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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105화 (105/202)

105화

‘분명 씨발이라고 했어.’

씨발.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단어고 발음 또한 한국인의 발음이었다.

‘나와 같은 차원이동자인가?’

그렇다면… 김무상이 말했었던 자신의 지인이었다는 실종된 사람인 건가? 그러자 이차원의 생각이 복잡해졌지만 당장은 한시라도 빨리 사라진 렌더와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한국인을 구해야 했다.

이차원이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죽음의 나무는 다시 움직이며 그를 압박해왔다. 이차원은 다시 안정의 종을 울려 그들을 잠재웠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려는데 불사자들의 지배자가 강령술을 걸어놓은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차원은 앞뒤 재지 않고 심판자의 검을 꺼내 그들을 빠르게 처리해갔다. 몬스터들의 고통에 섞인 소리가 이리저리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소리 때문인지 몬스터들은 끊임없이 뛰쳐나왔다.

“이제 적당히 좀 하지.”

이차원은 십자가들을 무수히 떨어트렸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입부분에다 십자가를 꽂아 박았다. 툭 튀어나온 입 구조 때문에 십자가를 박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을 모두 떨쳐버리기엔 쪽수에서 밀렸다. 그때였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뒤를 보니 데린이 핀잔을 내며 말하고 있었다. 동시에 일행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들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이차원과 울프릭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동료들은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울프릭을 발견하곤 이해하지 못했다.

-여기서 몬스터랑은 왜 싸우고 있는 거야? 시간 없다며. 빨리 날려버리는 거 아니었어?.

자신도 그러고 싶었다. 허나 이차원은 분명 느꼈다. 울프릭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이 기운, 분명 예전에도 은신을 사용한 헌터의 존재를 느꼈을 때와, 렌더가 멀어지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을 때와 비슷했다.

‘울프릭이 이 기운을 느끼지 못한 건 이상하지만 분명 뭔가 있어.’

코웰도 데린의 의견에 동의했다.

-요정님 이럴 바엔 아까 그 탱크라는 걸로 날려버리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코웰은 몬스터를 처치하는 이차원을 어느샌가 도와주고 있었다. 그는 단검으로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물었다.

“숲에 다른 동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차원이 말을 하며 몬스터들을 때려눕히더니 다시 종을 울렸다.

댕-

안정의 종을 계속 울려서 죽음의 나무를 잠재워도 몬스터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끝이 없었다. 마음이 급해지는 차원은 어서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불사자들의 지배자의 강령술에 걸린 몬스터 시체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정도 양이면 침입 사실을 알고 계속 몬스터를 생산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리고 차원과 함께 싸우는 동료들도 점점 지쳐갔다. 이차원이 다른 동료가 있다는 말을 하자 모두 덤벼들며 몬스터들을 처리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나 끈질긴지 때려눕히고 죽이고 해도 계속해서 덤벼들었다. 거기에 좀비라 그런지 죽은 듯해 보여도 어느 순간 다시 공격을 해오며 빈틈을 노리고 있고 있는 것이었다.

-탱크 안 만들었으면 큰일 날뻔했습니다.

-만들면 뭐 해. 쏘질 못하는데.

데린은 몬스터들에게 [메테오] 스킬을 날리며 투덜거렸다. 이차원이라고 탱크를 안 쓰는 게 아니었다. 못 쓰는 거지. 하지만 코웰의 말도 일리 있었다. 실제로 그들은 계속 쏟아지는 몬스터들 때문에 앞으로 이동하기가 매우 더뎠다. 거기에 종의 효과가 끝나면 다시 종을 쳐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정신이 없었다. 잠깐 쉴 틈이 생기면 종을 쳐야 했고, 다음 순간 바로 공격을 이어나가야 했기에 쉴 틈이 없었다.

-저 녀석들은 또 뭐야?

