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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154화 (154/202)

154화

이곳에 어째서 로울로가 존재하고 있던 것인가?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역시 알리샤 때문이다.

거대한 물줄기 위에 서서 금의환향한 데린과 코웰을 보고 관람석에 앉은 사람들은 환호하였다. 그 모습 때문인지 알리샤는 더욱 확신했다.

‘7성군이 확실해. 본부에 알려야겠어.’

알리샤는 곧장 연락구슬로 본부에 연락을 취하였다.

-로울로님한테 전해. 리간 왕국에 7성군 중에서도 꽤 높은 세력이 들어와 있으니 카르틴 왕국이 아니라 리간 왕국으로 와 달라고.

-하프만 연락을 받고 이미 편대가 출발했습니다.

-그걸 누가 몰라? 나 혼자 감당 안 될 새끼들 같으니까 지원 요청하는 거잖아.

이미 다른 마을로 가버린 증원 때문에 지원이 힘들다는 것에 알리샤가 성질을 낸 것이다. 하지만 본부는 그리 쉽게 알리샤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았다.

-7성군 세력을 잡는 것만큼 리지의 친오빠인 울프릭을 잡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건 너희들이 판단할 문젠 아니니까 무조건 지원 요청해달라 해. 로울로님한테 내 말 토씨 하나 안 틀리게 해서 전하라고.

여전히 답답하다는 듯이 본부에게 똑똑히 자신의 말을 강하게 어필하였다.

-로울로님께서 이미 판단하신 일입니다. 7성군이 더 중요하다 판단하셨다면 처음부터 카르틴이 아니라 리간 왕국으로 가셨겠죠.

-상황이 변했다니까? 로울로님이 직접 판단하게 내 말 전하라고!

이렇게 말하는데도 본부의 입장은 조금이라도 꺾이는 부분을 보이지는 않았다.

-알리샤님께서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울프릭과 요정 세력을 잡겠다고 왕국 전체를 이동시키면서까지 공들인 계획이고 로울로님께선 이미 출발하셨습니다. 이제 와 감히 그에게 감히 연락 구슬로 말 머릴 돌리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 설마 너희들 로울로님이 두려워서 그러니?

그 말이 허점을 찌른 듯 본부의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알리샤는 흐름을 탄 듯이 그들에게 명령을 떨어트렸다.

-괜찮아. 내가 전했다고 하면 분명 인자하게 들어주실 거야. 그러니까 내가 너희들 찾아가 죽여버리기 전에 내 말 전하라고.

연락구슬 너머로 입장이 곤란해진 상황인 듯 답은 끝내 들려오지 않았고 알리샤는 곧장 연락구슬을 꺼버렸다.

-정말 죽고 싶구나.

그녀가 현재 어린 꼬마 소녀로 변신한 상태지, 실제는 로울로에게 직계로 기술을 배워서 그런지 실체는 힘이 아주 강한 큰 성인 여성이었다.

‘정체가 뭔지 밝혀내고 말 거야.’

이렇게 떵떵거리며 말했던 탓에 알리샤에게 있어 저들의 정체는 중요하였다. 저들이 7성군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 리지를 구하는 것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알리샤는 그들에게 굉장히 빠르고 조속하게 다가왔다.

-와아. 아까 바다에서 막 이렇게 큰 물기둥 타고 올라오셨죠? 진짜 멋있었어요.

알리샤는 순진하게 웃으며 코웰과 데린을 보며 동경하는 척 그들 가까이에 접근하였다. 데린과 코웰은 그런 엘리샤의 모습에 조금 긴장한 얼굴로 고갤 끄덕거렸다. 이차원이 눈여겨보고 있던 여자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어디 왕국에서 왔어요?

-타무즈 왕국.

데린과 코웰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그들의 음흉한 미소를 본 뒤에 타무즈라는 소리를 들은 알리샤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리지의 오빠?’

알리샤는 리지가 타무즈 마을 사람들에 의해 잡혀갔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알리샤는 강력한 능력을 사용한데 이어 타무즈 왕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역시나 관련이 되어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거기에 코웰을 리지의 오빠로 착각까지 더해진 모양이었다. 알리샤는 빠르게 변장을 풀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역시나 너희, 일반 모험가가 아니구나.

그 모습에 이차원 일행도 순식간에 경계태세를 취하였다. 그렇게 그들의 사이에서는 긴장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 뒤는 언제나 그렇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알리샤와 차원 일행은 거의 동시에 공격을 가하였다.

부우우우웅!

-아! 누군가 [메테오]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설마 데린 선수인가요? 맞는 것 같습니다! 사라졌던 데린 선수가 다시, 어… 어… 메테오가 관중석으로! 피하세요!

뜨거운 열기를 가진 운석이 관객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앞뒤 가릴 것도 없었다. 그들의 시작 되어 버린 싸움에 관중석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잃은 듯 혼비백산하였다. 그들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도망을 쳤고, 알리샤와 차원 일행의 전투 규모는 서서히 커져만 갔다.

***

‘흑마법이 확실한 이상 그냥 돌아갈 순 없어.’

흑마법의 악취가 울프릭의 코를 찔렀기에 울프릭은 이 근방에서 그에 대한 답을 내리고 싶었다. 그는 흑마법의 기운을 이상, 그것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가 이렇게 단독 행동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무엇 때문에 저들이 예상보다 빨리 계획을 진행하는 건지 알아내야 해.’

어쨌든 근방에 이교도가 왔다는 것은 확실해진 상태인 건 분명하였다. 게다가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일행들이 매우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물론 자신이 써펜트 각막을 가져가지 못해 동료들이 위험에 빠질 순 있겠지만 당장 그것보단 이교도가 더욱 위험한 세력들이었다.

