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40화 (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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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의 마음

준호는 한동안 자신의 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고 혜진이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준호의 구두코를 발견한 혜진이 벌떡 일어나 준호를 안았다. 혜진이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준호에게 말했다.

"음…. 준호씨 냄새. 이제야. 숨을 쉬는 거 같다."

"혜진아?"

"응. 왜? 준호씨."

"나 만나는 사람 있어"

준호를 안고 있는 혜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까 이젠 진짜 그만하자."

"준호씨 나 만나면서도 다른 여자 만났잖아. 그래도 다시 나한테 돌아왔잖아. 이번에도 나 기다릴게 준호씨 돌아올 때까지."

"나 결혼할까 생각 중이야."

"준호씨…. 준호씨 지금 거짓말 하는 거지 나 떼어내려고. 안 믿어. 아니 못 믿어. 준호씨 나랑 다시 시작해. 나 준호씨 없이는 못 살겠어.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제발."

혜진을 떼어내며 준호가 말했다.

"장혜진 나 지금 만나는 사람 많이 좋다. 그래서 내가 더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어 나 좀 봐달라고 그래서 난 너 돌아볼 틈이 없다."

준호를 안았던 혜진의 팔이 스르르 떨어졌다. 헛웃음을 지으며 혜진이 준호를 보았다.

"이름이 최연수 라고 했던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준호가 혜진에게 소리쳤다.

"준호씨 기다리다 그 아이랑 준호씨가 집으로 들어가는 거 보게 됐어. 그 아이가 회사 사람 이라는 것도 우연히 알게 됐고."

혜진의 어깨를 잡고 있던 준호가 혜진을 벽에 밀어붙였다.

"너. 관심은 여기까지야. 혹시 연수한테 좋지 못한 생각 같은 거 가지고 있다면 꿈도 꾸지 마라."

"준호씨 그 어린애랑 어디까지 갈 거 같아? 준호씨는 지금 잠시 어린애 한데 새로운 기분을 느끼고 있는 거 뿐이라고. 좋아 즐겨 충분히 즐기고 싫증이 나면 돌아와. 나 기다릴게. 나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구."

"미안한데. 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어. 나 이번엔 진심이거든 이 애 어떻게든 꾀어서 결혼할 생각이야…. 내가 아주 깊이 빠졌거든. 그러니까 이젠 네 그 머리통에서 나 지워라. 알았어."

준호가 혜진의 어깨를 놓아주고는 핸드폰을 들었다. 누군가에게 통화를 시도한 준호는 혜진을 바라보며 상대방에게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통화했다.

"박상민 너 내가 한 번만 더 혜진이 내 눈에 보이면 너도 혜진이도 가만 안 둔다고 했지. 너희 연애에 기분 더럽게 나 끼워 넣지 말라고 했을 텐데. 우리 집으로 와 혜진이 데려가. "

준호는 통화가 끝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혜진이 울며 소리치는 소리도 더는 듣기 싫다는 듯 그곳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차로 돌아온 준호는 연수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만두고 핸들에 몸을 기대었다. 그때 준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준호는 핸드폰을 들었다.

[어. 준혁아."]

[바쁘냐? 아직도 애인이랑 있는 거냐?]

[아니. 집으로 왔어.]

[왜? 오늘 어린애인 잡으러 간다며. 잡았으면 지금 같이 있어야지 왜 집이야?]

[혜진이가 집으로 와 있더라고.]

[상민이는?]

[불렀다. 혜진이 데려가라고.]

[미친 새끼들 그럼 이쪽으로 넘어와라. 술이나 한잔하자.]

[그래. 어디로 가면 되냐?]

준호는 내비게이션에 장소를 찍은 후 빠르게 아파트 주차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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