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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결전.
“방금의 공방으로 알았다. 네 육체능력의 한계를 말이다. 그리고 이 검들은 마법으로 막지 못하겠지. 죽어라.”
20자루의 루나틱 블레이드가 테드를 향해 유성처럼 쏟아졌다.
루나틱 블레이드의 특성상 마법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위광의 방어력을 믿고 받아줄 수도 없다. 저 검 하나, 하나에 담겨 있는 힘은 위광을 찢어버릴게 분명하니까. 거기에 사탄이 수작을 부렸는지 일시적으로 공간이동 마법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남은 수단은 뛰는 것 정도다. 테드는 오른쪽으로 곧장 달렸다.
그의 등 뒤로부터 루나틱 블레이드가 지면을 두들긴다. 쾅쾅, 거리며 폭탄이 터진듯한 굉음으로 보아 지면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작은 크레이터가 지금 막 생성되었을 것이다.
“도망가는 꼴이 가관이구나!”
“…….”
사탄의 조롱어린 말을 무시하며 마법을 준비한다. 루나틱 블레이드를 효과를 생각하면 마법의 천적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지만, 루나틱 블레이드가 마법에 만능인 것은 결코 아니다.
루나틱 블레이드의 가장 큰 단점은 마법이 검에 닿아야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닿기만 한다면 날아오는 파이어볼을 베어내 없애버릴 수 있고, 검을 쥐고 있는 것으로 저주 계열의 마법은 무효화가 된다.
달리말해서 검날에 닿지 않으면 마법은 사라지지 않는다.
테드가 마법을 발동한다.
느닷없이 사탄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몸이 비틀거렸으나, 사탄의 머리는 시간을 되돌리듯 곧바로 재생되었다.
사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람 마법은… 아니군. 폭발계열의 마법이었다. 그런데 왜 보이지 않은 거지?”
눈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자신의 감각을 완벽히 속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보이면서 사탄이 물었다.
“내가 그걸 말해줄 것 같나.”
테드는 마법에 은폐 마법을 걸었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마법에 마법을 거는 짓거리를 했다. 이곳에 만약 어느 정도 수준의 마법사가 있었따면 경악했을 것이다.
강화마법이라면 일반마법사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은폐 계열의 마법을 마법에 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탄의 몸에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팔과 다리가 날아가고 머리 또한 박살난다. 하지만 사탄의 몸은 태연하게 재생해버린다.
“안 됐군. 이전이었다면 위협적이었겠지만, 지금의 완전한 나에겐 이런 공격은 의미 없다.”
아공간에서 꺼낸 검으로 사탄이 쏘아 보낸 루나틱 블레이드를 쳐낸다. 루나틱 블레이드가 튕겨져 나갔지만, 테드의 검이 부러졌다.
드워프가 만든 테드의 검도 그럭저럭 명검이라고 불릴만한 검이었으나 루나틱 블레이드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10초 정도 남았나.”
테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공간을 열어 검신에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진 한 자루의 검을 꺼낸다. 과거, 바알에게 치명상을 입힌 ‘라그나로크’가 새겨진 검이다.
주권결정전의 섬하나를 통째로 날려보내는 위력의 라그나로크를 발동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눈앞에 있는 사탄이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거기다 그건 도시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 도시는 고사하고 어쩌면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
“라그나로크 발동.”
백염이 검신을 타고 타오른다. 주의해야 할 것은 사탄의 루나틱 블레이드다. 아무리 고대마법이라도 결국은 마법인 이상 루나틱 블레이드에 닿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테드는 자신의 눈을 이용해 가까운 미래를 읽어 오른쪽 대각선과 후방으로부터 날아오는 루나틱 블레이드를 몸을 조금씩 움직여 피해냈다. 처음과 같은 파괴력이 없어진 검은 땅에 박히자마자 검은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테드가 사탄을 향해 달렸다.
“그 검이면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역시 너는 마법사 같지 않군.”
사탄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루나틱 블레이드는 계속해서 날아왔다.
