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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은 준호 결혼한 날
"아.. 아.. 자 이제 곧 예식이 시작 되오니 모두 자리에 앉으시면 우리의 아름다운 신랑 신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서로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이 자리에 하나. 둘 앉기 시작했다. 그제야 만족한 듯 사회자가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신랑의 거시기 친구 장현준입니다. 사회는 처음 보는 거라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오늘의 주인공 한준호 그리고 아름다운 신부 최연수 양을 만나보겠습니다.
자. 신랑. 신부 나와주세요."
사회자의 장난스러운 제스처에 사람들이 웃는 소리가 신부대기실까지 들려왔다.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 내 웃었다. 준호가 연수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말했다.
"준비됐어?"
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준호가 팔을 들어 올렸고 연수가 팔짱을 끼었다. 두 사람은 경쾌한 음악 소리가 흐르자 서로를 의지한 채 신부대기실을 빠져나왔다.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준호와 연수는 하얀 레이스 천이 예쁘게 감싸여 있는 단상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단상에 서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자 사회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자. 그럼 지금부터 아름다운 신랑과 신부의 혼인서약을 듣겠습니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마주 보시기 바랍니다.
준호와 연수가 서로를 바라보고 두 사람의 손에는 어느새 혼인서약서가 들려있었다.
준호가 연수를 한번 바라보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혼인서약서를 읽기 시작했다.
"나. 한준호는 신부 최연수를 아내로 맞아 10가지의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첫째. 내 아내를 위해 매일 삼시 세끼 밥상을 차리겠습니다.
둘째. 내 아내를 위해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셋째. 내 아내를 위해서 보증과 대출은 쳐다도 보지 않겠습니다.
넷째. 내 아내를 위해 열심히 개그를 연습해서 입이 찢어지도록 웃게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용돈은 주는 대로 받겠습니다.
여섯째. 내 아내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곱째. 내 아내를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여덟째. 내 아내를 외롭지 않게 만들겠습니다.
아홉째. 내 아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열 번째. 내 아내를 위해 한 집안의 멋진 가장이 되겠습니다."
준호의 서약이 끝나자 이번엔 연수가 혼인서약서를 읽기 시작했다.
"나. 최연수는 신랑 한준호를 남편으로 맞아 10가지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첫째. 요리를 배우겠습니다.
둘째. 내 남편을 항상 존경하겠습니다.
셋째. 취미활동을 같이 하겠습니다.
넷째. 생활비를 아껴 쓰겠습니다.
다섯째. 잔소리를 적게 하겠습니다.
여섯째. 남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일곱째. 매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여덟째. 매일 고생하는 남편의 건강을 신경 쓰겠습니다.
아홉째. 남편을 닮은 예쁜 아이들을 많이 낳겠습니다.
열 번째. 남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멋진 아내가 되겠습니다. "
두 사람의 혼인서약을 시작으로 결혼식은 빠르게 지나갔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축하연주를 끝으로 결혼식은 끝이 났다.
준호와 연수는 편안한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와 결혼식에 참석한 한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많은 덕담을 들은 후에 공항을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준호는 차에 시동을 걸기 전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피곤하지. 고생했어. 아까 정신없어서 말 못했는데 내가 본 신부 중에 우리 연수가 최고로 예쁘더라."
연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팀장님도 최고로 멋진 신랑이었어요."
준호가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 그럼 출발해 볼까?"
연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출발."
준호의 차는 별장을 나와 3월의 꽃이 피어있는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차 밖으로 흘러나왔다. 행복한 두 사람은 3월의 바람을 따라 제주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