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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92화 (92/202)

92화

이차원과 박지원은 게이트에서 사무실로 이동하였다. 그들은 아직 헌터 등급 결과가 전해지지 않았다.

이차원은 우랑 길드에서 보내준 최상급 에인 결정과 아버지에게서 받은 타파이프를 가지고 총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박지원에게 한 통의 연락이 왔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박지원의 표정이 어째 심각해졌다. 이차원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무언가 심각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설마 우랑 길드 놈들 연락인가? 역시 결정을 그냥 줄 리가 없지.’

이차원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전화를 끊은 박지원이 벅찬 얼굴로 바뀌며 이차원을 바라보았다.

“이차원님!”

“뭔데.”

“S++....... 최고 등급 헌터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박지원은 굉장히 기쁜 듯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나 이차원은 박지원 말에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갤 끄덕일 뿐이었다. 이어서 타파이트 제련 스킬을 사용해서 타파이트 금속을 조작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안 기쁘세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등급이라 혜택도 많습니다. 연봉이랑 계약금 오르는 건 물론이고 전 세계 주요 도시 5성급 호텔 이용에 수행비서와 기사까지 둘 수 있고 대통령급 의전까지 붙는다구요.”

박지원은 빠르게 온갖 혜택들을 뱉어내었다. 그러나 이차원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기 있어 이 모든 것이 자잘한 혜택이었기 때문이었다. 차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외국 게이트를 드나들 수 있는 권한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권한들이 있다면 다른 조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차원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게이트 자유는?”

“통보만 하면,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단, 주인이 있는 게이트를 없앨 권한은 없습니다. 물론, S++ 헌터는 국가에 게이트를 없애야 됨을 권고할 수 있습니다.”

게이트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이 게이트를 없애야 할지 유지해도 될지 국가에 권고하는 권한까지 생겼다. 사실상 말이 권고지, 국가는 S++ 헌터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박지원과 이야기하던 사이, 이차원은 타파이트를 제련하는 것을 마무리하였다. 그는 완성된 무기를 시험 삼아 사용해 보았다. 이차원이 스킬을 쓴 타파이트가 엿처럼 늘어나고 줄어들고 빛나면서 변형이 되었다.

“지금, 이게 뭐죠? 설마 제가 아는 타파이트 맞나요?”

타파이트를 어떤 장치도 없이, 사람 한 명이 저렇게 변형시키는 것은 박지원은 처음 보았다.

더군다나 차원은 헌터 등급 시험 때 이 스킬을 보여주지도 않았었다.

“조용히 좀 하지.”

이차원은 호들갑을 떠는 박지원을 진정시키며 스킬을 연마하였다. 그는 더욱 집중도를 올려 가며 스킬을 사용하였다. 차원이 힘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타파이트는 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며 형태를 이리저리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서서히 통제가 되지 얺는 듯이 보여주었다.

쾅!

엄청나 폭발음을 내며 차원이 방금까지 만들었던 타파이트로 만든 총기가 터져버렸다. 이차원은 자신의 손에 놓여진 갈기갈기 찢어진 총기를 들어 보이며 보고 있었다.

‘역시 아직 부족한가.’

이차원은 아직도 스킬을 연마하기엔 부족한 모습이었다. 그야 아직 습득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연마 기술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코웰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때는 호감도가 많이 채워져서 직접 몸속으로 들어가 [은빛 조각]을 직접 연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지가 않았다.

그럴 것이 프랭크의 호감도를 받아 [제련] 스킬을 배운 것도 겨우 어렵게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이차원은 게임 속에 들어가서 프랭크에게 제대로 배워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차원은 망가진 타파이프의 총을 손에 쥔 채 자리를 떠나려 하였다.

“또 어디 가세요?”

“집.”

이차원은 벌떡 일어나더니 사무실을 나섰다. 그의 표정은 어째선지 실패하지 않은 거 같이 자신 있는 표정이었다고 그녀는 보고 있었다. 박지원은 바닥에 떨어진 조각난 총 잔해만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바닥에 버려진 조각들은 애처롭게 굴러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

4시간 뒤, 이차원은 박지원을 부르더니 어딘가로 향하였다.

“오늘은 어디 가시는 거예요?”

“평소에 제가 어디 갈지 다 알고 있었잖아? 오늘은 모르는 모양이네.”

“당연하죠, 제가 알 수 있었던 건 이차원님이 남기신 흔적들을 보고 알아챈 건데, 이번엔 그런게 전혀 없잖아요.”

박지원은 이차원의 농담에 진지하게 대답하였다.

“뭐, 잠깐 연습하러 간다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될 거야.”

이차원은 어딘가 질 나쁜 미소를 지으며 되받아쳤다. 박지원은 그 모습에 어딘가 불안해했다. 이내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어느 한 게이트였다.

-Lv19 검은 말 게이트-

게이트에 있는 검은 말, 이족보행을 하는 검은 색 말이 철퇴를 들고 다녔다. 거기에 두 눈이 붉은색 빛을 뿜는 것이 흉측해 보였다. 속도를 높일 땐 철퇴를 목에 걸고 네발로 달려 다시 일어서서 공격을 하는 방식이었다.

박지원은 놀란 듯이 이차원에게 다가갔다.

“여기에서 뭘 연습하신다는 거예요? 무려 레벨 19짜리 게이트라고요.”

