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십지제일신마 제4권 제89장 마교(魔敎)의 전대교주(前代敎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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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괴노인이 광소를 뚝 그쳤다.
그리곤 곧장 원독 어린 음성으로 쥐어짜듯 말했다.
"천양! 네놈은 내가 죽은 줄 알았겠지만 흐흐흐...... 노부는 결
코 죽지 않았다!"
"......!"
"네놈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노부이거늘 어찌 그냥 이대
로 죽을 수 있겠느냐?"
혁련소천은 담담한 음성으로 괴노인을 말을 받았다.
"노인장은 사람을 잘못 보았소. 나는 천양이란 사람이 아니오."
"네가...... 단천양이 아니라고?"
문득 괴노인의 두 눈이 초점을 잃고 흐릿하게 변했다.
"그...... 그래 맞다. 천양은...... 너같이 젊지 않다."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때는 젊었지만 아주 오랜 옛날이어서......."
돌연 그는 두 눈에서 광기(狂氣)를 뿜어내며 이를 뿌드득 갈았다.
"으으...... 이 지옥같은 곳에서 나로 하여금 그 기나긴 세월을
썩게 한 애송이 놈!"
그의 입에서 다시 미친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단천양! 으하하하...... 단천양!"
'단천양!'
혁련소천의 전신에 격렬한 진동이 일었다.
'서...... 설마 제 칠대 제일신마인 단천양은 아니겠지?'
그의 얼굴은 온통 경악과 의혹으로 뒤덮였다.
만약 이 괴노인이 말한 단천양이 단우비의 부친인 그 단천양이라
면, 그리고 그를 애송이라 부른다면......?
실로 생각하기도 엄청난 일이 아닌가!
그때 괴노인이 돌연 웃음을 뚝 그치며 혁련소천을 향해 싸늘하게
일갈했다.
"네놈은 누구냐?"
순간 혁련소천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평정을 되찾으며 특유
의 조용한 음성으로 답했다.
"이름을 잃어버린 사람이오."
"이름을 잃은......?"
괴노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다음 순간 그의 두 눈에 다시금 광기가 떠올랐다.
"네놈은 왜 단천양이 아니냐?"
혁련소천은 실소했다.
'미쳤군. 기나긴 세월 속에서 정신이 이상해졌다!'
그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당신이 단천양이 될 수 없듯이 나도 단천양이 될 수 없소."
"건방진 놈! 건방지게 네놈이 왜 단천양이 아니냐?"
괴노인의 두 눈에 어린 광기가 더욱 짙어졌다.
이어 그는 살기 가득 찬 음성을 억양 없이 내뱉았다.
"네놈은 단천양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너는 죽어야 한다!"
순간 그의 쌍장이 쫙 펴지며 가공할 죽음의 회오리가 일어났다.
콰우우웃―!
동시에 부챗살같은 열 줄기의 막강한 경기(勁氣)가 무시무시한 기
세로 혁련소천을 덮쳐가지 않는가!
쐐애애― 액!
혁련소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웃!'
괴노인의 깡마른 손에 식인초(食人草)의 촉각(觸角)처럼 길게 늘
어져 있는 십지(十指)의 손톱,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기의 기
세는 공간의 핵(核)마저 산산조각 낼 만큼 가공무비했던 것이다.
허나 그는 다름 아닌 혁련소천이었다.
스스스......!
그는 신형을 번개처럼 움직여 괴노인의 공세를 피하며 무섭게 소
리쳤다.
"노선배, 당신은 지금 실수하고 있소. 단천양은 이미 백 년 전에
죽었거늘 어찌 내가 단천양이겠소?"
일순 괴노인의 신형이 멈칫했다.
"단천양이 백 년 전에 죽었다고?"
동시에 극심한 충격을 받은 듯 그의 몸이 세찬 진동을 일으켰다.
"백 년 전이라고...... 그럼 세월이 얼마나 흘렀다는 이야기인가?"
괴뇌인은 멍하니 혁련소천을 응시했다.
"단천양은...... 몇 살에 죽었느냐?"
"백이십에 죽었소."
"백이십......."
돌연 괴노인이 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이 동굴 속 세
월...... 그토록 길었단 말인가? 으하하하......."
그는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그 애송이 놈이 벌써 죽고...... 늙은 나는 아직도 살아 있
다......."