이들은 세상 하나를 소멸시켜 버리고도 남을 무서운 녀석들이었기 때문이다.

‘더 집중해야겠어.’

울프릭은 흑마법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더욱 집중해서 숲의 기운을 느끼는데 그의 뒤로 갑자기 서슬 퍼런 칼날이 목을 가르듯이 나타났다.

-......

울프릭은 순간 놀랐다. 흑마법 기운을 느끼기 위해 엄청난 집중력으로 숲의 기운을 느끼고 있었는데 칼이 목에 닿기 전까지 어떤 기척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자신을 노리고 있었던 것인지, 울프릭의 몸은 소나무처럼 올곧게 서며 주변을 통찰하였다.

‘보통 실력자가 아니다.’

울프릭은 한시라도 빠르게 그들에게서 벗어날 궁리를 하였다. 하지만 무작정 검을 꺼낼 순 없었다. 그러기엔 동장이 너무 컸고, 저들 정도 되는 실력자라면 발견만 할 수 있다면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였다. 그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항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품 안에,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 모르는 물건이 있었다. 그건 소매 안에 숨겨둔 단검이었다. 그는 단검을 꺼내기 위해 오른손을 살짝 꿈틀대자 이번엔 칼 하나가 울프릭의 오른팔을 겨누었다.

-허튼수작 부리지 말고 뒤돌아 정체를 밝혀라.

처음 들어보는 말투와 언행에 울프릭은 누구인지 전혀 감을 못 잡았다. 만약 적이라면, 어서 빨리 처리를 해버려야 했다. 그러나 울프릭의 피부를 감도는 기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 명이 아니었어?’

대체 몇 명이나 기척을 숨기고 다니는 거야! 울프릭은 결국 자신의 뒤에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저들에게 반항하는 것은 무리란 판단을 내리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아무런 무기도 들지 말고 손을 올려.

그의 뒤로 기척을 숨긴 자가 지시를 내렸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함부로 움직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다. 정체도 모르는 데다 몇 명인지도 모르는 상대를 함부로 건드리는 건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그가 취할 수 있는 상황은 하나였다. 그는 양손을 올리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더 많은 칼날이 울프릭의 목을 겨누듯이 날아들었다.

다행히 울프릭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위세가 너무 강한 탓에 울프릭은 심히 놀란 것이었다. 자신의 기운으로도 알아내지 못할 만큼의 기척을 가진 자들이 두 명이 아니라 무려 다섯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실력자들이 이런 대륙에 있었던가.’

그가 놀랄 틈도 없이, 울프릭에게 압박을 주었던 기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살고 싶으면 정체를 밝혀라.

질문을 받았을 때, 이들이 매우 강력한 적이라는 것을 알아챈 울프릭은 답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이들이 이교도라면... 모든 걸 다 걸고 싸울 수밖에 없어.’

울프릭의 예상대로 이들이 이교도라면, 이들 각자의 실력은 월등히 높을 게 틀림없었다. 울프릭에게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고, 이렇게 빠른 습격을 해온 존재들은 얼마 없었기 때문이었다. 울프릭이 이들의 대응 방안에 대해 생각하던 때였다. 기사들의 칼날에 새겨져 있는 ‘十’ 모양의 무늬가 눈에 확 들어온 것이었다.

‘7성군?’

십자가 모양의 각인은 이 세계관에서 7성군의 직속 부하들이라는 걸 뜻하였다. 그렇다는 건, 다행히 이곳에서 목숨을 던져 싸울 필요는 없다는 거군.

-이름 울프릭, 7성군에게 리지라는 여자를 넘겼던 장본인입니다.

울프릭은 사실 그대로 진실을 말하였다. 허나 그럼에도 7성군의 칼날은 그대로였다. 아직 울프릭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물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제 검을 확인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울프릭의 말에 기사들이 검을 확인해보는데 그들도 알고 있는 심판자의 검이 확실했다.

-하아... 맞는 것 같습니다.

기사의 인증을 받은 울프릭에게 향해 있던 칼날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그들에게 풀려나게 되었다. 그러자 이들이 왜 이곳에 있는 건지 울프릭은 알아보기로 하였다.

-이교도 세력을 찾으러 오신 겁니까?

-문젠 우리가 추적하고 있는 걸 들켰는지 그들이 갑자기 경로를 틀어버려 위치를 놓쳐버렸단 거네.

기사들은 이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였다.

-역시 끄나풀이 있는 걸까요?

-그건 모르지. 당장은 그놈들이 어디로 간 건지 찾는 게 우선이야.

-하필 방향을 튼 것도 로울로 편대라 걱정이군요.

-잠깐, 로울로라면 7대장 중 하나인...?

울프릭의 질문에 기사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부디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야지.

-여차하면 왕국 하나를 날려버릴 놈이니까.

-자네는 혹시 로울로가 어디로 향했는지 짐작 가는 곳이 있나?

기사의 물음에 울프릭은 조금 생각에 잠기더니 조심스레 대답하였다.

-생각나는 곳이 있긴 합니다. 리간 왕국입니다.

울프릭 말에 기사들 몇 명이 어째선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리간 왕국이라면 안심이네.

-어째서입니까?

-거긴 이미 7성군 세력이 들어가 있으니까.

로울로가 리간 왕국에 있다고? 그렇다면...

-혹시 그들과 제 일행을 연결시켜 줄 수 있습니까?

-자네 일행도 리간 왕국에 가 있나?

울프릭은 재빨리 맞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을 여기서 만난 게 잘 되었다.

-로울로까지 합세한 거면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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