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그렇게 바랄 때는 소리 소문도 없더니 이제 와 대뜸 울린다고?
댕, 댕.
그것도 하필 저녁 10시를 알리는 이 음산한 시간에?
쏴아.
창밖으로는 맑았던 아까 전의 날씨는 거짓이었다는 듯이 바람이 몰아치더니 이윽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스산한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익숙한 오싹함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건 악몽 속에서 아직 탈출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믿을 정도로 똑같은 감각이었다.
‘아니, 대체 왜?’
루베르가 깨어나고 악몽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랬으니 더는 귀신이 나올 일도 없을 거라 확신했고, 현실로 돌아온 게 다행이라고 여겼던 이유도 그것이었는데.
‘이래선 또 귀신을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예로부터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지혜로운 선조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무래도 조심하는 게 좋겠지.
그런 내 머릿속에 나타난 가장 완벽한 방법이 하나 있었다.
“그래, 빨리 자자.”
어차피 알림음이 울리기만 했을 뿐이지, 미션이 뜬 것도 아니잖아?
무엇보다 미션이 떴다고 한들 시간제한이 있었던 건 한 번뿐이었기도 했고.
굳이 시간에 쫓기듯 이 야밤에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
나는 폭신한 침대에 몸을 뉘었다.
긴장했던 탓인지, 아니면 오늘 하루가 유난히 길어서였는지 잠이 솔솔 쏟아졌다.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정신을 놓으려고 하던 바로 그때였다.
띠링!
다시 한 번 울리는 알림음은 아까보다도 더 큰 소리를 내며 내 잠을 깨웠다.
결국 무시할 수도 없다는 걸 깨달은 난 이불을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체 뭔데! 할 말이 있으면 빨리빨리 하란 말이야!”
그런 내 말을 듣기라도 한 걸까. 이윽고 푸른 창이 눈앞에 나타나더니 빠르게 글자가 적히기 시작했다.
메인 미션: 잊고 있던 동료를 찾아내세요. 성공 시, 기존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