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사 김서진-98화 (98/250)

<명예란? -(1)>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서진이 송원태 의원에게 시계를 건네받는 그 모습, 게다가 지껄이는 말이 딱 그랬다.

“의원님 저는 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가게 직원들에게 CCTV 영상을 삭제하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신주언 보좌관은 진심으로 서진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맞아야 할 시간이다.

송원태 의원이 무서운 눈으로 신주언 보좌관을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신주언 보좌관의 앞에 선 송원태 의원이 손을 치켜들었다.

“공천 개입?”

“의, 의원님, 그게 아니...”

쩍!

뺨을 맞은 신주언 보좌관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재개발 지역에서 뇌물?”

쩍!

“너 같은 새끼에게 지역구를 맡겼다고?”

쩍! 쩍! 쩍!

***

복도로 나온 서진이 문을 탁 닫았다.

서진의 입에서 허망한 미소가 흘렀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어이가 없었다.

김영준 검사장이나 송원태 의원급의 손에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도 억울했다.

그런데 실체를 까보니 저런 놈의 잔머리가 뒤에 있었다니.

‘미치겠네.’

서진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웃으며 앞을 바라봤다.

한정식집의 직원들이 놀란 얼굴로 서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뒤에서 ‘쩍, 쩍’ 거리며 들려오는 폭력의 소리 때문이다.

서진이 직원들의 앞으로 다가갔다.

“사장님?”

사장이 서둘러 직원들을 물렸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표정과 함께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직원 중에 아르바이트 없고 다들 입이 무거운 애들입니다. 그러니까...”

고위직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이 정도의 준비는 당연했다.

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CCTV 영상은...”

서진의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사장이 대답했다.

“바로 지우겠습니다. 가게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전부 지울 테니까 그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지우기 전에 저한테 파세요.”

“네? 뭘요?”

“CCTV 영상이요.”

사장의 얼굴이 황당하게 변했다.

뜬금없이 CCTV 영상을 팔라니.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다.

“...팔라고요?”

“네.”

서진이 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거액이 적힌 수표 두 장을 테이블 위에 척 내려두며 말을 이었다.

“송원태 의원님과 신주언 보좌관이 이곳에 들어온 것. 그리고 잠시 후에 나가는 것까지. 모두요.”

“......”

“아, 다른 곳에 쓰려는 것은 아니고요. 저도 안전장치로 가지고 있으려고요. 저 보좌관이 나중에 저를 물고 뜯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사장님과 저만 입 다물고 있으면 언론에 나가거나 다른 사람이 알게 될 일은 없을 거예요.”

“......”

“로또 맞았다고 생각하세요.”

사장의 시선이 수표로 향했다.

2천만 원, 단지 CCTV 영상만 넘기면 얻을 수 있는 돈.

침이 꼴깍 삼켜진다.

거부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다.

그때였다.

“김서진!”

송원태 의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진이 사장에게 눈짓을 보낸 뒤 다시 방을 향해 몸을 틀었다.

매화방 내부는 포탄이 떨어진 것처럼 처참했다.

깨진 접시가 바닥에 나뒹굴었고 벽지에 튄 김칫국물은 피처럼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커멓게 변한 얼굴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신주언 보좌관이 보였다.

“넌 꺼지고.”

송원태 의원이 신주언 보좌관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신주언 보좌관이 비틀비틀 몸을 일으킨 후 송원태 의원에게 허리를 굽혔다.

“그동안 감사했습...”

송원태 의원이 소주잔을 들어 집어 던졌다.

“나가!”

쾅!

소주잔이 벽에 맞으며 산산이 조각 났다.

신주언 보좌관이 피가 날 것처럼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방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순간 서진과 문 앞에 선 서진과 눈이 마주쳤다.

신주언 보좌관의 눈에서 불똥이 튄다.

서진을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는 의지가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서진은 대수롭지 않게 놈의 눈빛을 마주했다.

그리고 스쳐 가는 놈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기대할게. 뭐든 해봐.”

신주언 보좌관이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송원태 의원이 들을 수 없도록 입을 열었다.

“후회할 거야.”

“기대되네.”

그게 끝이었다.

신주언 보좌관은 살벌한 눈빛을 남긴 뒤 서진의 옆을 지나쳐 밖으로 떠났다.

그렇게 매화방에는 서진과 송원태 의원만 남게 되었다.

송원태 의원이 서진을 향해 손짓했다.

“앉아.”

서진이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을 신경 쓰지 않고 송원태 의원의 앞에 마주 앉았다.

그러자 송원태 의원이 물 컵에 소주를 따른 후 서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어.”

“아닙니다.”

“마셔.”

서진이 몸을 틀어 컵에 가득 든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싹 비어 있는 잔에 다시 소주를 가득 채운 후 송원태 의원에게 건넸다.

그러자 송원태 의원이 컵을 손에 쥐며 물었다.

“그래, 앞으로 신주언의 처분은 어떻게 할 텐가?”

“보좌관직을 정식으로 그만둔 후에 비공개 수사로 조사하겠습니다.”

