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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195화 (195/202)

195화

엄청난 급류가 차를 메고 빠른 속도로 내달리고 있다.

울프릭과 리지, 코웰, 데린, 프랭크, 드워프까지 타고 있는 차는 쿠마바 왕국의 국왕에게 도움을 받아 해류를 탔고 빠르게 프라하성으로 연결된 지하로 이동하고 있던 것이다. 거대한 차에는 마치 날개라도 달린 듯 시원스레 뻗어나갔다.

-뭔가 이상해.

얼만큼 이동했을까, 무사히 순항하던 차에서 리지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듯 바깥을 바라보았다. 이어 울프릭도 얼마 지나지 않아 리지와 같은 기운을 감지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에게서는 물의 에너지 흐름이 라디오 주파수처럼 흐름이 이상해진 것이다.

-잠복인가.

그 기운은 앞으로 나아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그것 때문인지 처음에 인지를 하지 못했던 데린도 뒤늦게나마 알아채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밖을 주의 깊게 눈여겨보았다. 그러던 마침내,

쿵! 하는 소리와 동시에 알 수 없는 공격들이 차를 향해 몰려들었다. 공격을 받은 차는 크게 흔들리며 태풍을 맞이한 배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안에 있는 물건들이 심하게 요동치는데, 차에 있던 차원의 동료들은 하나같이 동시에 디원의 육체를 먼저 보호하였다. 디원은 현재 차원이 빙의하지 않아 시체처럼 몸이 움직였기 때문에 그의 거대한 몸이 차의 실내를 망가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어족이에요!

그 사이, 창밖으로 상황을 보던 프랭크가 바깥 상황을 전파하였다. 이전 차에다 묶어놓았던 인어들이 다 같이 공격에 나선 것이다. 그들은 상어의 힘과 맞먹는 강한 파도를 사용해 차를 공격하고 있었다.

-역시 아예 몰살을 시켜놨어야 되는 건데.

기껏 살려줬더니 다시 기어오르면서 방해를 하다니. 데린은 당장에 인어들을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래도 저놈들 덕분에 이교도 계획을 알 수 있었잖아.

코웰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데린을 겨우 막아서며 그녀를 달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리지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설마, 또 이교도인들의 습격인 건가?

-리지!

울프릭은 리지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몸을 떨어대자 리지를 흔들며 깨웠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얼굴은 굉장히 쇄약해 보였다.

-그놈들이 왔어...... 그놈들이......

그놈들이라니,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거지? 울프릭은 우선 리지가 편안해질 수 있도록 안정을 되찾아주려고 하였다. 그러나 리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차를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 노크소리는 뭐지?

-인어족 말고 또 다른 놈들이 있던 건가요?

식겁할 정도로 얌전힌 노크소리에 차원 일행은 모두 서로의 얼굴을 보며 숨을 죽였다. 요정이겠거니 싶었지만, 이차원이 이렇게 들어올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똑똑똑-

다시 들리는 노크 소리가 차 안을 맴돌았다. 어째 기분 나쁘고 불길한 기운이 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밖에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아낼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이들은 모두 리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울프릭의 품에서 새파랗게 질린 채 말하였다.

-아스로와 셀러만이야......

그들이 7대장 중 2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모두 몸이 굳어졌다. 설마 그들이 여기에 모여 있는 것도 모자라 직접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였다. 하물며 그뿐만이 아니었다.

쿵-

갑자기 차가 더욱 흔들리더니 익숙한 다른 사제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다 부숴버려. 이 새끼들 때문에 내가 개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싹 다 갈아 마셔도 속이 안 풀린다고.

다름 아닌 바스티스의 목소리였다. 이 녀석은 자신에게 완전히 망신을 준 이차원 일행들에게 분노가 적잖이 쌓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현재 이곳이 어디기에 이들이 몰려있을 수 있는 거지? 그들이 굳이 뭉쳐서 이차원 일행을 찾을 이유는 없을 텐데. 그렇다면, 자신들이 이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게 된 건가?

-바르티스까지 합세한 걸 보니 프라하 왕국에 도착한 것 같은데...... 어떡할 건가?

코웰은 흔들리는 차 안에서 동료들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이들은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7대장 중 세 명이 모인 이상 그들의 전투력만으로 그들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기 때문이다.

-도망갈까요......?

