 코딱충이 반박하지 못했다.

“야, 그리고 이거 지금 다 찍히고 있어. 이미 승패는 결정된 거다. 받아들여라.”

“크으읍….”

코딱충은 원통했다.

눈앞에 모든 꿈들이 넘실거렸는데 깨고 보니 시궁창 현실을 보는 기분.

“이럴 수는 없어. 내가 여기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어떻게 김선우 같이 날로 먹으려는 놈한테….”

“야, 코딱충. 말은 똑바로 해라. 날로 먹다니. 내가 언제 날로 먹는 거 보기는 했어? 넌 내가 없었다면 일찌감치 캐삭이야. 인마.”

선우의 말에 잠자코 구경하던 시청자들도 웅성거렸다.

-야, 누구 나한테 설명 좀. 방장님이 뭐 했는데 코딱충이 캐삭빵 당할 뻔한 거냐?

-방장님이 귓속말로 콜로세움의 전쟁을 조율했음.

-워 ㄷㄷ 방장님 클라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지존. ㅋㅋㅋㅋㅋㅋ 뒤에서 조율한 거 실화냐?

-전쟁 개 치열했는데 오직 귓속말로 전쟁을 가지고 노는 능력 무엇?

-쩐다… 쩔어.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아니, 가능한 것보다 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 방장님 천재 아님?

-저 정도면 천재 맞음. 아누비스 길드가 이미 사라졌음. ㅋㅋㅋㅋㅋㅋ

-천재지. 아르콘 대륙 1등 길드가 방장님의 귓속말로 이미 전멸 캐삭빵 되버렸는데.

-이걸로 모든 전쟁이 끝이 났다. 아르콘 대륙의 1등은 김선우 확정!

시청자들의 반응을 선우가 코딱충에게 보여줬다.

“이제 꿇어라. 대세는 나다.”

“닥쳐라. 콜로세움에서 가장 발바닥 터지도록 뛰어다닌 건 나야. 이제 와서 그 공로를 가로채려는 걸 두고 볼 거 같냐?”

“딱충아. 아직 주제 파악이 안 되는구나. 네가 발바닥 터지게 뛰어다닌 건 내 귓말 때문이라니까. 너 솔직히 내가 귓말 해주기 전까지 뒈질 뻔 했어. 내가 사람들한테 영상 까서 보여줄까?”

선우의 말에 코딱충은 다시 할 말을 잃었다.

‘아우, 저 얄미운 새끼.’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라. 딱충아. 안 그러면 코딱지 신세 될 때까지 여기 애들한테 밟히는 수가 있다. 캐삭빵 당할래?”

“으윽….”

선우의 말에 코딱충은 뒤늦게 현실을 체감했다.

‘맞아… 여기서 죽으면 캐삭빵이다…. 하지만 일단 놈한테 엎드리는 척 위기를 피하면? 콜로세움에서 빠져나간 뒤 다시 기회를 노리면 그 땐 캐삭빵이 아니야. 그러니 다음 기회를 노리고 지금은 엎드리자.’

코딱충이 인벤토리를 열고 마지막 물약을 꺼냈다.

벌컥 벌컥!

“후으… 야, 김선우. 도저히 못 참겠다. 나와 결판을 내자.”

“무슨 결판?”

“내가 인마!! 명색이 레비아탄 길드 2인자로서 너 같은 놈을 그냥 놔둘 거 같았냐?”

코딱충의 온몸이 빛으로 일렁거렸다.

무릎을 굽히면서 코딱충이 눈을 번쩍였다.

“기대해라! 김선우!!”

파아앗!

불나방이 기간트 소드를 들려는 찰나.

코딱충이 선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자! 꿇었다! 됐냐?”

코딱충이 무릎을 꿇었다.

선우가 다가왔다.

“네가 진 걸 인정 하냐?”

“인정한다!”

“좋아. 그러면 내 밑으로 들어올래?”

“들어간다!”

코딱충이 눈을 반짝였다.

‘큭큭. 날 부하로 둔 걸 후회하게 될 거다.’

선우가 물었다.

“내 밑에 들어오려면 조건이 있다. 만약에 내 뒤통수를 치려는 순간 넌 자진해서 캐릭터를 삭제한다. 알겠지?”

선우의 말에 코딱충이 당황했다.

“뭐라고?”

“자삭빵이라고 들어봤냐? 방금 내가 만든 거다. 이걸 받으면 널 내 부하로 받아줄게. 하지만 거부하면? 여기서 캐삭빵이다. 이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모두 증인이다. 네가 정해라. 자삭빵 걸고 내 부하가 될래? 캐삭빵 당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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