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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90화 (90/202)

90화

이차원 일행원들은 모두 재료를 구하러 떠났다. 이내, 이차원과 프랭크 단둘이 남았다. 그리고 이 상황은 이차원이 일부러 의도해 만들어낸 것이다. 차원이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프랭크와 대화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차원이 무엇을 물어보아도 프랭크는 쉽게 입을 열어주지 않았다. ‘네’, ‘아니오’로만 대답 가능한 질문에만 답을 해주었고, 장문을 필요로 한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일이네, 예상보다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있어.’

프랭크는 아버지 사고 이후 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 같았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사탕을 좀 줘볼까.’

하지만 그렇게 쉽게 마음을 열어줄 프랭크가 아니었다. 이차원은 고민 끝에 프랭크가 어린아이라는 점을 이용했다. 어린아이들은 신기한 물건에 호기심이 왕성해 보일 때다.

“잠깐 따라와볼래?”

이차원은 프랭크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 하칸의 알, 부화율 : 58% ]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하칸의 알을 보관 중이던 숙소였다. 프랭크는 역시나 눈동자에서 빛이 나며 흔들거렸다.

‘역시나, 당장이라도 만져보고 싶겠지.’

이차원은 프랭크가 이 알에 엄청난 관심을 보일 것을 알고 있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본 것인데, 그가 대기갑 군단을 만들었을 때, 항상 주축이 되어 있었던 군사가 드래곤의 형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때 타파이트, 아만티움, 미스릴 등으로 이루어진 금속으로 드래곤을 만들어대던 게 프랭크였으니 말이다.

“뭔지 알아?”

이차원이 얼마나 놀랐는지 입까지 벌리고 있는 프랭크를 보며 물어보았다.

-드, 드래곤 알…

“맞아. 네가 보기엔 이게 진짜 같아, 아님 가짜 같아?”

물음에 프랭크는 궁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이 꽤나 귀여워서, 이차원은 웃음을 터트렸다.

“편하게 봐.”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프랭크는 알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쓰다듬기도 하고 두드려보기도 하고, 한참을 보던 그때, 이차원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런 알을 어디서 구했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드디어 안내판이 이차원 앞에 나타났다.

‘그래, 조금만 더.’

이차원은 자신의 목적인 프랭크의 호감도가 필요했었다. 바로 프랭크가 가지고 있는 스킬인 타파이트 제련 Lv1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차원의 의도대로 프랭크가 알을 볼수록, 계속해서 호감도가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프랭크가 이차원을 순순히 따르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것은 바로 복수심 때문이었다. 물론 이차원이 레이큰에게 단편적인 복수를 하여 호감을 얻은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완벽한 복수를 하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프랭크는 울프릭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레이큰의 세력, 즉 이교도 세력을 찾아내 절단하는 것이었다. 원래 게임 시나리오였다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완전히 다른 길로 빠져버리는 비극을 초래하게 됐지만…

“어때? 이 정도면 꽤 마음에 들었을 텐데.”

-이 알, 누구 거예요?

“누구긴, 나지.”

[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이차원의 대답이 끝남과 동시에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다.

‘좀만 더.’

이차원은 프랭크의 호감도를 더 원했다.

“하칸은 드래곤 중에서도 순한 종이라 사람을 따르기도 해. 물론 강한 충성심은 주인 한 사람에게만 보이지만 너하고도 친해질 수 있을 거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게다가 너랑 하칸은 공통점도 많아. 넌 광석이나 특수 금속을 제련해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데 능하고 하칸도 이 세계 에너지를 다루는 데 능하고. 둘이 힘을 합치면 많은 시너지 효과를 줄 거 같은데?”

[ 프랭크의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

[ 프랭크의 호감도가 100에 도달해 스킬을 부여합니다. 제련 Lv 1 ]

‘드디어 획득했다!’

이차원이 사탕 발린 말을 할수록 호감도는 순식간에 올랐다. 그리고는 마침내 스킬까지 얻어내고야 마는 이차원이었다.

