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89화 (89/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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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 동욱

연수는 속옷이 풀어지며 헐렁해지는 느낌에 입을 꽉 깨물었다. 준호는 부드럽게 등을 쓸어내리며 연수에게 물었다.

"짝짝이가 속옷을 말하는 거야?"

연수는 준호의 말에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등에 있던 준호의  손은 어느새 속옷이 풀어져 자유로워진 앞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내 취향은 사실 짝짝 이거든 사실 위. 아래 똑같으면 너무 재미없잖아."

한동안 준호의 목에 팔을 감고 뻣뻣하게 앉아있는 연수를 바라보던 준호가 말했다.

"연수야. 나는 짝짝이라도 보고 싶은데…. 물론 네가 싫다면 너무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하겠지만..."

준호가 연수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여줄래?"

연수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중에 짝짝이라고 놀리면 평생 팀장님 안 볼 거예요."

준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수를 안아 든 준호는 연수와 눈을 맞춘 채 자신의 방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 * * * * * *

준호는 살며시 눈을 떠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을 확인한 준호는 피식 웃고 말았다. 시간은 점심을 향해가고 있었다.

준호는 일어날까를 잠깐 고민하다 자신에게 멀찍이 떨어져 맨 등을 반쯤 내놓고 곤히 자는 연수를 보고는 일어나기를 포기하고는 침대에 다시 누워 버렸다. 구석에 자는 연수에게 살며시 다가간 준호는 미소를 지으며 연수의 등에 붙어누웠다.

준호가 연수의 맨몸 이곳저곳을 쓰다듬자 연수가 간지러운 듯 움직이자 준호의 손놀림이 점점 더 빨라졌다.

잠시 후 연수가 살며시 눈을 뜨고 귀찮은 듯 잠시 찡그리며 돌아누웠다 그 순간 연수는 장난스럽게 웃고 있던 준호와 눈을 마주쳤다.

연수는 잠시 준호를 바라보다 어젯밤이 떠올랐는지 붉어진 얼굴로 허둥지둥 이불을 머리끝까지 잡아당겼다. 준호는 웃으며 연수가 꽉 쥐고 있는 이불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뭐야. 내 얼굴이 보기 싫어진거야? 사람 섭섭하게 보자마자 이불 뒤집어쓰는 건 뭐야?"

"그런 게 아니라. 아 몰라요. 팀장님 먼저 얼른 나가요?"

"어디로? 왜?"

연수는 이불을 끌어당기는 준호의 힘에 끝까지 버티며 말했다

"거실로 가라고요.그래야 나도 나가죠."

"싫어. 같이 나가자."

"안돼요."

연수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에이 그러지 말고 같이 나가자."

준호는 지금까지 연수를 놀리려던 장난스러운 힘보다 힘을 더 주고 이불을 확 당겨버렸다. 준호의 눈에 연수의 놀란 눈이 그리고 연수의 벗은 모습이 보였다.

연수가 놀라서 이불로 급하게 몸을 말았다. 준호가 그런 연수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연수야. 보고 싶어 보여줘. 아침에 우리 연수가 얼마나 예쁜지 얼마나 빛이 나는지 보고 싶어."

"아침부터 그…. 그런 느끼한 소리 좀 하지 마요."

준호가 연수를 바라보며 연수의 몸에 싸여있는 이불로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갔다.

"진짠데. 진짜로 너는 어떻게 아침에도 이렇게 예쁘냐. 사람 가슴 떨리게 "

"창피하단 말예요."

"창피하긴 어제는 다 보여 주더니."

"어….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연수는 놀라서 더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준호가 어느새 연수의 몸에 간신히 붙어있던 이불을 빼앗아 던져 버렸다. 준호가 연수의 뒷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예뻐. 이대로 부산으로 데려가고 싶을 만큼 예뻐. 연수야."

준호의 입술이 천천히 연수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 * * * * * *

"다음에 준호한테 전화하고 오지그래. 저번에도 전화 안 하고 왔다고 혼났다며."

"부산에 있다잖아요. 나 다음 주는 계속 약속 있다고요. 지금 집에 먼지가 가득할 텐데 지금 청소 하지 않으면 다음 주도 못하고 그럼 언제 하라고요."

"준호가 말없이 찾아오는 게 싫다고 하니 하는 말 아냐."

혜자와 동욱은 은 부산으로 떠나 비어있는 아들의 집을 청소하러 준호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동욱은 혜자가 내리자 시동을 끄고 자신도 따라 내리며 말했다.

"당신이 준호 없는데 굳이 청소를 핑계를 대고 오는 이유가 있는 거 같은데. 내 착각인가?"

혜자가 뽀로통한 표정으로 동욱을 돌아보며 말했다.

"알면 그냥 조용히 따라오시죠. 사실 당신도 궁금 하잖아요. 어떤 아이인지.그래서 군말 없이 따라온 거고."

"그런다고 뭐가 나오겠어?"

"적어도 여자 사진은 나오겠죠."

혜자는 동욱의 얼굴이 굳어지는 걸 느끼고 뒤돌아서려고 할 때였다. 동욱이 혜자의 팔을 잡아끌어 운전석 문을 열고 혜자를 밀어 넣었다. 혜자가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며 운전석에 급하게 몸을 구겨 넣고 있는 동욱에게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 이이가 왜 이래. 왜 그래요?"

동욱이 턱으로 앞을 가리키며 혜자에게 말했다.

"사진 볼 필요 없겠어?"

"무슨 소리예요? 이 양반이 어디 아파요?"

혜자는 동욱이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누군가의 볼을 귀엽다는 듯 웃으며 잡아당기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준호가 보였다.

혜자는 준호의 손을 잡아 내리며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리디어린 여자아이를 보며 자신의 모르게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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