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제31화
선우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타임 딜링(Time Dealing)]
인피니티 마스터의 고유 능력이자 플레이어의 시간을 특정 조건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능력.
스킬의 특성을 지녔지만 인피니티 마스터의 잠재 능력에 가깝다.
타임 딜링 능력이 각성되면 자동으로 주어지는 여러 가지의 세부 스킬들이 생성된다.
각 스킬들은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설정 조건이 달라지고 시간 범위가 달라진다.
플레이어의 취향을 파악하고 적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자기만의 맞춤형 스킬 및 아이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인피니티 마스터의 핵심 능력이므로 자세한 사용법을 원한다면 아래 화면에 사용법을 클릭할 것.
등급: 유일(Only one)
제한: 10레벨의 인피니티 마스터
조건: 없음
타입: 지속
분류: 패시브
선우는 화면 아래에 위치한 사용법을 눈으로 클릭했다.
사용법을 클릭하자 새로운 화면이 나타났다.
“오….대박….”
딱 봐도 무언가 있어 보이는 레이아웃이 펼쳐졌다.
[타임 딜링 사용법]
몇 가지의 항목이 세분화 된 메뉴가 나왔다.
선우는 하나씩 클릭을 해봤다.
스킬 화면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었다.
[스킬(Skill) - 메인 part]
인피니티 타이머(Infiniti Timer)
등급: 유일(Only one)
제한: 10 레벨의 인피니티 마스터
조건: 없음
타입: 지속
분류: 패시브
효과: 타임 딜링 스킬의 기본. 타이머를 익히는 즉시 플레이 하는 시간동안 자동으로 발동되며 인피니티 마스터가 원하는 모든 스킬의 조건을 시간에 맞게 설정과 조립이 가능하다.
또한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원하는 시간을 분배하여 레벨업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스킬을 익히시겠습니까? Y/N
선우는 Y를 클릭했다.
[인피니티 타이머 스킬을 터득하였습니다.]
[타이머가 발동하였습니다.]
[24시간 동안 플레이어가 원하는 행동을 조건에 맞춰 설정 가능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 설명서를 참고하여 설정해보세요.]
선우는 참고하라는 내용을 읽어봤다.
“먼저… 5분으로 설정하고….”
선우가 시간을 설정하자 갑자기 반투명한 시계 아이콘이 나타났다.
분침과 초침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이콘 아래에는 전자시계처럼 숫자 단위가 표시되어 있었다.
“뭐지? 여기서 그 다음엔….”
선우는 내용에 적혀있는 내용을 속으로 따라 읽었다.
그러자 갑자기 새로운 화면과 알림이 들려왔다.
띠링!
[플레이어를 방어할 수 있는 투명한 돔이 형성되었습니다.]
[돔의 반경은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10미터입니다.]
[10미터 안으로 진입하는 모든 물리적 공격은 플레이어가 설정한 5분 동안 50% 감소합니다.]
선우는 갑자기 자기 주변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반구체를 올려다봤다.
“물리 공격이 5분 동안 50% 감소?”
설명서에 쓰인 데로 특정 조건을 설정했더니 진짜 고스란히 조건이 실행됐다.
“진짠가?”
선우는 아직 반신반의였다.
실험해볼 필요가 있었다.
엘프의 숲에서 나와 아직 오염의 숲을 나가기 직전.
근처 몬스터를 찾아봤다.
“쿠으으….”
늑대인간 한 마리가 나타났다.
“저놈한테 실험해봐야지.”
선우는 늑대인간한테 먼저 다가갔다.
늑대인간이 선우를 향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었다.
쿠와아악!
선우가 실험을 위해 늑대인간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맞았다.
엘프의 숲으로 가기 전까지 늑대인간들을 꽤 사냥해봤기 때문에 대충 데미지가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감을 잡고 있었다.
“어라라? 미친… 진짜네.”
선우는 믿을 수 없어 다시 늑대인간의 공격을 맞아봤다.
“아까 퀘스트 하러 엘프의 숲 가기 전에 여기서 잡았던 늑대인간이 발톱질 한 번에 내 피가 평균 100씩 깎였는데 지금은 50….”
선우는 몇 방 맞고 뒤로 물러났다.
더 맞으면 위험해질 테니까.
늑대인간이 다시 돌격했다.
선우는 블레스팅 소드를 들어 한방에 처치해버렸다.
설정한 5분이 흘렀다.
[플레이어에게 해당 스킬의 사용법을 설명 하였습니다.]
[지금부터 플레이어의 레벨에 한하여 원하는 조건대로 설정이 가능합니다.]
“으음… 이거 혹시 다른 조건으로 설정 가능할까?”
선우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을까?