***

“대체 연락은 왜 이렇게 안 되는 겁니까? 차원님 때문에 제 업무가 얼마나 늘었는지 아세요? 제가요, 보고서를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가 없어요. 이런 거 하나하나가 제 인사고과에 영향을 끼친다구요. 제발 어딜 가면 간다고 말씀이라도 하고 가세요.”

이차원이 계속 헌터 세상에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에 지원의 업무는 더욱 많아졌다. 현실에선 대한민국 국보라고도 불릴 만큼 차원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정부에서는 더욱 관리를 세세히 해야만 했다. 쉽게 말해, 그의 일거수일투족 모두 보고를 올려야 했고, 연구소에서 내려주는 가설에 대해서도 이차원과 인터뷰를 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차원은 항상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기 일쑤였다. 거기에 게임 속이라 연락도 할 수 없어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제 말 듣고 계세요?”

“응, 그나저나 우리 군부대에 갔을 때 봤던 버려진 총들 기억나지?”

이차원은 박지원의 하소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할 말만 해대었다. 그리고 이차원은 박지원에게 반말할 정도로 편한 사이가 되었다.

“그게 왜요?”

박지원은 화를 내던 걸 잊었는지 이차원에게 물어보았다.

“그게 왜라니? 그게 얼마나 에너지 비효율인지 모르겠어? 파워가 화약 소총 2배면 뭐해. 수명은 그만큼 짧아지는데.”

“그렇긴 하죠. 값만 따지면 화약보다 11배 비싸면서 파워는 고작 2배 세지는 거니까.”

박지원은 어느샌가 이성적인 사고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별수 있나요? 당장 그 정도 에너지를 담을 금속이 없는 건데.”

“별수 있다면?”

이차원은 진지하게 물었다. 박지원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채 이차원을 바라보았다.

“그 정도 에너지를 담을 금속이라도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이차원은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상급 에인 결정, 우리나라에 있는 건 다 가져와. 만들어 줄 테니까.”

이차원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뻔뻔하게 외치자 박지원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 많은 일류 과학자들이 매달려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이차원이 하겠다고 하니 미치도록 어이가 없었다.

“그게 지금 갑자기 사라졌다가 나타나서는 할 농담이에요?”

“사실이라면 너 인사평가 문제도 해결되잖아. 이걸로 퉁 치자고.”

그에 박지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바로 얼마 전, 이차원 한 명 제대로 따라다니는 것도 못 하냐는 부장의 말이 가슴에 사무친 것이 생각났다. 부장 또한 잘 나가던 헌터 출신이라 반박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였다. 그런데 정말 이차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부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파문이 일 것임이 틀림없었다.

“몬스터를 통제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무기를 만들어 주겠다는 겁니까?”

박지원은 굉장히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차원은 자신 있는 미소만을 지어 보였다. 이에 박지원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 일이 실제로만 벌어진다면, 군인들의 무장이 달라질 것이고, 그 달라진 무장은 웬만한 헌터를 이길 수 있을 만한 전투력일 것이다. 이런 상황을 부장에게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자신이 발견한 양 굉장히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어째선지 박지원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면서 어두워졌다.

“하지만… 최상급 에인 결정은 관리가 까다로워서 일반인은 사고파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난 일반인이 아니잖아. 그리고 저번에도 결정을 샀는데 뭐가 문제지?”

이차원은 뭐가 문제냐는 듯이 질문을 던졌다.

“본인이 소지하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만…”

“없습니다만?”

“그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제련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당연히 제약이 따릅니다.”

소지는 제약이 없지만, 그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시도는 제약이 있다는 말이었다. 이차원은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크게 당황하는 듯하였다. 박지원의 말대로라면, 다크혼 세상에서 프랭크가 만든 총을 가져온다 하여도 그것을 사용할 수도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낙심한 표정을 이차원이 짓고 있어서 그런지, 박지원이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방법이 있긴 한데.”

