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3권 제66장 (66/112)

■ 구천십지제일신마 제3권 제66장 나타난 광천오제(狂天五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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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겨울의 서늘한 냉풍(冷風)을 가슴에  안고 두 사람이 한적한 산

  로(山路)를 걷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혁련소천과 섬뜩한 전율을 불러일으킬 만큼 마력적인

  미모에, 전신을 타고  흐르는 기운이 어딘지 사악하면서도 퇴폐적

  인 것으로 느껴지는 여인이었다.

  사내이나 여인의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였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혁련소천이 시종 입을 다물고 있었기에 일점홍의 궁금증은 갈수록

  더해갔다.

  이윽고 산로(山路)를 거의 다 벗어났을 즈음, 마침내 일점홍은 입

  술을 열어 묻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는 중이오?"

  혁련소천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곧 알게 된다."

  들으나마나한 대답에 일점홍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천주,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옥문관(玉門關)을 넘게 되오."

  "넘을 예정이다."

  순간 일점홍의 눈에 기이한 빛이 감돌았다.

  "천주, 설마하니...... 하토(蝦土)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혁련소천은 가볍게 웃었다.

  "맞다. 하토다."

  일점홍의 눈이 커졌다.

  "그렇다면...... 정말 하토의 마왕(魔王) 융사를 만나러......?"

  "그렇다."

  "미쳤소?"

  혁련소천은 담담한 미소를 떠올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너무 말짱해서 탓이다."

  일점홍은 안색을 굳히고 무겁게 말했다.

  "천주, 중원이라면  몰라도 하토만은 융사의 천하요.  그의 말 한

  마디면 하늘과 땅이 뒤바뀔 수도 있소."

  "그래서?"

  "천주가 아무리 무공이 높고  머리가 좋아도 융사 또한 천주만 못

  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오."

  혁련소천은 웃었다.

  "후후후...... 융사가 그 정도의 인물이 아니라면 구태여 내가 그

  를 만나러 가야 할 이유가 없지."

  일점홍은 대꾸할 말을 잊은 채 그의 얼굴만을 빤히 쳐다보았다.

  혁련소천은 일점홍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일점홍."

  "......?"

  "평생을  살다보면  간혹  도박을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

  고...... 그 승부가 중요하다고  느낄 때는 목숨까지 내던질 각오

  도 해야하는 법이지."

  "......!"

  일점홍은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렇군. 이제야 알겠소!'

  그의 입가에 언뜻  냉오한 미소 한 줄기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

  다.

  '허나 천주...... 당신이 목숨까지 걸어야 할 필요성은 생기지 않

  을 것이오. 최소한 나 일점홍이 있는 이상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 박속같이  희고 고운 치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 * * * *

  "과연...... 듣던 대로군."

  일점홍은 여기저기를 둘러다보며 적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옥문관(玉門關)!

  중원과 북방이역의 문물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이곳은 각처에

  서 몰려든 상인들로 인해  또 하나의 거대한 상시(商市)를 형성하

  고 있었다.

  중원, 천축, 서장, 신강 등의 이민족(異民族)이 한데 어울려 북적

  거리는 광경은 중원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옥문관만의 진

  풍경이었다.

  또한 그러한 풍경은 밖을  돌아다녀 보지 못한 일점홍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한 것이었다.

  일점홍은 사방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는 혼자였다.

  혁련소천은 옥문관에  들어서기 직전 갑자기  다녀올 곳이 있다며

  어디론가 훌쩍 사라진 것이었다.

  사방을 휘둘러보던 일점홍의 고개가 문득 어느 지점에서 멎었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엔 깃발 하나가 꽂혀져 있었고, 그 깃발 아래

  에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느껴지는 냉막한  표정의 한 흑의노인이

  거적때기를 깔고 앉아 있었다.

  <고칠 수 없는 병(病)을 제외하고 모두 고침.

  대가는 병명 막론하고 은자 천 냥.>

  깃발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고칠 수 없는 병을 제외하고?  후훗......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다!'

  일점홍은 내심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일점홍은 무심결에  그 옆을 돌아보다 말고  두 눈이 아연

  휘둥그래졌다.

