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감을 만나면. -(2)>
***
“...자네를 먼저 만나겠다고?”
“네.”
송원태 의원의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들추던 송원태 의원이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맞은편에 신주언 보좌관이 보인다.
“왜지?”
짧은 질문이었지만 신주언 보좌관은 그 목소리가 편하지 않았다.
송원태 의원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 중 하나, 그리고 신주언 보좌관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거인이다.
가볍게 던진 말에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글쎄요. 젊은 친구라 의원님은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이유가 그게 전부인 것 같나?”
신주언 보좌관은 잠시 서진을 떠올렸다.
이제 막 서른이 되었고 검사 경력을 따져도 햇병아리.
여당의 거대 권력자를 마주하기는 부담스러울 거다.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하지만 송원태 의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입술을 쓸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이상해.”
정말 이상했다.
“어린놈이 내 말을 거역하는 것처럼 여겨지거든.”
대다수의 사람은 송원태 의원이 호출했다는 말을 듣는 동시에 꼬리를 흔들며 달려온다.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 해도 마찬가지다.
송원태 의원과 가까이 지내면 떨어질 이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진은 거절했다.
당돌하게도 보좌관을 먼저 만나고 싶다며 튕기고 있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서진은 검사다.
세상 무서운 것은 알고 있을 직업이다.
‘예상대로 이놈이 장부를 훼손했나?’
며칠 전, 송원태 의원은 지검에 들러 룸살롱의 장부를 확인했다.
그런데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어야 할 장부는 깨끗했다.
김영준 검사장의 표정을 살폈지만 장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송원태 의원의 입에서 한숨이 흘렀다.
‘정말 모르겠네...’
만약 서진이 장부를 찢어 갔다면 먼저 접근했을 거다.
원하는 것을 요구했을 게 분명하다.
-대검으로 보내주십시오.
-앞으로 송원태 의원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그런데 서진은 조용하다.
‘처음부터 장부에 내 이름이 없었던 것인가?’
송원태 의원은 고개를 저었다.
‘확인해야 해.’
정치 바닥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의심되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가벗겨진 채 국민 앞에 내던져질 수 있다.
잠시 생각에 빠졌던 송원태 의원이 책상에 놓인 서류로 시선을 옮겼다.
서진의 얼굴과 이력이 담겨 있다.
송원태 의원이 손가락으로 서진의 얼굴을 툭툭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만나 봐.”
송원태 의원의 허락이 떨어졌다.
신주언 보좌관이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몸을 틀어 밖으로 나가던 신주언 보좌관이 다시 송원태 의원을 향했다.
그리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의원님.”
“뭐?”
“내년 지방 선거...”
“공천 걱정은 하지 마. 자네가 이 지역의 시장이 될 테니까.”
“감사합니다!”
신주언 보좌관은 크게 인사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이어서 벽에 기대 넥타이를 풀었다.
입에서 긴장된 숨이 흐른다.
“하...”
그동안 송원태 의원을 대신해 지역구를 관리했다.
그 덕에 각 향우회 및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돈독하게 지내는 중이다.
그리고.
‘조금만 더 더럽게 살면 돼.’
그동안 선거에 나갈 돈을 모으기 위해 악착같이 뒷돈을 받았다.
지역 유지의 잘못을 눈감아 주며 이권을 챙겨줬다.
자신의 먼지를 주워 담은 서준경 검사를 지옥으로 내몰았다.
그 모든 이유는 하나.
이 지역의 시장이 되고 그것을 발판으로 중앙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서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그게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더럽게 살았지만 앞으로는 악하게 살 생각이다.
‘착하게 살면 호구지.’
권력이라는 의자는 단 300석이다.
그 한정된 자리에 앉아 호의호식하려면 남을 짓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력이나 하다 뒈지는 거야.’
신주언 보좌관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
“들었지?”
“어, 종로 경찰서 서장까지 연루되어 있다는데?”
“응? 난 검사가 들어 있다고 들었는데? 서장은 참고인 정도고.”
