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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게임속 대공을 구출하겠습니다 (98)화 (98/120)

98화

인기척을 느낀 병사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란은 어떻게든 몸을 더욱 움츠려 아래로 숨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상황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도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이봐, 그냥 생쥐가 지나간 것일 수도 있잖아.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일도 아니고.”

“아니야, 이번에는 뭔가 달랐어. 그래도 확인해보자고.”

“귀찮게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이 어두운 숲에 들어올 사람이 누가 더 있겠어.”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있는 거 아니었어?”

병사 한 명이 꽤 의지가 확고했다. 병사의 발걸음 소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이대로 있다가는 그대로 잡힐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는 란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란도 입술을 깨물고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란이 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작은 목소리로 낮게 읊조렸다.

“아무래도 도망쳐야 할 듯한데 뛸 수 있겠습니까.”

이곳에서 정체를 들키는 것보다 그게 낫다고 생각한 걸까.

나도 그 생각에는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었기에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발걸음 소리가 바로 앞까지 들려왔을 때, 란이 내 손을 붙잡고 벌떡 일어났다.

“어, 어!”

병사의 당황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지만,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우리는 빠른 속도로 어두운 숲을 향해 돌진했다.

“저기 사람이 도망간다!”

뒤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던 병사의 외마디 외침과 함께 한 사람이 아닌 두세 사람 정도 되는 규모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망설이지도 않고 우리를 쫓기 시작했다.

“거기 서!”

서란다고 설 거였으면 우리가 왜 도망을 가고 있겠냐고!

뒤돌아 그 말을 내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밖에 없었다.

란은 어느샌가 붙잡은 내 손을 풀고서 더욱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길은 알고 가는 걸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던 그때, 앞서가던 란의 입에서 나지막이 욕이 튀어나왔다.

“젠장.”

아무래도 본인이 원하는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이 상황에 란도 퍽 당황한 모양이었다.

“거기 서지 않으면 그대들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는 병사의 말에도 우리는 바삐 발을 움직였다.

병사들은 이제 두세 사람이 아닌 더 여러 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다른 곳에 서 있던 병사들이 우리의 얘기를 들은 건지, 아니면 시끄럽게 떠들던 남자의 말을 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실했다.

‘우리를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구나.’

여기서 붙잡히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더욱 빨리 걸음을 옮기기 위해 보폭을 넓히던 바로 그때였다.

슈웅!

뒤에서 엄청난 바람 소리와 함께 내 볼에 따끔한 감촉이 느껴졌다.

팍!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간 화살은 그대로 내 옆에 있던 나무에 박혔다.

병사들은 자신이 들고 온 무기로 우리를 맞히려 하고 있었다.

“란! 피해요!”

나는 뒤를 돌아 란을 조준하고 있는 병사를 확인하고서 외쳤다.

내가 다급하게 외치는 걸 알아챈 란이 뒤돌아 자신을 노리고 다가온 화살을 검으로 내려쳤다.

“달리세요.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고.”

란이 내 속도에 맞추어 달리다가 이내 내 뒤로 향했다.

아무래도 병사들을 따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모양이었다.

“설마 여기서 저 병사들을 혼자 처리하려는 건 아니죠?”

“여기서 목숨을 내어놓을 정도로 이번 생에 미련이 없는 건 아닙니다.”

란이 고개를 내저으면서 검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날아온 화살이 란의 앞에서 툭, 떨어졌다.

“지금 당장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도록 하겠다!”

가장 우두머리로 보이는 병사가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뒤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던 병사를 바라보니 이대로 숲을 빠져나간다면 그건 기적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절대로 항복할 생각이 없었다.

“달리세요, 아스텔라!”

그 말을 들은 나는 더욱 빠르게 발을 놀렸다.

뒤에서 작게 젠장, 하고 욕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뛰기 시작한 우리가 목숨을 걸고 도망갈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한 듯했다.

다시금 뒤에서 화살이 날아들었다. 란은 내 손을 붙잡고 나무가 많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이쪽으로 갑시다!”

다행스럽게도 장애물이 많은 터라 화살들이 옆에 있는 나무를 맞고 튕겨 나왔다.

이대로 많은 나무와 어둠을 통해 어떻게든 이곳을 벗어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거친 호흡을 내뱉고 있던 그때였다.

갑자기 옆에서 다가온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악!”

나는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이윽고 내 머리 위로 칼이 다가왔다.

아스텔라의 「능력」을 사용합니다.: 「반사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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