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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네 빵집은 언제 오픈하나요-64화 (64/120)

64화

헌터넷 익명 게시판

[잡담] (인기) 대기업 횡포긴 한데… 오히려 잘된 것 아님? (231)

사실 그동안 특수 효과가 부여된 빵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던 게 맞긴 하잖아. 팝업 스토어 끝나고 나면 전국 WT 편의점에서 판매가 시작된다던데 구하기도 쉽고, 머핀 같은 종류라면 게이트 안에서도 먹기 편하니까.

오히려 이번 일은 소비자들한테 더 좋은 일 아님?

그리고 아직 레시피 표절 논란에 대한 그 어떤 해명이나 설명도 올라오지 않았잖아. 카피캣에는 카피캣으로 대응한 느낌이긴 한데 정의 구현한 건가 싶기도 하고.

- ㅅㅂ 이게 정의 구현이냐? 심지어 그 표절이라는 케이크 레시피도 외국 뮤튜브 영상에 올라온 거랑 같다며. 그럼 원조도 아니지.

└2222 논란 아닌데 은근슬쩍 야미베어 내려치기 하고 밀키 베이커리 올려치기 하는 듯.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밀키 측에서 일부러 여론 만든 것 같은데. 애초에 밀키 베이커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지금은 내려간 그 논란 글 때문이라며. 노이즈 마케팅 냄새남.

└22. 심지어 홍보 문구에도 ‘고유하고’ ‘특별한’이라는 단어 들어간 거 보면 너무 노골적임.

- 카피캣에는 카피캣이라……. 오히려 이러니까 둘 다 똑같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야미베어가 밀키 베낀 거 아니라고.

└사장님이세요?

- 근데 중소기업이면 몰라도 대기업이 이러는 건 더 아니지 않음? 유성은 시장 점유율 1위인데 이번 일은 문제 될 수도.

└난 상관없다 생각함. 야미베어 주장대로 그쪽이 베낀 레시피가 특별한 것도 아니고. 그럼 반대로 생각했을 때 유성 쪽에서 그쪽 기술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

└아이디어를 훔친 건 맞잖음. 차라리 과자나 다른 거에 특수 효과를 부여하던가 빵은 좀 노골적임. 계속 이러니까 밀키 쪽에서 일부러 윗댓 주장대로 노이즈 마케팅으로 바이럴한 거 아님?

- 팝업 스토어 가서 먹어 봤는데 맛은 쏘쏘. 야미베어랑 차이가 너무 나서 야미베어가 레시피 베꼈다는 말은 믿기지 않음. 그래도 다른 쪽은 경쟁이 치열하니까 대체품으로 나쁘지 않은 듯.

└ㅇㅈ 맛으로는 비교 불가.

- 메뉴 추천 좀. 내일 게이트 돌 때 들고 들어갈 건데 얼마나 효과 있는지는 그때 확인해야지.

└홍보한 대로 머핀이랑 쿠키가 제일 먹기 편함. 맛으로는 못 이기니까 게이트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빵으로 방향을 튼 것 같음.

“아니 진짜! 이건 아니지!”

래희는 은근슬쩍 자기를 돌려 까는 듯한 글에 분노를 표출하며 이불을 걷어차면서 발버둥 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했다. 애초에 내가 먼저 밀키인지 뭐시긴지 레시피를 훔쳤다고? 자신이 사용하는 레시피는 모두 롬바르나에서 배워 온 건데 말도 안 되는 주장이었다.

물론 그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간간이 자신에 대한 욕이 적혀 있는 걸 보니 억울함에 속이 타들어 갔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외침에 놀란 류정우가 래희에게 큰일이 생긴 건가 걱정된 나머지 그녀의 방문을 노크도 없이 벌컥 열고 말았다.

쾅―!

“래희 씨! 무슨……!”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았다.

“…….”

“아…….”

굳어 있는 두 사람 사이로 방금 래희가 걷어찬 이불이 나풀거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죄송합니다.”

발을 허공에 들어 올린 자세로 굳어 있는 래희에게서 눈을 뗀 류정우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뒤, 래희가 슬쩍 방문을 열고 나와 거실을 둘러봤다. 래희는 소파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는 류정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래희가 방 밖으로 나올 줄 알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래희가 그의 옆자리에 앉자 류정우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예요, 래희 씨?”

“그게…….”

래희는 유성식품에서 베이커리로 자신을 찾아왔던 일과 유성식품과 밀키 베이커리의 콜라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류정우에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차분하게 말하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울컥한 건지 손짓, 발짓을 동원하여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덤덤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류정우가 래희의 이야기가 끝나자 주방으로 가 데워 온 우유를 건네며 그녀를 위로했다.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 알아봐야겠군요. 제가 내일 길드로 출근해서 길드장님께 말할 테니 오늘은 이만 일찍 주무시는 게 어떨까요? 어쨌든 그렇다고 내일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으니까요.”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잠이 잘 올 거예요.

래희는 류정우가 건네주는 우유를 양손으로 받아 마시며 그를 슬쩍 곁눈질했다. 따뜻하고 고소한 우유가 식도를 타고 몸 안으로 들어오자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래희는 아까 전 류정우의 앞에서 보인 행동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아, 진짜! 난 왜 이럴까……!!’

조금 전 일이 생생하게 눈앞에 떠오르기 시작하자 래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불을 걷어차다 류정우와 눈이 마주친 일, 눈물을 글썽이며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하소연했던 일.

구오빠에게 보인 추태가 너무나도 민망해 래희는 남은 우유를 한 번에 들이켜고는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래희의 뒷모습을 본 류정우가 작게 웃으며 굳게 닫힌 방문을 응시했다.

