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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되어 줄게, 기꺼이-66화 (66/130)

66화

사실, 관계를 시작할 때, 특히 처음 귀두를 질구 안으로 삽입할 때 버겁고 힘든 건 정이설만이 아니다. 인서 역시 아래가 끊어질 듯 뻑뻑하고 버거웠다. 일차적인 이유는, 정이설은 지나치게 좁았고 그는 반대로 지나치게 크다는 데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쾌감이 더 극심한 것일 수도.

바르르 떠는 허벅지가 제 허벅지에 비벼지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몸이 경직되었다. 더는 참기가 힘들었다. 가늘게 숨을 토해대는 정이설을 내려다보며 잔뜩 달아오른 자지를 푹 꽂아 넣었다. 예민한 질벽이 와락 달려들었다.

“윽!”

인서는 미간을 좁혔다. 급격히 조여대는 주름들 때문에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후, 미치겠네.

질벽을 촘촘하게 구성하고 있는 주름들이 어찌나 흡반처럼 달라붙는지 아래가 끊어질 것 같았다. 질벽 전체로 물기가 흥건해도 그랬다. 인서는 최대한 조심하면서, 그러나 제법 힘 있는 동작으로 점점 안을 넓혀 들어갔다.

“흐읏, 이, 인서야.”

계속해서 안으로 파고들자 정이설은 숨이 넘어갈 듯 할딱댔다.

“그만…… 들어와.”

발발 떠는 손이 가슴팍을 밀어냈다.

“조금만 더.”

허리에 힘을 꾹 주었다. 두 개의 성기가 빈틈없이 맞붙은 지점 바로 밑 회음부에 고환이 닿았다. 그가 들어갈 수 있는 최대치까지 들어왔다는 뜻이다. 머릿속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정이설과 완벽하게 한 몸이 되었다는 사실에.

그 상태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차분하자고, 서둘지 말자고 되뇌었지만, 그러기엔 참으로 보잘것없는 의지력이었다. 점차 움직임이 거세지고 빨라졌다. 숨결이 들쑥날쑥해질 정도로 깊숙이 박아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아, ……흣, 으으응.”

위아래로 마구 흔들리며 정이설이 가쁘게 숨을 토해냈다. 미칠 듯이 예뻤다. 저를 품은 채 바르르 떠는 모습이.

“힘들어?”

상체를 숙이고 물었다.

“흐읏, 괜…… 찮아.”

가까스로 대답하는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혹시 나만 이렇게 좋은 거면 어쩌나 걱정했어.”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정이설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너도 좋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너랑, 읏, 하는…… 거지.”

숨이 끊어질 듯한 와중에도 정이설은 제 감정에 솔직했다. 언제나 그랬다.

인서는 이설의 무릎을 접어 가슴께에 붙인 뒤 허리를 퍽 쳐올렸다. 가느다란 몸이 침대 헤드 쪽으로 쑥 밀려 올라갔다.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퍽퍽 박아넣었다. 놀란 질벽이 움찔움찔 수축작용을 하면서 무섭게 아래를 조였다.

“읏, 그만 좀 조여.”

인서는 미간을 좁히며 호흡을 골랐다. 허리 아래로 찌르르한 쾌감이 번져나갔다. 정신없이 허리를 쳐올렸다. 굵직한 성기가 선홍색 구멍을 빠른 속도로 드나들었다. 그럴 때마다 질액으로 범벅이 된 회음에 불알이 비벼지고 뭉개졌다. 부끄러움이나 이성은 이미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두 개의 성기가 서로를 잡아먹을 듯 쑤셔대고 빨아들였다.

찔꺽, 찔꺽, 퍽퍽, 쯔걱.

말초신경을 드잡이하듯 일깨우는 난잡한 성교 소리가 고막을 난입했다.

“아, ……으음, 흣, 앗, 아앙.”

예민한 부위가 쉴 새 없이 마구 짓이겨지자 정이설이 참지 못하고 새된 교성을 질렀다.

하아…… 어쩌지 이설아? 좋아서 미치겠는데.

깊고 탁한 신음이 인서의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급박하게 사정감이 치솟았다. 정이설은 모든 곳에서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머릿속에서도, 바짝 조이고 있는 질벽 속에서도, 무엇보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펄떡거리며 뛰고 있는 심장 한가운데서도.

숨소리가 엉망으로 흐트러지고, 매트리스에서 나는 삐걱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고 생각하는 순간 벼락같은 쾌감이 선단으로 몰렸다.

“큿!”

인서는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몸 안에서 사정액이 빠르게 분출됐다. 눈앞이 하얘질 만큼 아찔한 쾌감이었다. 묵직하게 신음을 토해내며 아래를 쳐다보았다. 정이설은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동공이 풀어진 채 봉긋한 가슴을 정신없이 들썩이는 모습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정액을 배출하고 있던 성기가 또다시 몸집을 키웠다.

“잠깐만.”

상체를 일으켜 허리를 뒤로 빼자 묵직하게 일어선 좆이 꺼떡대며 질구에서 빠져나왔다. 익숙한 손길로 콘돔을 벗겨냈다. 끄트머리에 정액을 한가득 담은 라텍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축 처졌다.

한구석으로 치운 뒤 새 콘돔을 꺼냈다. 잇새로 포장지를 찢은 다음 빠른 속도로 성기에 끼웠다. 숨이 죽지 않아 엄청난 굵기를 자랑하는 기둥이 빠듯하게 콘돔 안을 비집고 들어갔다.

