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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결한 영혼-218화 (218/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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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주권결정전.

“망설일 시간도 아깝군. 좋아. 한다. 실패하면… 바로 죽이지. 뭐.”

애써 긴장을 풀면서 꼼짝도 않는 바알을 향해 손을 뻗었다.

테드의 상처투성이면서도 엉망인 손이 향한 곳은 바알의 가슴부위였다. 누워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탱탱하면서도 거대한 가슴은 남자의 음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지만, 테드는 조금도 음흉한 마음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눈동자는 더욱더 싸늘해졌다.

가슴의 중심, 심장이 있는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댄다.

인간과 다름없는 온기와 심장의 일정한 고동이 느껴졌다.

될 수 있으면 정신계열 마법을 사용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의 마력과 영력의 상태로는 정신계열은 불가능했다.

또한 수 백, 수 천 년을 살아온 바알이다. 정신계 마법을 코웃음치며 튕겨낼 가능성이 높았다.

마력과 영력을 일으킨다. 스틱스는 영혼에 새기는 것이지만, 육체에도 영향이 간다. 영혼과 육체는 하나라고 할 수 있으니 따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력과 영력으로 마법진을 새긴다.

변화가 나타난 것은 바알의 육체 쪽이었다. 가슴 부위에서 흑청색의 문신이 나타났다. 날카로운 선같은 무신은 곧이어 육체 전체로 퍼져나갔다. 가슴, 배, 목, 허리, 얼굴, 골반, 허벅지 등등으로.

가슴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대칭하고 있어서 어딘가 아름다운 행위 예술 같기도 했다.

“스틱스의 조건이다. 내 명령에 복종해라.”

그 말에 답하듯 바알의 신체에 그려진 문신들 중 왼쪽 부위가 빛을 내더니 붉은색으로 변했다.

스틱스는 성공적으로 새겨졌다. 실제로 그녀가 자신의 말에 복종하는지는 알 수 없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고, 막대한 힘이 있는 바알이라면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다.

“스틱스의 조건이다. 나의 뜻에 반할시 죽어라.”

스틱스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상위 저주 마법인 죽음의 각인을 그 심장에 새긴다.

각인은 테드의 명령에 따라 언제든지 그 심장을 파괴하고, 몸 안을 휘저어버릴 것이다. 이걸로 바알을 죽일 수 있을지는 테드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바알의 몸에 남은 오른쪽 문신이 짙은 푸른색으로 변했다. 왼쪽에는 적색, 오른쪽은 청색이라 기괴한 느낌이 들었다. 문신은 잠시동안 빛나더니 이윽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법이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순조로울 정도로 성공했다.

테드가 바알의 가슴 부위에서 손을 뗐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서 고개를 돌렸다.

“빌어먹을. 여긴 또 어디야. 사이나와 연결이 안 되는데. 알림창을 건드릴 수 있는걸로 보아 네메스 대륙인 것은 확실한데.”

바위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성능 좋은 눈으로도 끝없이 펼쳐진 보라색 초원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딘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사이나의 소환도 불가능했다.

테드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빠르게 포기했다. 일단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몸을 회복시키는 게 먼저였다.

바알은 빗자루로 쓸 듯이 몸을 만지고 스쳐지나가는 서늘한 바람에 눈을 떴다. 그녀의 청각은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풀잎의 소리를 정확하게 포착해냈다. 비몽사몽한 눈으로 낯선 보라색 하늘을 확인하고 상체를 일으켰다.

입가에 묻어 있는 침을 손등으로 아무렇게나 닦아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과 마찬가지로 보라색이 가득한 초원이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이질적인 광경에 놀랐을지도 모르지만, 바알은 시시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몸 상태를 살폈다.

겉으로 보기엔 이상은 없었다. 테드의 검을 붙잡은 양손에 남은 화상도 완벽하게 회복되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있었다. 그것도 조금 심각한.

우선은 사탄의 힘이 없었다. 시스템의 제약을 일시적으로 풀어주는 힘이 사라졌다. 아스타로트는 3시간 동안 유지된다고 했으니,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제약을 받았다. 육체의 힘과 획복력, 마력이 약해진 것이 느껴졌다.

“이런 씨부랄. 이게 뭐야. 존나 약해졌잖아. 어디 가서 마왕이라 칭하지도 못하겠네.”

