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사 김서진-110화 (110/250)

< 3천 억. -(2) >

신지석은 들어온 돈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묻어뒀다.

하지만 징역과 추징에 대비해 비자금을 은닉해 두기도 했다.

은닉 장소는 간판만 세워둔 교회와 저런 대포통장.

그리고 사이코 메트리에서 본 저 통장의 용도는.

‘밀항.’

신지석은 일본과 중국 또는 동남아로 도망갈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저 통장은 급하게 도망칠 때 필요한 자금.

그게 3천억이라는 게 참...

‘고맙네.’

서진의 입에 악마 같은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놈의 책상으로 시선을 옮겼다.

사이코 메트리를 통해 확인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정치인에게 준 뇌물 장부다.

‘명단은 책상 서랍...’

지금 당장 꺼낼 수는 없다.

대다수의 신자가 농성에 참여하고 있지만 몇몇은 건물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움직였다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협조자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한 명만 더 있었다면 놈을 질질 끌고 들어왔던 길을 통해 되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서진은 혼자였다.

“...서동식 선생이 계좌를 줬다고요?”

“네.”

신지석이 한숨을 내뱉으며 창밖으로 시선을 틀었다.

농성 소리가 들려온다.

-폭력 집단 물러나라! 물러나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보장하라!

그 소리를 들으며 신지석이 입을 열었다.

“이럴 때 횡령이라... 신자님, 서동식 선생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싶습니다.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원하던 거다.

하지만 서진은 물러서는 척 입을 열었다.

“경찰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지금은 제가 들어왔던 길로 빠져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뇨, 확인이 우선이에요. 따라와 주세요.”

신지석이 고개를 저으며 몸을 틀었다.

놈은 경찰이 교단의 땅을 밟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경찰이 움직이는 순간 누군가 죽을 것이고 곳곳에 대기 중인 기자들이 떠들 거다.

-경찰 강경 진압, 신도 사망.

-평화 시위, 하지만 경찰은 무자비했다.

-경찰, 보호 장비도 없는 신도 폭행.

-부운 교 신도 세 명, 숨진 채 발견. 경찰이 살인을 은폐했다는 주장.

여론이 뒤집힐 거다.

검찰과 경찰은 비난을 들으며 물러설 수밖에 없다.

신지석이 슬쩍 웃었다.

‘끝이지. 끝이야.’

잡혀도 상관없다.

검찰의 능력으로 혐의를 밝혀낼 수 있는 것은 없다.

물론 최악의 경우, 법정에 서는 순간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 나라의 법은 우습지.’

그동안 잡혔던 사이비 교주의 형량을 보면.

-집행유예, 길어야 4년.

그것만 살면 되는 거다.

그럼, 숨겨둔 돈으로 다시 교단을 일으킬 수 있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서진은 신지석의 모든 생각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놈의 뒤를 쫓으며 몰래 휴대폰을 꺼냈다.

이어서 조우재 부장검사에게 보낼 메시지를 빠르게 작성했다.

-강제 진압하지 마세요. 자살을 준비하는 사람이...

그때, 문 앞으로 향하던 신지석이 고개를 틀었다.

“신도님, 어서 나오...”

서진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놈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더니 그 입에서 무서운 목소리가 흘렀다.

“...뭐 하는 겁니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메시지?”

서진이 휴대폰 화면을 보였다.

조우재 부장검사에게 도착한 메시지가 있었다.

-너 지금 어디야? 뭐 하는 거야!

그리고 그 아래에 서진이 작성하던 메시지가 보였다.

-죄송합니다. 화장실

처음 작성한 메시지는 이미 삭제한 뒤였다.

서진이 민망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아직 말단이라, 교단에 들어와 스승님과 함께 있다는 소리를 할 수 없어서요.”

“아... 그래요?”

신지석의 눈빛이 묘했다.

***

조우재 부장검사는 서진에게 온 메시지를 보며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이게 뭐야?’

서진에게 들어온 메시지, 말이 이상했다.

-강제 진압 하지 마세요. 자살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어요.

-너 지금 어디야? 뭐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화장실

‘이 미친놈.’

조우재 부장검사는 멍청하지 않다.

서진의 메시지를 보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교단에 진입해 간부급을 만나고 있을 거다.

