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55화 (5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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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댄스

"그래서 옷 도로 예쁘게 안겨 드리고 그냥 오셨어?"

"그렇다니까."

"미친 새끼."

우진의 웃는 소리에 준호도 같이 웃으며 소주를 한잔 마시고 내려놓았다.

"그러니까.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착했다고 말이야. 근데 말이야 우진아. 이상하게 연수한테는 다른 사람들처럼 안된다.

무언가 하려고 하면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나 연수 손잡는 것도 연수는 모르지만 얼마나 힘들게 잡았는지 모를 거다. 혹시 싫어하면 어쩌냐. 얼마나 고민이 되던지. 나. 진짜 제내로 미친 게 맞나 보다 우진아."

"그건 미친 게 아니라 이제야 제대로 네가 임자를 만난 거지. 내가 우리 인영이를 만난 것 처럼."

"이게 또 자랑질이네. 너를 부른 내가 잘못이다."

우진은 준호의 들린 술잔에 웃으며 자신의 잔을 부딪쳤다.

"근데 우진아. 연수 녀석도 어지간히 독하지 않냐. 거기까지 갔으면 그래도 내 변명할 시간은 줘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야."

"야. 너 지금 사태파악이 안 되는 거냐? 넌 연수 씨 한테 뺨 안 맞은 게 다행인 줄 알아.

내가 연수 씨 였으면 너 반 밟혀 죽었어. 야 이 새끼야 지 남자친구 옛 여자한테 두 번이나 당했는데 어느 여자가 가만히 있냐. 연수 씨 였으니까 아무 일 없이 끝난 줄 알아라."

"그런가?"

"그럼. 연수 씨 얼마나 힘들었을지 내가 다 창피하다. 네 친구란 거 창피하다고."

"그래서 너까지 나 버릴래. 그래 가라 다 떠나가라."

준호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진이 술잔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벌 받는 거야."

준호가 우진을 바라보았다. 우진이 술잔을 비우며 말했다.

"너 벌 받는 거라고 4년 전에 상민이랑 혜진이 관계 알고서는 잘 끝내는가 싶더니 혜진이가 너 찾아오면 그때마다 받아주고 했잖아. 너는 너대로 혜진이 의식 안 하고 딴 여자들 만나고 너랑 내가 그 비정상적인 관계 때문에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기억은 나냐?"

"그래. 나 정말 개 같이 살았었지."

"너는 그때 상민이 그 자식한테 복수하는 방법이라고 혜진이 받아 줬지만. 난 혜진이랑 네가 단지 섹스 파트너로밖에 보이지 않았어 나는 혜진이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네가 말은 끝내자고 해놓고 혜진이한테 기대감 같은 걸 계속 남겨줬으니까 혜진이가 너한테 자꾸 돌아왔던 거잖아. 혜진이가 이런 미친 짓을 하게 된 것도 다 네 탓이야. 한준호"

"그래 네 말이 맞다. 나 벌 받나 보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잘 살라고 새끼야. 인영이가 연수 씨 아까워 죽겠단다. 나도 그 말에 크게 공감하고 있거든. 그러니까 너 연수 씨 놓치면 죽는다는 각오로 덤비라고. 알았냐."

우진이 주먹을 쥐고 준호를 때릴 때 였다. 우진은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어. 준혁아 못 온다며 어 옆에 있는대.]

우진이 핸드폰을 받다가 준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핸드폰 어딨어?"

"차에."

[어. 차에 있다는대. 그래 기다릴께.]

"왜?"

"이리 온단다. 잠깐 가지 말고 기다리래 너한테 할 말 있대."

잠시 후 준혁과 정수가 나란히 술집으로 들어왔다. 정수가 준호를 보자마자 화를 냈다.

"뭐야? 팀장님. 내가 얼마나 전화를 많이 했는지 알아요?"

준호는 갑자기 심각해진 얼굴로 정수에게 물었다.

"왜요? 연수한테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요?"

준혁이 정수가 말을 멈추자. 정수 대신 말했다.

"연수 씨 지금 친구들하고 나이트 갔는데 근데 그냥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거냐?"

준호는 잠시 생각에 빠진듯하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에게 말했다.

"거기가 어딘데?"

"건창동 보스 성인 나이트."

준호는 달려가려다 다시 정수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디?"

"아. 진짜 건찬동 보스 성인 나이트."

"성인 나이트? 어. 고마워."

준호가 뛰어나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우진이 정수에게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

"정수 씨도 준호 편인지 몰랐네."

"저. 팀장님 편 아니거든요."

"그럼 왜 도와주는데?"

"난 연수 편이니까요. 연수가 팀장님을 좋아하니 할 수 없죠."

우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생각난 듯 정수에게 물었다.

"근데 아까 성인 나이트라고 하지 않았어?"

"네. 맞아요."

"연수 씨 나이에 그런데는 안 들어가는 걸로 알았는데 아닌가?"

"그 녀석들은 오늘 섹시 댄스 때문에 가는 거예요."

우진이 입에 머금고 있던 술을 꿀꺽 삼키며 정수를 보며 말했다.

"연수 씨가 섹시 춤을 춘다고?"

"아니요. 그 녀석들은 보는 걸 즐겨요. 그 녀석들 취미 중에 한 달에 한번 섹시 댄스 구경하러 가기가 있거든요."

우진과 준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정수를 보면서 놀란 듯 각자 앞에 있는 소주를 들이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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