요즘 래희의 모든 행동이 그에게는 귀엽게만 보였다.

* * *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팝업 스토어가 끝나자 전국의 편의점에는 유성식품에서 출시한 빵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인터넷에 누군가 했던 말처럼 맛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싶었는지 살짝 노선을 튼 그들은 던전 안에서 간단하게 먹기 좋은 한 입 거리의 빵들을 출시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걱정과 달리 래희의 빵집이 장사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가격은 유성식품이나 야미베어나 거기서 거기였고 효과도 비슷했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달랐다.

그것은 바로 맛.

래희의 가게는 ‘천상의 맛’을 보여 주는 빵집이었기 때문에 어떤 논란이 있더라도 그 맛을 포기 못 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성좌가 내린 스킬로 만드는 빵이니 한낱 인간이 만들어 낸 빵과 어떻게 같겠는가. 심지어 오염된 지구에서의 작물들은 맛이 없으니 아무리 인공 조미료로 맛을 낸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였다.

다만 청해 길드 측에서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피캣 관련 논란은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유사 언론이나 뮤튜버들이 등장하고는 했다.

유성식품의 횡포와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알게 된 윤청현은 이건 상도덕의 문제라며 소리 지르며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래희는 그를 말릴 수밖에 없었다.

청해 길드가 나서서 대놓고 유성식품을 공격하게 되면 그동안 그녀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이들이 이때다 싶어 공격할 게 분명했다.

사람들은 레시피 표절 논란을 유성식품과 야미베어의 싸움으로 보지 않고 밀키와의 싸움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구도는 자영업 vs 자영업 느낌이었다. 물론 래희가 각성자라는 이유만으로 좀 더 불리한 싸움이기도 했고.

하지만 여기서 청해 길드가 나서게 된다면 더는 그녀를 단순한 자영업자가 아닌 대기업으로써 여기지 않겠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한 채로 래희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가게에 손님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고.

‘뭐, 아직까지는 큰 문제는 없으니까.’

유성식품 때문에 초반에는 손님이 줄긴 했지만, 다시 이전의 판매량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래희에게 있어서 그들의 행보는 아주 큰 방해로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기분이 좀 많이 나쁠 뿐이었지.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래희의 빵집에 손님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유성식품 측에서 래희의 베이커리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을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만들어 내고 있었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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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야미베어 베이커리보다 유성밀키가 더 중독적인 뭔가가 있음.

확실히 야미베어 제품이 더 맛있기는 한데 유성밀키는 뭔가 좀 모자라도 계속 찾게 되는 맛이랄까?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유성밀키만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함.

- ㅈㄹ 바이럴임? 적당히 해라.

└(글쓴이) 진짜라고.

- 이 글 진짜 맞음. 처음에 유성 제품 먹고 실망해서 다시 야미베어로 돌아갔는데 우연히 다시 한번 유성 거 맛본 뒤로 야미베어는 생각도 안 남. 아무래도 피드백을 통해 맛을 보완한 듯.

└2222 이거 인정.

“이것들은 정도라는 게 없어. 도대체 나를 왜 이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거지?”

래희는 계속해서 간접적으로 그녀를 공격해 오는 유성식품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며 거실 소파에 늘어졌다.

자신이 유성식품에 잘못한 일이라고는 계약 제안을 거절한 일뿐.

‘아니, 그건 제안을 거절한 거지 잘못한 건 아니잖아.’

하지만 그에 대한 보복인지 유성식품의 행보는 대기업이 아니라 소상공인을 죽이는 악덕 기업의 모습과 같았다.

“진짜 이러다가 손님이 안 오면 어떡하지?”

이럴 수는 없었다. 어떻게 이루어 낸 성공의 맛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모든 걸 잃을 위기에 처하다니.

이전의 그 파리 날리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류정우가 그런 래희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음… 돈은 벌 만큼 벌지 않았나요? 돈 많은 백수 하고 싶다면서요.”

물론 그건 언제나 그랬긴 했지만… 잠깐.

“제가 그걸 말한 적이 있던가요?”

래희의 물음에 류정우가 싱긋 웃기만 했다. 당연히 래희가 직접 류정우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단지, 그녀가 가끔 너무 바쁜 가게 일에 넋을 놓으며 돈 많은 백수가 하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걸 우연히 몇 번 들었을 뿐이었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러다 남은 손님들마저 다 사라질까 두려워서요. 바쁘긴 해도 저는 지금 제 일이 꽤나 만족스럽거든요.”

하… 이래서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다들 말하는 건가?

래희의 중얼거림에 류정우가 그런 걱정 말라는 듯 입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아무도 안 사면 제가 다 사면 되죠.”

남들이랑 나눌 일 없이 모두 독차지하니 오히려 나는 더 좋은데.

그러나 류정우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말에 공감하는 듯이 같이 걱정하는 척하며 그녀를 위로했다.

* * *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리프를 데리고 혼자서 엘프들이 있던 던전을 한 바퀴 돌고, 집에 들러 류정우와 함께 나눠 먹을 샌드위치를 싸 들고 길드로 향했다.

래희가 리프와 던전에 간 사이 어젯밤 토벌에 참여했던 류정우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너도 가려고?”

집을 나서려 현관 앞에 섰을 때, 리프가 따라 나와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이전보다 훨씬 덩치가 커진 걸 보니 몇 번만 더 던전을 다녀오면 청소년 단계로 성장할 듯싶었다.

“뭐, 상관없겠지.”

윤청현 길드장님과 윤재언은 리프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으므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만 않으면 될 문제였다.

래희는 가방 안에 리프를 넣고 꽁꽁 숨긴 뒤, 현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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