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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165화 (165/202)

165화

이교도를 상대하고 있던 차원은 갑자기 자신에게 마력이 주입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힘이었다. 허나 낯설지 않은 느낌인데. 그리고 곧 그 힘의 근원을 알게 되었다.

차원은 곧바로 하칸을 찾아 전장을 살피었다. 로울로의 몸에서 매우 붉은 빛이 나고 전장의 이교도 사제들의 몸에 붉은빛이 나기 시작한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거기에 하칸의 몸 또한 똑같이 푸른 빛이 강렬하게 나고 있었는데, 차원 일행의 몸에는 푸른 빛이 나지 않고 있었다. 하칸의 에너지는 모두 차원에게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칸이 모든 힘을 차원에게 몰아준 것엔 이유가 있었다. 이교도와 차원의 동료들 사이 점점 벌어지는 균형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하칸이 그들에게 힘을 준다 해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그렇기에 소소하게 여럿인 공격 말고는 강하게 한 방을 먹인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만큼 차원을 믿는다는 것을 별개로 리스크가 큰 작전이긴 하였다.

거기다 이교도과 차원의 동료들 사이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바람에 데린과 코웰조차 부상을 당해 움직임이 무뎌진 상태였다.

-데린!

다행히 무사히 그들의 치료는 끝이 났다. 하지만 치료가 끝났다고 바로 낫는 것은 아니기에 당장 강력한 힘은 사용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걸 자각하고 있음에도 밀리는 인력으로 인해 억지로라도 전투에 참여하였다. 그렇게 목숨을 잃은 기사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데린 역시 그들과 같이 바로 전장에 참여해 [메테오]를 쏘았다.

하지만 역시 마력이 부족한 탓인지 그녀의 메테오는 크기가 작아졌고 개수도 한두 개가 전부였다. 바로 그때, 이교도 사제들이 데린에게 덤벼들더니 그녀의 지팡이를 뺏어 검정색 구체로 된 흑마법 에너지를 응축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데린의 배를 노리며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다.

코웰은 그녀를 울부짖으며 불러대었고, 단검을 잡아 곧바로 움직이려 하였다. 그러나 다친 다리는 여전히 말을 안 들었고, [은빛 조각]도 체력의 한계 때문에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

-왜 하필 이럴 때!

코웰은 어떻게든 그녀에게 향하려 하였다. 저 바보, 자기도 움직이기 힘들면서. 데린에게도 그의 모습이 보였는지 그를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이내 사제가 그녀의 몸으로 흑마법을 쏘려고 하였다.

-안 돼!

엄청난 굉음이 그들을 둘러쌌다. 이대로 허무하게 떠나가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쓰러진 데린이 아니라 몸의 상체가 날아가 버린 사제의 모습이었다. 놀란 건 데린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코웰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았다. 그곳엔 에인결정 소총을 든 프랭크가 서있었다.

-프랭크?

-꼬맹이, 잘했어.

프랭크는 이내 소총 입구를 코웰이 있는 쪽으로 돌리더니 코웰을 둘러싼 사제들에게 총을 갈겨대기 시작하였다. 사제들은 순식간에 몸의 일부만 남긴 채로 사라져갔다. 프랭크는 코웰과 데린 쪽으로 향하였다.

-정말 꼬맹이보다 못 싸우시네요.

데린과 코웰은 그저 고마운 미소만을 보내주었다.

한편 차원은 로울로에게 덤비면서도 하칸이 준 넘치는 마력으로 분신을 만들어 동료들을 지원사격 해주었다. 차원의 분신은 [독장판]과 [슈퍼노바] 스킬로 이교도들을 공격하며 벌레를 처리하듯 해치워나갔다. 그런데 평소에 쓰던 느낌이 아니었다.

하칸으로 인해 마력이 말도 안 되게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스킬 레벨이 4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다. 덕분에 반경과 크기도 더욱 커졌기에 제아무리 로울로의 힘을 받고 있는 이교도들이라 해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이쪽이에요!

