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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게임속 대공을 구출하겠습니다 (113)화 (113/120)

113화

지하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 상황을 보니 이곳도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불이 타오르는 바닥과 벽을 보고 있자니 숨이 턱 막혔다.

그래도 이곳이 나가는 길임은 틀림없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 눈앞에 떡하니 화살표가 등장하진 않았을 테니까.

나는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으로 깊게 들어간 복도의 끝부분. 그곳은 내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가본 적이 있는 익숙한 장소였다.

“이쪽이에요, 루베르.”

“아스텔라?”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이대로라면 모두 타 죽게 될 정도였다.

나는 루베르의 손을 붙잡고 무너져 내린 파편을 피해 안쪽으로 향했다.

복도의 끝에는 역시 익숙한 문이 빼꼼 열려 있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황제의 비밀 서고였다.

“여기로 들어가야 하는 거 같아요.”

“이곳만 문이 열려 있는 걸 보니 그런 모양입니다. 안으로 들어갑시다.”

루베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문을 열어젖혔다.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불타고 있는 서고가 눈에 들어왔다.

거세게 일렁이는 화력보다도 내 눈을 잡아끈 건 따로 있었지만.

“루베르, 저기에 문이 있어요!”

화살표는 바로 그 문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저기가 출구였다.

무엇보다 일전에 이곳을 들렀을 때는 존재하지도 않던 문이 떡하니 있는 걸 보면 확실했다.

앞으로 나아가려던 그때, 바닥이 크게 진동했다. 이윽고 내 앞으로 책장이 쏟아졌다.

“아스텔라!”

어느샌가 다가온 루베르가 책장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책장은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지면서 옆으로 무너져 내렸다.

루베르가 없었다면 지금쯤 저 아래에 깔려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쳤다.

“고마워요, 루베르.”

“어서 갑시다.”

루베르가 나보다 앞으로 나서며 빠르게 걸어 나갔다.

이윽고 문 앞에 도착한 루베르는 빠르게 손잡이를 돌렸다.

끽.

열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육중한 문은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우리는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쿵!

우리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닫혔다. 안은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루베르,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아스텔라, 당신은요?”

어느샌가 다가온 루베르가 따스한 손으로 내 손을 감싸면서 되물었다.

“저도 괜찮아요. 그나저나 안이 하나도 안 보이네요. 불이라도 켜야겠어요.”

어두운 와중에 도구 창이란 글자는 어쩜 그렇게 잘 보이는지.

촛대를 꺼내기 위해서 그곳에 손을 가져다 댄 바로 그때,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악!”

갑작스러운 눈 부심 공격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루베르가 반사적으로 내 앞을 가로막았다.

“괜찮습니까?”

이윽고 눈을 뜨자 내 앞에는 허리를 숙인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루베르가 있었다.

“괜찮아요, 루베르는 괜찮아요?”

“당신 덕분에 멀쩡합니다, 아스텔라. 당신이 또 저를 구해주지 않았습니까.”

“혼자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내가 장난스럽게 대꾸하자 루베르가 고개를 내저었다.

“당신은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저를 혼자 두었던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당신은 그럴 테지요.”

루베르가 진지한 얼굴로 내 뺨에 손을 얹었다.

“아스텔라, 언제나 고맙습니다.”

막상 이렇게 대놓고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나는 어색한 헛기침을 몇 번 뱉은 후에 루베르의 손을 붙잡아 내렸다.

“그러면 어서 돌아가죠!”

“네, 그럽시다.”

루베르의 눈가가 사르르 접혔다. 이윽고 루베르는 내 손을 붙잡은 채로 천천히 앞에 있는 문을 향해 다가갔다.

띠링!

루베르의 악몽 속에서 탈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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