“그래도 야당이 알게 될 텐데?”

송원태 의원의 걱정은 단 하나였다.

야당의 공격.

지방 선거를 비롯해 대선이 코앞이다.

야당은 이를 악물고 정치적 공세를 시작할 게 분명하다.

그래서 송원태 의원은 서진이 신주언 보좌관을 내버려 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노인의 눈빛이 서진을 살폈다.

그리고 서진은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진 척 턱을 쓸었다.

이미 계획했던 게 있었다.

-송원태 의원이 직접 신주언 보좌관을 고발하는 것.

서진은 일개 검사다.

최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 힘은 미미하다.

그런데 그 일개 검사가 최희준이라는 선배 검사의 머리채를 잡았고 경찰 서장과 강력반 형사까지 끌어내렸다.

지금은 대중의 환호를 받고 있지만 아니꼽게 보는 세력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권력자들, 그들은 통제할 수 없는 미친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언제 자신들을 물어뜯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정치권의 보좌관을 잡는다?’

선배 검사를 구속시켰다는 이야기가 채 식기도 전이다.

그런데 정치권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는 소식이 들려지면, 아무리 김영준 검사장이 작은아버지라 해도 커버하기 어려울 거다.

서진이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앞에 송원태 의원이 보인다.

‘지금은 네 더러운 입 좀 빌리자.’

나쁜 놈들끼리 칼질하고 싸우는 것 나쁘지 않다.

서진이 생각을 정리한 후 입을 열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 죄송하지만...”

“아니야, 편히 말하게. 젊은 사람의 생각이 정답일 때가 많아.”

“그럼, 말씀대로 편히 말하겠습니다.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의원님이 신주언 보좌관을 고발하는 겁니다.”

“......!”

술을 마시려던 송원태 의원의 행동이 멈칫거렸다.

그리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벌컥벌컥 소주를 마신 뒤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고발한다?”

“기자 회견을 여십시오. 십수 년을 함께 한 보좌관이지만 비리를 봐줄 수는 없다.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바란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겁니다.”

송원태 의원은 대쪽검사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측근의 잘못도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 인기가 치솟을 게 분명하다.

송원태 의원의 입이 죽 찢어졌다.

“괜찮군.”

서진도 슬쩍 웃었다.

신주언 보좌관을 찍어낼 준비가 끝났고 송원태 의원의 손을 맞잡게 되었다.

송원태 의원은 딱 이용 가치만큼만 살아남게 될 거다.

‘다음은...’

이제 서준경의 명예를 되찾을 시간이다.

*

잠시 후, 서진은 송원태 의원의 차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차가 보이지 않게 됐을 때 허리를 펴고 휴대폰을 살폈다.

부재중 통화가 하나, 이동영 수사관에게 온 거다.

서진이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네, 수사관님.”

-한 시간 전에 신주언이 나타났습니다.

이동영 수사관은 실무관의 호프집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신주언 보좌관이 나타난 거다.

“...실무관을 찾아갔다고요?”

서진의 입에서 헛웃음이 흘렀다.

송원태 의원에게 얻어맞은 후 곧바로 달려가다니, 이건 예상 밖이었다.

급하기는 정말 급했구나라고 생각될 뿐이다.

-어디서 맞고 왔는지 입술이 다 부어 있었는데, 진윤희의 어깨를 잡고 펑펑 울더라고요.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모르시죠?”

실무관은 이동영 수사관의 얼굴을 알고 있다.

그래서 놈들의 행동을 밖에서 지켜봤던 게 전부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 없었을 텐데.

-다행히 호프집에 제 딸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저를 도와주겠다고 해서요.

서울에 또 한 명의 믿을 수 있는 편이 있었다.

바로 성아다.

서진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고 이동영 수사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 딸이 하는 이야기로는 신주언이 울면서 한 번만 더 부탁한다는 말만 계속해서 했다고 합니다.

서진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신주언의 생각이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놈의 머릿속에는 이미 기사의 헤드라인까지 정해졌을 거다.

-한번 검찰에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또.

-성폭행을 당한 후 어렵게 살던 진윤희 씨, 또 비극을 겪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쓸 줄 알았는데.’

또 진윤희다.

그게 서진을 몰락시키는 데 극적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미친 새끼.’

서진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

그리고 호프집 앞.

이동영 수사관이 휴대폰을 품에 넣을 때, 그 앞으로 성아가 섰다.

이제 막 대학생.

청바지에 티셔츠만 걸쳐도 예쁠 나이다.

성아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아저씨랑 비슷하다는 그 검사님이에요?”

“어? 어. 고생했어. 오늘은 그만 들어가자.”

이동영 수사관이 몸을 틀었다.

성아가 이동영 수사관의 곁에 서서 활짝 웃었다.

“아빠, 집에 들어가기 아쉬운데, 딸이랑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린 게 못 하는 말이 없어.”

“왜? 나 술 잘 먹어요.”

“됐어. 들어가. 집에 가서 치킨 시켜 먹자.”

“그럼, 치맥?”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다.

