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포 게임속 대공을 구출하겠습니다 (38)화 (38/120)

38화

“집사는 고문으로 눈이 뽑혀 나갔고, 하녀들은 불 속에서 고통스럽게 몸을 비틀며 죽어갔어. 마지막으로 들었던 소리가 시계 초침 소리였던 그 공포를 너희들이 알아?”

안나의 말을 듣자마자 일전에 확인했던 성의 안내 사항이 떠올랐다.

‘그 모든 게 전부 이렇게 연결되어 있었단 말이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포피를 더욱 세게 안았다. 지금은 뭐라도 껴안지 않으면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 것 같았다.

“아무리 말려도 듣지도 않았지.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을 알 턱이 없지.”

“그건…….”

“그 자리에 앉고 나서 무엇 하나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 따위는 없었어.”

안나가 입술을 짓이기면서 천천히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널 데려가야겠어. 그래야 속이 후련해질 것 같거든.”

안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까만 하더라도 거리를 유지하던 귀신들이 바짝 다가왔다.

‘도망치기는 이미 늦었어.’

이렇게 된 이상 귀신들과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이템 창을 열어 빠르게 석궁을 꺼내 들었다.

루베르는 갑자기 나타난 석궁을 보고서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서 싸우기라도 할 생각이야? 그냥 너만 조용히 따라가면 그 뒤에 있는 여자는 보내줄 수도 있어.”

달콤한 말로 어떻게든 루베르를 꼬여내려는 걸 보니 이제는 나도 한계였다.

아까부터 계속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는 모습에 이제는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으니까.

“그럴 리가 없다는 건 다 알아요!”

“아스텔라.”

앞에 서 있던 루베르가 빠르게 뒤로 돌아 나를 응시했다. 동그랗게 뜬 눈이 귀여웠지만, 지금은 더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내 앞을 가로막고 있던 루베르를 옆으로 살짝 밀어내면서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안나가 미간을 좁히면서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아까부터 조용히 듣고만 있자니까 이상한 말만 하시네요. 당신의 죄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려 들지 마세요.”

“뭐라고?”

눈을 부라리는 안나의 태도에 조금 흠칫하긴 했지만, 내가 뭐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괜찮아, 아스텔라. 너는 좀 당당해져도 된단 말이야.

나는 아스텔라의 몸뚱이에 몇 번이고 그렇게 말하면서 말을 이었다.

“몸이 약해지긴 했어도 스텔라 씨는 당신이 건넨 독으로 죽음을 맞이했어요. 게다가 뒤에 있는 사용인들은 루베르를 학대했고요.”

“…….”

“모두 당신이 저지른 일이잖아요!”

“아니야! 나도 피해자란 말이야! 네가 뭘 알아!”

그 순간, 갑자기 저 먼발치에 있던 책장에 꽂힌 책이 이곳으로 날아왔다.

아스텔라의 능력 활성화!: 「반사 신경」을 사용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