“아니야, 강력반 형사야.”
중앙지검 브리핑실은 기자들로 바글거렸다.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새어 나간 정보를 막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뿐이다.
기자들이 가진 정보는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 것처럼 널브러진 조각을 들고 있는 게 전부였다.
검찰의 입단속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진행한 게 누구야?”
“몰랐어? 김서진이잖아.”
“응? 강원도 검사? 서울로 왔다고는 들었는데, 벌써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도 안 돼.”
기자들이 서로 가진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세상을 본다’의 이은하 기자는 달랐다.
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지금껏 쓴 기사를 전송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녀는 이미 서진에게 정보를 얻었고 ‘속보’라는 이름으로 누구보다 빨리 기사를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끝.’
이은하 기자의 옆으로 카메라맨이 앉았다.
그리고 귓속말로 전했다.
“선배, 김서진 검사가 선배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응?”
이은하 기자가 황당한 표정으로 카메라맨을 바라봤다.
카메라맨이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그렇잖아요. 그게 아니면 계속 선배한테만 이런 특종을 던져 줄 리가 없잖아요.”
“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은하 기자는 서진이 얼마나 건조한지 잘 알고 있다.
특종만 툭 던져 주고 떠난다.
지난번, 법원에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카메라맨은 계속해서 이은하 기자를 찔렀다.
“선배가 남자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인데요. 남자가 관심 없는 사람한테 뭘 줄 것 같아요? 네버! 1원도 안 써...”
그때, 기자들의 웅성거리던 목소리가 한순간에 사라지며 모두의 시선이 단상으로 향했다.
서진이 나타난 거다.
“중앙지검 검사 김서진입니다.”
서진의 인사와 함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본격적인 브리핑이 시작됐다.
“서울 중앙 지방검찰청은 종로 경찰서 엄영진 형사의 사망에 의혹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사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서진의 목소리가 이어질수록 기자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사회 정의를 이뤄야 할 검찰과 경찰이 한통속이 되어 룸살롱의 뒤를 봐줬다는 것에.
“대박!”
완벽한 특종이었다.
최근 세상이 조용했는데 이 사건으로 발칵 뒤집어질 수도 있다.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사를 포탈에 띄웠다.
-속보 : 검찰과 경찰, 룸살롱에서 뇌물 받아.
-속보 : 뇌물 받은 경찰이 종로 경찰서 서장 우지만.
내용 없이 제목만 죽죽 그어 올리는 기사.
이것만 해도 조회 수는 보장된다.
그런데.
‘어? 이거 뭐야?’
이은하 기자가 쓴 기사는 달랐다.
제목만 써 올린 게 아니라 장문의 내용까지 담겨 있다.
기자들의 불만 어린 시선이 이은하 기자를 향했다.
‘언제 쓴 거야?’
‘검찰에 정보통이 있나?’
‘하... 미치겠네.’
그리고 서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관련한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으로 종로 경찰서 서장 우지만, 강력반 형사 장길주, 중앙지검 검사 최희준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
“공소 유지 전담팀을 구성하여 정당한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으로 경과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서진이 단상의 옆으로 나와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려 할 때, 거친 질문이 이어졌다.
“검사님!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 이 사건을 혼자 파헤쳤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서진이 걸음을 멈춘 후 고개를 저었다.
“아뇨. 모든 검사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덕에 객관적인 증거와 자료를 확보했고...”
모든 공을 중앙지검의 검사들에게 돌리며 조용히 브리핑실을 빠져나가려는 건조한 답변.
하지만 그 계획은 무너졌다.
“맞아요. 김서진 검사가 혼자 해낸 일입니다.”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카메라가 휙휙 돌아갔다.
그곳에 조우재 부장검사가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조우재 부장검사가 기름진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는다.
“엄영진 형사의 자살에는 어떤 증거도 없었죠. 모두 자살로 판단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할 때, 막 발령받아 이곳에 온 김서진 검사가...”
