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125화 (12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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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전

"자. 두 사람 받아 "

연수와 준호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 연수네 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 잘 살라고. 그리고 한 팀장 우리 연수 괴롭히지 말고 한 팀장이 우리 연수 괴롭힌다는 소리 들리면 내 당장 사무실로 쫓아갈 테니까 항상 긴장하라고."

준호가 웃으며 부장이 따라준 술을 마시고는 다시 부장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연수가 한창 바쁜데 빠진다고 부장님한테 죄송해하고 있어요."

부장이 웃으며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자식 알긴 알아."

연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인마. 뭐가 네야. 한참 좋을 때 휴가 더 많이 못 써준 게 나는 내내 미안하구먼. 그래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간다고. "

준호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부장이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팀이 바빠서 연수 휴가 많이 못써줘서 미안하네. 그 대신 우리 한가할 때 연수가 원하면 언제든지 휴가 원하는 만큼 써줄 테니 그때 원 없이 놀게나."

"네. 감사합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며 임 부장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연수네 팀장이 그런 임 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 일 혼자 다하는 거야? 애들 오래 기다렸다고."

임 부장이 빠르게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미안.. .미안 너무 오래 기다렸지 내 미안하니 오늘은 내가 쏠게. 많이들 먹으라고."

연수네 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오. . 좋아. 내가 오늘 기분도 좋으니 거하게 먹어야겠어."

임 부장이 입을 삐죽이며 연수네 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가 결혼하나? 어째. 자네가 여기서 제일 신나 보이네."

연수네 팀장이 연수와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지. 좋아. 우리 이 예쁜 처녀 총각이 결혼을 한다는데 어찌 안 좋겠나. 내가 요즘 결혼식 많이 다녔지만 우리 연수랑 한 팀장만큼 어울리는 커플을 못 봤다니까."

임 부장이 웃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며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게. 둘이 저렇게 앉아있으니 빛이 나는구먼."

연수가 귀까지 빨개진 얼굴로 수줍게 웃자. 그런 연수를 바라보던 준호가 웃으며 슬쩍 연수의 손을 잡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임 부장이 준호에게 말했다.

"그렇게 좋으냐? 너 지금 입이 귀에 걸리기 직전이다."

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네. 아주 많이 좋습니다. 근데 제 입이 아직 귀에 안 걸렸습니까? 난 제 입이 귀에 걸린 줄 알았는데."

임 부장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연수에게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저 이상한 녀석이랑 살아준다니 내가 자네한테 지금 큰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네. 자네 복받을 거야. 아주 큰 결심했어."

준호가 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장님.

그러나 임 부장은 준호를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연수에게 말했다.

"저 자식이 자네보다 나이는 훨씬 많은데 정신연령은 자네보다 훨씬 낮아. 그러니까 내가 아니면 저 사람 안되겠다 이 넓은 마음으로 저 녀석이랑 살아주게나. 내가 꼭 부탁하네. 알았지."

임 부장의 진지한 표정연기에 연수가 피식 웃었다. 세 사람도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연수와 준호는 술자리를 끝내고 부장님들을 택시에 태워보내고 자신들도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탔다.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가던 준호가 연수를 바라보며 웃었다. 연수가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요?"

"그냥. 지금까지는 그냥 꿈처럼 실감이 안 났는데. 오늘은 진짜 이제 며칠 있으면 우리가 결혼한다는 실감이 나서."

연수가 살며시 미소 지으며 웃었다. 준호가 조용히 연수의 이름을 불렀다.

"연수야."

"네."

"우리 내일 저녁에 우리 결혼식 하는 별장에 가볼까?"

연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좋아요. 나도 가보고 싶었어요."

"그래. 그럼 내일 가보자."

* * * * *

별장은 처음 왔을 때보다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준호는 연수에게 별장은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이쪽을 신경 쓰지 말라며 그다음부터는 별장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했었다.

"와. 팀장님. 그때 별장 맞아요? 풀도 정리가 다 돼있고. 딴 별장 같아요."

준호가 연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 오빠만 믿으라고 했잖아. 어때. 이 오빠의 능력이 나 좀 멋있어 보이지 않느냐?"

연수가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오빠 정말 멋져요. 오빠 최고 "

연수가 엄지까지 세우며 말하자. 준호가 기분이 좋은 듯 연수의 손을 이끌며 별장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가 테이블이 놓일 자리야. 그리고 여기가 사회자가 설자리. 그리고 여기가 우리 두 사람이 설자리."

준호는 연수에게 이곳저곳을 설명하다 자신들이 설자리에 멈춰 서서 연수를 바라보았다.

"연수야."

"네."

"우리 결혼식 연습해볼까?"

"연습요?"

"그래. 우리 연습 한번 해보자."

그러면서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말했다.

"못생긴 신부 최연수는 잘 생기고 똑똑한 신랑 한준호를 구박하지 않고 매일 사랑하고 예뻐해 주겠습니까?"

연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준호가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신랑 한준호는 못생긴 신부 최연수를 매일 사랑하고 아껴주며 언제나 힘이 되는 친구처럼 든든한 부모님처럼 때로는 귀여운 동생처럼 웃겨주고 아껴주겠습니까?"

준호가 다시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

연수가 그런 준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준호가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웃지 마. 지금 난 완전 진지하다고."

그러면서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자. 그럼 두 사람의 결혼의 징표로 반지 교환식이 있겠습니다."

"반지요?"

준호가 조용히 하라는 듯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더니 주머니에서 케이스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 케이스 안에는 반지 두 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반지도 커플링으로 그냥 끼자고 했던 연수는 당황한 얼굴로 준호를 바라보았다.

준호가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연수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는 남은 반지를 꺼내 연수의 손에 놓아주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연수가 잠시 반지를 내려다보다가 준호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준호가 만족한 듯 연수를 끌어당겨 안았다. 그리고는 연수의 이름을 불렀다.

"연수야."

"네."

"이 반지 우리 죽을 때까지 빼지 말자. 그리고 우리 죽을 때까지 헤어지지 말자. 알았지."

"네."

"그리고 연수야."

"네."

"나 그리고 프러포즈 했다. 내가 사람들한테 들어보니까 프러포즈 안 하면 두고두고 고생한다고 해서. .방금 나 프러포즈 한 거다. 꼭 기억해 잊어버리지 말고."

연수가 고개를 들어 준호를 바라보았다. 준호가 당당하게도 연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연수도 피식 웃어버렸다. 준호가 다시 연수를 끊어당겨 안았다.

"연수야. 우리 진짜 싸우는 건 조금만 하고 사랑은 더 많이 하자. 진짜 행복하게 살아보자."

연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넓은 별장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자신들의 결혼식을 상상하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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