데린이 가리킨 것은 분명 다른 모양의 몬스터였다. 그러나 모양새는 다른 몬스터들과 비슷했다. 정체는 바로 토막 난 시체를 섭취해 자신의 몸으로 만들어낸 몬스터의 모습이었다. 발 한쪽을 먹으면 하나가 더 생겼고, 잘려 나간 머리를 먹으면 머리가 하나 더 생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늑대 몬스터 말고도 다른 형태의 몬스터까지 나오는 상태라 각기 다른 능력을을 내보이며 공격을 해왔다.

이차원은 그냥 탱크로 이놈들을 한 번에 밀어버릴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하였다. 안에 있는 사람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놈들을 다 처리하고 지나가기엔 렌더의 몸은 산산조각 나 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그때 이차원에게 방법이 떠올랐다.

‘스킬 디텐션.’

***

“전부 탱크 쪽으로 가세요. 여긴 나 혼자 남을 테니.”

차원은 모든 몬스터들을 자신 쪽으로 유인한 뒤 스킬 디텐션을 이용해 위치를 바꾼 다음 탱크로 날려버릴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쪽수가 말도 안 되게 차이가 난다는 걸 알고 있는 그의 일행들은 걱정이 앞섰다.

-진심이야? 조준 실패하면 울프릭이나 요정 당신이나 둘 다 개죽음이야. 알지?

-조준 성공해도 스킬 타이밍을 못 맞추면......

코웰이 말끝을 흐렸다. 만약 차원이 스킬을 사용하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탱크에 맞아 산화될 거니까.

“다른 방법 없잖아요. 아니면 다들 고민할 시간 있을 만큼 한가한가 봐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동료들은 고민할 시간을 줄이고 곧장 실행에 옮기는 것이 빠르다는 것을 차원을 통해 배웠다.

끼에에엑!

그리고 그 순간 기괴한 소리와 함께 고블린과 트롤이 합체된 몬스터가 달려왔다. 보기만 해도 웬만한 괴물의 모습을 뛰어넘은 모습이었다. 데린은 이차원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메테오]를 쓰며 길을 막아주었다. 하지만 이미 막강해진 몬스터는 이런 것쯤이야 하는 식으로 그대로 밀고 들어오며 이차원에게 향했다.

-이게 안 통한다고?

이차원은 데린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그놈의 팔과 다리를 잘라서 제압하고는 동료들에게 잔해를 던졌다.

“빨리요!”

이차원의 말에 동료들은 고통에 소리치는 고블린과 트롤의 변형체를 들고 탱크 쪽으로 달려갔다. 동료들은 숲을 빠져나와 탱크 쪽으로 달리면서도 차원을 돌아보았다. 그때 코웰이 갑자기 달리다 멈추고 차원 쪽으로 달려갔다.

-어디가!

-이대로 물러서면 기사가 아니지.

코웰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한편 혼자 남겨진 이차원은 몬스터를 처리하면서 저 멀리 보이는 바위를 올려다보았다. 차원은 안정의 종을 계속 울려서, 절망의 숲 내부에 있는 불사자들의 지배자가 만들어낸 모든 몬스터를 끌어모아 바위로 달려 유인할 생각이었다. 즉 자신이 이곳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는 동안 숨어있는 몬스터들이 나올 것이고 최대한 많은 몬스터를 모았을 때 바위산으로 달려갈 생각인 거였다.

‘그때까진 최대한 버텨야 해.’

바위로 달리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몬스터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의 앞으로 갑자기 익숙한 단검이 이차원이 죽이려던 몬스터의 목을 찔렀다.

바로 코웰이다.

“왜 오셨어요? 까딱하면 둘 다 죽게 생겼어요.”

-죽는 게 무서우면 기사 안 했습니다.

이차원은 그런 코웰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안정의 종을 아주 크게 계속 울렸다. 그러자 수많은 몬스터들이 튀어나왔다.

-이 녀석들이 전부일까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려는 듯하였다.

***

크에에엑!

