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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진짜로 인터넷에서 배웠단 말이야?"
준호는 차를 마트 주차장에 세우고는 내릴 생각도 못 하고 놀란 얼굴로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키스를 인터넷으로 배웠다고?"
"그렇다니까요. 그게 언제더라 작년인가 정수 언니가 키스도 못 해봤다고 하도 구박 하길래 온종일 인터넷에서 키스하는 방법만 찾아봤다니까요?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그 다음 날 사람들 입술만 보이기까지 했다니까요. 근데 그걸 팀장님한테 써먹다니 그래도 나 생각보다 잘하죠."
"뭐 인터넷에서 배운 거 치고는 나쁘지 않았어."
"역시 사람은 배우면 못하는 게 없다니까."
연수가 기분 좋게 이야기하자 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인터넷에서 배운 거 제대로 써먹으니까 좋아?"
"네."
준호가 연수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연수를 자신의 쪽으로 당기며 말했다.
"혹시 또 궁금하거나 물어보고 싶은 게 생기면 이 오빠한테 물어봐라. 이 오빠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봐서 모르는 게 없단다. 그리고 이 오빠는 이론과 실전을 고루고루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뭐 팀장님 하는 거 보니까 많이 해본 거 같기는 해요. 알았어요. 이제부터 팀장님한테 열심히 배워서 꼭 다른 사람한테도 써먹어야겠어요."
"잠깐 최연수 말이 좀 이상하다. 지금 그 말은 나한테 배워서 딴 놈한테 써먹겠다는 이야기잖아. "
"팀장님한테 배운 거 팀장님한테 써먹을 수는 없잖아요. 가르쳐 주신 거 아깝게 안 그래요?"
"너 배우지 마."
"뭘요?"
"키스도 다른 것도 배우지 말라고 가르쳐 주지도 않겠지만. 배우기만 해봐라. 가만 안 둔다."
"뭐 사람이 한 입 가지고 두말해요. 안 가르쳐 준다니 안 배우면 되죠."
연수가 웃으며 차에서 내리자 준호도 빠르게 차에서 내려 앞서가는 연수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서로 장난을 치며 오늘 밤 먹을 파전의 재료와 막걸리를 사기 위해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준호는 아침 출근을 하는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는 연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디 가지 말고 나 올 때까지 여기 있어."
"저 오늘 미용실 갈 건데요."
"그럼 집 앞에 미용실 갔다가 바로 집으로 와. 알았지. 나 일찍 끝내고 와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알았지?"
"네."
아직도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지 간신히 대답하는 연수가 준호는 너무 예뻐서 연수를 꽉 안아 버렸다.
"아. 나도 휴가 냈으면 좋겠다."
"팀장님. 하루라도 1억 갚으려면 열심히 벌어야죠. 안녕히 다녀오세요."
연수가 준호의 품에서 벗어나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준호가 풋 하고 웃어 버렸다.
"아주 힘이 나는 아침 인사구나."
연수의 머리를 헝크르며 준호가 말했다. 연수가 웃으며 손을 흔들자. 준호는 기분 좋게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다.
* * * * *
준호는 차에 타고 시동을 기분 좋게 걸었다. 매일 이렇게 하루가 시작된다면 행복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차를 출발시켰다.
점심을 마친 준호가 연수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기를 들었을 때 였다. 팀원 하나가 다급하게 준호에게 다가왔다.
"팀장님. 부장님이 급하게 찾으시는데요. 아무래도 문제가 생긴 거 같은데요."
준호가 핸드폰을 도로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부장실로 달려갔다.
"우리 쪽 실수로 일정표가 잘못 내려갔다. 이미 작업이 완료 된 거라서 제조 라인은 지금 발칵 뒤집혔어. 이번에 일정표 내린 게 신입이라며 그 녀석이랑 라인으로 네가 가봐야 할거같다.
그리고 이거 작업한 팀이 연수네 팀이야. 누가 사인 하고 누가 작업 한 것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그게 연수가 아니길 빌어야겠다."