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포 게임속 대공을 구출하겠습니다 (71)화 (71/120)

71화

하녀복을 입고 있던 여자는 그대로 복도 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대체 저기서 왜 나온 건지가 의문이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지도를 펼쳐 들고서 내가 가야 할 비밀 서고의 위치를 파악했다.

“엥?”

몇 번이나 지도를 돌리던 나는 아까 여자가 걸어 들어간 복도가 비밀 서고로 가는 길임을 알아챘다.

설마. 저 여자도 그리로 가는 건 아닐까.

나는 품 안에 감추고 있던 열쇠를 만지작거렸다.

‘설마 다른 사람 중 누가 또 그 정보를 노리고 있다면…….’

그야말로 큰일인 셈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정보를 빼앗아갈 경쟁자를 본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이런 미친.”

조력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경쟁자가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

떠오르지 않는 안내 창을 향해 외쳐봤자 아무런 방도가 없었다.

나는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여자보다 먼저 서고로 들어가서 정보를 빼내 와야 했다.

또각또각.

지하라서 그런지 걸을 때마다 발걸음 소리가 더 크게 울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되도록 조심하려고 애쓰면서 지도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어둡기도 한 데다가 무려 황제가 출입을 금한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목숨이 몇 개라도 남아나지 않을 건 확실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그렇게 얼마나 더 안으로 들어갔을까.

복도의 끝에 보이는 회색 문은 지도에 그려진 바로 그 위치에 그대로 있었다.

“찾았다.”

나는 빠르게 문 앞으로 다가가 열쇠를 꺼내 열쇠 구멍에 맞추었다. 그 순간.

끼익.

경첩 소리를 내며 열린 문이 조금씩 움직이더니 내부가 드러났다.

“뭐야.”

나는 아직 열쇠를 돌리지도 않았는데 문이 열렸다고? 그렇다는 건…….

“먼저 온 사람이 있다는 소리잖아.”

역시 아까 그 여자의 소행일까. 대체 그 여자는 누가 보낸 사람인 거야.

어느 편에 서 있는 사람인지에 따라 내 목숨이 달린 일이었기에 더욱 긴장됐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면서 지금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조금 기다려야 할지를 고민하던 그때였다.

뚜벅뚜벅.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나는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복도 저 멀리서부터 조그만 불빛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저쪽 갈림길에서 꺾지 않고서 바로 이쪽을 향해 들어왔다는 건 저자의 목적지도 이곳이라는 소리였다.

‘어떡하지.’

앞에는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여자, 뒤에는 황제의 기사.

둘 중 누구를 택한다고 하더라도 내 목숨이 위태로운 건 매한가지였다. 그렇다면……!

나는 빠르게 열린 문으로 뛰어들어 문을 잠갔다.

철컥.

열쇠로 문을 잠금과 동시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나를 덮쳤다.

굳이 당황할 필요는 없었다. 나에게는 다시 돌아온 능력이 있었으니까.

나는 아이템 창을 열어 불이 꺼지지 않는 촛대를 꺼내 들었다.

화악.

불이 타오르면서 서고 안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책이 꽂힌 책장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여기서 그 책을 어떻게 찾으란 거야.”

오늘 안에 할 수는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발을 떼려던 그때였다.

“당신은 누굽니까?”

“……!”

귓가에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나는 빠르게 뒤로 돌아섰다.

“당신은……!”

“아까 본 그 여자군요. 여기엔 무슨 일이죠?”

여자가 내게 작은 칼을 들이밀고서 질문했다.

한 발짝, 두 발짝. 여자는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자, 잠시만요.”

“황제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 겁니까?”

“아뇨, 아닌데요!”

흠칫.

칼을 들고 있던 여자의 손이 작게 떨렸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나타난 푸른 창이 깜빡깜빡 점멸했다.

긴급 미션: 조력자이자 아멜 공화국의 새로운 수장이 된 「란」에게서 신뢰를 얻어라. 실패 시, 여기서 사망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