조우재 부장검사의 목소리에 기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그들은 거침없이 타이핑하며 기사를 막 올려댔다.
어떤 제목이 만들어질지 안 봐도 뻔하다.
‘아이고...’
조우재 부장검사가 서진을 향해 엄지를 척! 내밀었다.
*
-그러니까... 김서진 검사가 발령받자마자 경찰 서장 따귀를 때렸다는 거지?
네티즌도 난리가 났다.
-선배 검사 머리채 잡고 구속시킴.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 저게 말이 되는 거야?
ㄴ안 됨. 회사를 생각해 봐. 주임쯤 되는 애가 과장 머리채를 잡아. 가능해?
ㄴ안 되기는 개뿔. 김서진 검사는 그냥 주임급이 아니야.
ㄴ그럼?
ㄴ아빠가 재정건설 대표임. 작은아버지가 중앙지검 검사장이고. 다이아 수저야.
ㄴ와씨, 막 나갈 수 있겠네?
ㄴ아빠 빽만 믿고 설치는 것은 아닐걸? 여중생 연쇄살인 사건 해결한 검사가 쟤야. 춘천 아궁이 사건도 쟤고. 그전에 동남군 미제도 쟤야. 또 그전에 보험 때문에 여동생 죽인 여자 있지? 그것도 김서진이야.
ㄴ미친 존나 사이다 맨! ㅋㅋㅋ
ㄴ셜록이네.
ㄴ코난이나 김전일이지. 가는 곳마다 죽어 나가.
ㄴ김서진을 검찰 총장으로!
“선배, 가죠. 퇴고 더 해야 해요?”
카메라맨이 이은하 기자의 옆에 섰다.
이은하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북의 전원 버튼으로 손을 움직였다.
화면에 그녀가 쓴 댓글이 보인다.
-아빠 빽만 믿고 설치는 것은 아닐걸? 여중생 연쇄살인 사건...
***
그리고 그날 밤.
서진은 잠실의 한 한정식집 앞에 도착했다.
신주언 보좌관을 만나기 위해서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서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이동영 수사관이다.
“네, 수사관님.”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아, 괜찮습니다. 오늘은 선전포고하는 날이고...”
곧 신주언 보좌관은 서진을 죽이고 싶어질 거다.
“하지만 저를 건드리기는 부담스럽겠죠.”
네티즌들이 난리다.
정의로운 검사니, 뭐니.
신주언 보좌관이 물리적인 힘을 쓰기는 어려울 거다.
“그럼, 서준경 검사님과 같은 방법으로 저를 건드리지 않을까요?”
인기의 절정을 달리던 정치인 또는 연예인, 그들을 한순간에 망쳐버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성’이다.
서준경 검사 역시 그 방법에 휩쓸려 망가졌고.
“신주언은 이번에도 똑같은 짓을 할 겁니다. 한번 성공해 봤으니까요.”
신주언 보좌관은 서준경 검사를 박살 낸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성공했던 그 방법을 믿는 경향이 있다.
또 성공할 거로 생각하는 거다.
“이번에는 제가 죽일 겁니다. 그러니까 수사관님은 실무관을 확인해 주세요.”
서진의 눈빛이 시퍼렇게 변했다.
신주언 보좌관의 머릿속이 훤히 보인다.
이제 그 생각을 이용하면 된다.
서진이 휴대폰을 종료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리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서진을 기다리던 한정식집의 직원이 고개를 숙였다.
직원이 서진을 안내하려 할 때, 서진이 손을 저었다.
“아뇨. 방이 어디죠? 알아서 갈게요.”
“저 끝에 있는 매화 방입니다.”
서진은 직원을 스쳐 방으로 향했다.
복도는 짧았고 금세 도착했다.
그리고 미닫이문을 열기 위해 손을 대는데.
‘어?’
세상이 흑백으로 물들었다.
*
송원태 의원이었다.
그가 매화방 앞에 서서 신주언 보좌관의 어깨를 토닥였다.
“대화 나누고 넘어와.”
송원태 의원이 직접 약속 장소에 나왔다.
