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결한 영혼-17화 (1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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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미궁 도시 루크에이스.

제녹은 야크와 마루마를 이끌고 한 주택으로 걸어갔다. 미궁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테드의 집이다. 대문이 잠겨 있다면 담을 넘을 생각까지 하고 있었으나, 대문은 그들을 환영하듯 활짝 열려 있었다.

“문단속이 허술한 메이드로군.”

마법 대문을 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해왔던 마루마가 혀를 차며 말했다.

제녹은 최대한 기척을 죽이며 대문의 곁으로 다가가 안을 살펴보았다.

대문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은발의 메이드가 눈삽으로 정원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었다. 묵묵히 삽으로 눈을 퍼내거나 밀어내며 중앙에 모으고 있다. 제설 작업을 하는

아름다운 메이드는 그에게 신선하면서도 낯선 광경이었다.

루크에이스에서 메이드를 보는 것도 흔하지 않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메이드 복은 이상했다. 겨울에 입는 옷치고는 지나치게 얇다. 방한 마법이 걸려 있는 옷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거기다 제설작업이다. 루크에이스에선 눈이 자주 오는 만큼 제설작업을 자주 해야 한다. 루크에이스에선 전문적으로 제설을 해주는 업체가 있다. 가격도 싼 편이라 대부분의 부자들은 그걸 이용한다. 가녀린 메이드에게 시키지 않는다.

‘업체를 모르나?’

제녹은 메이드에게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제설 작업을 하고 있는 메이드는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강탈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인내심을 발휘해 시선을 뗀다.

제녹은 야크와 마루마를 향해 손짓했다. 그들이 다가오더니 대문 안의 메이드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야, 저 메이드. 살벌하게 예쁘잖아.”

“……왜 저 미모로 메이드를 하는 거지?”

야크는 감탄했고, 마루마는 의문을 가졌다. 아름다운 메이드는 옛날이야기다. 노예제도가 사라진 지금은 메이드를 돈을 주고 고용할 수밖에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미모가 출중한 여성이 궂은일을 하는 메이드를 할 이유가 없다.

왕궁의 메이드가 미인이라고 소문이 나 있지만 이곳은 왕궁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야 좋은 일이 아니겠어? 즐길 여자가 저렇게 미인이니 우린 운이 좋은 거라고.”

야크의 눈동자가 색욕으로 번들거리는 것을 보며 마루마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를 밝히는 야크이니 어쩔 수 없지만, 괜히 일을 그르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혹시나 싶어 제녹을 쳐다본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야크처럼 눈에 띌 정도로 흥분하지 않았지만 숨이 평소보다 거친 것을 알 수 있다.

야크가 조심스럽게 대문을 넘었고 뒤를 따라 제녹과 마루마 또한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마루마가 조심스럽게 대문을 당겨 닫았다.

우웅-.

공간이 울리는 소리와 동시에 공기가 변한다. 가장 먼저 눈치 챈 것은 마법사인 마루마였다.

“……결계?”

그가 대문을 닫는 순간 주변에 흐르던 마나가 바뀌었다. 대문에 결계를 설치하는 기능은 없다. 그걸 눈치 채고 일행에게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바람이 불어와 양팔을 훑고 지나간다.

마루마는 자신의 양팔을 바라봤다. 하얀 옷으로 가려진 팔목에 선이 그려져 있다. 이윽고 선을 중심으로 붉은색이 옅게 퍼진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고통이 찾아왔다.

“으아아아아아악!!!!”

영문도 모른 채 갑작스레 찾아온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양팔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러나 멀쩡하지도 않았다. 반쯤 잘린 양팔은 고통보다 시각적인 충격이 더 컸다.

“…뭐, 뭐냐! 갑자기 양팔이?!!”

빠르게 정상적인 사고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모험가이자 마법사였기 때문이다. 마루마는 황급히 야크와 제녹을 바라봤다. 그 둘은 마루마의 비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굳어 있다.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고, 비지땀을 잔뜩 흘리고 있다. 방금 전의 흥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필사적으로 눈동자를 굴러 마루마에게 신호를 보내지만, 안타깝게도 마루마는 그들의 생각을 읽는 능력은 없다.

“무장 상태를 보니 좋은 의도로 찾아온 것 같지는 않군요.”

귓가에 무참히 박히는 미성에 마루마가 고개를 돌렸다. 눈삽을 쥔 메이드가 붉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양팔의 고통을 잊어버릴 정도로 섬뜩한, 감정이 보이지 않는 인간 같지 않은 눈이다.

“팔을 자를 생각이었는데… 눈삽으론 무리였군요.”

그녀가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단 한 발자국이었지만 마루마는 공포를 느꼈다. 만약, 뒤에 대문이 열려 있었다면 당장에라도 도망쳤을 것이다.

“무, 무슨 짓을 한 거냐!”

“…….”

사이나는 무시하며 다시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간다. 이 자리에 가득 찬 공포와 어울리지 않는 기품과 우아함이 배여 있는 걸음이다.

“오, 오지마아!!!”