새로운 효과음이 들리면서 알림이 들려왔다.
[인피니티 타이머의 조건을 재설정하시겠습니까?]
선우는 다시 설정해보기로 했다.
“이거 연구를 많이 해봐야겠는 걸.”
아직 선우는 처음 경험해보는 스킬에 적응되지 않았다.
알아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가만 있자… 일단 정리해보면 특정 시간 동안 내가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면 해당 스킬이 발동된다는 건데… 제한은 없을까? 진짜 내 마음대로 다 되는 건가?”
선우는 먼저 제한사항이 있는지 알아봤다.
방금 선우가 늑대인간을 상대로 실험한 스킬은 일종의 시범 형태였다.
즉,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데모 버전으로 설정된 스킬.
실전에서 선우가 쓸 수 있는 스킬을 자유롭게 설정하려면 무언가 다른 게 필요한 것 같았다.
“아, 인피니티 타이머가 메인 스킬이면 여기에 서브 스킬이 있네.”
선우는 미처 발견 못한 또 다른 세부 항목을 발견했다.
메인 스킬 바로 옆에 서브 파트라고 적혀있는 칸.
선우가 눈으로 클릭하자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다.
“오… 이런 게 있었군.”
메인 스킬이 인피니티 타이머 1가지 였다면 서브 스킬은 3 가지였다.
[스킬(Skill) - 서브 part A]
스킬 조각 모음(Piece of Skill together)
인피니티 마스터의 핵심 능력 중 한 가지로 스킬 명칭을 줄여서 POST 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임 딜링이 발동되는 시간 동안 플레이어가 사용권으로 받은 스킬을 원하는 조건을 설정하여 맞춤형 제작 및 조립이 가능하다.
주어진 시간 동안 플레이어의 레벨과 역량에 한하여 스킬 조각 모음의 성공 확률과 실패 확률이 달라진다.
해당 스킬을 익히시겠습니까? Y/N
등급: 유일(Only one)
제한: 10 레벨의 인피니티 마스터
조건: 스킬을 소유할 것
타입: 지속
분류: 액티브
[스킬(Skill) - 서브 part B]
아이템 팩터(Item Factor)
인피니티 마스터의 핵심 능력 중 한 가지로 플레이어가 사용권으로 받은 아이템의 능력 요소와 특징 등을 분해 및 조립으로 원하는 아이템 강화 및 제작이 가능한 스킬.
주어진 시간 동안 플레이어의 레벨과 역량에 따라 제작 및 강화의 성공 확률과 실패 확률이 달라진다.
해당 스킬을 익히시겠습니까? Y/N
등급: 유일(Only one)
제한: 10 레벨의 인피니티 마스터
조건: 아이템을 소유할 것
타입: 지속
분류: 액티브
[스킬(Skill) - 서브 part C]
레벨업 타이머(Level Up Timer)
인피니티 마스터의 핵심 능력 중 한 가지로 스킬 명칭을 줄여서 LUT 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임 딜링이 발동하는 동안 플레이어의 레벨업 시간이 단축되는 스킬.
해당 스킬을 익히면 자동으로 생성되는 퀘스트 슬롯에서 무작위로 퀘스트를 뽑아 해당 퀘스트를 클리어 하면 보상으로 특정 기간에 걸쳐 레벨업 시간이 단축된다.
해당 스킬을 익히시겠습니까? Y/N
등급: 유일(Only one)
제한: 10 레벨의 인피니티 마스터
조건: 퀘스트 슬롯에서 뽑은 퀘스트를 클리어 할 것
타입: 지속
분류: 액티브
스킬 설명을 모두 읽은 선우는 메인 스킬과 마찬가지로 서브 스킬 3가지를 익히기 위해 Y를 클릭했다.
[스킬 조각 모음을 익히셨습니다.]
[아이템 팩터를 익히셨습니다.]
[레벨업 타이머를 익히셨습니다.]
스킬을 모두 익히자 갑자기 새로운 화면으로 변경되었다.
한눈에 보기 좋게 화면창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
“이러면 확실히 편하겠네.”
선우는 자신이 새로 터득한 인피니티 스킬 타임 딜링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마무리 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인피니티 타이머 이게 메인 스킬이고 나머지 스킬 조각 모음, 아이템 팩터, 레벨업 타이머는 서브 스킬이면… 타임 딜링과 이 스킬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차이라고 보면 되는군.”
선우가 새로 터득한 타임 딜링 스킬은 인피니티 로드를 플레이 하는 동안 자동으로 발동되는 패시브 스킬이었다.
아직 스킬에 숨겨진 능력이 더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지. 이제 겨우 10렙이니까….”
