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45화 (4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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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소문

정수는 오랜만에 입사 동료들과 만나 밥을 먹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정수는 곧 준혁과 만나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일어나려 할 때였다. 정수의 귀에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래. 제품 개발부 팀장이래. 근데 진짜 누군지 대단하지 않냐. 제조 쪽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얼마나 예쁘게 생겼길래 그런 사람을 꼬셨을까?"

"그게 무슨 말이야?"

"어. 정수너 간다며 왜 안가고."

"아. 됐고 지금 그거 무슨 이야기냐고. 자세히 말해봐."

"어. 왜 있잖아 제품 개발부에 젊은 팀장 그 사람 결혼할 사람이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아가씨였데. 근데 글쎄 그 팀장을 라인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꾀어서 그쪽으로 확 넘어가 버렸나 봐. 한 몇 년 사귀었나 보드라고 그 여자 지금 반 폐인 돼서 다닌 데."

"야. 근데 나 진짜 그 라인에서 근무하는 여자가 궁금하다. 어떻게 생겼길래 그 사람이 넘어갔을까?"

"그 여자 진짜 심하긴 하다. 몇 년이나 만난 여자 있다는 거 알고도 꼬신 거 아냐. 하여튼 그런 여자들 때문에 라인 아가씨들이 욕먹는다니까."

정수는 벌떡 일어나 아직도 소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너희가 봤어. 보지도 않고 그렇게 막, 말 하는 거 아니다. 니 들 입 때문에 괜한 사람 죽는 거야. 확실한 거 아니면 옮기고 다니지 마라."

정수는 빠르게 식당을 나와 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정수야. 나 지금 가고 있어. 도착했어?]

[오빠.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어. 뭐야 만나서 하면 되잖아. 급한 거야?]

[어. 급해. 혹시 팀장님…. 아니 준호 오빠 한테 결혼할 사람 있었어? 오랫동안 만난 사람 있었느냐고?]

[야. 그 자식이야. 만나는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내가 다 기억도 못 하겠다. 뭐 결혼 이야기가 나온 여자가 한두 명 아니었을걸.]

준혁의 장난스러운 말에 정수는 대답도 못 하고 가만히 속삭이듯 준혁에게 물었다.

[그럼. 결혼하려고 했던 여자가 같은 곳에서 근무할 수도 있겠네?]

[정수야. 너 왜 그래? 장난이야. 준호가 그렇게 함부로 결혼 이야기 하고 다니는 그런 놈 아니야.  우선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거기로 가 있어 만나서 이야기하자.]

* * * * * *

연수는 전화기를 내리며 말했다.

"준혁 오빠 만나나?"

"왜. 정수 씨 전화 안 받아."

"네. 아주 요즘 정수 언니 신났다니까요?"

준호가 입을 삐죽이며 말하는 연수의 머리를 웃으며 헝클어트렸다.

"왜. 정수 씨가 준혁이 만나는 거 싫어?"

"아니요. 그건 아닌데. 팀장님 비웃지 마요. 사실은 꼭 언니가 나를 버리고 준혁 오빠 한테 간 거 같아요. 아.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준호가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섭섭해질라 그러는데."

"팀장님이 왜요?"

"나만 너 생각하고 좋아하는 거 같아서."

"아니에요. 저도 팀장님 많이 좋아해요. 그러니까 그런 걱정 하지 마세요."

"그럼 정수 씨는 이제 준혁이 줘버려. 네 옆에 계속 남아있을 사람은 나뿐이다. 그러니까 쓸데없이 정수 씨 생각할 시간에 내 생각 하라고. 알았어."

연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호가 연수의 볼에 뽀뽀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연수도 따라 내리자 준호가 말했다.

"얼른 들어가. 내일 새벽부터 움직이려면 힘드니까 푹 자고 ."

"네. 팀장님도 조심해서 가세요."

준호는 연수가 집으로 들어가 불이 켜지는걸 확인하고는 차에 올라탔다. 막 준호가 차를 출발시킬 때 준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준혁이 였다.

"어. 준혁아. 정수 씨랑 같이있냐?"

"그래. 근데 준호야. 아무래도 이쪽으로 와봐야겠다."

준호는 차를 돌려 준혁이 말한 장소로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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