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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140화 (140/202)

140화

-이, 이봐, 요정, 아니 요정님. 제발 저희의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이차원이 처리해도 된다는 그룹의 기사들에게 내려진 명령에 모두 아연실색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억울하다는 말로 이차원에게 항의를 보내었다.

“정말로 몰랐다고?”

-네! 저희는 그냥 단장님을 따랐을 뿐이라고요!

“그럼 너희도 그를 따라 이교도를 위해 사람들을 죽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 말을 들은 기사들은 모두 입을 벌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는 듯이 행동하는 모습이었다. 이차원은 이에 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창조] 스킬을 사용하여 이름 모를 상인으로 빙의를 하였다.

-자, 잠시만요! 저희도 앞으로 요정님의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들은 당장 보이는 미래에 도망치기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이차원은 [슈퍼노바]와 [독장판]을 써서 순식간에 오른쪽 그룹에 있는 카르틴 기사들을 처리해버렸다.

굵은 외마디들이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렸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들을 처리하자마자 그에게로 에너지가 신경을 타고 올라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마나를 응축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힘이다.’

라프텔에게서 영력을 흡수시키는 방법을 배워온 차원은, 자신의 몸에 힘이 깃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마나와는 다른 느낌의 힘이었다. 영력을 얻은 차원은 이번엔 강령술을 이용하여 죽은 하프만의 기사들을 일으켜 세워 보였다.

원래는 기존에 몬스터를 잡으며 영력을 비축해뒀다가 육신을 보고 일으키는 것인데, 이제는 자급자족 느낌으로 죽인 사람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요정이 라프텔이란 여자를 만난 모양이군.

-기어코 만났구나!

울프릭을 비롯하여 이차원 동료들이 그가 얻은 새로운 능력을 보고 함께 기뻐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이 능력의 전부는 아니었다. 라프텔을 만나서 강해진 모습은 앞으로 더 나아갔다.

-잠깐, 강령술만 배워온 게 아니었어?

-몸이 검정색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차원의 동료들은 강령술에 의해 일어난 기사들이 검은 몸이 되어가는 것을 호기심 가득하게 바라보았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먹물이 종이에 파고들 듯이 색이 변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그들의 몸이 검게 변하였다. 차원은 그들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로 싸움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 기사들은 서로를 잡아먹으려 할 듯이 격렬하게 몸을 부딪쳤다. 그러면서 상대를 쓰러트려 갈 때마다 각자의 몸이 점점 흑색으로 변하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다.

-단순히 색이 변하는 게 아니라 공격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어.

코웰은 그 모습에 감탄하며 말하였다.

-흑화를 실제로 보다니....

무력으로 그렇게 강해짐을 보여준 차원은 마지막으로 노란 안광을 띠며 갈기갈기 찢어진 육신들에게 다가갔다. 역시나 그는 아무렇지 않게 시체를 들어 기억을 읽어 내었다. 빠르게 기억을 읽어 나가던 그때, 그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하였다. 그러더니 곧바로 동료들에게 다급하게 자신이 본 기억을 전하였다.

“최대한 빨리 카르틴 왕국으로 와. 내가 먼저 가서 이교도 7대장 이라 불리는 일곱 명의 사제 중 두 명을 잡고 있을게. 이미 그놈들이 나를 잡으려고 카리튼 왕국으로 오고 있어.”

-뭐? 그놈들을 직접 잡겠다고?

이차원의 말에 울프릭은 매우 놀라서는 되물었다. 그럴게, 7대장은 이교도의 주축세력으로 그들을 처리하면, 몇몇 대륙의 평화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들 중 한 명을 잡는 것도 전투군단을 끌고 올 정도의 힘이 필요하였다.

그런데, 그런 존재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을 잡겠다고 하니 아무리 이차원이라도 한계가 있어 보였던 것이었다. 물론, 차원이 이들을 굳이 나서서 잡겠다 한 이유는 놈들의 스킬과 장비를 원하는 듯해 보였다. 자신의 새로운 스킬도 실험해 볼 겸.

-요정, 여태까지의 적들과는 완전히 다를 거야.

“알아.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빨리 차 끌고 와.”

***

‘방법이야 어찌 됐든, 나는 얻기만 하면 된다.’

이차원은 현실세계의 타파이트 게이트로 향하며 생각하였다. 라프텔의 계획대로 이교도 7대장 중 2명을 붙잡기 위해선 타파이트 금속이 매우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차원은 정확히 그녀의 계획이 뭔진 몰랐지만 타파이트 금속만 가져가면 영력을 이용한 버프와 디버프 교본을 주겠다는 약속을 성사시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육체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사실 차원은 라프텔의 시체를 찾아서, 기억을 읽은 다음 그 교본들의 위치를 파악해 빠르게 얻어내려 했으나, 라프텔의 육체는 이미 화장되어 뿌려졌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다음으로 육체의 기억 말고 교본을 훔칠 방법은 호감도를 올리는 것뿐이었는데 한 번 충격을 줘서 그런지 호감도를 확 끌어올린 탓에 그것도 쉽지가 않았다.

결국 차원은 다크혼에서 나와 타파이트 금속을 구해줄 수밖에 없었다. 항상 쉬운 방법은 저 멀리 쉽게 떠나가 버리기 쉬운 일이었다.

그나마 타파이트 금속이 매우 많이 쌓여있는 헤르페르 게이트가 있기에, 호감도를 올리려고 쇼를 하는 것보다 타파이트를 얻어서 제공하는 게 빠르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물론, 헌터들의 선발을 위해서 사용될 것이었지만.’

이차원은 게이트 밖에서 농경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농경지 상황이 어딘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여기저기서 부상자를 실은 들것으로 보이는 게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분명 다시 보아도 누워있는 건 몸에 상처로 가득한 사람들이었다. 이차원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이동하였다.