이차원은 박지원의 소란에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S++등급 헌터 못 믿는 거야? 금방 끝낼 테니까 구경만 하고 있어.”

그렇게 그들은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콰아아아앙!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트 안에서 요란한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의 정체는 바로 이차원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검은 말에게 총을 쏘는 것이었다. 타파이프로 만든 총으로 보였다. 검은 말 한 마리가 총에 한 방 맞고는 고꾸라졌다.

‘확실히 다르네.’

이차원은 확실히 하급 결정보다 강력해진 위력을 보며 감탄하였다. 옆에 있는 박지원은 입을 떡 벌리며 이차원의 말처럼 그저 멀뚱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집에 다녀온 지 네 시간밖에 안 된 거 아시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보고서 작성은 네가 하잖아.”

이차원은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건지 신경도 쓰이지 않는 듯하였다. 이윽고 게이트 토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탕, 탕, 탕.

어떤 스킬도 쓰지 않았는데 검은 말이 쓰러져 나갔다.

그 모습을 보는 박지원의 심장 역시 쿵쾅거렸다.

‘어떻게 그사이에…’

분명 방금까지는 분명 실패했는데, 어떻게 불과 네 시간 무렵 만에 무기를 완성 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 없었다. 집에 갔다 온다고 하더니, 최상급 에인 결정을 이용한 무기가 완성된 채 오면 그 누가 함부로 믿을 거란 말인가.

최하급 에인 결정의 에너지를 다루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 일만 성공했어도 게이트가 열린 세상에서의 노벨상인 애니상을 받았던 일이었다.

‘이 정도 기술이면 애니상도 받을 수 있지 않나. 아니, 그전에 헌터 중에 애니상을 받은 사람이 있긴 해?’

박지원은 헌터로선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있는 이차원이 이젠 무기까지 개발하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마치 최종병기가 살아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콰아아앙!

총을 쏴대는 이차원의 얼굴도 점점 상기되었다. 그도 자신의 능력에 놀라고 있었다. 자신이 최상급 에인 결정의 에너지를 이렇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줄이야. 이 총만 있다면 일반인도 레벨 40이 넘는 헌터의 힘을 아주 쉽게 낼 수 있었다.

정확히는 타파이트 라는 금속을 이용해, 그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총을 만든 것이지만. 이차원은 이 일을 가능하게 해준 프랭크가 성장한 뒤가 기대되었다.

‘빙의만 되면 이것보다 더 숙련된 스킬도 가능하겠지.’

지금은 프랭크한테 배우는 식으로 스킬의 숙련도를 올렸지만, 프랭크의 몸에 들락날락거리면 더욱더 이 스킬을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

한편, 우랑 길드는 친절하게도 결정을 직접 가져다줬다. 박지원의 옆에는 통역사가 있어 내용을 전달해주었다.

“장리 본부장이 직접 보낸 거라고 합니다.”

“장리가 움직인다고요?”

박지원의 물음에 통역사가 재차 심부름을 온 길드원에게 중국어로 물었다. 그러자 길드원 단체가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원은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리라는 우랑길드의 실세가 실제로 움직이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인 통역사까지 대동해서 오다니. 이렇게 예의를 갖출 리는 없었다.

“우리 길드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저희 소속원이 그런 짓을 벌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린다고 하네요.”

“상관없다는 건 모르겠다만 결정은 잘 쓸게요.”

차원 역시 박지원처럼 의아해하였다. 이제 자신의 기술을 팔고 다니면서, 최상급 에인 결정을 얻으려고 했는데, 움직이기도 전에 이미 최상급 에인 결정을 한 보따리 싸들고 온 것이었다.

물론 싸들고 온 조직이 전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지난 일은 잊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하길 바랍니다. 최상급 에인 결정을 원하신다 하여,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성의를 보여 봤습니다.”

이놈들 돈도 많고, 중국 내에서 아주 강력하다고 하는데, 정말 말 그대로였다. 200억 가치의 최상급 에인 결정을 보따리에 담아두고 그것을 당당히 차원에게 내밀고 있었다.

“공짜는 아닐 테고. 원하는 게 뭡니까?”

당연히 그냥 줄 리가 없겠지, 라며 속으로 욕하고 있었다. 그러나...

“없습니다.”

“그럴 리가.”

이차원과 박지원이 동시에 말하였다.

“이차원님을 만나 뵙고, 인사하고, 그저 안면이라도 트고 저희를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차원은 통역사 말에 피식 웃는다. 이 사람들, 더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비즈니스 제대로 할 줄 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건 선물.”

이차원은 기분이라는 듯 자신이 방금 만든 총기를 옜다 던져주었다.

“설마 그 총을...!”

박지원은 이차원의 돌발 행동에 그를 말리려 하였다. 그러나 이차원은 별일 아니란 듯 대답하였다. 아주 배짱 있고 믿음직한 모습이었다.

“또 만들면 돼.”

차원의 입장에선 우랑 길드가 먼저 이런 태도를 보이니 자신도 그에 응하는 대우를 해준 것뿐이었다.

‘앞으로 얻을 게 더 많으니까.’

이차원이 이런 이유는 이들에게 마음을 보이는 척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내기 위함이었다.

더 나아가 그 조직 전체를 자신의 세력으로도 만들 생각도 해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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