‘그러다 메시지 보내는 것을 걸렸겠지.’

조우재 부장검사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제발, 부탁이니까 뒈지지 마라.’

조우재 부장검사는 서진의 목숨과 자신의 인생을 동일시하고 있었다.

서진이 잘못되면 30억의 빚을 한 번에 갚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이름이 투기꾼의 명단에 올라갈 거다.

그럼, 인생은 끝이다.

‘제발...’

경찰 간부가 조우재 부장검사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삐뚤어진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합니까? 계속 대치하고 있어요?”

용산 경찰서 서장이 구속된 후 검찰과 경찰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그런데, 검찰이 경찰 병력을 끌고 나와 몇 시간 동안 우두커니 세워두기만 하다니.

“김서진이라는 검사가 몰래 들어갔다면서요? 뭐래요?”

경찰 간부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서진의 활약을 반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반대도 많아지는 게 세상이다.

특히 경찰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경찰만이 아니다.

주변에 있는 검사들의 속삭임도 심상치 않다.

“김서진이 들어갔다고?”

“지금 그 새끼 때문에 못 들어가는 거 아니야?”

“새끼, 검사장 빽 있다고 나대네...”

“운 좋게 사건 몇 번 해결했다고 선배들 머리 위에서 노는 거지.”

검사도 인간이다.

선배 검사들은 서진의 활약이 반갑지 않았다.

특히 비슷한 연차의 선배들이 그랬다.

언제 짓밟힐지 몰라서다.

후배에게 까이면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씨발 새끼. 그냥 죽었으면 좋겠네.”

“무서운 소리 그만해. 죽기는 왜 죽어? 이걸로 문제 삼으면 되는데.”

“어?”

“단독행동 한 거잖아. 게다가 사이비의 본거지야. 그놈 운이 여기서도 통할 것 같아? 당연히 암 걸리는 짓 할 테고, 그걸로 문제 삼으면?”

“...암 걸리는 짓?”

“저 새끼들 사이비야.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그런데, 김서진이 딱 인질로 잡히는 거지. 검사가 인질로 잡혀서 살려달라고 지랄해봐.”

그들이 깨소금 표정을 지으며 낄낄낄 웃었다.

그리고 한 검사가 휴대폰을 꺼냈다.

“잠깐만... 아는 기자한테 메시지 좀 보낼게. 이런 것은 전 국민이 알아야 해.”

하지만 수사관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모여 있던 수사관들도 서진에 대한 이야기로 한창이다.

“지난번에는 해머로 문 부수고 들어갔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담을 넘었다고?”

“어. 털레털레 걸어가다가 휙 하고 넘어가더라. 그리고 뭐라는 줄 알아?”

“뭐래?”

“다녀올게요.”

“햐... 미쳤네. 이건 진짜 미친 건데, 멋있네.”

위험한 일에 앞장서는 사람, 말로는 들어봤지만 실제 본 적은 없다.

그리고 이들은 서진이 뭔가를 해결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농성하는 신도들과 그 앞을 가로막은 경찰, 곳곳에 죽창이 보였고 경찰들은 방패를 꽉 쥔 상황이다.

일촉즉발, 싸움이 붙으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경찰이나 신도나 누구 하나 크게 다치는 것은 당연하다.

“...김서진 검사가 잡아 오면 아무도 안 다치는 거지?”

“제발 그랬으면...”

하지만 불가능한 일, 무사히 빠져나오면 다행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때, 휴대폰을 만지던 한 수사관이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이, 이거...”

“왜? 무슨 일이야?”

수사관들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속보가 들어와 있다.

[<속보> 검사, 부운 교 잠입.

검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씨, 씨발... 어떤 새끼야!”

***

그 시각, 서동식은 창밖을 보며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상황이 그대로라고? 경찰이 움직일 생각을 안 해? 하... 자극 좀 해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서동식이 고개를 틀었다.

신지석이 들어오고 있었다.

고개를 꾸벅 숙이려 하는데.

‘어?’

그 뒤로 서진이 나타났다.

동시에 서동식은 어떤 상황인지 파악했다.

놈이 딱딱해진 얼굴로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 그게...”

“돈을 받았나?”

“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사잖아요. 그래서 함정일 것 같아서 일단 다른 곳에 넣어두고...”

