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아스텔라는 무사히 도착했을까.
도착했다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혹여나 또 다른 일에 말려든 건 아닐까.
루베르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위험한 상황은 무사히 넘겼다. 적어도 아스텔라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았으니까.
루베르가 안도의 숨을 내뱉으면서 침대에 앉은 그때였다.
“대공 저하.”
“무슨 일이지?”
“전달할 게 있어 들렀습니다. 잠시 들어가도 괜찮습니까.”
“들어와.”
허가가 떨어지기 무섭게 시종 한 명이 루베르의 방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지?”
“황제 폐하께서 오늘 저녁에 숲 산책을 권하셨습니다.”
“산책?”
하지만, 루베르의 머릿속은 산책이라는 단어보다 숲이라는 단어에 더욱 꽂혀 있었다.
황제에게 있어 숲이 어떤 곳인지 모르지 않았다.
그곳엔 그토록 들키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 잠들어 있겠지.
비밀을 감추고 있던 숲에 자신을 들이겠다는 건 확실한 의도가 숨어 있었다.
내 편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판가름하고 그곳에서 결착 짓겠다.
적어도 루베르의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잠시 숨을 고른 루베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다고 전해라.”
“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루베르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창밖을 바라봤다.
이 상태라면 어쩔 수 없이 아스텔라에게도 말을 전할 필요가 있었다.
* * *
플로라를 키울 곳을 옮기기 위해 모든 증거를 없애려 일대를 폭파한다니.
황궁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 엄청난 계획에 황제가 엮여 있지 않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상황을 안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다음이 문제였다.
란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는 알고 있었으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그때였다.
띠링!
익숙한 알림음과 함께 푸른 창이 떠올랐다. 이윽고 그 창에 빨간 글씨가 적혔다.
긴급 미션: 조력자인 「란」이 납치당했습니다. 폭파 시간 전에 무사히 그녀를 구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