대부분이 올곧은 직선의 궤도로 날아오고 적은 수의 검이 아슬아슬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온다. 그러나 테드는 그것들을 모조리 피해냈다. 궤도를 읽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읽고 한 발 앞서 미리 피하는 것이다. 맞출 리가 없었다.
그렇게 도착한 사탄의 앞에서 테드는 검을 치켜들었다.
“너는 지나치게 방심했다. 검만을 만들어 쏘아내고… 게임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나?”
테드가 차갑게 물으며 검을 내리그었다. 그러나 사탄이 턱하고 검신을 붙잡았다. 새하얀 불꽃이 사탄의 팔에 달라붙으며 타오른다. 세포가 죽어가면서 곧바로 재생한다.
“방심? 네 눈에는 그렇게 보였나?”
테드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법으로 강화해 한 힘으로 검을 휘두르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악마의 키득이는 소리가 들렸다.
“미안하지만 이건 방심이 아니다. 이 하얀 불이면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나?”
라그나로크의 백염은 사탄의 팔부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어깨로 번지려고 해도 혼력이라는 힘이 그것을 막아낸다.
그래. 혼력이다. 혼력이 사탄의 몸을 지키면서 재생시키고 있다.
그러다 문득 테드는 이상한 것을 눈치 챘다.
“네 놈… 악기가 왜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지?”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것은 적은 양의 혼력과 압도적인 양의 악기였다. 질로 따지자면 혼력이 더 낫다. 영력에 버금가는 힘이라 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악기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 혼력에 비하면 떨어져도 마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힘이다.
“말했을 텐데. 나는 마신이라고.”
“그게 무슨….”
“그만 됐다. 너는 내 최후의 적수로서 할 일을 다했다. 나의 전설에서 너의 이름은 신에게 대적한 유일한 영웅으로서 빛날 것이다. 잘 된 일이군.”
사탄이 검날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검신이 박살나며 백염이 꺼진다.
이어진 사탄의 주먹이 테드의 복부를 꿰뚫었다. 사탄의 검은 팔이 테드의 등을 뚫고 나온다. 테드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반역장(Anti Force Field). 텔레포트(Teleport).”
공간이동 마법을 방해하는 무언가를 제거하고 곧바로 테드가 몸을 공간이동 시켰다.
검의 공주의 앞에 나타난 테드가 피를 토하며 자신을 향해 최상위 회복 마법을 걸었다. 너무나 손쉽게 위광이 박살난 것에 입술을 깨물었다.
구멍 뚫린 복부를 바로 회복한 테드는 영력을 이용해 위광을 빠르게 재생시킨다.
저 앞에서 사탄이 오른손을 하늘로 번쩍 들어올린 것이 보였다.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굽히고, 손바닥 위로 검은 구체를 생성한다. 검은 구체는 악기와 함께 주위의 마나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었다.
마법이 아닌 저것은 단순한 힘의 덩어리지만 압축되어가는 마나와 악기의 양을 보자면 이 도시하나는 가볍게 날려버릴 것이 분명했다.
“검의 공주. 30초는 훨씬 이전에 지났다고.”
테드가 불평스럽게 말하며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검의 공주를 향해 물었다.
“준비 완료. 수복을 끝내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 심판의 검이란건?”
알몸의 검의 공주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테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검의 공주는 자신의 양손으로 테드의 손을 포갰다.
“마스터 인증 완료. 심판의 검 가동 요청. 승인.”
테드는 자신의 손으로부터 빨려나가는 영력을 느꼈다. 적은 양이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검의 공주의 청은색 눈동자가 빛나고 이어서 그녀의 몸 곳곳에 숨겨져 있던 이음새가 나타난다. 이음새로부터 눈부신 빛이 청은빛이 흘러나왔다.
“심판의 검, 바리사다(The Judgment Blade, Balisarda). 가동(Activate).”
검의 공주의 몸이 청은빛의 조각이 되어 부서진다.
빛의 조각들은 허공을 아무렇게나 떠돌더니 이윽고 한곳으로 뭉치더니 테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테드가 반사적으로 빛의 조각들을 쳐내려다가 적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있었다. 빛의 조각은 테드의 오른쪽 반신으로 달라붙었다가 점점 그의 오른팔로 내려가 검의 형상을 취한다.
