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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진웅이 만나다.
"그래서 너 지금 그 진웅이라는 애를 또 만나겠다는 거야."
"네. 일주일 후에 들어가는데 여기저기 가고 싶은 데가 많은가 봐요."
"그 녀석은 다른 친구도 없는 거야? 왜 맨날 너만 만나는 건데."
연수가 팔짱을 끼고 노려보며 말했다.
"팀장님. 진웅이는 친구가 아니라 가족 같은 아이라니까요."
"그건 알겠는데 이건 너무 심하잖아. 나도 네가 필요하다."
"팀장님은 나 말고도 만날 사람 많잖아요. 진웅이는 주변 친구들 거의 군대가고 없단 말예요."
"도대체 그 녀석 일주일 후에 다시 들어가는 건 맞아?"
연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호의 팔짱을 끼고는 애교 섞인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근데 너 그 녀석 만날 때 반지 빼거나 그런 건 아니지. 그랬다간 각오해라."
"이거 내 분신처럼 끼고 다니니까 걱정 마요."
"그래. 예쁘다."
준호가 예쁘다는 듯 연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 연수가 생각난 듯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참. 진웅이가 팀장님하고 밥 먹고 싶다는데 괜찮으면 같이 먹을래요. 팀장님."
준호가 팔짱을 끼고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도전인가?"
"에…. 그게 뭐예요?"
"좋아 그 도전 받아 주겠어."
"뭐라는 거예요?"
"빠른 시간에 날 잡아라."
"알겠어요. 그리고 진웅이 만나면 잘해줘야 해요.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요. 알았죠."
"알았어. 그리고 너 조심해 그 녀석 만날 때 나보다 그 녀석 더 챙기면 혼난다."
"알겠어요."
두 사람은 시차를 두고 비상계단을 나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 * * * * * * *
준호는 연수와 약속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준호의 눈에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맞대고 핸드폰을 보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 웃고 있는 진웅과 연수가 보였다.
준호가 테이블로 다가가 연수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둘이서 뭘 그렇게 재미있게 보는 거야?"
연수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준호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었다.
"팀장님. 왔어요."
준호가 연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옆 의자를 빼고 자리에 앉았다. 진웅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래. 아. 연수랑 같은 나이면 반말해도 될까?"
"네. 편하실 대로 하세요."
"그래. 근데 뭘 그렇게 재미있게 보는 거야?"
준호가 켜져 있는 동영상을 보려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러자 진웅이 핸드폰을 쓱 가져갔다. 준호가 진웅을 바라보자. 진웅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20대가 보느거라 좀 유치하실 거예요."
준호가 팔짱을 끼며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렇군."
준호는 다시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재미있게 보냈어?"
"네. 영화도 보고 아쿠아리움도 갔다 왔어요."
"그래 재미있게 놀아서 배고프겠네?"
준호가 연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진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주일 후에 다시 들어간다며 그럼 한동안 또 한국 음식 못 먹을 텐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야기해 사줄게."
"뭐 그다지 지금은 외국 에서도 한국 음식 많이 팔거든요."
준호는 아까부터 어딘가 까칠한 진웅을 바라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준호를 바라보다 진웅이 연수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수 넌 뭐 먹고 싶은데?"
"나. 근데 너 아까 불고기 먹고 싶다며 그거 먹으러 가자."
"그럼 그럴까?"
연수가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팀장님 불고기 괜찮아요. 아까부터 웅이가 불고기 먹고 싶다 했거든요."
"그래. 그러자."
세 사람이 일어나 카페를 나가려 할 때 연수가 계산서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진웅이 계산서를 빼앗아 들어 연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계산서를 연수의 코에 툭 치고는 말했다.
"이런 건 남자가 하는 거다."
연수가 다시 계산서를 빼앗으며 말했다.
"나는 직장인이다. 친구야. 그리고 네가 언제부터 나한테 남자였냐. "
진웅이 다시 계산서를 빼앗아 들고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너한테 남자였거든. 몰랐다면 지금부터라도 알아라."
진웅이 씩 웃으며 준호를 스쳐 갔다. 준호가 주먹을 꽉 쥐고는 두 사람을 따라 카페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