고개를 들었을 때 정이설은 멍한 얼굴 그대로였다. 천천히 시선을 내리자 흐트러진 아래가 눈에 들어왔다. 방금까지 격렬하게 들고났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발갛게 부어오른 질구가 쏟아져나온 질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다.

아기 손톱보다 작은 구멍하며, 그 위로 볼록하게 솟아오른 음핵은 물론, 겹겹이 피어오른 장미꽃 봉오리처럼 폭이 좁고 매끈한 소음순 등, 하나같이 예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더욱이 정이설은 무모증에 가까울 만큼 털이 없어서 그 부위가 한층 더 적나라한 모습이었다.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자니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그대로 삽입하기는 아쉬워 고개를 내렸다.

“……왜?”

정이설이 몽롱한 눈길로 물었다.

“빨아주려고.”

“……어?”

“그러라고 벌리고 있는 거 아냐?”

“그런 거 아니거든?”

반사적으로 오므라드는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아 최대치까지 벌렸다.

“……야, 그러지 마.”

역시나 정이설은 민망해 어쩔 줄 모른다. 한두 번 그곳에 혀를 댄 것도 아닌데.

“이거 하고 싶어서 열흘 내내 미칠 뻔했는데 그러지 말라니.”

버둥거리는 허벅지를 단단히 붙잡고는 혀를 미끄러뜨렸다.

“흐읏!”

탐색도 없이 조붓한 구멍 속으로 혀를 집어넣자 정이설의 허리가 단번에 튀어 오른다. 키스를 하듯 구석구석 핥고 빨아들였다. 향긋한 바디워시와 정이설만의 달달한 체향이 뒤섞여 머릿속 사고가 완전히 멈춰버렸다. 혀끝에 맴돌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질액이 달콤하기만 했다. 집요하게,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핥아 올렸다. 심지어는 회음 아래 자잘하게 주름진 구멍까지 전부.

“하아, 으응, 흣!”

말로는 그러지 말라면서 정이설은 숨소리가 점점 가팔라졌다. 이제 아쉬운 건 인서였다. 정이설의 아래를 빨면 빨수록 귀두 끝으로 저릿한 쾌감이 몰려왔다. 이럴 때는 제 손으로 직접 좆을 쥐고 위아래로 문질러 대면 쾌감이 배가 되는데 하필 콘돔을 껴버려서 그럴 수가 없다.

고개를 점점 위로 올려 봉긋한 가슴을 집어삼켰다. 바짝 솟아오른 유두가 입안에서 음란하게 굴려졌다. 유륜까지 흡입하여 한참을 빨다가 고개를 더 위로 올려 윤기 나는 입술을 집어삼켰다. 정이설은 거부하지 않았다. 깊숙이 들어온 인서의 혀에 말캉한 제 혀를 맞대고는 정신없이 비벼댔다. 혀가 뒤엉키고 타액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인서는 난잡하게 혀를 얽으면서 정이설의 안으로 퍽 찔러 들어갔다. 처음과 달리 이번엔 막힘이 없었다. 불알이 미끈한 회음에 비벼지는 느낌이 꽤나 자극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하, 씹.

본능적으로 아랫입술을 한번 꾹 짓이겼다. 돌 것 같았다. 너무 좋아서. 불뚝대는 기둥을 최대한 밖으로 빼낸 다음 또 한 번 격렬히 쑤셔 들어갔다.

* * *

백인서가 숨을 깊게 토해냈다. 세 번째 사정을 끝내고서였다. 그러고도 그는 이설의 안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여전히 크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성기가 질벽을 쿡쿡 찌르며 움찔대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녀가 허락만 한다면 당장에라도 네 번째 섹스가 시작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더는 못해. 진짜야.”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말에 백인서가 고개를 들었다. 콧대가 높고 눈매가 유난히 깊어 조도가 낮은 침실에선 음영이 인상적으로 도드라지는 이목구비였다. 그래서 더 이설의 심장에 무지근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알았어. 더 안 할게.”

다정한 눈동자가 제게로 향했다.

“근데 왜…….”

“안 빼고 있느냐고?”

“……응.”

“너랑 이러고 있는 게 좋으니까.”

백인서가 빙그레 웃는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무척이나 서늘한 이목구비가 이럴 때면 더없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뭐가 그렇게 좋은데?”

“음…… 정이설 너는 일단 냄새가 좋아.”

“그리고?”

“이렇게 너한테 박고 있으면 뭔가 보호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대답에 웃음이 나왔다.

“지금 네 말 되게 이율배반적인 거 알아?”

“어느 부분에서?”

백인서가 눈을 맞추며 물었다. 여전히 그녀의 안에서 저를 빼지 않은 채로.

“너 형사잖아.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지켜줘야 하는 강력계 형사.”

“그렇지.”

“나도 국민 중의 한 사람인 거 잊었어? 마땅히 대한민국 경찰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

“그렇지만 누구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지. 무려 고등학교 때부터.”

“읏.”

이설은 숨을 들이켰다. 안 그래도 무지막지한 성기를 몸 안에 품고 있느라 버거워죽겠는데 예고도 없이 백인서가 느른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갑자기…… 그런 얘기는…… 왜 하는데.”

말이 뚝뚝 끊어져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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