마루마는 마력을 끌어 올렸다. 그의 앞에 붉은색의 마법진이 그려진다. 수박만 한 크기의 마법진의 속에서 이윽고 이글거리는 불꽃의 창의 끝 부분이 나타난다.

마루마가 가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마법이다.

“블레이즈 스피어!!”

절규하듯 마법을 발동시킨다. 붉은 마법진에서 나온 불꽃의 창은 그대로 메이드를 향해 날아간다.

불꽃의 창은 그 몸에 부딪히는 순간 폭발할 것이라고 마루마는 믿었다. 그러나 현실을 달랐다. 허공을 가르던 불꽃의 창이 그대로 메이드의 앞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마루마로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모든 법칙을 무시하듯 불꽃의 창은 허공에 고정되었다. 더 이상 이글거리지도 않고서, 나아가지도 않으며 멈췄다. 마법이 풀렸다면 사라져야 할 그것이 시간이 멈춘 듯 허공에 박혀 있다.

“서, 설마! 시간을 멈춘 거냐?!”

들은 적 있다. 고대 마법이나 비전 마법 중에선 시간과 관련된 마법이 있다고. 대마도사 정도는 되어야 행사할 수 있다는 전율의 마법이 존재한다고.

“……지배한 것뿐입니다.”

사이나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단지 권능을 사용해 지배했을 뿐이다. 앞서 침입한 두 명의 경우엔 문제없이 몸을 지배했지만, 꼴에 마법사랍시고 정신력이 강한 마루마에겐 통하지 않았다. 10할의 온전한 힘이었다면 정신까지 완벽하

게 지배했을 것이다.

날아오는 불꽃의 창을 멈춘 것도 그녀의 능력이다. 무생물, 그것도 그 근본이 마력인 마법의 경우엔 쉽게 지배할 수 있었다. 마법사의 마법지배력이 조금 더 강했더라면 이렇게 완벽하게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작해야 방향을 트는 정도였을 것이다.

오랫동안 지배하는 것은 힘이 든다. 불꽃의 창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그대로 그녀를 지나쳐 중앙에 모아둔 눈을 향해 날아간다. 본래라면 부딪히는 순간 폭발해야 하지만 사이나의 지배하에 있는 불꽃의 창은 그대로 눈과 함께 증발해 사라진다.

사이나는 다시 한 발자국 걷는다. 마루마는 다리가 풀러 그대로 바닥에 무너졌다. 힘없이 무너진 그는 문득 자신의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공포가 정신력을 무너뜨리고 사이나의 지배를 받아들인 것이다.

따각, 하고 얼어붙은 바닥과 부딪힌 구두 소리가 귓바퀴에 울린다. 마루마의 눈동자가 쉴새 없이 흔들리며 공포의 감정을 나타낸다. 그리고 깨닫는다. 야크와 제녹이 눈동자를 굴리며 전하고 싶었던 말. 그건 필사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표현이었다.

야크와 제논을 그대로 지나쳐 마루마의 앞으로 다가온 사이나는 그대로 눈삽을 들어 올렸다. 마력으로 눈삽을 강화하고 그대로 마루마의 심장에 찔러 넣는다. 육체를 완전히 지배한 상태라 피는 한 방울도 튀지 않았다.

사이나가 마루마의 가슴에서 삽을 빼려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그대로 삽에서 손을 놓고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사이나가 있었던 자리를 검이 가르고 지나간다.

야크는 가슴에 삽이 박혀 죽어 있는 마루마를 보며 이를 악물었다. 동료가 죽어 분노해서가 아니다. 압도적인 무력에 대한 공포심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제녹!”

옆에서 그대로 굳어 있는 제녹을 부른다. 자신을 부르는 커다란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듯한 제녹이 몸을 흠칫 떨었다. 미동도 하지 않던 몸이 반응했다.

“내가 녀석에게서 시간을 번다. 문을 열어!”

제녹이 빠르게 문을 향해 뛰어가는 것을 보며 야크는 몸속의 마나를 끌어올려 신체능력을 상승시킨다. 그 정도의 무력을 이미 보았다. 방심했다곤 하나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당했다. 상대는 이상한 힘으로 육체를 지배하고, 눈삽으로 마루마를 죽인 실력자다.

현재 그녀는 맨손이다. 적어도 1분… 아니, 30초 정도의 시간 벌이는 가능할 것이다.

야크는 가만히 서 있는 그녀를 바라본다. 무기가 없기 때문일까. 섣불리 덤벼 오지 않는다.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다. 야크에겐 다행인 일이었다.

‘지배의 경우 본래의 10%도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사이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상대는 인간 중에서도 약한 측에 속해 보인다. 그런데 지배는 1분도 불가능하다. 육체를 조종하는 것은커녕 멈추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고 보니 중간계는 마계와 달라 권능에 제약을 붙는다는 말을 들어본 것 같다.

‘……상관없겠지.’

사이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론을 내렸다.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의 권능의 경우엔 강자들에겐 잘 먹히지 않는다. 권능은 확실히 편리하고 도움이 되지만, 그녀의 강함의 본질적인 이유가 되지 못한다.