뜨거운 두 줄기의 눈물이 괴노인의 주름진 노안을 타고 흘러내렸
다.
"으하하하......."
목이 찢어질 듯한 광소가 쉴새없이 동굴 벽을 울렸다.
"노부가 마지막으로 그 놈을 봤을 때 놈의 나이 삼십 미
만......."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괴성이 괴노인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흐흐흐...... 이 조그마한 동굴 속에서 백구십 년이 그냥 흐른
셈이란 말인가?"
순간 혁련소천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구십 년!'
그 기나긴 세월의 흐름과 고독을 그 누가 알 수 있으랴!
이 순간에도 괴노인의 입에서는 광소와 통곡, 절규...... 그리고
또다시 광소가 쉴새없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혁련소천의 안색은 온통 불신과 의혹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 동굴 속에서 백구십 년.......'
실로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 아닌가!
"......!"
혁련소천은 괴노인을 지그시 응시했다.
왠지 그는 괴노인을 보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느끼고 있
었다.
나는 수하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저 노인은 백구십 년이
란 보상받지 못할 세월을 잃었다.
저 노인의 고통......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참 후 괴노인은 웃음을 뚝 그쳤다.
"추악한 놈! 나를 동정의 눈으로 보지 마라!"
"동정은 아니오. 단지......."
"단지 뭐냐?"
"복수할 상대를 잃었다는 데 대한 애석함일 뿐......."
괴노인의 눈빛이 흔들렸다.
"괴이한 놈이군."
그는 탄식을 토했다.
"허나 단천양이 살아 있든 없든 문제가 아니다."
문득 그는 절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중요한 것은 이 대라금삭(大羅金索)이 있는 이상 내가 나가지 못
한다는 것이다."
"......!"
괴노인의 입에서 다시금 장탄식이 흘러 나왔다.
"너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모르오."
"이름을 들어도 모를 것이다."
괴노인은 고소를 지었다.
"나의 이름을 아는 자는 천하를 통틀어 오 인(五人)을 넘지 않고
그들 역시 모두 죽었을 테니까......."
"......!"
"나의 이름은 군청위(君淸偉), 별호는 없다."
"군청위?......."
"나는 마교(魔敎)의 제 이십삼대(第二十三代) 교주(敎主)다!"
순간 혁련소천의 얼굴이 경악으로 인해 급변했다.
'마교의 교주!'
오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 마교!
마의 세력 중 가장 뿌리깊은 세력이었다.
피(血)와 죽음(死)의 대명사(代名詞), 그것이 곧 마교였던 것이
다.
아수라(阿修羅)!
지옥의 영원한 제왕(帝王)조차 마교의 잔인독랄함 앞에는 치를 떨
며 돌아앉을 정도였다.
허나 마교는 구백 년 전 사황 금풍성과의 대격돌 이후 무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헌데 괴노인, 그가 바로 마교의 교주였다니.......
"너는 잠형천존 사도무기를 아느냐?"
괴노인 마교교주 군청위가 형형한 신광을 빛내며 혁련소천에게 물
었다.
순간 혁련소천은 흠칫했으나 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소."
잠형천존 사도무기.
그는 백이십 년 전, 유일하게 만마전에 거역하며 잠마혈문을 거느
리고 대항했던 인물이었다.
일명(一名) 역천(逆天)의 혈전(血戰)......!
아직까지도 무림인들의 뇌리 속에 그 기억이 생생한 죽음의 대결
을 벌였던 잠마혈문의 문주였던 그는 스스로 삼천 년 마교의 일맥
(一脈)만을 주장했다.
허나 단천양. 구천십지만마전의 제 칠대 제일신마이자, 수백 년
역사가 탄생시킨 제일신마 중 가장 무서운 인물이었던 그의 엄명
에 의해 출동한 만마전 전 고수들을 맞아 오만(五萬)의 수하들과
함께 황산에서 장렬히 산화한 인물이 아닌가!
군청위는 씁쓸한 고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사도무기는 바로 나의 수제자(首弟子)였다."
오오― 이 얼마나 엄청난 말인가!
제 칠대 제일신마 단청양과 싸우다가 죽은 사도무기의 사부가 바
로 이 노인 군청위라니!
군청위는 허탈한 표정으로 독백처럼 중얼거렸다.
"실상 노부는 마교의 마지막 인물이다."