몬스터들의 비명 소리가 숲 밖에까지 들려왔다. 멀리서나마 코웰의 부하들이 이차원과 코웰을 지원 사격을 하였다. 물론 두 남자의 몸은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보이지 않았다. 다만 보이는 건 그들이 칼을 휘둘러 밖으로 쳐내는 몬스터의 몸뚱아리들이었다. 검에 의해 잘려진 몬스터의 조각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둘이 강하긴 강하네.

탱크에 올라가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데린은 프랭크를 시켜 탱크를 이미 바위산에 조준하고 있었다. 차원이 모든 몬스터들을 이끌고 바위에 도달하면 포를 바로 발사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수백이 넘는 몬스터들이 모래바람을 만들면서 바위 쪽으로 움직이는 중 차원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저 거대한 몬스터 떼가 바위 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에 차원이 확실히 리드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인간들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이차원이야 요정이기에 괜찮았지만, 코웰이 도통 나타나질 않았다. 디텐션 스킬을 사용한다고 했지만 코웰은 저 무리들 사이에서 알아서 뛰쳐나와야 했기에 걱정이었다.

-아무튼 나 없으면 안 된다니까.

데린은 가볍게 탱크에서 뛰어내리며 코웰을 도우러 갈 준비를 하였다.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

그러자 기사들도 그녀와 함께 가려는데 프랭크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가면 안 돼요.

-왜? 어째서?

데린이 타당한 이유를 대라는 듯 따지며 물었다. 프랭크도 지지 않는다는 듯 대답하였다.

-이미 우린 계산을 끝냈으니까요.

-뭐? 계산?

-끝난 계산을 다시 수정하면 다른 결괏값이 도출될 수 있어요. 이미 계획은 시작됐고 그 누구도 변수를 만들면 안 돼요. 우린 믿고 기다려야 해요.

단호하게 말하고 맞는 말이라 데린도 딱히 덤벼들 말이 없었다. 묘하게 자존심이 상해 어린 꼬맹이와 눈싸움을 이어가는데 그때 몬스터 무리가 바위에 도달했다.

-바위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이에 곧장 자신이 들고 있는 고블린과 트롤 변형체를 내려다보는데 울프릭으로 변하질 않았다.

-왜 안 변해?

이놈과 몸을 빠르게 바꿔야 탱크의 포를 써서 저 수백의 몬스터들을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변하지 않았다. 데린과 남은 사람들 모두 긴장하여 서로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미 당해버린 거 아닙니까?

-설마, 그 녀석들이 얼마나 강한데.

-하지만 강한 거와 쪽수가 많은 건 다른 문제입니다.

기사의 말이 맞았다. 아무리 강하다 한들 쪽수로 밀어붙이면 이겨낼 방도가 없었다. 그렇기에 남아서 도와주려 한건데…

-꼬맹이, 비켜. 아무래도 가봐야겠다.

-하지만 가면 계산 착오가 난다고요.

데린은 말로는 안 되겠다는 듯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포탈을 쓰려고 했다.

-네가 막아도 난 갈 거야.

데린이 순간이동을 하려고 한 순간이었다. 몸 조각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차원과 몬스터 변형체가 바뀌었다. [디텐션] 스킬을 무사히 시전한 것이었다. 허나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코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직도 저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이차원도 많이 지친 상태인 듯 울프릭의 몸으로 거친 숨을 몰아내쉬고 있었다. 거기에 땀과 바람에 의해선지 머리도 굉장히 헝클어져 있었다. 비록 이차원이 더 오래 싸우긴 했지만 코웰도 상당히 오랜 시간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제기랄.”

차원은 생각할 새도 없이 곧장 빙의한 울프릭 몸에서 나와선 저 멀리 있는 코웰의 몸으로 [빙의]를 사용해 들어갔다.

-코웰 몸으로 빙의한 거 같은데 내 생각이 맞겠지?

데린이 이런 의문을 제기하자 프랭크가 다급하게 그들에게 소리쳤다.

-몬스터, 빨리 몬스터 한 마리를 잡아야 해요!

프랭크는 이차원의 계획을 곧바로 파악한 것이었다.

-스킬로 바꿔치기할 몬스터를 구해야 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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