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47화 (4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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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고

연수의 교육은 빡빡한 일정으로 가득했다. 교육의 마지막은 항상 시험으로 끝이 났다. 상위권 안에 들어서 팀의 이미지를 높이고 오라는 부장님의 장난에 자신 없다며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좋은 성적을 받으려 다른 사람처럼 책에 파묻혀 지내고 있었다.

준호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전화와 문자로 화이팅을 해주었다. 이제 교육과정은 3일 후면 끝이 난다. 연수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사람들과 옥상에 올라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아 참. 연수 씨 서울 본사에서 근무 하잖아. 맞지?"

"네."

"그럼 그 소문의 여자 누군지 알겠네."

"무슨 소문요?"

"아. 왜 있잖아. 어디였더라."

"제품개발부 팀장인가 하는 사람 말하는 거 아냐?"

"어. 맞다. 그 사람 몇 년째 사귀던 여자친구도 버리고 제조라인 여자한테 빠졌다며 ."

"그 여자가 누군지 사람들 엄청나게 궁금해하던데. 연수 씨는 알아?"

"에이 연수 씨는 소문도 모르는 거 같은데. 그 여자를 알겠어."

"나는 그 여자 하여튼 부럽다. 진짜 예술적으로 생겼을 거야. 안 그러면 그 높은 양반이 여자친구까지 버리고 그쪽으로 넘어갔겠어."

"에고. 우리는 그런 멋진 사람 잡을 능력도 안 되니까 시험공부나 합시다. 내려 가자고. 이럴 시간에 글자 하나라도 더 읽자."

연수는 자신의 이야기에 목에 뭔가 걸린 듯 커피도 넘기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수다는 그리 오래 하지 못하고 옥상을 내려왔다.

연수는 방에서 빠져나와 준호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팀장님 그 소문이 광주까지 났데요.]

[걱정하지 마. 시간 지나면 조용해 질 거야.]

[아니. 다른 건 걱정이 안 되는데 팀장님을 꼬실 만큼 완벽한 여자로 소문이 났다는 게 문제예요. 나중에 혹시라도 들키면 사람들이 나보고 다 뒤집히는 거 아닐까요?

[걱정하지 마. 너 예뻐 사람들도 왜 내가 널 선택했는지 다들 인정할 거야.]

[아니야. 우리 끝까지 들키지 마요. 나 어쩌면 묻지 마 살인 당할지도 몰라.]

준호의 웃는 소리에 연수도 미소를 지었다.

[피곤하겠다. 교육 엄청나게 힘들다던데.]

[괜찮아요. 난 똑똑하잖아요. ]

[그래. 넌 똑똑하지.]

[뭘 또 인정해 주고 그런데. 창피하게.]

[사실이잖아.]

[아. 팀장님 피곤한가 보네. 얼른 끊어야겠다.]

[연수야?]

[네.]

[너. 진짜 똑똑하니까. 중간에 길 절대 잃어버리지 말고 나 꼭 찾아와.]

[바람 돌이 또 멘트 날리는 거예요?]

[그래.]

[걱정 마요. 최연수의 안테나는 한준호씨 한테 연결 돼 있으니까. 길 절대 안 잃어버려요.]

[고맙다.]

* * * * *

준호는 이미 통화를 끝낸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페의 문이 열리며 혜진이 들어왔다. 혜진은 준호의 맡은 편 의자에 앉았다.

"어쩐 일이야. 영원히 안 볼 거 같더니?"

"소문 네가 떠들고 다녔다며."

"아…. 소문."

"나한테 뭘 원하니?"

"내가 원하는 거 준호씨한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부족해 또 말해줄까?"

"억지 부리지 마. 이런다고 해결되는 거 없어."

"왜. 이게 억지야? 준호씨만 마음 바꾸면 되는걸. 난 항상 그 자리에 있었어."

"제발. 그만하자. 나 미치는 꼴 보고싶어 이러는 거야?"

"내가 그렇게 미칠 만큼 싫은 거야? 그렇게 싫으냐고?"

"그래.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짓 절대 안 해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때를 떼어낼 수 있다면 나한테는 바로 너야. 너를 만난 거 나오라고 한 건 마지막 경고 하려고 나온 거야. 계속 이렇게 내 주위 맴돈다면 너나 나나 같은 회사 다니기 힘들 거 같거든 또 한 번 이런 허튼짓 하면 둘 중의 하나 회사 그만둬야 할 거야. 잘 가라."

준호는 미련없이 일어나 카페를 나가버렸다. 혜진은 떨어지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준호가 앉아있던 자리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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