"......!"
비사(秘事)! 그것은 실로 엄청난 비사였다.
군청위는 아득한 옛일을 더듬으려는 듯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백구십 년 전 노부의 나이 칠십 세."
혁련소천은 경악을 넘어 신화(神話)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럼 이 노인의 나이가 이백육십 세란 말인가?'
그는 새삼 경이의 눈으로 군청위를 응시했다.
군청위는 다시금 말문을 열었다.
"그 당시 노부가 이끄는 마교의 힘은 실로 가공하기 그지없었다."
"......!"
"만마전이 겉으로 드러나 있어 마교가 함부로 행세할 수 없었을
뿐......."
"......!"
"허나 노부는 자신이 있었다. 만마전과 싸워볼 만한......."
"허나...... 백구십 년 전 그 날...... 노부의 세 제자 중 사도무
기를 제외한 두 놈이 나를 배신했다."
원한의 불꽃이 그의 두 눈에서 활활 타올랐다.
"으하하하...... 놈들은 노부를 이곳...... 이곳으로 유
인......."
원한의 불꽃, 복수의 불꽃은 군청위의 두 눈에서 번갯불보다도 더
전율스럽게 뿜어져 나왔다.
"단천양! 그 애송이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결국에는 이 대라
금삭에 묶여서 세월을 잃었다."
"......!"
"그 기나긴 세월, 노부는 기다렸다. 나의 제자 사도무기, 그가 돌
아와 주기만을......."
혁련소천은 내심 탄성을 토했다.
'이 노인은 사도무기가 단천양에게 죽었음을 모르는구나!'
문득 군청위는 공허한 음성을 발했다.
"허나...... 나의 제자는 이곳으로 오지 않았다."
짙은 비애(悲哀)가 음성 속에 가득 깃들어 있었다.
"너무나 긴 세월 속에...... 나는 모든 희망을 잃은 것이다."
"잠형천존 사도무기는 죽었습니다."
순간 군청위의 눈이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듯 부릅떠졌다.
"그게 무슨 말이냐?"
"백이십 년 전......."
혁련소천은 역천의 혈전에 얽힌 일을 설명해 주었다.
혁련소천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군청위의 전신 가득 허탈함이 깃들었다.
"그가...... 죽었다고?"
그것은 모든 희망을 잃었을 때에만 흘러 나오는 삭막하고 황량한 음성이었다.
"으하하하......."
돌연 그는 광소를 터뜨렸다.
허나 그것은 차라리 처절한 통곡이었다.
"......."
혁련소천은 묵묵히 군청위의 그런 모습을 응시했다.
군청위는 원한과 저주에 사무쳐 이를 뿌드득 갈았다.
"으...... 구천십지만마전! 내가 이곳을 나가기만 하면...... 그렇게만 되면......."
"......!"
"허나... 이 저주의 대라금삭이 나의 육신을 놓아주지 않는구나. 으하하하......."
"내가 그 대라금석을 잘라주겠소."
순간 군청위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웃음을 뚝 그쳤다.
"네가 이 대라금삭을......?"
허나 그는 곧 웃기지 말라는 듯 대소를 터뜨렸다.
"흐흐...... 이 대라금삭이 썩은 새끼줄인 줄 아느냐?"
"알고 있소. 이 대라금삭에 대한 것을......."
"......!"
"해저(海底) 일만 장(一萬丈) 깊은 곳에 있는 수십만 근의 천금석
(千金石)에서 추출한 대라석척을 단련시켜 만든 것이오."
군청위는 흠칫했다.
"자세히 아는군."
혁련소천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대라금삭은 천하 그 어떤 것에도 손상을 입지 않소."
"그걸 알면서도 이것을 자르겠다고?"
"허나...... 방법은 있소."
"방법?"
"천하 그 어떤 물체라도 극성(極性)은 있는 법이오."
"흐흐...... 물론 있지. 대라금삭의 극성은 바로 고금백대병기 서
열 제 일위 천마묵장이다. 허나 그 외에는 어느 것으로도 부수지 못한다."
혁련소천은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
"나에게 바로 그 천마묵장이 있소."
"뭣이―?"
군청위의 몸이 격렬한 진동을 일으켰다.
번― 쩍!
순간 혁련소천의 왼쪽 소매 속에서 시커먼 광채가 뻗쳐 나왔다.
