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나는 아이템 창을 열어 등 뒤로 감추고 있던 손으로 찻잔 조각을 끄집어냈다.
“이 찻잔 조각의 주인을 의심하고 있는 건 저만이 아니잖아요.”
“……당신에게는 정말 무엇도 숨길 수 없는 거군요.”
루베르가 낮게 신음하면서 긍정했다. 역시…….
“그 여자, 안나를 의심하고 있는 거죠?”
쾅!
내가 질문함과 동시에 창밖으로 번개가 내리쳤다.
뚝, 뚝.
곧이어 창문을 두드리는 거센 빗줄기가 스산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그래요.”
“…….”
“나는 예전부터 그녀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 오랜 친구였던 안나가 그럴 리가 없다면서 내 말을 듣지는 않았지만요.”
어깨에 힘이 빠진 루베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쓰라렸다.
이럴 목적으로 얘기했던 건 아닌데. 괜히 느껴지는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제가 듣고 있어요.”
“네?”
“그리고 알고 있기도 해요. 당신의 생각이 올바르다는 걸요.”
루베르의 동공이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일렁거렸다.
“혼자서 많이 힘드셨겠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내가 루베르의 어깨를 다독이자 잠시 움찔거리던 루베르가 이윽고 몸에 힘을 풀었다.
“당신은 정말…….”
한참이나 나를 쳐다보던 루베르가 작게 중얼거렸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나를 믿어줄 수 있는 겁니까?”
“확신이 있으니까요.”
루베르의 적안에 오롯이 내 모습만이 담겼다.
“고마워요, 아스텔라.”
그의 눈에서는 어떤 망설임도, 거짓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당신을 알 수 있게 된 것도, 번번이 나를 믿어주는 것도.”
“당연한 거죠!”
그래, 내게는 이보다 더 당연한 일은 없었다.
무엇보다 루베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띠링.
대공 부인을 해친 범인을 찾아냄과 동시에 스테이지의 레벨이 상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