그리고 분신들이 이교도를 상대하며 시간을 버는 사이 리지는 코웰과 데린과 같은 부상병들을 빠르게 치유해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치유] 스킬은 상당히 레벨이 높은 탓인지 치료하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한편, 마침내 로울로와 마주한 차원은 그를 향해 창을 겨루었다.

-이런 식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그럼 한 번 막아내 보던가.”

이차원은 아직도 기세등등한 로울로를 감싸며 10개의 몸으로 늘어난 손에 창을 쥐어들고 그를 향해 돌격했다. 이에 로울로는 대낫으로 공격을 막아내 보았지만 수적으로 밀리다 보니 힘이 부족했다. 그의 몸에는 서서히 하나씩 상처가 늘어났다.

‘이대로면 내가 먼저 죽겠어!’

결국 로울로는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있던 힘을 모두 가져와 간신히 차원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갑자기 힘이 빠진 부대원들의 행동이 힘을 못 따라가며 어색하게 변하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기사들은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지상도 간신히 실력이 비등해졌고, 차원도 빠르게 스킬을 발동하였다.

[드래곤 발톱.]

로울로의 부하였던 알리샤의 스킬로 순간 손의 무력이 파괴적으로 증가하는 스킬. 더군다나 하칸의 힘을 받아 그 힘은 더욱 강력해졌다.

-뭐라!

로울로는 더욱 당황하였다. 이제껏 이런 힘을 가진 인간은 없었는데. 자신과 대적하는 힘이 인간 따위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로울로다. 그가 아무리 당황했다 해도 금세 싸움의 선두를 쥐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차원이 [드래곤 발톱]으로 그를 잡으려 했지만, 빠른 움직임과 힘에서도 비등했기에 그리 쉽게 공격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이차원의 공격한 이후의 틈을 노려 반격을 해오기 일쑤였다. 둘은 모두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격을 막고 시행하였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모든 힘을 짜내면서 버텨갈 때였다. 어디선가 또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그곳을 확인해보니, 라프텔이 수백의 육신을 이끌고 전장에 나타난 것이었다.

-푸른 빛?

라프텔은 하칸과 차원을 번갈아 보며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고 고민도 없이 자신이 쓰고 있던 강령술을 해제하였다. 동시에 수백의 육체들이 모두 우수수 일제히 바닥에 뿌려졌다.

-아니, 라프텔님, 지금 뭐, 뭐 하시는 거예요. 왜 기껏 살린 육체들을 도로 보내시는 겁니까.

라프텔 옆에 있던 혼령이 갑자기 강령술을 해제하는 라프텔을 보곤 깜짝 놀라 물었지만, 라프텔은 씩 웃으며 모든 영력을 차원에게 쏟아부으며 버프를 걸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혼령이 조금 조심스럽게 라프텔에게 걱정을 표했다.

-영력을 너무 몰아주는 거 아닙니까? 이러다 실패라도하면... 차라리 라프텔님께서 직접 육체를 다스리는 것이 더 승산이 있을 것 같은데.

-멍청하긴. 아직도 모르겠어? 저 녀석, 이미 날 뛰어넘은 지 오래라고.

***

‘이건... 라프텔의 버프 능력?’

이차원은 힘이 강해진 것도 모자라 버프 능력까지 생기니 무서운 것이 없었다. 물론 로울로는 이 사실도 모르겠지. 이차원은 곧바로 로울로에게 달려들었다. [드래곤의 발톱]을 로울로에게 휘둘렀지만 너무나 뻔한 공격에 쉽게 피해버렸다. 거기다 이차원의 오른쪽 옆구리마저 공간이 비어버렸다.

‘분신들이 거슬리긴 하지만, 본체인 이 녀석만 죽이면 끝이야.’

로울로는 이차원의 몸통에 곧바로 일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의 몸이 어째선지 매우 무겁게 느껴지더니 몸이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왜 이러지?

“많이 놀랐나 보네.”

어느새 이차원은 그의 뒤에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드래곤의 발톱]을 사용해 그들 땅에 내다 꽂았다.

“역시 [민첩 저하] 디버프를 거니까 별거 없네.”

-언제 그런 걸...!

이차원은 라프텔의 영력을 받아 그에게 곧바로 디버프를 건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티가 나는 공격을 하여 그의 반응을 보려 한 것이고.