“선발전 열린 지 하루하고 반나절 지났는데 벌써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요.”

그가 이동하자 어느새 나타난 박지원이 부상자 행렬을 보는 차원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다. 타파이트 뿐만 아니라, 이차원의 계획에 들어가고 싶은 헌터들까지 게이트로 몰렸고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이 정도로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그때, 박지원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안정의 종이 울렸다.

“저놈의 종도 지긋지긋하네요. 종 한 번 만져보겠다고 얼마나 치근덕대는지.”

“고생했다. 은신의 약은 챙겨왔지?”

“네. 그런데 이건 왜 가져오라고 하신 거예요?”

박지원이 차원에게 미리 부탁받은 은신의 약을 꺼내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차원은 곧장 그것을 입에 바로 때려 박는 것이었다. 박지원은 그의 모습이 당황스러운지 바라보았다.

“타파이트가 많이 필요하거든.”

***

차원이 게이트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 A급 헌터들이 치열하게 헤르페르를 사냥하고 있었다.

‘실력들은 출중하군.’

헤르페르 게이트의 특성은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더 덩치가 큰 헤르페르가 등장하는 것인데, 그에 따라 알아서 힘이 약한 헌터들은 입구에서 놀고 있었고 깊은 곳에 들어간 헌터들은 당연히 힘이 센 헌터들이었다.

하지만 힘이 센 헌터들이 굳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 헤르페르를 처리하는 건 단순 능력치를 얻기 위함이 아니었다. 헤르페르는 온몸이 타파이트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렇다는 말은 덩치가 큰 헤르페르를 잡아야 더 많고 가치가 높은 타파이트를 구할 수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 게이트는 다른 게이트와 다른 점이 있었다. 약한 헌터들이 왜 입구에서밖에 머물지 못하는지 이유가 달랐다. 다른 게이트는 몬스터가 당하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 허나 이 게이트는 괜히 깊숙이 들어갔다가 강력한 헌터와의 만남이 불가피하여 몸을 사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었는데.’

말 그대로 이들은 공격을 하지 않는 특이한 몬스터였다. 하지만 이들을 없애기에 연약한 그들의 무기들은 헤르페르를 이길 수 없거니와 자신의 욕심으로 가득 찬 헌터들이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이트 중에서도 악랄하다는 평을 듣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원에겐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차원은 점점 더 게이트 깊숙한 곳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곳엔 웬만큼 강한 자들이 모여있어서 그런가 꽤 살벌하게 싸움이 벌어진 구간도 있었다.

“뭐야.”

그런데, 어째 이상했다.

‘누가 죽은 건가.’

영력을 얻기 직전의 느낌. 즉, 차원이 생명체를 죽였을 때 오는 느낌이 느껴져 온 것이다.

‘헤르페르한테 당한 헌터는 없을 거고.’

온몸은 타파이트, 공격력은 0, 그래서 신의 선물이라 불리는 몬스터다. 결국 예측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살인이다.’

누군가 살인을 했다는 것이 분명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헤르페르라면, 이 던전 안에서의 죽음은 헌터 대 헌터에 의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차원은 곧장 영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어디선가 땅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소리 없이 향하였는데 놀란 나머지 소리를 낼 뻔하였다. 그의 눈에 보인 건 멀리 땅을 파고 있는 헌터들이었다. 하지만 그가 본건 그것이 아니었다. 그들 옆에는 시체가 벌레가 우르르 몰려올 정도로 많이 쌓여있었던 것이었다.

“!”

차원은 순간 심장이 멎을 뻔한 걸 겨우 참아내었다. 그 정도로 충격적이고 비인간적인 장면이었다.

‘설마 저거 브랜든이야?’

브랜든은 레벨 34 헌터로 역시 S급 헌터였다. 그런데 그가 몸이 축 늘어진 채 죽어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까지 와서 살인을 저질러?’

차원이 그들을 지켜보며 의아해하는데 이내 자신도 모르게 뜨끔거렸다. 저들에 대한 모멸감이 불타오르면서 브랜든이 하고 있는 고가의 아이템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었다. 브랜든이 차고 있는 아이템뿐만이 아니었다. 시체 옆으론 고가의 아이템들이 쌓여져 있었다.

모두 헌터들 사이에서 희귀하거나 로망이 담겨져 있는 아이템들 뿐이었다.

‘아이템을 노리고 이딴 짓을 벌인 모양인데.’

땅을 파고 있는 남자들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들은 얼핏 동양인들 같았는데 그들이 끼고 있는 장비를 보니 다 레벨은 족히 30은 넘어 보이는 헌터들이었다.

“푸하하하하! 브랜든 이 자식도 별거 없구만.”

“마지막에 들었어? 살려만 주면 아이템 넘겨주겠다고 한 거.”

놈들은 시체를 옆에 두고 장비를 구경하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었다. 그런데 그때, 웃고 있던 헌터 하나가 표정을 굳히더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차원의 기운을 느낀 것이었다.

“쥐 새끼가 엿듣고 있었네.”

남자의 말에 함께 있던 남자들이 말없이 무기를 빼어 들고 서로 눈빛을 교환하였다. 그 눈빛은 정말 더는 인간이길 포기한 눈빛과 같았다. 그 순간, 죽어있던 브랜든이 벌떡 일어난 것이다.

“뭐야, 죽은 거 아니었어?”

“제기랄. 당장 처리해!”

사실 브랜든이 살아있던 건 아니었다. 바로 이차원이 브랜든이라는 시체에 강령술을 걸어 일으켜 세운 것일 뿐이었다.

‘자, 이제 어떻게 나오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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