타임 딜링 스킬이 패시브로 발동되는 걸 하드웨어라고 본다면 지금 선우가 추가로 익힌 인피니티 타이머와 스킬 조각 모음, 아이템 팩터, 레벨업 타이머 4가지의 스킬들은 모두 소프트웨어였다.
“아직 알아낼 게 많은 스킬들이군…. 일단 킵 하고 빨리 오크 성 가서 연구를 좀 해봐야지.”
이제 새로 터득한 스킬들을 모두 익혔으니 남은 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였다.
오크 성으로 향하는 선우의 발걸음이 훨씬 가볍고 빨라졌다.
* * *
“허허… 이, 이것을 구해올 줄이야….”
발론 영감은 선우로부터 엘프 족의 식물도감 ‘오르테가의 서’를 받고 놀라워했다.
“자네, 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온 겐가? 엘프들은 절대로 이것을 이종족들에게 내어주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열심히 구슬려봤죠. 하하.”
“허어… 정말 굉장해. 내가 이 식물도감을 갖고 싶어서 그토록 엘프 족들에게 간청했건만 그들은 절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었다네…. 헌데 이걸 인간인 자네가 가져올 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했네. 자네는 정말 보면 볼수록 놀라운 면이 많은 인간이로군. 내가 봤던 다른 인간들과는 달라.”
“고맙습니다. 발론 영감님. 앞으로 이 식물도감을 참고하셔서 찻잎 재배도 같이 시작해주세요. 일손은 황금안개 부족의 오크들이면 거뜬할 겁니다.”
“하하하, 걱정 마시게. 이 책에는 마나 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지닌 찻잎 재배법이 기록되어 있으니까. 오크 성 내부의 땅을 골라 찻잎을 재배하겠네.”
“찻잎 재배가 완성되는 즉시 오크 마을에 납품해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내게 맡겨. 난 항상 엘프들의 찻잎에 관심이 많았거든. 대장장이 일을 하면서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게야. 자네 덕분에 오크 성을 더 강력한 성으로 만들어낼 수 있겠어.”
선우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르테가의 서…. 이곳에 적힌 찻잎의 효능들만 놓고 보면 어지간한 플레이어들이 모두 원할 만한 차를 끓여낼 수 있어. 이 차를 오크 마을에 독점으로 팔면 다른 마을의 손님들을 확 끌어들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오크 성의 값어치는 자동으로 상승할거고 세금은 엄청나게 늘어날 거다. 방송 수입에 콘텐츠 수입, 그리고 오크 성 세금까지…. 대박의 행운이 나와 함께할 거다.’
선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 * *
블랙 스콜피온 길드장 이강철은 하루하루 다가오는 오크 성 공성전에 대비하여 전쟁 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공성전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약부터 아이템, 용병으로 끌어들일 외부 플레이어들 하루 일당까지 여러 모로 돈이 필요했다.
“행님. 김선우 이 새끼가 요즘 너무 조용합니다.”
“야, 이 새끼야. 너 방금 그 말 퉤퉤퉤 해라. 말이 씨가 되면 니가 책임질 거야? 그 새끼는 조용해야 모두에게 좋아.”
“퉤퉤퉤. 죄송합니다. 행님.”
“후우… 자금은 차질 없이 모이고 있냐?”
“걱정 마십시오. 에이전시 쪽에서 스폰서들에게 이야기를 잘 해놔서 현금 수혈은 문제없습니다. 공성전에 써먹을 물약하고 아이템, 그리고 용병들 일당까지는 넘쳐흐른다고 보셔도 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케헤헤.”
“행님. 그런데 오크 성은 사실 길드에서 너무 버리다시피 방치해둔 성이라서 빈집털이 당한 걸 되찾기엔 전쟁 자금을 과하게 쓰는 게 아닌가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야, 뭐가 과해? 이건 길드의 자존심이 걸린 거라고. 빈집털이 당했는데 못 찾았다? 그러면 길드 해산이야. 쪽팔려서 어떻게 다녀?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서 오크 성을 탈환하는 게 목표가 아니야. 김선우 새끼 때문에 바닥에 떨어져서 짓밟히는 블랙 스콜피온의 악명을 되찾는 것이 공성전의 진짜 목표다.”
“저는 짜장 전갈만 떼면 바랄 게 없습니다. 행님.”
“조금만 참아라. 김선우 지 까짓 게 솔플로 사냥해봤자 어차피 한 달도 안 남았으니 성장하는 건 한계가 있어. 기껏해야 오크 부족들 밖에 더 있냐? 이쪽은 빵빵하게 용돈 주고 일당 뛰는 용병 플레이어들이 많으니까. 빈집털이보다 더 쉽고 빠르게 오크 성을 먹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