“이제 그만 끝내지?”

-네... 네놈 따위한테!

하칸의 힘에다 라프텔의 힘까지 담기자 10명의 차원이 든 심판의 창이 로울로의 심장을 동시에 꿰뚫었다.

-크헉!

힘차게 뛰고 있던 그의 심장은 서서히 주변 근육들의 움직임이 죽어가더니 차갑게 식어갔다. 로울로 역시 피를 토하며 창을 빼기 위해 손에 힘을 주었지만, 수도가 얼어가듯 그의 손도 굳어져 갔다. 그렇게 그는 이차원을 바라보는 부릅뜬 시선만을 남긴 채 싸늘한 시체로 변하였다.

[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 칭호가 부여됩니다. 드래곤 슬레이어. ]

[ 드래곤 슬레이어 : 만물의 근원인 드래곤을 쓰러트린 자. 그의 숨결에 강한 정기가 뿜어져 나온다. ]

[ 데린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데린에게 빙의 할 수 있습니다. ]

[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프랭크에게 빙의 할 수 있습니다. ]

[ 리지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리지에게 빙의 할 수 있습니다. ]

로울로가 죽고 나자 끊임없는 상태창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 기사 프렌테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프렌테에게 빙의 할 수 있습니다. ]

[ 7성군 기사 테란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테란에게 빙의 할 수 있습니다. ]

차원은 개중에서도 칭호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 칭호가 부여됩니다. 드래곤 슬레이어. ]

[ 드래곤 슬레이어 : 만물의 근원인 드래곤을 쓰러트린 자. 그의 숨결에 강한 정기가 뿜어져 나온다. ]

’숨 쉬는 것만으로도 몬스터들을 떨게 할 수 있는 칭호….‘

칭호뿐만 아니라 호감도가 오른 만큼 더욱 많은 인물들에게 빙의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들의 자잘하지만 스킬까지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아무리 소소한 스킬이라 하여도 경우에 따라서 그것이 굉장한 스킬로 변할 수도 있다는 걸 이차원은 이번 전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그들의 능력이 없었다면 이 업적은 달성도 하지 못했으니까.

허나 이 업적을 얻기 위한 희생이 너무 많았다.

-부상자들 치유가 먼저다. 의식을 잃은 자부터 우선 치유해라.

뒤늦게 카르틴 왕국에서 도착한 7성군 기사단이 현장을 정리하였다. 리지 또한 기력이 없어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치유] 스킬을 사용해 지금까지 부상병들을 치유해줬는데, 아무래도 한계 같았다. 심하게 무리를 해서인지 얼마 안 있어 그녀도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울프릭은 곧장 리지를 향해 달려갔다. 대체 어떻게 얘가 정신을 차린 것인지. 설마 이것도 차원의 힘이었는지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우선 그건 다음 일이었다.

쓰러진 건 리지뿐만 아니었다. 하칸 또한 힘을 많이 사용해 쓰러졌고 하칸과 라프텔의 힘을 너무 과하게 받은 디원 또한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당장 강령술을 사용해보고 싶은데.‘

요정의 몸으로 돌아간 차원은 전쟁이 끝나자 다시 욕망이 넘쳐흘렀다. 당장에라도 앞에 쓰러져 있는 로울로를 강령술로 휘두르고 싶은 것이다. 디원의 몸에서 벗어나자 그를 짓누르고 있던 피로도가 어느 정도 없어졌기 때문에 스킬 사용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또한 쓰러진 디원, 하칸, 로울로를 보던 차원은 문득 이것들을 인벤토리에 담아 다니고 싶어졌다. 매번 죽은 자의 몸에 빙의하지 않을 때마다, 그것에 강령술을 걸지 않으면 들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른 왕국으로 이동할 텐데 영력이 부족하기도 할 것이고 육체에 계속 강령술을 걸어 다닐 수는 없으니까.

아예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겠지.

’어쩌면 라프텔은 방법을 알 것 같은데…‘

차원은 당장에라도 라프텔에게 물어보려고 하였다. 아, 디원의 몸에서 나왔으니 물어볼 수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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