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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게임속 대공을 구출하겠습니다 (4)화 (4/120)

4화

치직!

“크악!”

“……뭐, 뭐야!”

무언가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집사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으윽, 윽…….”

솥뚜껑만 한 제 손을 붙잡고 흐느끼던 집사가 곧이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빠득빠득 이를 갈았다.

“죽일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주인님만 아니었다면 진즉 죽였을 텐데……. 아쉬워, 아쉽다!”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오가던 집사가 버럭 소리를 내지르더니 이윽고 몸을 마구 꺾어댔다.

괴이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얼마나 시간이 더 흘렀을까. 집사가 곧이어 몸을 뒤로 휙 돌리더니 손을 발처럼 이용해 계단으로 기어 내려갔다.

“하…….”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던 집사가 가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온몸의 힘이 쭉 풀렸다.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를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지금은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포, 포피 무서웠어. 으앙!”

짧은 팔을 버둥거리던 포피가 내 다리에 찰싹 붙어왔다.

“귀신이 왜 귀신을 무서워하는 건데……?”

“너도 무서워하는 인간이 있을 거 아냐! 포피도 똑같아.”

파르르 떨리는 귀가 유난히 더 처연해 보였다. 인형치고는 꽤 똑똑한 녀석의 논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포피를 집어 들었다.

“으앙! 바보야! 포피를 안을 때는 좀 더 소중히……!”

“포피?”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에 나와 포피의 몸이 일순간 굳었다.

“포피라고 했지?”

소리는 대공의 집무실에 놓인 책상 옆, 어둠이 깔린 그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거, 거기 누구세요?”

심장이 뛰지 않는 걸 보면 귀신은 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포피를 안은 채로 한 걸음 더 그곳으로 다가갔다.

“사람이면 빛이 있는 곳으로 나오시고, 귀신이면 저리 가세요.”

“……!”

어둠 속에서 눈에 띄게 흠칫대던 작은 인영이 곧이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저택의 창 너머로 들어온 달빛이 그의 얼굴을 비췄다.

찬란한 은발에 짙은 불꽃의 색을 표현한 듯한 붉은색 눈동자.

“서, 설마…….”

“아야!”

나도 모르게 힘이 풀려 포피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너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얘기했잖아! 여기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포피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내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지금 내 앞에 나타난 상태 창 때문이었다.

루베르 레온하르드 폰 알렌 / 레벨: 1 / 아직 능력을 깨우치지 못한 꼬마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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