서동식의 말은 두서가 없었다.

어떻게든 코너를 빠져나가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신지석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가져와.”

“...네?”

“네가 들고 있는 계좌 꺼내 보라고!”

벼락같은 호통 소리에 서동식이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러다가.

“혀, 형님...”

급기야 신지석을 형님이라 불렀다.

“형님! 내 말 좀 들어봐요! 저런 새끼 말을 듣는 거야? 어제 들어온 놈이 3억을 헌금했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

하지만 신지석의 눈빛에 용서는 없었다.

그에게 서동식은 돈을 훔친 양아치다.

놈이 서동식을 향해 저벅저벅 다가가며 깡패나 쓸 것 같은 말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먹었다는 거네? 하루 이틀이 아니지? 그동안 얼마나 처먹었어? 얼마나 빼돌렸어? 이런 찢어 죽일 새끼, 불에 태워 죽일 새끼.”

“형님!”

“동식아, 넌 신에게 바칠 돈을 횡령했어. 내가 널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신지석의 눈에는 살기가 뚝뚝 떨어졌고 서동식은 공포에 질려갔다.

머릿속에서는 그동안 잔인하게 죽은 사람들의 모습이 스치기 시작했다.

믿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죽었던 자들!

그리고 그 얼굴이 자신의 얼굴이 겹치는 순간.

‘아, 안 돼!’

놈이 서진을 보며 외쳤다.

“가, 가만히 보고 있을 거야? 검사잖아!”

서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깨를 으쓱하며 놈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그저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볼 뿐이다.

“야!”

“닥쳐!”

두 놈의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정말 가관도 아니었다.

그때, 서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세상을 본다’ 이하은 기자에게 메시지가 와 있다.

-이거 검사님 맞죠? 어서 나오세요. 위험해요.

붙어 있는 링크를 눌러보니 기사로 연결됐다.

서진이 이곳에 잠입했다는 기사다.

‘하...’

서진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문을 툭 잠갔다.

동시에 서동식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벨을 울렸다.

“받아.”

신지석의 허락이 떨어지자 서동식이 휴대폰을 귀에 댔다.

휴대폰 너머에서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검사가 잠입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농성하는 사람 중에 몇 명 빼서 그쪽으로 갈까요?

휴대폰 너머의 목소리는 신지석은 물론 서진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신지석이 사나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오라고 해. 오늘의 순교자는 너야. 신의 돈을 횡령한 놈, 죽어 마땅하지.”

서동식의 얼굴이 바르르 떨렸다.

미래가 보였기 때문이다.

온몸에 기름이 쏟아질 거다.

거리로 나가는 동시에 누군가 불을 붙일 거다.

그렇게 분신자살로 위장되어, 그 뜨거운 불꽃 속에서 발버둥 치다가 죽게 되는 끔찍한 미래!

“아... 아...”

서동식이 손을 저으며 물러설 때였다.

서진이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제가 데리고 나갈까요? 죽이는 것은 아깝잖아요?”

그 말에 서동식의 시선이 서진을 향해 홱! 틀어졌다.

검사라는 새끼의 입에서 나올 말인지 의심스러웠다.

“뭐라고 하는 거야! 검사잖아! 검사! 날 살려야지!”

서진은 이번에도 놈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신지석을 바라봤다.

“살인부터 해서 서동식, 저 사람이 모든 걸 지시한 것으로 처리하고 스승님은 어떤 것도 몰랐다고 발표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저도 실적 좀 쌓고요.”

신지석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가 서진을 믿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꽤 괜찮은 거래다.

‘어차피 저놈도 끌어낼 생각이었어. 그런데, 저놈이 서동식을 잡아가면...’

신지석의 눈이 반짝였다.

-검찰의 수사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모든 죄를 서동식의 어깨에 올린다.

-그리고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식으로 넘어간다.

-서동식이 나쁜 새끼라고 증언해줄 신자들은 널리고 널렸다.

‘괜찮네.’

생각을 마친 신지석이 서동식의 손에서 휴대폰을 확 낚아챈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서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데리고 가세요. 허락하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진이 껄껄껄 웃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서진의 웃음은 한참 동안 공간을 울렸다.

지금껏 신지석과 서동식, 두 사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간질했다.