렌더가 거의 울먹이듯이 대답하였다. 이 상황이 어지간히 무서운 모양이다. 하긴, 밖에 저런 조폭 같은 놈들이 있는데 당연히 무섭겠지. 하지만 데린은 코웃음을 치며 렌더의 말에 반박하였다.

-도망가는 건 가능하고?

여기는 지상이 아니다. 도망을 가봐야 곧장 붙잡히는 건 시간문제도 되지 않았다. 거기에 탈출을 한다 해도 여기엔 이차원과 관련된 중요한 물건들이 수없이 많다.

쿵!

공격이 더욱 거세지게 몰아쳤다. 그들의 공격은 더욱 강하고 빠르게 몰아치더니 마침내 창문이 깨지면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제 실내에 있는 것도 안전하지가 않다.

-시간 끌 거 없어. 나가서 싸운다.

울프릭의 말에 전투할 수 있는 자들은 모두 각자의 장비를 착용하였다.

-꼬맹이, 네가 디원 육체를 챙겨서 달아나.

데린은 프랭크에게 잠수정을 가리키며 지시를 내렸다. 프랭크는 곧장 데린의 말을 들으며 디원의 육체를 챙겨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인원들도 빠르게 흔들리는 차에서 외투막을 입으며 준비를 하였다.

쿵쿵쿵-

연달아 공격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차 외관이 모두 박살 나 버리고 잠수 장비를 착용한 아스로와 셀러만 그리고 바르티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냥은 못 죽을 거다.

바르티스는 직전의 전투에서 자신이 당했던 것을 생각하며 복수심에 불타 있었다.

-죽어? 누가?

데린은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을 억지로 짓더니 지팡이를 휘둘러 [메테오] 스킬을 시전하였다.

순식간에 물속에서 메테오가 떨어지더니 그들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인어족 몇 명을 날려 버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들 주변을 포위하던 인어족들이 빠르게 달려들고 코웰은 단검을 꺼내 물을 가르며 그들을 공격하였다. 그러나 물속이기 때문에 [은빛 조각]을 사용해도 평소보다 몸이 느린 건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점차 처리하는 인어 수보다 그를 포위하는 인어의 수가 늘어나더니 초반부터 궁지로 몰리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에인결정이 물을 가르며 날아가더니 코웰을 포위하던 인어족들 몸을 그대로 터트려버렸다.

코웰의 기사들이 드워프가 업그레이드 해준 덕분에 더욱 강력해진 총으로 공격을 한 것이다.

코웰의 기사들도 본격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하였다. 인어족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하고 코웰과 데린 그리고 울프릭은 바르티스를 비롯한 7대장 세 명에게 총공격을 가하였다.

울프릭과 코웰은 각자 아스로와 샐러만에게 달려들었다. 그에 바르티스가 먼저 움직이는데 [메테오]가 그의 몸통 쪽으로 빠르게 날아들어 그를 저지하였다.

-이봐, 너 7대장 치고 너무 약한 거 아니야?

-네 녀석이...

그렇게 그들의 공방전에 불이 붙었다.

한편, 차에 숨어있던 프랭크는 고갤 들어 상황을 살피며 슬금슬금 차에서 빠져나왔다. 코웰의 기사들은 인어족들과 싸우고 있는 중이고, 울프릭과 코웰, 데린은 이교도 대장들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데린은 [메테오] 스킬을 사용하며 움직임을 봉쇄하려 했지만, 아스로는 데린의 공격을 가볍게 무력화시키며 메테오를 소멸시켰다. 허나 그 틈을 타 울프릭이 심판자의 검을 휘두르자 거대한 빛의 십자가를 아스로 위로 떨어트렸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뿌연 소용돌이가 만들어져 버렸다. 그 탓에 울프릭과 나머지 동료들도 함께 이들을 따라 소용돌이에 몸이 빨아들여졌다.

그리고 이때를 놓치지 않은 프랭크가 차에서 디윈의 시체를 꺼내 잠수정에 태우며 재빠르게 차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어느새 소용돌이를 빠져나온 바르티스가 도망가는 프랭크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바르티스는 재빨리 장수정을 향해 마법을 날렸다.

-제발.