빛이 사라지며 청은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검이 모습을 드러낸다.
검의 종류는 바스타드 소드이며 검신에 이음새같은 선이 그어져 어딘가 기계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검이 심판의 검인가. 사탄에게 통하는 거겠지?”
테드의 머릿속에 검의 공주의 목소리가 울렸다.
[바리사다는 사물과 함께 본질을 베는 검. 바리사다는 그분들이 만들었으며, 그분들이 두려워하는 검이야.]
“그냥 통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뭘그리 길게 늘어뜨리는지…. 그래서 능력은 그것 뿐?”
[……바리사다는 내 소드 컬렉션과 연동되어 일시적으로 소드 컬렉션 안에 있는 검의 능력을 빌려오는 게 가능해. 예를 들면 루나틱 블레이드의 마법을 베는 능력을 바리사다로 발동할 수 있어.]
“사기 적인 능력이군. 혹시나 해서 묻는데 한 번에 한 개의 능력이 전부지?”
[바리사다의 검신은 하나니까.]
테드는 손에쥔 검을 허공에 흔들어보았다.
바리사다는 보통의 검보다 조금 더 무거웠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묵직한 느낌이 딱 좋았다.
그리고 그 무렵에는 사탄 또한 공격의 준비가 끝났다.
“이건 산 몇 개는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지. 조금 특이한 검을 들었다고 해서 네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사탄의 손바닥위에 있는 검은 구체에서 공간이 일그러진다. 악기와 마나가 합쳐진 압도적인 힘이 공간마저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거야 두고 볼 일이지.”
테드가 말을 하며 뛰었다.
사탄이 웃으면서 테드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검은 구체가 테드를 향해 날아갔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오히려 사탄의 공격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 문제는 검은 구체가 지나가는 것 뿐인데도 주위가 공간채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진짜 위력은 저게 터지는 순간이다.
“이럴 때 딱 좋은 검이있지.”
테드가 중얼거렸다. 그는 검의 공주의 검을 전부는 아닐지라도 일부 알고 있는게 있었다.
“562번검. 라스트 아웃(Last out).”
[…나 그 검은 깨어나고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 어떻게 아는 거야?]
“난 모르는 게 없거든.”
바리사다의 검신이 검붉은 빛으로 변한다. 라스트 아웃은 하루에 한 번, 상대의 어떤 공격이든 무효화 시키는 것. 단점이라면 에너지 형태의 발사체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에너지 형태의 발사체라면 제 아무리 강력한 공격이라도 문답무용으로 없애버린다.
바리사다로 검은 구체를 가른다. 본래라면 폭발해야 하나,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우개로 낙서를 지워지는 것처럼 검은 구체가 세상에서 사라진다.
하늘 높이 날아올라 폭발 범위에서 벗어나려던 사탄이 두 눈을 부릅떴다. 자신의 일격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560번검. 하드 라이프(Hard Life). 대상지정. 사탄.”
바리사다의 검신에서 붉은 빛이 반짝였다. 동시에 사탄의 몸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진다.
하드 라이프는 대상의 시각과 청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일시적으로 빼앗는다. 가령 힘을 제어하는 감각같은 것도 말이다. 설령 루나틱 블레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것은 마법보다는 권능에 가까운 힘이라 무효화시킬 수 없다. 아무리 사탄이라도 10초 정도는 무저항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방금전의 일격으로 알았다. 사탄. 너는 네메스 대륙의 사람들로부터 악기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있어. 아마도 이곳에 있는 자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에너지화시킨 것이겠지.”
처음에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모종의 방법으로 악기를 충당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눈으로 세심하게 살펴본 결과 세계 각지에서 악기가 흘러나와 사탄에게 모이고 있었다. 아마도 악마들을 데리고 네메스 대륙의 도시 곳곳을 습격한 이유가 이것이니라.
즉. 사탄은 악기를 무한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네놈이 알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나의 승리는 변하지 않는다!”
테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하드 라이프의 저주에서 벗어난 사탄이 손톱에 악기를 담는다. 사탄이 짐승처럼 손톱을 휘둘렀다. 극도로 압축되어진 5줄기의 악기가 테드를 향해 날아간다.