시험삼아 자신의 권능인 폭식을 손바닥 위에 일으킨 그녀는 단번에 인상을 구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폭식은 자신의 손바닥 정도 크기로밖에 발현되지 않았다.

아무리 전력을 다한 전투 직후이면서 시스템의 제약을 받았다고 해도 이건 너무했다. 이 상태에서 마왕에 걸맞는 힘을 회복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녀는 입으로 연신 시발시발 거리면서 신체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녀의 몸이 줄어들었다. 팔과 다리, 허리가 짧아지고 남자의 시선을 강탈하는 하얗고 풍만한 가슴이 줄어들었다. 커다란 엉덩이도 마찬가지로 작아졌다.

바알은 얼마 지나지 않아 7~8살 무렵의 여자아이 모습이 되었다.

물론 그녀에게 어린아이가 되고 싶은 소망따윈 없었다. 이 모습은 단지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본신이라 할 수 있는 성인여성의 모습은 지나치게 에너지를 잡아먹지만, 어린아이의 몸은 에너지 소모가 극단적으로 해도 좋을 정도로 줄어든다. 덤으로 상대방의 방심도 가져올 수 있었다.

힘을 사용하는 것에는 본신 쪽이 더 낫지만, 어린아이의 모습이라 해도 결코 약하지 않았다.

바알의 몸에 맞춰 걸치고 있는 옷과 신발도 동시에 줄어들었다. 마계에 서식하는 특이한 괴식물로 만든 옷은 여러 가지로 편리했다.

“적응이란 건 무섭다니까. 처음에는 거부감이 느껴졌는데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이쪽이 더 편해. 그 커다란 가슴도 지나치게 흔들려서 거추장스러운 감도 없잖아 있었고. 아, 남자의 입장에선 아쉬우려나? 응? 남자로선 넌 어때?”

바위에 선 바알이 몸을 흔들며 물었다. 그 질문의 대상은 그다지 따갑지 않은 햇빛을 피해 바위 그늘에 기대어 앉아서 회복에 신경 쓰고 있는 테드였다.

테드의 모습은 말끔했다. 찢어진 옷은 아공간에 있는 여분의 옷과 교체했고, 상처는 포션으로 해결했다. 위광은 능력까지는 무리여도 재킷의 형태까지는 회복했다.

그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시끄러. 닥쳐.”

“…읍!”

입을 꾹 다문 바알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멋대로 행동했다. 입을 떼려고 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놀란 눈으로 아래에서 바위에 기대고 있는 테드를 바라봤다. 테드가 바알을 올려다봤다. 그는 바알이 입을 다물 때부터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었다.

“…너, …너, 너 이 새끼! 뭔 짓을 한 거야?!”

“2분 20초 정도인가. 생각보다 짧은데.”

스틱스가 바알의 육체를 지배하는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전투에 있어선 치명적인 시간이었다. 그래도 정신까지 강제하지 못하는 건 아쉬웠다. 아주 약간 기대하고 있었는데.

“내게 뭔 짓을 했냐고 물었…….”

“닥쳐. 움직이지 마.”

1분 54초. 짧아졌다. 이유는 아마도 몸전체를 제약하는 것과 몸의 일부를 제약하는 것의 차이 일 것이다. 그녀가 힘을 완전히 되찾는다면 아예 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후에 큰일이 되지 않도록 차라리 여기서 죽여 버릴까.’

마음속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바알이 바위에서 테드를 향해 뛰어내렸다.

목마를 타듯 테드의 머리에 달라붙은 바알은 작은 주먹을 쥐고 머리를 후려쳤다. 그러나 테드의 머리는 미동도하지 않았다. 힘이 담겨 있지 않은 주먹은 보통의 여자아이의 솜방망이 주먹이었다.

“씨발! 왜 힘이 안 나오는 거야?!”

테드의 머리에 주먹이 콩콩 박힌다. 머리에는 혹하나 나지 않았다.

바알이 원하는 결과완 정반대였다.

“네가 세상모르고 잘 때 종속마법을 걸어뒀어. 기본적으로 주인인 내겐 위해를 끼치지 못하지. 내 명령에 복종하는 것도 당연하고.”