“무슨 방법?”

이차원은 어서 말해달라는 듯 희망을 품고있는 표정이었다.

“S급 헌터가 되어야 합니다.”

“S급 헌터? 그 말은… 지금 나보고 헌터 평가를 받으란 거야?”

차원이 아무리 잘나가는 헌터라 하였지만, 실제 헌터 평가를 받은 적이 없기에 에너지를 제련하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네.”

이렇게나 잘나가는 헌터에게 평가를 받으라느 것 자체가 박지원은 굉장히 부끄러웠다. 비서인 그녀도 이렇게 부끄러워하는데 직접 헌터 평가를 받으러 가야 한다는 이차원은 얼마나 더 부끄러울까. 박지원은 서둘러 포장을 하였다.

“그래도 차원님이 해주시면 다른 헌터들도 평가 장려를 할 수 있고 결정도 얻을 수 있고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박지원은 차원의 눈치를 보며 말하였다. 지원의 걱정과는 달리, 이차원은 별거 아니라는 듯 흔쾌히 수락하였다.

“제일 높은 등급은 뭐야?”

“S++ 등급 으로, 전 세계에 36명 있습니다.”

“기준은?”

“레벨 대비 능력과 성장 가능성입니다.”

***

“어, 왔냐? 잠깐 기다려라. 이것만 마무리하고 가마.”

이차원은 오래간만에 아버지의 가게로 향했다. 가게를 둘러보니 벽에 커다랗게 걸려 있는 이차원의 싸인과 어린 시절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게다가 과거와 다르게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차원의 아버지가 하는 금은방이 소문나서, 이차원과 친분을 쌓기 위해 헌터들이 타파이트와 미스릴을 많이 팔기 위해 가져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얼굴을 익혀 두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타파이트와 미스릴은 게이트 안에서 얻는 금속재료로, 현재는 금이나 다이아보다 비싼 가치이다. 거기에 금은방의 돈이 많다고 해서 많은 재고를 얻을 수도 없었다. 헌터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야 겨우 팔까 말까 했기 때문이다. 헌터들도 아무런 곳에서 자신들이 목숨 바쳐 얻은 재료들을 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차원 가게는 달랐다. 이곳에 오면 혹시나 이차원이라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한 사람들로도 북적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한 손님이 이차원을 알아보았다.

“혹시 이차원님 아니세요? 저 팬인데 싸인 좀 해주세요.”

그러자 금방 이차원을 알아본 사람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가게는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야, 저기 방에 들어가 있어. 아버지가 곧 갈 테니까.”

이차원은 손님들을 피해 가게에 딸린 작은 방으로 들어가 기다렸다. 곧이어 이재배가 따라 들어왔다.

“어휴, 밥은 잘 먹고 다니냐?”

이재배는 요새 헌터 일을 하느라 얼굴 보기 힘든 이차원에게 물었다.

“아버진 다행히 잘 지내나 보네요. 젊어지셨네.”

“애비 놀리긴.”

확실히 이재배는 삶이 한결 나아졌는지 얼굴이 좋아져 있었다.

“밥 안 먹었음 먹고 가.”

“밥은 괜찮아요. 그보다 구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뭘?”

“타파이트요.”

[ {R} 타파이트 제련 Lv1 ]

이차원은 프랭크를 통해 배운 스킬을 실제로 실험해 보고 싶어졌다. 또, 실제로 최상급 에인 결정을 총으로 만드는 능력을 박지원이나 국가 소속 헌터 기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거기에 최상급 에인 결정을 최대한 많이 제공받기 위함이었다.

“그 비싼 걸 어디서 구하겠니.”

이재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차원은 코케 국왕에게 받은 금괴를 우수수 꺼내들었다.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휴, 굳이 이렇게까지 준비 안 해 와도 되는데, 껄껄.”

이재배는 아들이 가져온 금괴를 모조리 챙겨 들었다.

“기다려라, 금세 가져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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