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집사가 마른침을 삼키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
자살인 줄 알았던 대공 부인의 죽음을 입에 올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무엇보다 암시장에서 정보를 캐고 있던 정보원의 뒤를 밟은 이들도 있었다 합니다.”
“…….”
“위험한 일이 될 듯합니다. 탐정님도 아무쪼록 몸을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마 뒤를 캔 사람이라면 황태자인 카룬의 사람이었겠지.
그러지 않고서는 그 짧은 시간 내에 내 행적을 파악할 수 있던 게 설명이 되지 않았으니까.
“되도록 조심할게요. 감사해요.”
집사의 충고에 감사를 표하는 동안에도 내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실례인 줄은 압니다만, 혹시 선대 대공 저하의 둘째 부인께서는 알려진 가문의 자제셨나요?”
“안나님 말씀이십니까? 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렇지만, 가세가 많이 기울어 힘드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더욱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렇게까지 구하기 힘든 약을 대체 안나가 어떻게 구한 거지?
무려 대공의 능력을 이용했는데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데, 대체 어떻게?
“가문의 재정 상태가 무척 나빠져서 고민이 많으셨습니다. ……다른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걸 선대 대공 저하가 말리시곤 하셨죠.”
“아.”
그 순간, 엄청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안나는 약을 구할 능력은 없었지만, 그 약을 구해 직접 대공 부인을 죽였다. 설마.
실제로 약을 구한 사람과 대공 부인을 독으로 죽게 만든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안나는 심부름꾼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약의 출처를 알아내는 것에 이 게임이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이해가 갔다.
선대 대공 부부의 죽음과 더불어 루베르의 의식불명마저도 그자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띠링!
「탐정 수첩」 기록 완료!: 안나의 배후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