“이 빌어먹을 새끼가! 그냥 쳐죽여! 죽이라고! 인간의 노예로 살바엔 뒈지는게 나아! 이 사실을 악마 놈들이 알면 얼마나 비웃겠냐고!”

테드는 자신의 머리를 구타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른쪽 귀를 잘근잘근 씹고 있는 바알의 머리를 붙잡아 떼어냈다. 귀는 아프지 않았지만 끈적한 침이 묻어서 기분이 나빴다.

“그렇게 싫다면 자살하던가.”

귀찮다는 듯이 바알을 내던졌다. 바알은 재주 좋게 양다리로 착지하고선 기세 좋게 몸을 세웠다.

“자살? 그건 옛날에 내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한 거야! 죽는다면 내가 인정한 놈에게 죽는 거야! 그런 의미로 네가 해야 한다고! 내가 인정했으니까!”

테드는 짜증난다는 얼굴로 바알의 침이 묻은 오른쪽 귀를 손수건으로 박박 닦았다.

“알겠냐?!”

테드의 대답은 없었다. 목에 핏대를 세운 바알이 다시 한 번 외쳤다.

“알겠냐고! 이 씨발 새끼야!!”

“세 번째로 하는 명령이다. 닥쳐.”

테드가 날카롭게 말했다.

현재 그는 기분이 최악이었다. 다름 아니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사이나와 통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민함의 이유는 후자 쪽이 더 컸다.

바알은 몇 분 동안 입을 다물고 테드를 쳐다보다가 이내 한 숨을 내쉬었다.

종속마법을 걸었다곤 하나 자신이 알고 있는 ‘계약’이랑은 다른 느낌이라 현실감이 없었다. 그러나 육체가 멋대로 그의 말에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 테드가 말하는 종속 마법은 사실일 것이다.

머리를 식힌 바알은 화풀이 하듯 주위를 노려보고 있는 테드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왔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날 완전히 지배하에 뒀다고 생각하는 건 관두는 게 좋아. 언젠간 그 대가리에 주먹을 박아 줄 테니까.”

“…….”

바알의 경고에도 테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간 침묵이 흘렸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소리만이 들려왔다.

“근데 여긴 어디고, 넌 왜 거기 가만히 앉아 있냐?”

“……몰라.”

테드가 입을 열었다. 아까의 날선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하니 어느 정도 평정심을 되찾은 것 같았다.

“던전이나 대미궁의 안에 있는 것처럼 장거리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정확하게는 밖과의 연락자체가 불가능해.”

“…음.”

“그리고 내가 여기에 앉아 있는 건… 눈에 띄지않기 위해서야. 적어도 상대보다 먼저 알아차리려면 바위 위에 있는 것 보다 나으니까.”

“어? 근데 난 왜 바위 위에 내버려 뒀냐?”

바알은 깨어났을 때 자신이 바위 위에 퍼질러 자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미끼야. 미끼. 여기에 어떤 생물이 있는지 알 필요는 있으니까. 말이 통하는 종족이면 좋겠는데.”

“와, 이 새끼 보소. 나 같은 미녀를 미끼로 사용해? 너 진짜 나쁜 새끼구나.”

“미녀는 무슨. 괴물이지.”

바알이 테드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테드처럼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모양새가 조금도 조신하지 않았다.

“……의외로 침착하군. 더 날뛸 줄 알았는데.”

테드가 옆에 앉은 바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바알은 바위에 머리를 기대고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응? 아, 이런 것도 신선하다 싶어서 말이지. 내가 자는 동안 멋대로 날 성노예로 만든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차피 넌 인간이라 수명이 정해져 있으니 영원한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100년? 지나 보면 한 순간의 일이야.”

“널 성노예로 만든 기억은 없는데.”

“종속 마법을 걸었다며? 남자가 여자한테 종속마법을 걸었다면 그 이유 말고 더 있냐? 다른 놈이었다면 단번에 쳐죽였을 테지만… 넌 그럭저럭 마음에 드니까 벌려줄게. 심심한데 지금 할까? 앞, 뒤 어디가 취향이야?”

바알이 일어서더니 테드의 앞에 몸을 내밀었다.

“어린애를 덮치는 미친놈도 아니고, 끝내주는 미인인 애인도 있으니까. 저리 비켜. 앞을 볼 수 없으니 그 절벽 같은 몸 좀 치우라고.”