  그곳에는 마치 무처럼 생긴 것이 한 더미나 쌓여 있었고, 그 앞엔

  하나의 팻말이 세워져 있었던 것이다.

  <만년성형하수오(萬年成形何首烏) 판매, 개(個)당 일만 냥.>

  '마...... 만년성형하수오......?'

  일점홍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다시 흑의노인을 쳐다보았다.

  때마침 손님이 있을  턱이 없는 흑의노인은 확  트인 시야를 통해

  일점홍을 쳐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실타래처럼 뒤엉켰다.

  순간 일점홍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려냈다.

  "후후훗......."

  웃음소리는 바로 옆의 사람도  알아듣기 힘들 만큼 나직한 것이었

  다.

  허나 흑의노인의 눈빛이 음침하게 번뜩였다.

  "왜 웃느냐? 계집같은 사내 놈......."

  순간 일점홍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저 자가 나를 알고 있다니.......'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흑의노인을 향해 걸음을 떼놓았다.

  흑의노인은 다가오는 그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괴물이군. 괴물이야...... 사내의 몸으로 저토록 가공할 염기(艶

  氣)를 타고났다니......."

  일점홍은 굳은 표정으로 흑의노인의 면전에 우뚝 멈춰 섰다.

  이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이 어르신네로 말할 것 같으면......."

  돌연 흑의노인이 자신의 가슴을 치며 큰소리로 떠들어대기 시작했

  다.

  "전생(前生)에 삼황(三皇) 중 한 명인 신송의 몸으로 태어나 칠만

  팔천구백다섯 가지의 의술을 창안했고 그 후 화타와 편작을 내 손

  으로 배출했으며......."

  그는 손가락 하나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종국에는 천상옥제(天上玉帝)의 곁에서 용체를 돌보던 귀하신 몸

  으로서 천하만상의 어치를 깡그리 깨우친 선인(仙人)이시다."

  일점홍은 아연 의아해질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그는 곤혹스런 어조로 물었다.

  "누가 그렇단 말이오?"

  흑의노인은 희죽히 웃으며 자신의 코끝을 가리켰다.

  "누구긴? 바로 이 어르신네시지."

  일점홍은 절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제 보니 미친 늙은이였군!'

  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며 한 마디 툭 내뱉았다.

  "만약 당신이 선인이었다면 필경 광선(光線)이었을 것이오."

  순간 흑의노인의 눈에서 시퍼런 광채가 쏟아져 나왔다.

  "놈! 감히 나 독심광의(毒心光醫)를 모독하다니......."

  오오, 독심광의!

  광천오제 중 일  인(一人)으로 만년성형하수오를 대량 생산했노라

  호언하던 바로 그가 아닌가!

  '독심광의?'

  일점홍은 멈칫하더니 시선을 힐끗 돌렸다.

  그때였다.

  "만가야, 장사는 좀 되냐?"

  컬컬한 음성과 더불어 또 한 명이 그 자리로 다가왔다.

  반들반들한 민대머리가  그가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일신에 걸친 옷은 울긋불긋한  색동옷이라 도무지 아래 위가 걸맞

  지 않은 모습이었다.

  불영치마(佛影痴魔), 바로 그가 아니고 누구랴?

  순간 독심광의의 표정이 괴이하게 일그러졌다.

  "저 놈의 돌중이 또  멀쩡한 사람 속을 뒤집어 놓으려고 나타났구

  나!"

  불영치마는 그의 코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괴상한 웃음을 터

  뜨렸다.

  "헤헤헤...... 만가야, 왜 그렇게  똥 마려운 뱁새눈을 뜨고 난리

  냐? 너와 나 사이가 어떤 사인데......."

  독심광의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어떤 사이?"

  "헤헤헤...... 참아라,  참아! 우리 사이가 사소한  일에 인상 쓸

  그런 사이냐?"

  순간 독심광의는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 땡초! 썩 꺼져라! 네놈과  나 사인 빚 빼고는 아무 관계도 없

  는 사이야!"

  불영치마는 어깨를 들썩이며 요란한 대소를 터뜨렸다.