“여기서 너와 내가 싸운다면 네메스 대륙은 파괴될게 틀림없지.”
테드가 바리사다를 휘둘렀다. 3개의 악기를 베어낸다. 나머지 2개의 악기가 테드를 지나쳐 날아간다. 도시 근처에 있던 산을 악기가 베어 가르고서 사라졌다.
막대한 악기가 사탄의 몸을 감싼다. 블링크로 순식간에 사탄의 앞에 나타난 테드가 바리사다를 휘두른다. 사탄이 바리사다와 똑같이 생긴 검을 소환하여 맞부딪힌다.
[이 검은 수백에 달하는 그분들의 힘이 합쳐져서 만들어졌어. 겨우 너 따위가 혼자 만든 가짜가 막을 수 있는 검이 아니야.]
“크아아아아악!”
사탄의 바리사다를 박살내고 그 어깨를 가른다. 사탄은 이전과 달리 비명을 내지르며 재빠르게 공간이동하여 벗어난다.
떨어진 곳에 나타난 사탄이 자신의 잘려나간 오른쪽 어깨를 감쌌다.
“감히…! 인간 따위가 이 나를…!”
본래라면 재생이 불가능했을 테지만, 현재 사탄에게는 압도적이란 말로도 부족할 지경의 막대한 악기가 있었다. 바이러스처럼 몸을 옭아매는 듯한 바리사다의 기운을 ‘세계간섭’으로 박살내고 단숨에 팔을 재생시킨다.
“……이건 이야기가 다르잖아. 이 검으로도 못 죽이는 것 같은데?”
[막대한 악기로 바리사다의 힘을 없애고 재생 한 거야. 머리를 잘라버리던가, 힘의 근원인 심장을 찔려. 바리사다로 완벽하게 죽게 된다면 재생같은건 불가능하니까.]
테드는 공간이동을 하려다, 사탄이 악기를 마구잡이로 퍼뜨려 공간이동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아까와 다르게 반역장으로도 어쩔 수 없다.
“……뭐. 아까전의 이어서다만. 사탄. 미안하지만 전투 장소를 바꿔야겠다. 네메스 대륙을 파괴 시키고 싶지 않거든.”
“하, 내가 순순히 따를 것 같으냐? 네가 제대로 마법을 발동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곳에 있는 떨거지들 때문임을 진즉에 알고 있다!”
“난 네 의견을 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테드가 지면에 생성된 가속계열 마법진을 박차고 사탄과의 거리를 좁힌다.
“561번검. 스페이스 데드(Space Dead).”
[……도대체 왜! 그 검도 알고 있는 거야?!!]
검의 공주의 의문에 찬 목소리와 함께 테드와 사탄을 포함해 그 주변 공간이 통째로 사라졌다.
일주일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이 검의 효과는 하나.
공간채로 자신의 기억에 있는 곳으로 이동시켜버리는 것이다.
갑자기 변한 풍경에 사탄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며 숨을 삼켰다. 그러나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이변을 눈치챈 사탄이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주위를 살폈다.
가장먼저 보이는 것은 밤하늘이었다. 어두운 바탕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는 밤하늘.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곳은 밤하늘같은 로망 넘치는 곳이 아니었다.
두 번째로 보게 된 것은 밤하늘에서 빠질 수 없는 달.
허나 그것은 사탄이 알고 있는 달과는 조금 달랐다. 표면에 있는 무수히 많은 크레이터는 둘째 치고 네메스 대륙에 있는 산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세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녹색과 푸른색, 하얀색이 어울려진 아름다운 원. 사탄 또한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설마 여긴….”
“그래. 우주다. 더럽게 넓은 곳이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곳이지.”
목소리에 영력을 담아 말한 테드가 손에 쥔 검자루를 놓치지 않도록 꽉 쥐었다.
“거기다 여기서라면 네가 네메스 대륙에서 무한히 제공받는 악기가 이곳에 닿지도 못하지.”
드넓은 우주 공간에 수 백개에 달하는 마법진이 하얀빛을 발하며 회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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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우주로 올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