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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워프로 무한성장-73화 (73/202)

73화

고요함만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이차원을 TV를 통해 구경하듯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의견 없으면 내 계획에 따르는 걸로.”

이차원은 여전히 멍하니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였다.

“가장 먼저 무력 영약에 저항이 있는 영약을 만들어서 타무즈 왕국 사람들한테 먹인다. 당연히 국왕을 몰라야 하고.”

이차원은 코웰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정도면 가능하겠죠?”

이차원은 이번에도 상수도를 이용할 생각에 코웰에게 물었다. 코웰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문제없습니다.

타무즈 국민들에게 영약을 먹이는 건 영약을 만들 재료만을 구하면 쉽게 해결될 것임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울프릭이 의문을 제시했다.

-근데 무력 영약에 저항이 있는 영약이 있었나?

“불안정한 마법사의 영약.”

이차원의 막힘없는 대답에 렌더가 이해했다는 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네요. 불안정한 마법사의 영약은 무력 영약이랑 완전 반대되는 성실이니까요.

-반대되다니?

울프릭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

-마시면 사람을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생각을 못 하게 막는 무력의 영약이랑은 완전 상극인 셈이죠.

“효과 자체도 무력의 영약보다 강력해서 한 번 마시면 무력의 영약에 영구적인 내성을 가지게 돼.”

충분히 가능할 이야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국왕 몰래 타무즈와 디즌 국민을 바꿀 수만 있다면 꽤나 그럴싸한 계획으로 들려왔다. 하지만 코웰은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는지 걱정을 가득 품은 표정으로 물었다.

-괜찮은 계획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강력한 약인 만큼 부작용도 심한 걸로 아는데......대안이 있습니까? 타무즈 국민들을 정신병에 걸리게 할 순 없으니까요.

코웰의 질문에 다시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불안정한 마법사의 영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가끔씩 자신의 생각에 잡아먹혀 완전한 정신병이 생길 수도 있다. 기사단장인 코웰이 타무즈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했다. 허나 이차원은 당당하고 확실한 어조로 말했다.

“부작용이 일어날 만한 자를 색출할 수 있습니다.”

그 말 하나에 코웰은 당황스러워했다. 자신의 걱정이 너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게 가능합니까?

-요정은 뭐든 가능하다니까.

다시 울프릭이 껴들었다. 물론 이차원도 코웰의 반응이 이해는 갔다. 게임에선 그것이 불가능했으니까. 하지만 현실의 도움을 받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영약을 만들 재료를 먼저 찾읍시다. 힘들게 국민을 바꿔도 약이 없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일단 지금 당장 급한 것은, 불안정한 마법사의 영약을 얻는 것이다. 두 번째로 디즌 마을에 리지보다 먼저 다다른 다음 그 국왕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고, 국민들을 뒤바꾸는 것이다. 리지가 무력의 영약을 국민 전체에 뿌릴 방법이야 짐작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모르는 상황에서 리지의 계획을 역이용하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뒤에서 쫓아가는 건 여기까지다.’

이차원은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이 일을 끝내기로 다짐하였다.

불안정한 마법사의 영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하급 에인 결정, 상급 에인 결정, 수정 괴물의 관절, 바리우스의 발톱. 하나같이 모두 만만치 않은 재료들이다.

-바리우스의 발톱은 제가 맡겠습니다. 고향 리체에 자주 출몰하는 놈이라 소탕 경험이 많거든요. 마침 주변에 바리우스가 출몰하는 곳을 잘 알기도 하기에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럼 수정 괴물은 우리가 맡지.

울프릭과 렌더가 함께 나섰다.

-저곳 산맥에 수정괴물이 있거든.

울프릭이 조금 멀리에 있는 산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차원은 걱정되는 마음에 물어보았다.

“할 수 있겠어?”

울프릭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못하면 안 되지. 무조건 해야지.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울프릭이었다.

-저기, 그런데 문제는 에인 결정 아닌가요?

렌더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다크혼에서 에인 결정을 얻으려면 산삼처럼 찾으러 계속 돌아다녀야 됐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만큼 찾기는 더럽게 힘든 아이템이다.

“그건 제가 맡겠습니다.”

이차원이 자신 있게 말했다. 그가 자신 있는 이유는 에인 결정은 게임에선 산삼과 같지만 현실에선 쉽게 구할 수 있는 광물이기 때문이다. 에인 결정은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에너지 물질로써 몬스터 속에 있는 마정석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가장 많이 필요한 재료이기도 했고, 다크혼 세계는 게이트라는 개념이 없기에, 저 광물은 세상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그렇기에 차원이 게이트를 돌아다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게이트’만 가면 있는 물질이니까. 이차원에게 가장 딱 맞는 임무였다.

***

울프릭과 렌더가 재료를 구하러 떠나기 전, 이차원도 게임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전에 필요한 것들을 얻을 필요가 있었다.

-금괴라...

“뻔뻔할 수도 있겠지만 효과적입니다.”

이차원의 말에 코웰은 여전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B급 기사인 코웰에게 금괴가 많은 걸 예상한 이차원이 금뢰를 제공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왕국 전체의 사람들에게 먹일 영약을 만들 양의 에인 결정은 차원이 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하급 에인 결정은 모두 구매를 해서 해결하고 물량 자체가 잘 없는 상급 에인 결정만 자신이 직접 게이트로 가서 구할 생각인 것이었다.

