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똑같은 수에는 절대로 넘어갈 수 없지!’
아까의 실력이라면 사정거리 안에서 석궁으로 저걸 쏴 맞히긴 충분하니까!
“잠깐만.”
그런데 석궁이 없으면 안 되잖아!
루베르를 구하기 위해 쏘았던 석궁을 주울 틈도 없었거니와 무엇보다 석궁을 쏠 화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야 해.”
두 개 중 하나라도 구하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복도로 나가야 했다.
“……!”
마침 부서진 문틀 건너편으로 보이는 복도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석궁이 떨어져 있었다.
‘화살은 쏘고 나서 사라지지는 않으니까 아직 그 자리에 떨어져 있을지도 몰라.’
적어도 이렇게 멍청이처럼 서 있을 바엔 그거라도 도전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아스텔라!”
“네? 으악!”
후드득.
커다란 손이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벽면에 있던 돌이 와르르 쏟아졌다.
어디선가 많이 느껴본 듯한 이 기분. 분명 이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당신만 붙잡으면 일이 좀 수월하겠군요.”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온 집사 귀신이 칼보다도 날카로운 이빨을 딱딱 부딪치면서 손을 뻗었다.
“어서 피해! 걔한테 잡히면 끝이라고!”
뒤에서 소리를 지르는 포피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움직여지지 않던 다리는 이제 집사 귀신의 손의 반대 방향을 향해 내달렸다.
‘절대로 잡힐 순 없어.’
무엇보다 이젠 루베르를 감싸주던 크리튼의 힘도 없는데, 내가 인질까지 되면 골치가 아파질 완벽할 조건이었다.
인간 깍두기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건 이제 나뿐이라는 거고.
쾅!
다시 한 번 집사 귀신의 거대한 손이 내 옆을 내리쳤다.
저 거대한 손에 맞으면 뼈 하나 부러지는 걸로는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이번엔 놓치지 않아!”
귀신도 꽤 화가 났는지 더욱 강한 힘으로 팔을 내둘렀다.
“악!”
얼마나 속도가 빠른지 미처 피할 틈도 없었다. 내가 몸을 움츠리면서 어떻게든 반대편으로 몸을 날리려던 그때였다.
아스텔라의 능력 활성화!: 「반사 신경」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