“내 입장에선 네가 어린놈이야. 내 나이는 나도 모를 정도거든. 그리고 내 가슴이 문제야? 그거라면 해결할 수 있지. 이렇게!”

바알의 허허대판이 가슴이 뽀잉이라는 의성어가 생각날 정도로 커지더니 한 차례 출렁였다. 문제는 가슴을 제외한 육체가 어린아이 상태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꼴리지?”

테드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는 바알의 머리를 붙잡아 집어 던졌다. 풀밭을 몇 바퀴 구른 바알이 혀를 차며 돌아왔다. 가슴은 다시 절벽으로 돌아왔다.

“대준다는데 지랄이야.”

“개소리 작작하고… 현재 몸 상태는 어때?”

“나쁘지 않아. 지나가던 고블린과 싸워도 못 이길 정도로 약하진 건 빼고.”

“……고블린도 못 이긴다고?”

“말했잖아. 너랑 싸울 때 밑천까지 다 털었다고. 언제 회복할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시스템의 제약까지 돌아왔지.”

“……시스템의 제약이라. 잠깐. 그럼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왜 역소환 되지 않아? 누군가와 계약해서 소환되었나?”

“아스타로트 놈의 권능으로 우회해서 중간계에 들어왔는데… 어. 그러고 보니 아스타로트도 없고 사탄의 힘도 없는데 왜 역소환 되지 않는 거지?”

바알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테드는 그녀를 쳐다보며 몇 가지 가설을 생각했다.

우선은 첫 번째. 여기가 마계라는 것이다. 허나 시스템의 제약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마계는 아니다. 이곳이 마계라면 악마에게 제약 따윈 있을 수 없다.

두 번째. 여기가 시스템이 만든 허수 차원이라 가정했을 때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서, 사이나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도 이해가 된다.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납득 된다. 그러나 시스템이 이곳으로 보낼 이유가 없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이곳의 허수 차원으로 보냈다면 실수를 잡기 위해 곧바로 네메스 대륙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

세 번째. 테드가 이곳에 오자마자 바알에게 건 ‘스틱스’마법 때문이다. 테드가 종속 마법으로 살짝 변형시켜 사용했다고 해도 원래는 계약 마법이다. 시스템은 스틱스를 악마 계약 마법으로 판단한 것이 아닐까? 거기에 도달한 테드는 곧바로 스킬창을 열었다.

그리고 가장 맨 아래에 발견할 수 있었다.

《 악마 계약(The Bael) - F Rank, 0%

계약한 악마는 제약으로 인해 힘의 1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랭크가 상승할수록 악마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의 양이 증가합니다. 또한 랭크가 상승할수록 계약의 힘이 강해집니다. 하루에 한 번, 자신의 곁으로 계약한 악마를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

“…….”

아무래도 시스템은 종속마법을 정식 계약으로 인정한 모양이다.

테드는 힐끗 바알을 쳐다봤다. 그리고 한쪽 입가를 비틀어 올려 비열한 미소를 지였다. 시스템이 정식으로 인정했다는 사실은 그녀가 자신의 고대 마법뿐만이 아니라 시스템에게까지 묶이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스킬의 설명 중 랭크가 상승할수록 계약의 힘이 강해진다고 했다. 그 계약이란 것은 자신의 말에 복종하라는 뜻이다. 제약으로 인해 힘이 1푼으로 줄어 들었던 것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테드가 갑작스레 웃자 바알이 미간을 좁혔다.

“앞으로 완벽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주인님이라 불려라. 특별히 줄여서 존멋님이라 불려도 상관없어.”

“아앙? 이 존멋님 새끼가 갑자기 돌았…….”

바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원래 이 빌어쳐먹을 새끼가 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입이 멋대로 존멋님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말을 내뱉었다.

테드가 씩 웃으며 오랜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양팔을 쫘악 벌렸다.

“명령이다. 바알! 나를 찬양해라!”

“완벽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주인님 만세!”

바알이 테드를 향해 무릎을 꿇고 손을 벌리며 찬양했다.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구역질을 할 것처럼 썩어 들어갔다.

“좋다! 더! 더! 더! 찬양해라!”

“존멋님 만세! 만세! 만만세!”

2분후 바알이 테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에는 권능인 폭식이 검게 일렁였다.

물론 간지럽지도 않았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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