프랭크는 간신히 잠수정을 비틀며 그의 마법을 피하였다. 하지만 바르티스의 지팡이 끝에서 검은색 레이저 같은 마법 에너지가 연속으로 나오는 것을 뒤늦게서야 알아채었다. 지옥에서 발사된 것처럼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빛이 정확히 프랭크의 잠수정을 향해 날아오고 있던 것이다. 이를 피하기에는 잠수정의 중력으로 인해 당장은 불가능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프랭크의 잠수정 앞으로 방패 모양의 빛이 생기더니 바르티스의 마법에너지를 모두 흡수하여 사라지게 하였다.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바르티스가 공격이 가해진 곳을 바라보자, 순식간에 엄청난 마법 에너지를 사용한 탓인지 숨을 헐떡이는 리지가 보였다. 리지는 멈추지 않고 바르티스에게 다시 공격을 가하였으나 바르티스는 굴러오는 공을 막듯이 너무나 가볍게 공격을 튕겨 내었다.

-네년은….

바르티스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리지를 보며 비웃었다.

***

중화연맹 헌터들과 한국의 헌터들이 동시에 실종된 지 며칠이 흘렀지만 게이트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중국에선 이렇다 할 정식 성명을 내지 않으며 태도를 유보했으며 한국도 마찬가지였기에 진전이 없던 것이다. 결국 상황을 지켜보던 미국은 중재자를 자처하며 대한민국 국가소속 헌터들을 불러들였다.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희가 나서는 수밖엔 없습니다.”

“이 문제는 중국과 한국, 양국 간 일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사이에 끼어드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미국에서 개입하면 중국 쪽에서 더욱 심하게 반발할 것이고 전쟁으로 갈등이 번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만큼은 피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사사건건 한국을 노리는 북한과 일본 세력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번 일로 한국이 무너지게 된다면, 얼쑤 하고 바로 침공을 해 올 것이다.

미국이 참전한다고 해도 전쟁 이후 나라의 국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전쟁을 통해 나라의 최정예 헌터들이 다치거나 죽으면 그 손실은 엄청난 것이니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번 기회로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과 결판을 내고 싶었던 미국은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역시나, 이들도 단순히 한국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다. 겉으로 도와주는 척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들던 것이다.

‘명분을 찾았다 이거군.’

회의장에 있던 한국 헌터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빛을 주고받았다.

“중국에게 확실히 선전포고를 해야 합니다.”

“꼭 전쟁을 원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럴 리가요.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어려움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 도와주려는 것뿐입니다.”

어찌 저리 웃는 모습을 지으며 뻔뻔스레 거짓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미국 정부가 한국 헌터들을 점점 압박해오는 그때, 검은 로브를 입은 사내들이 갑작스레 회의실에 들이닥쳤다.

“뭐야!”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갑자기 회의장에 들이닥친 사람들로 집중되었다. 그들은 동양인, 서양인, 어떤 인종으로 확실하게 구분을 지을 수 없게 생긴 사람들이었다.

“대체 보안을 어떻게 뚫은 거지......!”

“그쪽 사람들입니까?”

“그럴 리가요.”

미국과 한국 헌터들은 서로의 눈빛을 주고받으며 신호를 보내었다. 이어 마음이 통한 이들은 회의장에 들이닥친 세력들을 다 같이 공격하였다. 그러자 검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몸을 움직였다. 도저히 그들과 같은 헌터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회의장에 있던 이들도 각 국가의 최정예 헌터 소속이었기에, 그들을 하나 둘 제압해내기 시작하였다. 그때, 사람을 죽이면 헌터에게는 카르마(사람을 죽이면 얻는 기운)가 쌓이는데,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여자 헌터가 갑자기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저 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닙니다.”

어느새 경보가 귀를 찌르듯 울리고 있었고, 회의장 근처 대기 중이던 양국의 최정예 헌터들이 빠르게 한 자리로 모여들었다. 그때, 그중 한 사람이 저들을 향해 놀라운 사실을 전파하였다.

“이들이 중국인 헌터들을 죽였습니다!”

-그러게 호기심도 적당히 부렸어야지.

검은 로브를 쓴 자들은 다름 아닌 다크혼에서 나온 이교도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과 게이트에 대해서 탐구하거나 알려고 하는 지구의 헌터들을 이미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이에 대해 알 리가 없는 한국과 미국 헌터들은 공격을 잠시 중단하며 그들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아직 게이트 입구에 대해선 모르는 모양이군.

이들은 마치 한국과 미국 헌터들을 보며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 취급하듯 비꼬아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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