살벌한 정치판에서 약점을 남겨 둔다는 것은 머리에 총을 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송원태 의원은 장부의 여부를 어서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시끄러운 일이 벌어지기 전에 해결해야지.”
오늘 서진의 브리핑이 대한민국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검사부터 경찰 서장까지 연루된 부정부패, 그런데 그곳에 송원태 의원까지 더 해진다면 야당은 그의 머리를 들고 축제를 벌일 거다.
“알겠습니다.”
*
신주언 보좌관이 정중히 허리를 굽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짤막한 사이코 메트리가 종료됐다.
그리고 서진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것들 봐라...’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말은 정말 완벽한 명제다.
송원태 의원쯤 되는 사람이 직접 나서다니.
잠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생각에 빠졌던 서진이 중얼거렸다.
‘이용할 수 있겠네.’
서진이 미닫이문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기다리던 신주언 보좌관이 웃으며 서진을 맞이했다.
“스타 검사님 오셨네요? 브리핑 잘 봤습니다.”
서진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숨긴 채 활짝 웃으며 신주언 보좌관과 악수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그렇게 가벼운 인사를 마친 뒤 신주언 보좌관이 자리에 앉으며 슬쩍 서진을 살폈다.
‘역시...’
신주언 보좌관은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 송원태 의원이 했던 말.
-이상해. 어린놈이 내 말을 거역하는 것처럼 여겨지거든.
신주언 보좌관은 송원태 의원의 말이 틀렸다고 정의 내렸다.
아무리 스타 검사라 하지만 서진은 어리다.
지금도 자신의 앞에서 쭈뼛거리고 있다.
그런데, 저런 놈이 곧바로 송원태 의원을 만난다고?
‘부담스러웠겠지.’
신주언 보좌관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나름 맛집이라고 찾아왔는데 입맛에 맞을까 모르겠네요.”
식탁 위에는 이미 모든 음식과 반찬이 놓여 있었다.
앞으로 이어질 대화를 오가는 직원이 들을 수 없도록 사전에 막은 거다.
그리고 서진이 술병을 들어 신주언 보좌관의 잔에 따르며 물었다.
“그런데, 의원님이 저를 왜 보자고 하시는 거죠?”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룸살롱의 장부에 다른 이름은 없었습니까?”
“네? 다른 이름이요?”
“그러니까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야당 의원 중에 관여된 사람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내부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야당 의원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야당이 아니라 송원태 의원의 이름이 들어 있지만 신주언 보좌관은 말을 빙빙 돌렸다.
하지만 서진은 정말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정말요?”
“네.”
신주언 보좌관은 여기서 그만두지 않았다.
옆방에 송원태 의원이 있다.
점수를 따기 위해서는 확실히 해야 한다.
그래서.
“검사님, 제가 확인해 본 결과 있다고 들었는데요. 설마 야당 측의 제안을 받고 증거를 훼손하거나...”
서진이 끌끌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신주언 보좌관을 바라봤다.
“보좌관님, 없다고 말했는데요.”
“제가 확인해 본...”
“제가 몇 푼 받으려고 그런 짓을 할 것 같나요? 저 돈 많은데요?”
“검사님!”
“됐고요. 이제 제가 보좌관님을 따로 만나려는 이유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주언 보좌관이 눈을 찌푸리며 서진을 살폈다.
그런데, 서진의 표정이 다르다.
쭈뼛거렸던 눈빛이 사라지고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지역구 재개발 현장에서 돈을 받았다는데 사실입니까?”
“......!”
신주언 보좌관의 눈이 일그러졌다.
침을 꼴깍 삼키더니 얼굴이 점차 창백해지고 있다.
옆방에 송원태 의원이 있다.
귀를 붙이고 이곳의 목소리를 듣고 있을 거다.
무조건 부인해야 한다.
“그,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하... 저는 의원님을 지지합니다. 그래서 당신 같은 사람이 의원님 옆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은밀히 만나자 했고.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면 그만 인정해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