그 딸이 이동영 수사관의 팔짱을 끼며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아저씨 명예 회복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야지. 꼭 그래야지.”

이동영 수사관은 서준경 검사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볼 수 없는 사람,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라도 그 명예가 회복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성아가 걸음을 옮기며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봤다.

아직은 밤거리가 쌀쌀하다.

그리고 이런 날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아저씨도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쵸?”

“그렇지.”

“아저씨가 아빠 몰래 술도 사주고 그랬...”

“잠깐만... 서준경 검사가 뭘 사줬다고?”

***

“네? 지금요?”

다음 날.

사무실에 앉아 있던 이은하 기자는 서진의 전화를 받고 활짝 웃고 있었다.

“갈게요. 가야죠. 암요.”

그녀가 서둘러 휴대폰을 품에 넣으며 몸을 일으켰다.

주변에 있던 다른 기자들이 이은하 기자를 바라봤다.

“뭐야?”

“제보 들어온 거 있어?”

이은하 기자가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아니랍니다.”

후배 기자가 눈치를 채더니 슬쩍 이은하 기자의 옆에 섰다.

“...혹시?”

“뭐?”

“즐거워하는 거 보니까 혹시...?”

“뭐? 뭐?”

“김 검사님 만나러 갑니까?”

“됐거든.”

이은하 기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가방을 손에 쥐었다.

후배 기자가 싱글벙글 웃는다.

“선배님! 국수 먹을 수 있는 겁니까?”

“야, 꺼져.”

그 말에 다른 기자들이 슬금슬금 두 사람을 바라봤다.

“뭐? 국수?”

“이 기자 결혼해?”

“남자 친구가 있었어?”

“눈 엄청 높잖아?”

이은하 기자가 손을 저으며 사무실을 떠났다.

“아뇨, 없어요. 없어!”

*

잠시 후, 서초동의 한 커피숍.

이은하 기자가 서진의 앞에 마주 앉았다.

“...밥 먹는 게 아니었어요?”

“아, 바빠서요. 혹시, 식사 안 하셨어요?”

이은하 기자는 조용히 서진을 바라봤다.

후배의 말을 듣고 정말 손톱만큼은 기대했다.

하지만 서진의 건조한 표정을 보고 있으니.

‘국수는 개뿔.’

후배가 떠들었던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었는지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서진이 이은하 기자의 앞으로 서류를 내려뒀다.

이은하 기자가 물끄러미 서류를 살폈다.

동시에 눈을 크게 뜨며 조용히 물었다.

“...송원태 의원의 보좌관? 돈 먹고 재개발을 도왔다고요?”

송원태 의원은 여당의 거인 중 하나다.

그 보좌관이 돈을 먹은 사실이 드러나면 정치권에 큰 폭풍이 번질 게 분명하다.

이은하 기자가 마른 침을 삼켰다.

지금 당장 노트북을 펼치고 타이핑하고 싶은 욕구가 뱃속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서진은 그녀의 바람을 외면했다.

“지금 터뜨리지 말고요. 세이브하고 있다가 송원태 의원이 움직이면 그때 올리세요.”

“아, 네.”

이은하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서진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잠시 참아야 한다.

그렇게 서진이 모든 자료를 건넨 후 손을 툭툭 털며 말했다.

“그리고 부탁 하나만 하죠.”

“뭐든 말씀하세요.”

“서준경 검사라고 알고 있죠?”

“아, 성폭행?”

서진은 성폭행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명예를 회복시키려고 하거든요.”

“명예 회복이요?”

“네, 누명이에요.”

서진의 단호한 목소리에 이은하 기자가 눈웃음을 지었다.

지금껏 서진의 말에 헛소리는 없었다.

누명이라면 누명인 거다.

그리고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그냥 특종이 아니다.

‘대박!’

이은하 기자가 서진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번번이 감사합니다. 정말요.”

“아뇨, 감사할 필요는 없고요. 저도 기자님의 도움이 필요해서요.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늦어도 3일 안에 연락을 드릴 거예요.”

송원태 의원이 신주언을 고발하는 것은 늦어도 3일 안.

신주언은 고발당하기 전에 서진을 처리하려 할 게 분명하다.

그래야 다시 송원태 의원과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동안은 술도 드시지 말고 잘 때도 휴대폰을 옆에 두고 있으세요. 제가 전화를 드리는 시간이 새벽이 될지 아니면 늦은 밤이 될지 모르니까요.”

서진의 심각한 표정에 이은하 기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증발했다.

그녀 역시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럴게요.”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서진은 시켜놓은 커피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

이은하 기자는 할 말만 딱 하고 일어나는 서진이 조금은 야속했지만 그러려니 했는데.

-지이이이잉.

순간 서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리고 이은하 기자는 지금껏 보지 못한 서진의 얼굴을 봤다.

발신 번호를 확인한 서진은 정말 기뻐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연인을 만났던 표정으로 휴대폰을 귀에 대는 중이다.

‘...여자 친구?’

그렇게 생각할 때, 서진이 입을 열었다.

“김서진입니다.”

-신주언이에요. 우리 아직 할 이야기가 남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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