  "우헤헤헤...... 아미타불......  만가 너는  분명히 죽어서 천당

  갈거다."

  "무슨 헛소리냐?"

  불영치마는 솥뚜껑같은 손바닥을 불쑥 내밀었다.

  "돈 있으면 열 냥만 빌려다오."

  "도...... 돈?"

  "개고기 사 먹게."

  유들유들한 대답에 독심광의의  이마에 지렁이같은 핏대가 곤두섰

  다.

  그는 불영치마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이 시러베 잡종같은  땡초 중놈아...... 머리껍질을 홀랑 벗겨놓

  기 전에 썩 내 눈 앞에서 꺼져라!"

  불영치마는 문득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

  다.

  "쯧쯧...... 하는 짓을 보아하니 네놈도 천당 가기는 다 틀렸다."

  그때 누군가 불영치마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쯧쯧...... 불쌍한 것들......  그까짓 돈 몇 푼에 아귀다툼이라

  니......."

  "누구......?"

  고개를 돌리던 불영치마와 독심광의의  눈이 순간 있는 대로 커졌

  다.

  나타난 인물은 누런 황토빛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기 이

  를데 없는 화복을 걸친 노인이었다.

  그 얼굴에 온통 깔려 있는 것은 춘풍처럼 훈훈하게 느껴지는 부드

  러운 미소, 바로 소절풍마(小絶風魔)였다.

  "아니?"

  "저...... 저럴 수가......."

  독심광의와 불영치마의 입에서 불신  어린 경악성이 한 마디씩 터

  져 나왔다.

  소절풍마는 짧은 수염을 어루만지며 껄껄 웃었다.

  "으허허...... 왜 그렇게 황홀한 표정을 짓고 난리들이냐?"

  불영치마는 문득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너...... 그 옷 어디서 훔쳤냐?"

  "훔쳐?"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지나던 똥개조차 네놈의 꼬락서니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았거늘......  솔직히  말해라. 어디냐,  훔친  곳

  이......?"

  소절풍마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못 거만한 웃음을 터뜨렸다.

  "으허허헛...... 만가야, 그게 바로 너와 나의 차이점이라는 것이

  다."

  "차이?"

  "잘 봐두어라. 자고로 복을  타고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이렇게

  되는 법이니라."

  불영치마는 부러운 눈으로 그의  아래 위를 훑어보더니 문득 은근

  한 음성을 발했다.

  "경가야......."

  소절풍마는 흠칫했다.

  "너...... 왜 갑자기 다성하게 부르냐?"

  불영치마는 씨익 웃으며 그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그 비법 좀 전수해다오."

  "비법?"

  "하루아침에 너처럼 될 수 있는 그 비법 말이다."

  소절풍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너같은 돌대가리가 배울 수 있을까?"

  그 말에 불영치마의 눈이 번뜩 커졌다.

  "겨...... 경가야, 내가 누구냐?"

  "누구긴...... 천하무쌍의 돌대가리지."

  "그...... 그래,  난 돌대가리다. 하지만 인내  빼면 껍질만 남을

  내가 아니냐?"

  "하긴......."

  "부탁이다. 한때 인내의 대명사로  불리던 나인데 그것 하나 못배

  우겠느냐?"

  "흠......."

  소절풍마는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막 무슨 말인가 할려는 순간,

  "이 놈! 경가야!"

  느닷없이 무지막지한 고함이 터지며 흡사 성성이같은 거대한 체구

  의 노인이 뛰어들었다.  순간 지금껏 의기양양하던 소절풍마의 낯

  빛이 금세 싹 바뀌었다.

  "저...... 저 놈이...... 기어코......."

  그러면서 허둥지둥 도망가려는  순간, 성성이같은 노인의 손이 그

  의 뒷덜미를 벼락같이 낚아챘다.

  "이 놈! 어디를 도망가겠다고......."

  "윽......."

  소절풍마는 볼썽사납게 사지를 몇  차례 허둥거리더니 예의 그 부

  드러운 미소를 띠며 뒤를 돌아보았다.

  "으허허...... 원숭아, 왜......."

