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루베르, 정말 더 쉬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그럼요. 이제는 정말 멀쩡합니다.”
아까도 그렇게 말하다가 쓰러져 놓고서는. 정말 믿어도 되는 거야?
아까만 하더라도 그렇게 숨이 넘어갈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던 루베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연하게 검을 닦고 있었다.
‘정말 괜찮은 건가.’
정신을 잃은 루베르가 갑자기 나를 안을 때는 좀 놀라긴 했다.
루베르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과 흐느끼는 목소리를 듣고는 안쓰러움이 더 커지긴 했지만.
“발목은 어떻습니까. 이제 괜찮은 겁니까?”
“네, 저는 아까 다 나았는걸요.”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이제 나를 살펴볼 정도라면 좀 여유가 생긴 게 맞는 듯하면서도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렇다면 이제 가볼까요.”
“네? 지금요?”
루베르가 거리낌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어서요.”
“…….”
“당신과 포피를 이곳에 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루베르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일자로 굳은 그의 입가와 웃음이 전혀 담기지 않은 얼굴을 보자니…….
‘어쩐지 어지러운데?’
갑자기 눈앞이 빙글빙글 돌면서 현기증이 일었다.
“아스텔라?”
“죄송한데요, 루베르.”
이번에는 내가 좀 쉬어도 괜찮을까. 너는 많이 쉬었잖아, 그렇지?
“아스텔라!”
“왜, 무슨 일인데!?”
화들짝 놀라며 이곳을 쳐다보는 포피와 두 눈을 크게 뜬 루베르를 끝으로 이번에는 내가 정신을 잃고 말았다.
* * *
띠링!
익숙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윽.”
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내 눈을 찔렀다. 익숙한 경험이었다.
“타, 탐정님!”
게슴츠레 뜬 눈 사이로 눈물을 글썽거리고 있는 루시가 보였다.
방금까지 청소라도 하고 있었던 건지 작은 손에 들린 빗자루가 유난히 컸다.
“괜찮으세요? 바로 의원을 불러올게요!”
루시는 그 자리에 그대로 빗자루를 내팽개치고서 밖으로 빠져나갔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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