“제녹! 아직이냐?!”

“문이 안 열려! 제길!!”

야크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메이드의 붉은 눈과 마주쳤다. 붉은 눈을 가진 사람은 몇몇 봤지만 저처럼 악마 같은 눈은 처음이다.

야크가 지나치게 긴장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이었다. 눈을 깜빡이니 그의 바로 앞에서 은발의 메이드가 손을 휘두르고 있었다. 막는 것? 불가능했다. 인식하는 것도 늦었다.

거리가 너무 가깝다. 팔의 안쪽에 있어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를 수 없다. 서둘러 뒤로 물러나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미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손을 세워 날을 만들어 그대로 검의 손잡이를 쥔 야크의 팔목을 내려친다. 베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숴낸다.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져 검은 쥔 손이 떨어진다.

팔목을 박살 낸 사이나는 그대로 검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을 잡아 뜯어 바닥에 버린다. 바스타드 소드를 그대로 한손으로 쥐고서 휘두른다.

야크는 자신의 목을 노리며 날아오는 검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30초를 버텨낸다? 웃기는 소리. 상대는 적어도 A급 이상의 모험가다. D급에 불과한 자신이 10초를 버티면 아주 잘한 것이다.

‘왜 이런 실력자가 메이드 따윌 하고 있는 거야…….’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줄 알았다면 쳐다보지도 않았다. 후회되지만 이미 그의 목은 바닥에 떨어진 채다.

“젠장. 젠장! 젠장!! 이게 왜 안 열리는 거야?!!”

제녹은 필사적으로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밀어도, 당겨도 보았지만 열리지 않는다. 쾅쾅! 두드려 보지만 아파져 오는 건 자신의 주먹뿐이다.

돌연 등 뒤가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지나치게 등 뒤가 조용하다. 이 공간에 자신 혼자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이다. 돌아보고 싶지 않지만 공포보다 호기심이 더 많다. 제녹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딸꾹.

보이는 광경에 반사적으로 몸이 딸꾹질을 시작했다. 시간을 벌어주리라 생각했던 야크의 목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그의 시선으론 뒤통수밖에 보이지 않아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상한 것은 야크의 몸체다. 목이 없는 몸체는 오른팔이 바닥에 떨어진 채 꼿꼿이 서있다. 기이한 광경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메이드는 피하나 묻지 않은 깨끗한 상태로 한 손에 검을 들고 서 있었다.

“…살, …살려주세요.”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 떨리는 목소리로 목숨을 구걸했다. 그러나 사이나는 아무 말 없이 검을 휘둘렀다. 분명히 검으로 닿을 수 없는 거리였지만 제녹의 양 허벅지 아래가 싹둑 잘려나간다.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은 제녹은 비명을 지르는 것보다 남아 있는 두 손을 이용해 뒷걸음치듯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등에는 굳게 닫힌 문이 가로막고 있다. 도망은 불가능하다.

“물을 게 있습니다.”

사이나의 말에 제녹의 눈동자에 희망의 빛이 서린다. 눈앞의 잔혹한 메이드는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다. 잘하면 살려줄지도 모른다.

“뭐, …뭐든지 말 할 테니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제대로 대답한다면 놓아드리죠.”

손에서 검을 놓았다. 검이 큰소리를 내며 바닥과 부딪혔다. 제녹은 그 행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심을 하자 베인 다리를 지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싸늘하게 내려다보는 메이드의 시선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온 거죠?”

순간 거짓말을 할까, 제녹이 망설였다. 그러나 곧 사실대로 말하기로 한다. 거짓말이 들키면 그대로 죽을게 분명하다.

“……우, 우연히 초원에서 흔적을 발견하고 따라 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을까 하고….”

“그렇군요. 즉, 당신들은 강도군요.”

사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초원에 있는 마도사의 공방을 발견하고 하이에나처럼 흔적을 따라 찾아온 것이다.

“다른 동료는 없으십니까?”

“…어, 없습니다! 알고 있는 건 우리뿐입니다!”

사이나는 팔짱을 끼고서 그를 지긋이 쳐다봤다. 혹여 질문이 있을까 싶어 긴장하고 있던 제녹이었지만, 추가된 질문은 없었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살려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놓아드린다고 했습니다. 살려준다곤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녹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눈앞의 메이드는 자신이 과다출혈로 죽는 것을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럴 거면 차라리 깔끔하게 죽여주는 것이 낫다.

“이… 악마 같은 년!!”

증오를 담아 내뱉는다. 그러나 눈앞의 메이드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붉은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빨리 죽으라고 재촉하는 것 같은 눈에 제녹은 시선을 돌렸다.

양팔을 뻗어 문을 열어 보려 한다. 방금과 마찬가지로 열리지 않는다. 마법으로 잠겨 있다면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다.

“우, 우선 지혈부터….”

허겁지겁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손은 떨려온다. 지혈제도 없다. 급한 대로 옷을 찢어 처리하려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지만 이내 곧 고개를 떨궜다. 그녀가 자신을 도와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아. 할 일이 늘었군요.”

문 앞에 널린 시체 3구를 보며 사이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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