천마묵장이 어느새 혁련소천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오!"
순간 군청위의 입에서 격동으로 가득 찬 탄성이 터져 나왔다.
혁련소천은 천마묵장으로 대라금삭을 내려쳤다.
투두둑―!
그러자 대라금삭이 힘없이 잘려져 나갔다.
그 순간 군청위는 주체할 수 없는 희열과 격정에 휩싸여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드...... 드디어 이 저주스런 마물(魔物)에서 벗어났구나."
다음 순간 그는 미칠 듯한 기쁨에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으핫핫핫핫......."
철진진의 지금 처지는 그야말로 위험천만이었다.
혁련소천을 따라 동굴 속으로 들어왔다가 그만 길을 잃은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그녀는 점점 이상한 곳으로 빠져들고 있
었다.
그녀의 앞뒤로 사람 팔뚝만한 굵기의 거미줄이 옭아매어 왔던 것
이다.
거미줄은 마치 흡반처럼 그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어 도저히 떼어
낼 수가 없었다.
또한 그녀의 앞에는 지금 거대하기 짝이 없는 시뻘건 인면혈주가
두 눈에서 연신 흉광을 뿜어내며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인면혈주(人面血蛛)......!
인면혈주의 몸통은 어림짐작으로 작은 집채만 했다.
또한 그 모습은 징그럽기 짝이 없었다.
철진진의 얼굴이 공포로 처절하게 일그러졌다.
"이 괴물아! 다가오지 마라!"
그러나 인면혈주가 맛있는 먹이(?)를 포기할 리 있겠는가!
시장한 배를 빨리 채우겠다는 듯 인면혈주는 서서히 철진진에게
다가들고 있었다.
철진진의 안색은 금세 밀납처럼 창백하게 변했다.
"아 악마같은......!"
쉬쉬쉭―!
인면혈주는 징그러운 괴성을 내며 다가들었다.
구토할 것만 같은 비릿한 악취가 인면혈주의 몸에서 연신 풍겨 나
왔다.
철진진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사색(死色)으로 변해 있었다.
'죽었구나!'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그녀는 전율했다.
'이 철진진이 이토록 어처구니없이 죽다니.......'
그녀는 전신을 사시나무처럼 떨며 두 눈을 꽉 감았다.
스스슷!
그녀의 두 귀로 인면혈주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피부에 와닿는 오싹한 소름을 느끼며 철진진은 자신도 모르게 이
빨을 꽉 물었다.
헌데 이때였다.
끼― 아― 악!
돌연 귀청을 찢는 비명이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
철진진은 내심 커다란 의혹을 느꼈다.
이윽고 감았던 눈을 조심스럽게 뜬 순간 그녀는 크게 놀라고 말았
다.
"......!"
그녀를 노리고 달려들던 인면혈주가 전신이 박살난 채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으하핫핫핫......."
그때 어디선가 앙천광소가 들려오며 괴노인 한 명이 나타났다.
군청위였다.
그는 나타나자마자 천둥치는 듯한 외침을 터뜨렸다.
"소형제, 이 꼬마아이가 바로 자네가 말한 아이인가?"
"그렇습니다."
한 줄기 조용한 음성과 함께 혁련소천의 모습이 뒤이어 나타났다.
철진진이 금세 반색하며 혁련소천을 향해 소리쳤다.
"아! 공자, 저 좀 구해 주세요."
혁련소천은 혀를 찼다.
"끝까지 말썽이군."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푸스스스......!
순간 거미줄이 가루로 화해 흩어졌다.
혁련소천은 철진진을 응시하며 차갑게 말했다.
"이쪽으로 쭉 나가면 통로가 나온다."
그는 시선을 군청위에게 돌렸다.
"노형님, 갑시다."
"좋아, 으하하하......."
군청위는 대소를 터뜨렸다.
다음 순간 그들은 일제히 신형을 날렸다.
휘― 익! 휙―!
"이...... 이봐요!"
철진진은 안색이 변하여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러나 혁련소천과 군청위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그들이 사라진 방향을 쏘아보며 철진진은 코웃음을 터뜨렸다.
"흥! 이 철진진을 아주 어린아이로 봤겠다?"
이어 그녀는 혁련소천 등이 사라진 방향으로 빠르게 신형을 날려
갔다.
휙―!
이내 그녀의 모습도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