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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정수 씨는 어때요?"
"뭐 외모는 나쁘지 않네요."
"준혁 씨 건축 쪽에서 잘 나간대요. 잘해봐요. 연수니가 볼 때는 준혁 씨 어때?"
"저도 괜찮은 거 같은데요. 다정하신 거 같아요."
"그렇다니까. 정수 씨 진짜 잘해봐. 그래서 우리 자주 만나자고."
세 여자가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을 때 남자 셋은 멀리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여자들 금세 친해졌네."
"그러니까. 뭐가 저렇게 재미있는지 궁금하다."
준호는 잠시 연수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정수에게 헤드록을 당하고 있는 연수와 그 모습을 보며 깔깔웃는 인영이가 보였다.
오늘은 휴가를 받아 세 커플이 펜션을 빌려 놀러 온 날이다. 준호와 연수. 준호의 친구 우진과 인영 부부 그리고 오늘 처음 소개를 받는 정수와 준혁이 커플 다행히 세 여자는 마음이 잘 맞는지 아까부터 웃는 소리가 멀리 있는 남자들에게까지 들렸다.
준호는 연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끓이던 라면에 다시 눈을 돌렸다. 그때 우진이 준호에게 물을 뿌리며 놀려댔다.
"야. 이 새끼 아주 연수 씨만 보면 자동으로 입이 벌어지네. 그렇게 좋으냐?"
"그래. 좋다."
"야…. 보인다. 보여."
"뭐가?"
"수많은 여자들 상처받고 우는 소리가 들린다."
"됐거든. 설거지나 해라."
준호가 웃으며 준혁을 바라보았다.
"어떠냐? 정수 씨."
"어. 활발하고 말도 재미있게 하고 괜찮은 거 같다."
우진이 중간에 끼어들어 준혁에게 물었다.
"어때? 계속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뭐. 진지하게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야. 준호야 이러다 준혁이가 먼저 장가가는 거 아니냐. 너 분발해야겠다."
준호가 고개를 들어 준혁을 보며 말했다.
"안돼. 내가 먼저 그리고 다음이 너. 알았냐."
"알았다. 너 무서워서 장가 가겠냐."
세 남자는 웃으며 각자 맡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흩어졌다.
음식이 어느 정도 준비되자 세 커플이 식탁에 모여 앉았다. 준호는 맥주를 마시며 바비큐를 굽고 있었다. 준호는 즐거워하는 연수를 보자 행복해 미칠 지경이었다.
네 사람은 정수와 준혁을 놀리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술과 맛있는 음식은 어느새 바닥을 보였다. 어느새 정수와 준혁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우진 부부와 준호네가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준호씨 여기는 우리가 할 테니까 연수 데리고 산책이나 갔다 와요."
"그래. 연수 씨 준호 따라서 갔다 와요. 여기 금방 어두워져서 지금 아니면 산책 못 해요."
"아니에요. 이 많은걸 두분이서 어떻게 다 치워요. 내일 아침 일찍 산책하면 돼요."
"아니야. 얼른 갔다 와. 준호씨."
준호는 연수의 손에 있는 걸레를 탁자에 놓고는 연수에게 말했다.
"가자. 저기는 아저씨 아줌마잖아. 맨날 하는 일인데 빨리 끝낼 거야. 걱정 말고 가자."
연수가 미안한 듯 바라보자 인영이 어서 가라며 손짓했다. 연수는 할 수 없이 준호를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근데. 정수 언니랑 준혁 오빠는 어디로 갔을까요?"
"내버려둬. 어린애들도 아닌데 걱정은."
"팀장님. 준혁 오빠 참 괜찮은 거 같아요. 정수 언니는 마음에 드는 거 같은데 준혁 오빠는 뭐래요?"
"준혁 오빠도 괜찮데 더 만나보고 싶데."
"진짜요? 진짜 잘됐으면 좋겠다. 그죠."
"근데 준혁 오빠는 저렇게 괜찮은데 왜 지금까지 혼자였데요?"
"최연수. 너 아까부터 거슬렸는데 너 왜 우진이랑 준혁이한테 오빠라고 하는데?"
"그럼 뭐라고 불러요. 준혁 씨 우진 씨 그렇게 부를 순 없잖아요?"
"그럼 나도 오빠라고 불러야지 왜 밖에까지 나와서 팀장님이야 그 호칭 고치라고 몇 달 전부터 말했구만."
"아. 나도 모르게 입에 붙어서. 죄송해요. 이제부터 진짜 안 쓸게요."
준호가 입을 삐죽이며 조금 걸어가다 갑자기 멈춰 섰다. 연수를 바라보며 준호가 말했다.
"연수야. 우리 키스하자."
누가 오면 어찌하느냐고 말할 틈도 없이 준호가 연수의 입술을 덮쳐왔다. 연수는 자신의 뒷목을 잡고 있는 준호의 손이 무척 뜨겁다고 느끼며 두 눈을 꼭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