  원숭이라 불리우는 노인 도광(刀狂) 헌원패는 눈을 무섭게 부라렸

  다.

  "이 놈! 몰라서 묻는 말이냐?"

  소절풍마는 짐짓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나는 네가 왜 이러는지 도대체 이해가......."

  헌원패는 불영치마와 독심광의를 번갈아 쳐다보며 들으라는 듯 말

  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내가  얼마나 어렵게 평원객잔의 주방에 취직

  됐냐?"

  "그랬지."

  불영치마도 동조하자 헌원패는 더욱 열을 올렸다.

  "헌데 얼마 전 이 경가  놈이 죽을 상을 하고 찾아 왔길래 친구인

  죄로 정성껏 식사대접을 했다. 헌데 이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경가

  놈은 그런 은공에 보답은커녕 주인의 한 벌뿐인 외출복을 낼름 훔

  쳐 입고 달아난 것이다."

  "그...... 그랬나?"

  불영치마의 눈이 커졌다.

  이때 소절풍마의 다급성이 터져 나왔다.

  "워...... 원숭아, 훔친 게 아니다. 나는 잠시만......."

  "이 놈! 더 떠들지 마라! 당장 목을 비틀어 버리기 전에......."

  그러면서 헌원패는 품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식칼을 쑥 꺼냈다.

  "억!"

  소절풍마의 안색이 순식간에 썩은 돼지간 빛이 되고 말았다.

  옆에서 그런 광경을 모두 지켜보던 일점홍은 어이가 없었다.

  '이런 괴인들은 난생 처음 보는구나!'

  그는 쓸데없는 일에 시간만  낭비했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몸을 돌

  렸다. 순간 또 한 명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그의 시야에 들어

  왔다.

  청수한 문사차림의  노인, 그의 왼쪽  옆구리에는 조그만 옥갑(玉

  匣)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만상노군(萬像老君) 우문창, 이른바  광천오제의 머리수가 완전히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헌데 일점홍의 시선은 그  순간 우문창의 옆구리에 끼워진 옥갑을

  향하면서 기이한 빛을 띠었다.

  '저 옥갑은......?'

  놀라고 있는 순간, 이미 우문창은 그의 옆을 지나쳐 가며 버럭 고

  함을 내질렀다.

  "미친 놈들! 길거리에서 체통없이 이 무슨 짓들이냐?"

  "참견 마라. 이 놈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놈의 갈빗대를

  열 개는 추려내야겠다."

  헌원패의 험악한 말에 우문창은 이마에 주름살을 잡으며 말했다.

  "그만둬라. 그가 나타났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헌원패 등 사 인(四人)의 안색이 일

  제히 급변했다.

  헌원패는 소절풍마의 멱살을 놓아주며 급히 되물었다.

  "그...... 그가 나타났다고?"

  "그렇다."

  "정말이냐?"

  "정말이다."

  순간 헌원패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격동의 빛이 솟아났다.

  "드......  드디어......  때가  왔단 말인가?  흐흐......  흐흐

  흐......."

  그러면서 그는 소절풍마 등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러자 소절풍마 등 삼 인 또한 만면 가득 격동의 빛을 띠며 무겁

  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우문창은  무심결에 사위를 둘러보다  말고 일점홍의 얼굴에

  시선이 딱 멈췄다.

  '음?'

  짧은 순간 우문창의 눈에 경악의 빛이 스쳐갔다.

  한 눈에 일점홍이 예사 인물이 아님을 간파해낸 것이었다.

  허나 그는 더 이상 일점홍을 눈여겨볼 시간이 없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가자!"

  우문창의 묵직한 한 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슷!

  스스스......!

  미세한 공기의 파동이 이는 듯하더니 광천오제 중 남아 있는 사람

  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일점홍은 문득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그 옥갑...... 분명히  전설로만 들어왔던 선유기서(仙儒奇書)의

  옥갑이다.......'

  선유기서, 그것은 또 무엇인가?

  '설마...... 설마......?'

  일점홍은 곤혹스런 표정으로 느릿하게 하늘을 쳐다보았다.

  한 조각 새털구름이  그저 무심히 흘러가고 있는  그런 날 오후의 옥문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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