-좋습니다.

코웰이 이내 결단을 내리더니 결연하게 말하였다. 이차원이 지금까지 자신의 마을을 위해 해온 행동을 보고 깊은 신뢰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100G까지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나라를 위하는 충성스러움과 이차원에 대한 신뢰관계로 코웰은 자신의 금괴를 모두 내어주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100G, 이 전에 스크롤 몇 개를 사고도 울프릭의 장비를 맞춰준 금괴가 5G였다면 100G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금괴였다.

“이걸 다 저에게 주어도 되는 거예요?”

이차원은 당혹해하였다. 오히려 순순히 받는 게 미안해질 정도였다.

-요정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모두 조종만 당하다 죽었을 겁니다. 요정님은 저희를 살려주신 영웅, 그 이상이기에 드리는 겁니다.

기사가 되기 전 용병생활을 해서 돈을 많이 모아 뒀었고, 기사단장답게 봉급도 후한 덕이었다. 이차원도 그가 준 금괴 양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금괴를 현실로 가져가면 얼마의 현금 가치를 지닐지는 차원도 예상이 가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부자 되는 게 이렇게 쉬운 건가.’

물론, 차원에겐 돈에 대한 흑심은 없었다. 돈은 원하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었고 지금 당장 이차원이 원하는 건 따로 있었다.

‘리지의 능력. 그것만 차지한다면...’

진실한 속마음은 리지를 잡고 아주 강력해진 그녀의 능력을 빼앗거나, 그녀에 빙의해서 이 게임에서 원하는 것들을 먹어치우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러니 리지의 능력을 뺏기 위해서 이차원은 더욱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단검은 뭐 써요?”

차원은 코웰이 사용하는 무기가 궁금했다. 어쨌든 코웰은 울프릭 다음으로 강력한 스킬을 지닌 캐릭터였기 때문이고, 현실에서 이 스킬을 활용하려면 단검이 필요했으니 물어본 말이었다.

[ (R)은빛조각Lv1 : 보이지 않는 단검술, 빛에 비춘 칼의 단면이 번쩍이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조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

코웰은 뜬금없는 이차원의 질문에도 순순히 자신의 단검을 보여주었다.

“단검술은 어디서 배웠어요? 대단한 경지던데.”

B급이 넘는 기사들 중에는 대개는 대검이나 창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단검을 사용해서 이러한 경지에 오른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코웰은 이차원의 칭찬에 멋쩍어하며 대답해주었다.

-그게 저의 한계라 생각합니다. 경지에 올랐는데 A급 S급이 되지 못했으니까요.

“스스로의 한계를 규정하지 마세요. 아직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정은 잘 모르는 인간의 한계가 있습니다. 아마 요정님도 인간의 몸이 된다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몸이 된다면 알 수 있을 거다? 코웰의 말을 듣고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이차원이었다. 그리고 곧장 [창조] 스킬을 사용하였다.

[창조가 가능한 캐릭터의 타입만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이름 모를 왕국의 왕자 / 이름 모를 거지 / 선택하십시오.]

이차원은 왕자를 택하기보다 이름 모를 거지를 택하였다. 신분이 낮은 캐릭터를 골라야 그 힘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코앞에 갑자기 거지가 나타나자 코웰은 뒷걸음질쳤다. 깜짝 놀란 탓인지 단검을 빼들며 경계 자세를 취했다.

“진정하세요. 저니까.”

-요정님?

코웰은 그제서야 이차원을 알아보았다.

“네. 그 단검, 잠깐 저한테 줘보세요.”

코웰에게 이 단검 또한 매우 특별한 것 일텐데, 이것도 그냥 건네주었다. 이차원에 대한 신뢰감이 정말 남달랐다.

[ 파멸의 단검 : 파멸을 뜻하는 단검. …??? ]

‘파멸의 단검?!’

이차원이 단검을 받아들자 나온 안내 문구에 놀랐다. 심판의 검처럼 능력이 완전히 개화되지 않았음을 뜻하는 ??? 가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느껴지는 힘도 엄청났다. 이 정도 무기와 스킬이라면 굳이 성장을 깰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할 정도로 강함이 느껴졌다.

‘개화 전의 단검이라. 심판자의 검과 비슷한 건가.’

이차원은 심판의 검이 특수 능력이 개화되지도 않았는데, 무기 자체가 가진 힘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보이는 것을 보면, 이 단검 또한 그러리라 생각하였다.

‘무조건 가져가야겠어.’

이차원은 일단 호감도를 더 얻은 후, 그가 가진 단검까지 현실로 가져가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이차원은 단검을 쥔 상태에서 바로 은빛조각 스킬을 시전하였다.

자신과 똑같은 스킬을 시전하자 코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계를 규정하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그의 머릿속에 이차원이 한 말이 떠돌았다. 이차원은 코웰이 한평생 갈고닦은 기술을 스킬을 손쉽게 사용했다. 비록 재연한 것이지만 코웰의 눈에는 한계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그가 감명받고 있을 때 안내판이 생겨났다.

[ 코웰의 호감도가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

[ 코웰에 빙의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습니다! ]

예상대로 호감도는 올라갔다. 차원은 현실에서 이 스킬을 쓰기 전에 저 몸에 들어가서, 감을 익힌 뒤 사용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현실은 실전이니까.’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차원은 꿋꿋이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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