그리고 그 결말은 서로를 완벽히 배신하는 순간이었다.

신앙이라는 말을 내뱉는 놈들이 돈 때문에 틀어지다니.

하지만 신지석은 아직 서진의 웃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왜 그러시죠?”

“아, 미안. 당신 생각이 하도 뻔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신지석은 이제야 서진의 눈을 봤다.

방금과 다르다.

자신을 벌레 보듯 보고 있다.

놈이 입술을 씹으며 말을 뱉었다.

“...뭐라고?”

서진은 놈을 무시한 채 서동식에게 시선을 옮겼다.

배신은 끝났고 이제 서동식을 설득할 차례다.

“서동식 씨, 알죠? 여기 있으면 죽어요. 그런데, 나와 함께 가면 살아요.”

“......!”

“그리고 검찰에서 혐의 입증할 게 없는 것도 알죠? 살인? 그쪽이 청부했다는 증거 있나? 없잖아요? 그리고 이번 수사, 국민 여론에 등 떠밀려서 한 것이지, 딱히 이쪽 종교에 감정 없어요. 자수해서 목숨 건집시다.”

서동식의 눈에 갈등이 채워졌다.

놈이 더듬더듬 물었다.

“...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내 말이 어렵나? 저 노인네, 같이 잡아서 나가자고.”

신지석의 얼굴에 쩍 금이 갔다.

그가 분노한 눈으로 서진을 노려봤다.

하지만 서진은 빙긋이 웃으며 서동식을 향해 계속 말했다.

“수사받다가 저 노인네 비리나 몇 개 던져주면 더 좋고.”

“......!”

“아, 그거 괜찮네. 저 교주는 감옥에 있고 그쪽이 이곳의 새로운 교주가 되고. 돈이 얼마야? 그것 좀 부럽네. 나눠 주면 땡큐고. 어때요? 같이 나갈래요?”

“......!”

“같이 나가면 수천억의 돈이 당신 겁니다.”

서동식이 영혼 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수천억?”

그 사이 신지석은 재빨리 휴대폰을 쥐고 신자들의 연락처를 찾기 시작했다.

딱 봐도 알 수 있다.

서동식은 이미 자신의 편이 아니다.

하지만.

‘신자들만 오면 서동식의 입을 막을 수 있...’

실패였다.

서동식이 신지석의 휴대폰을 빼앗아 들었다.

신지석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동식을 노려봤다.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못...”

서진이 그 말을 끊어 버렸다.

“아까부터 계속 이야기했잖아요. 내가 들어온 길로 나가면 된다고.”

신지석의 눈동자가 다급히 굴러갔다.

‘그럼...’

아직 방법이 있다.

건물에 남은 신도, 그들을 부르면 된다.

그들이 잠입한 검사를 찾기 위해 부근에 와 있을 수도 있다.

‘그래, 그거야.’

신지석이 소리를 지르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것도 막혔다.

서동식이 신지석의 입을 틀어막았다.

“우웁! 우웁!”

***

“젠장!”

조우재 부장검사는 서성였다.

서진이 잠입했다는 기사가 속보로 나왔고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다.

부운 교에서도 알고 있을 거다.

정말 위험하다.

“진압해요? 그런데, 사상자 생기면 검찰에서 책임져야 해요. 우리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앞에 선 경찰 간부가 짜증을 부렸다.

그리고 조우재 부장검사는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압하세요.”

서진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

그게 우선이다.

경찰 간부가 무전기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사관들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집어 던졌다.

“전쟁이네.”

이제 누구 하나 죽어 나가야 한다.

폭력과 유혈 사태에 대한 책임은 검찰이 지게 될 거다.

“하...”

서진을 좋지 않게 보던 검사들의 얼굴에도 긴장이 서렸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조금 달랐다.

서진이 인질로 잡혀 치욕을 당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저들은 사이비 종교, 경찰의 무력 진압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리고 저들에게 서진은 악마다.

‘넌 너무 나댔어.’

그들은 경찰 간부의 모습을 시선에 담았다.

경찰 간부가 입을 연다.

“현 시간 부로...”

그때였다.

“어?”

누군가의 외마디.

경찰 간부와 검사 그리고 수사관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서진이 서동식과 신지석을 질질 끌고 걸어오고 있었다.

< 3천 억.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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